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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읽고 | 마흔의 서재(수리중) 2021-10-0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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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이어령 저
열림원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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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읽고

 

 

 

 

  "아빠, 굿나잇!" 아빠는 서재에서 글을 쓰느라 여념이 없고, 딸은 새 잠옷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아빠가 뒤돌아봐주길 기다린다. 그런데 아빠는 딸의 얼굴을 보지 않았고, 딸에게는 아빠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매일 저녁 아빠가 자신의 볼에 굿나잇 키스를 해주길 바라던 딸은 이제 하늘의 신부가 되었고, 아빠는 딸의 영혼을 향해 우편번호 없는 편지이자 부칠 수 없는 편지인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다시 썼다. 2015년에 이어령 작가가 딸 고(故) 이민아 목사의 3주기를 맞아 썼던 책이 딸을 그리며 더 깊어진 아버지의 마음을 담아 올해 봄에 새롭게 출간되었다.

 


 

  6년 전 딸아이가 태어났을 때 이 책을 눈여겨 보았다. 오랫동안 이어령 작가의 책을 애정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집어들어야 했음에도 왠지 모르게 선뜻 읽기가 망설여졌다. 아마도 나와 정반대의 상황에 처한 저자의 감정을 제대로 마주할 용기가 없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게 미뤄두던 책을 최근에 대출하여 읽고 있다가 우연히 개정판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되어 이번에는 망설임없이 구매하여 밤마다 아껴가면서 읽어나갔다. 지성인으로서의 이어령이 아닌 딸을 가진 아버지로서의 이어령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딸에게 울지 마라고 시를 썼던 아버지를 이제는 마음 놓고 울어도 된다고 말하게 만든 그간의 세월도 책속에 고스란히 쌓여 있다. 단적으로 책표지만 봐도 초판에서 개정판을 거치면서 달 위에 앉아 있던 딸이 달 아래로 내려와 앉아 있는 모습이 저자의 심적 변화를 대변하는 것만 같다.

 


 

  딸의 탄생과 죽음, 그 길고도 짧았던 시공간 속에서 짧은 만남과 긴 이별의 반복을 함께했던 아버지는 딸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나서야 그 흔한 굿나잇 키스 한 번 제대로 보내지 못했던 자신을 발견한다. 그래서 아버지는 딸을 애도하고 자신을 추스르기 위해 그동안 딸에게 해주지 못했던 일들과 미뤄뒀던 말들을 '굿나잇 키스'에 담아 딸과 더불어 독자들에게 보내고자 한다.

 엄마의 입덧은 엄마와 아빠를 힘들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아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경이로운 현상임을, 엄마의 산통으로 아기라는 사랑을 얻었던 것처럼 아빠는 딸을 잃은 고통을 통해 비로소 딸에 대한 사랑을 얻게 되었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아울러 저자는 어느 곳에선가 태어나는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딸의 탄생을 기억하고, 그 기억 속에서 딸의 부재에 대한 슬픔이 재생의 기쁨으로 재탄생한다고 말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이라는 공간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처음 갖게 되는 곳이 엄마의 아기집이고, 그곳을 나와 저마다의 현실 속 집을 꿈꾸다가 죽음에 이르러 작은 관이나 흙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저자는 태어나면서 누구에게나 무조건 주어지는 몸뚱이, 곧 '몸집'이라는 절대의 공간에 주목한다. 이 몸집을 이끌고 아기집에서 나오고, 땅 위의 집에서 살다가 다시 하늘 위 영혼의 집으로 돌아간 딸을 떠올리면서 저자는 남루한 언어로 지은 집 한 채, 즉 한 편의 시로 굿나잇 키스를 대신한다.

  저자는 딸이 다섯 살 즈음에 단둘이 떠났던 여행을 회상한다. 아스팔트의 도시에서 태어난 딸에게 흙냄새와 바다 냄새가 무엇인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마들렌과 홍차처럼 그 냄새가 일깨우는 기억들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싶은 마음을 한껏 품고서 열차를 타고 시골과 바다로 향했다.

 

 

  두사람은 도착한 해변가에서 거닐다가 서울에서 내려온 글 쓰는 친구들을 만났는데, 딸을 재우고 옆 텐트에서 그들과 잠시만 어울린다는 게 그만 깜깜한 밤이 되고 말았다. 화들짝 놀란 그는 잠에서 깨어 아빠를 찾아나서기 위해 사라진 딸을 한참이나 찾다가 어느 모래 위에 쪼그려 앉아 울먹이는 아이를 발견했다. 미아가 된 딸의 아빠에 대한 원망과 두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저자는 자책하며 그해 여름의 기억을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기로 한다. 그 역시 어린 시절 엄한 아버지와 떠난 서울 나들이를 떠났다가 전차에서 길이 엇갈리게 되었던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다행히 종점에서 다시 만난 아버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무 말 없이 아들을 꼭 껴안아주었듯이, 그도 그렇게 아버지가 되어갔던 것이다.

 

 

  저자와 유치원생 딸, 그리고 독자인 나 역시 이 문제에 대한 답으로 '칼'을 골랐다. 그런데 생물과 무생물의 구분이 아니라 안과 밖이라는 공간 개념을 가르쳐주려고 했던 선생님으로부터 소나무가 정답이라는 소리를 들은, 인생에서 첫 번째 시험에 들게 된 딸은 당황하였다. 저자는 당시를 떠올리며 딸에게 자기가 선택한 것이 옳은지 그른지 좀 더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눴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모든 책임을 딸의 선택에만 맡김으로써 갈등과 혼란을 겪게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그럼에도 딸은 칼이 아닌 생명을 지닌 소나무를 친구로 선택했고, 훗날 저 멀리 아프리카로 가서 생면부지의 아이들을 자기 자식처럼 끌어안는 길을 걷게 만들었던 출발선이 되었을 것이라고 저자는 덧붙인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어린 딸이 어엿한 대학생이 되고, 졸업도 하기 전에 결혼을 선언하고, 영문학에서 법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잘나가는 미국 로펌 회사의 변호사로 일하다가 돌연 검사로, 마지막으로 종교인의 삶을 살아냈다. 자식, 아니 고귀한 개인이자 주체적인 타인의 일생을 지켜보면서 아버지는 비로소 깨닫게 된다. 아버지가 딸을 교육한 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딸을 통해 인생을 배울 수 있었음을 말이다.

  "아빠, 잘 자!" 아빠는 방바닥에 누워서 보던 책(혹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딸은 장난감 상자에서 오늘밤 꿈나라로 함께 떠날 인형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다. 돌아서는 딸의 얼굴이 보이고, 딸도 내 얼굴을 보고 눈을 찡긋한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는 이 세상 모든 딸들과 딸을 잃은 아버지에게 바치는 책이라고 저자는 말했지만, 현재 딸과 함께하는 내게는 '당신 곁에 있는 딸에게 아낌없이 굿나잇 키스를 보내고, 지금보다 더 기꺼이 서로를 아끼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으로도 읽혀졌다. 그래서 오늘도 난 딸에게 굿나잇 키스를 보낸다. "우리딸,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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