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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라는 뜻밖의 일]을 읽고 | 마흔의 서재(수리중) 2021-10-1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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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른이라는 뜻밖의 일

김현 저
봄날의책 | 2019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어떤 사람, 어떤 순간, 어떤 생활, 그리고 어떤 말이 어른을 뜻매김하는지에 관한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생각하는 어른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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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라는 뜻밖의 일>을 읽고

 

 

  어쩌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어느날 무심코 주위를 둘러본 '순간', 1인 다역의 '생활'을 하는 나를 가르키며 어른이라고 부르는 '말'이 들렸다. 아직 철이 덜 들었다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여전히 어른보다 어른이로 살고 싶다. 계절마다 옷차림이 달라지듯 나이대에 맞(다고 판단되어 지)는 어른의 옷을 꺼내입은 지도 꽤 되었으나 이따금 부자연스러울 때가 있다. 머릿속 서랍에 쟁여놓은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이 또 서랍문을 비집고 나오는 것이리라.

  어른을 뜻밖의 일이라고 여기는 저자를 <아무튼, 스웨터>라는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스웨터 하나를 가지고도 책 한 권을 펴낼 수 있다는 사실에 한 번 놀라고, 털실을 한 올씩 풀어 다시 뜨개질하듯 이야기를 풀어내는 글솜씨에 또 한 번 놀랐던 기억이 있다. <어른이라는 뜻밖의 일>은 김현 시인이 '사람, 순간, 생활, 말'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어른이라는 존재에 대해 보고 듣고 쓴 기록들을 모은 책이다. 책에서 옮겨온 문장들이 각각 어떤 사람, 어떤 순간, 어떤 생활, 그리고 어떤 말에 해당하는지 생각해보는 일도 책에 대한 관심은 물론, 어른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책을 열어야 찾아오는 생각이 있듯 책을 덮어야만 찾아오는 생각도 있다. 그 밤, 가을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책을 덮지 않았더라면, 비 오는 섬을 떠올릴 일도 없었을 테다. 아이러니하지만 가을에는 책을 펼치라고도, 책을 덮으라고도 권할 수 있겠다.


  느낌 아는 사람 / 구체적으로 살고 싶은 사람 / 그늘이 있는 사람 / 실비보험에 가입한 사람 / 예쁜 쓰레기를 산 사람 / 버리고 후회하는 사람 /  혼자를 책임질 줄 아는 사람 / 달을 올려다보는 사람 / 가을에 무릎을 꿇는 사람 / 다시 태어나는 게 빠른 사람 / 더 먹고 더 마시고 더 자는 사람 / 봄을 사용하는 사람 / 울음을 터뜨린 사람

 

 

  슬픔은 깊이를 재는 일이 아니라 넓이를 재는 일이다. 모든 슬픔은 슬픔 그 자체로서 똑같은 깊이를 갖기 때문이다. 깊어서 더 슬프고 얕아서 덜 슬픈 슬픔은 없다. 슬픔은 슬픔이다. 우리는 다만 슬픔의 범위를 짐작할 뿐이다.

 

  듣는 순간 / 조금 더 멋진 순간 / 거리를 두는 순간 / 사람을 점검하는 순간 / 직면하는 순간 / 내쫓기는 순간 / 함께 기억하는 순간 / 믿음을 저버리는 순간 / 할 말을 하는 순간 / 라디오를 켜는 순간 / 연루되는 순간 / 가슴에 담는 순간 / 부끄럽다 여기는 순간 / 지영의 순간 / 슬픔의 범위를 짐작하는 순간

 

 

  책방에서 빗소리를 듣고 있는 이는 혼자다. 책방에서 홀로 빗소리를 듣는 이는 쓸쓸하지 않고 평온하다. 그이가 책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 때문. 책으로 둘러싸인 이가 읽던 책을 덮고 가만히 자연을 감상 중이다. 그때 그 얼굴은 오로지 침묵으로 자연에 밑줄을 긋는다.


  말의 신비로운 점은 말을 거친다는 것이며 침묵의 신비로운 점은 침묵을 꿰뚫고 나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의 가장 신비로운 점은 시가 아닌 것 속에서 탄생한다는 것. 헐, 대박, 짱에 시가 있다. 비, 구름, 별빛에 시가 있다. 책에 파묻힌 자는 그 자체로 침묵 속 모자이크 같지만, 그 자체로 시가 되지 않는다. 시는 말함으로써 침묵한다.

 

  달빛을 접어서 창가에 두는 생활 / 여름 저녁 산책 허밍 생활 / 0칼로리 생활 / 생각할수록 가을이 되는 생활 / 혼자라는 생활 / 계절을 듣는 생활 / 당신의 생활 / 안녕, 하고 떠나보내는 생활 / 귤이 귤 같지 않은 생활 / 여행 생활 / 어느새 내 나이도 희미해지는 생활 / 나를 들여다보는 생활 / 읽고 쓰는 생활 / 더 가까이 다가가는 생활

 

 

  어느 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온몸에 충만해질 때 비로소 우리는 말에 가장 가까워지는 것은 아닐까(와카마쓰 에이스케, 『슬픔의 비의』)."라는 문장을 곱씹으며 나는 점점 말수가 줄어드는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말의 해우소는 말이 아니라 침묵이다.


  사는 게 재미없다고 느낄 때 시장에 가보라는 사람이 있고, 장례식장에 가보라는 사람이 있다. 전자는 인생을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는 사람일 테고, 후자는 인생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는 사람일 테다. 시장은 생생한 것과 거리가 멀고 장례식장은 생생한 것과 거리가 가깝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시장보다는 장례식장에서 더 산다는 것에 대해 고민한다. 해소하는 재미는 듣는 사람의 것이고, 해결하는 재미는 말하는 사람의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내가 들은 말은 해결의 거리를 던져주고 해소의 기미를 찾는 사람(들)의 화두인 셈이다.

 

  걸음이 느린 말 / 소리 없이 넓어진 말 / 시원한 말 / 받아들이는 말 / 멍한 말 / 미래가 있는 말 / 재밌는 말 / 살펴보는 말 / 꼭 덧붙이고 싶은 말 / 노회찬이라는 말

 

  <어른이라는 뜻밖의 일>은 뜻밖의 가을 편지처럼 다가온 책이다. 여러 글에 담긴 저자의 어른을 향한 시선 또한 뜻밖이라서 읽는 내내 내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혹은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거듭 자문하게 되었다. 나아가 어른을 뜻매김하는 자신만의(혹은 독자마다)의 생각을 말과 글로 풀어내보고 싶어졌다. 그 시간을 통해 현재의 자신보다 더 어른스러운 미래의 나를 그려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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