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박완서 작가님의 10주기를 맞아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가 출간되었고, 지금까지 10만부 이상이 독자를 찾았다고 한다. 나 역시 몇 권을 구해 주위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기도 했는데, 정작 소장용은 차일피일 미루던 차였다. 때마침 올해 11주기를 맞아 '여우눈 에디션'으로 옷을 갈아입은 책이 새로 나온다는 소식을 서평단 모집을 통해 접하고 이러한 사연을 신청사유로 적었다. 운좋게도 당첨이 되어 책표지를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책이 어제 도착하였다.
볕이 나 있는 날 잠깐 오다가 그치는 비를 뜻하는 '여우비'에 착안하여 '여우눈' 에디션을 출간한 출판사의 센스가 돋보인다. 여기에 내 숟가락 하나 얹어보자면, 어릴적부터 여우비를 몸소 체험했지만, 제대로 각인시켜준 것은 다름 아닌 한 편의 드라마에 삽입된 곡으로 기억한다. 2010년 당시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이른 나에게 한 줄기 여우비와 같이 기분을 전환시켜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이다. 극중 차대웅 역의 가수 이승기님이 '정신이 나갔었나봐~ 그땐~'으로 시작하는 흥겨운 가사와 멜로디의 곡을 부르기도 했는데, 그보다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노래가 바로 가수 이선희님의 음색과 가창이 빛을 발하는 「여우비」이다.
오랫만에 여우비를 무한반복하여 들으면서 박완서 작가님의 좋은 글들을 만날 볼 생각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바쁜 듯 안바쁜 듯한 내 일상을 돌아보고, 올 한 해를 꾸려나가는 데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모쪼록 새해에도 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만나보게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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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선희(Lee Sun Hee) - 여우비 (Fox Rain), https://youtu.be/5XaJzbl0Ty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