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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 | 기본 카테고리 2020-08-2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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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

이길보라 저
문학동네 | 2020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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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 제목부터 맞는 말이 아닌가? 하지만 우리는 자꾸만 무엇을 망설인다. 알고 있는데, 이걸 하지 않으면 나는 평생 모를 텐데.

그럼에도 우린 나아가지 않으려는 자세를 보인다. 

왜? 나라면 아마도 나를 믿지 못해서가 아닐까 싶다. 



그런 나에게 찾아온 이 책은 평소에도 나에게 다양한 영감을 주는 '이길보라' 감독 및 작가가 저자이다. 목차를 담고 있는 그림은 카메라다. 아마 그의 영화같은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다만 여기서 영화란, 우리가 으레 짐작하듯 화려하거나 대단히 영웅적이고 극적인 무언가를 이끌어 내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영화만 있어야 하는 법이 있나?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묵묵히 제 길을 잔잔히 걸어가는 주인공, 하지만 사회의 모난 문제들은 끊임 없이 해일처럼 예고없이 불쑥 들이닥친다. 현실이지만 마치 픽션이었으면 하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어떤 문제를 직면하고 있는지 또 이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영화 중에서도 다큐멘터리 분야라고 말할 수 있겠다. (실제로 해당 분야의 작품을 주로 창작하기도 하고.)



첫 장부터 덤덤하지만 강렬했다. "너는 왜?" 라는 질문, 참 우리는 대수롭지 않게 타박하듯 말한다. 아무것도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체 살아야 하나? 이런 생각이 많이 바뀌었으면 한다.



그의 소개가 나와있다. 농인의 딸로 태어났다는 점, 그러나 여자라는 이유로 오점인 것 마냥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 했다는 점, 언제 보아도 숨이 꽈악 막히는 남아선호사상이다. 몇 세기가 지나야 더는 오빠에게 혹은 남동생에게 부모의 애정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을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단편적이지만 몇 가지 기억만으로도 그동안 사람들이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나는 알 수 있었다. 나는 문학 중에서도 장애문학-그렇다고 장애인이 주인공인 건 아니다-을 다루면서 충분히 비장애인들이 그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논문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몰랐다, 그러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인식하지 않았으니 관심두지 않았다. 문학 속에서 장애인들이 나오는 이유-대게는 극적인 요소들을 위한 장치였다.-를 배우고 우리가 그들을 '이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머리로 알고 그렇구나, 끄덕인 체 넘어갈 수 없었으며 마음 속에 깊이 자리를 잡았다.

불쌍해서? 아니었다. 우리에게 화가 나서. 틀리지 않다. 다르다. 우리는 틀리지 않음을 인정하는 데 익숙해져 가지만 여전히 다름은 배척하는 아이러니함 속에 있다.


장애인을 보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부터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약자라 하여 불쌍히 여기는 것이 아니며 소수자라 하여 가엾이 여기는 게 아니다.

농인의 딸로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오백원을 비장애인들에게 받았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잘못을 모를 것이라는 게 막막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몸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다. 수어가 공식적으로 인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된 계기인데 저자는 경험의 깊이가 깊고 다양하다는 걸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실제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여행을 훌쩍 떠났다는 대담함, 나에게는 다시 태어나야 있을 법 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동시에 나 또한 겪을 수밖에 없었던, 꿈을 위해 에둘러 가는 길을 걸어가며 이건 잘못됨을 알아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단 점이 울적하다. 



학생 때 배웠던 장애문학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책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도 그러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숨어있거나 대 놓고 보여주는 젠더나 교육에 대한 고민도 다시 해볼 수 있었다. 게다가 요즘 내가 가장 속상해하고 있는 예술 및 창작가의 경제난이다.

문학을 전공하였으니 더 절실히 와닿는 것 같다. 생계가 불안정하고 때로는 멸시받으며 중학교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건 '문과는 취직이 안 돼. 갈 거면 이과로 가.' 였다.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뒤따라 나오는 건 등한시되고 있는 인문학 및 예술이었다. 적지 않게 또래부터 시작해서 다른 이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예전과는 다르다는 걸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기본적인 상식이 부족하고 책에 흔히 나오는 용어를 말하면 그게 무엇이냐 묻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점점 더 인문학과 예술의 입지는 좁아지고 멸시받을 것이니 유감이다. 예술가들이 굶어 죽는다는 말은 픽션이 아니라는 사실이 못내 속상하다. 


저자의 말처럼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러니 나 혼자서라도 문과를 가도 좋다고, 하고 싶은 걸 해보았으면 한다고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문학을 전공으로 택한 것 또한 후회하지 않았다. 배우는 동안 내 생애 가장 값진 시간이었으며 일상에서 느낄 수 없던 깊은 감정을 건들이고 깨닫게 하는 가치가 있었다. 또 지금처럼 책 한 권으로 이렇게 많은 주제를 고민할 수 있으니 얼마나 위대한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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