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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 기본 카테고리 2022-05-22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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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안시내 저
푸른향기 | 2022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다양하고 감질나는 시어 같은 어휘로 여행과 함께 읽는 맛이 즐거웠던 여행에세이입니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여행에 걸맞는 계절이라고 감히 '봄'을 언급해 봅니다.

해동된 만물이 흥건해져 맥을 못출 것 같은 '봄',

급하게 초록을 사르느라 바스라져버릴 것 같은 '봄',

때아닌 홍조로 향기에 절여져 채 헤어나오지 못하고 철딱서니 없게 곧 작별해야할 것 같은 '봄'~~

그 봄을 만끽하려고 이 책을 편편이 여행하며 긴 여행을 즐기렵니다.

가지는 못해도 젖어들 듯 느껴볼 수 있는 삶, 이별, 감성 등을 한 편의 에세이로 대신 여행을 할 수 있답니다.

시작해볼까요?

여행과 사랑과 떠남의 굴레 속에서 혼란스러운 20대를 마치며 그간 써내린 글을 정리했다. 투박하고 초라한 광택이 묻어 있는 삶. 여러 번 넘어졌지만, 그래도 다시 일어나고 마는. 아마 누구나의 삶의 귀퉁이가 이곳에 있을 것이다. 무언가를 이루라고, 이것이 맞다고 말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애써 멋있는 문장을 쥐어짜 교훈을 주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다. 아직 무엇이 맞는지 잘 모르겠는 삶의 언저리. 어섯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나는 여전히 작고 유약하기에, 그저 하나의 삶 속에 담긴 사랑과 위로를 알아채 주길 간절히 바란다.

프롤로그 중

여전히 귀중하게 간직한다. 때로는 아주 쉬이 그것을 내어준다. 모든 강하고 여리고 야윈 것들을 안아본다. 시든 꽃은 다시 피지 않지만, 작은 꼬마와 나이 든 노인은 여전히 생생한 온도로 내 손을 잡는다.

싸우지 않은 어느 날 나는 애인의 손을 꼭꼭꼭 잡는다. 애인은 익숙한 듯 내 손을 꽉꽉꽉 누르며 화답한다. 손을 꼭꼭꼭 잡을 때마다 사랑은 자꾸만 커진다. 말없이도 사랑을 전한다. 말없이도 사랑을 받는다. 손금에는 사랑이 고인다.

본문 중

살을 부비며 온도를 주고받다보면 사랑은 어느 새 고이고 고여 나눔을 할 수 있는 샘물이 되나 보다.

작가는 삶을 사는데 서툴러서 멋진 어른이 아닐 수도 있다고 치부해버리지만 사랑 하나만으로도 끝끝내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다. 화보 같은 책으로 사랑 가득한 팽팽함이 느껴진다.

"아니거든요, 우리 외숙모는 마음이 예쁘거든요, 요리만 잘하는 거 아니거든요. 얼굴이 곱거든요, 외삼촌은 틀니도 끼고 머리도 까지고 우리 외숙모가 최고예요."

외숙모는 그런 나를 안거나, 호탕하게 웃었다. 외숙모는 예쁜 얼굴은 아니었지만, 나를 보고 웃을 때는 어른들이 자아내는 묘한 악 같은 것이 없었다. 기분 좋은 얼굴이었다.

~중략~

햇볕을 많이 받아 낡고 쪼글쪼글한 외숙모의 피부를 조물조물했다. 외숙모의 몸에서는 다용도실의 냄새가 났다. 여기저기 뒤섞인 음식과 흙과 나이 든 사람의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엄마의 품 안에서 나는 파우더 냄새와는 다른 향이었다. 나는 외숙모의 냄새를 썩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외숙모의 품에 안겨 그 냄새를 맡는 것은 좋았다.

외숙모의 자식들은 이미 다 커서, 유난히 또래보다 작고 마른 나를 앉혀놓고 음식을 먹였다. 외숙모가 만들어 준 콩잎과 직접 기름을 바른 김, 된장찌개를 좋아하는 나를 보고,

"아이고 아이고, 요 녀석 할미 입맛이네."

본문 중

어디에나 있는 가족들이겠지만 나에게만큼은 그 이상의 냄새와 결기와 수액 같은 한 사람, 혹은 두 사람 정도가 있다.

그 힘으로 버텨본 기억들은 뭉클하게 원주인처럼 몸속 곳곳에 상주해 있고, 그 기억을 이어나가며 고른 맥박을 유지할 수 있음에 오늘도 감사한 나!!

생각만으로도 어깨 춤이 절로 나와 좋다.

그저 내 이름이 불리는 순간들을 좋아했다.

진심을 다하는 조각가라면 조각을 할 때 흙으로 형체를 만들고, 커다란 조각을 손 하나하나 다듬지 않은 곳 없이 단단히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석고를 붓고, 굳은 것을 떼어낼 때 어느 곳에 구멍 하나 없이 말끔하다. 꼼꼼히 작업하지 않으면 석고 여러 군데 뚫려있는 구멍을 막는 빠데 작업을 해야 한다. 그마저도 제대로 못 하면, 석고는 쩍 갈라진다. 내 작업은 늘 그랬다.

~중략~

연약하고 얄팍한 것들은 깨지기 마련이라고, 내 조각들처럼 내 연애도 그랬다. 늘 구멍투성이에 쉽게 깨졌다. 사랑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받기 위해 사랑했다. 사랑을 받기 위해 여러 모습을 만들었다. 내가 견고하게 만든 허상의 나는 누구나 좋아했으니까. 얄팍한 것들은 쉽게 깨진다. 사랑도 그랬고, 내가 만든 모습들도 그랬다. 나는 계속해서 빠데로 범벅된 모습으로 살았다. 내 구멍을 보여주는 일도, 그 구멍을 다듬는 일도 내게는 너무 끔찍한 일이었다.

~중략~

온종일 아르바이트만 하며 생활비를 메꾸는 나, 결핍된 사랑을 받으며 자라 온 나, 능력이 없는 나는 내가 아니었다. 사랑 같은 건, 아니 사랑처럼 타인과 무자비할 정도로 가까워질 수 있는 것들은 진짜 나를 자꾸만 드러내려고 했고, 나는 그게 끔찍할 만큼 싫었다. 그래도 괜찮다. 그 전에 다시 타인이 되면 되니까. 나를 드러낼 만큼 가까워지지 않으면 되니까. 그게 더 쉬웠다.

본문 중

내가 아닌 나로 사랑을 위한 빠데 작업을 한다면 그 헛헛함을 메울 어떤 창작활동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결핍, 가난, 무능력이라는 통계치에 집계되어 사회를 구성하는 1인으로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

나는 나로 부족한 듯 자유롭게, 나약한 듯 부드럽게 살리라!! 살아야 해!! 그 맛, 그 멋!! 그리 멀지 않은 가까이에서 만끽할 수 있다.

내 마음 안에서 꺼내 쓰면 되니까.

그날의 장례식에서 나는 제대로 슬퍼하는 방법을 몰랐다. 그곳에서는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어떤 식으로 절을 하는지는 책에서도 알려주면서, 어떤 방식으로 슬퍼해야 하는지는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너무도 커다란 바위가 온몸에 쾅 하고 내려앉은 거라 나는 그것이 아픈지, 무거운지 또는 그긋이 나를 잘게 부수었는지 알아챌 틈이 없었다. 작은 돌멩이나 먼지들이 나를 때릴 때는 그렇게 엄살을 피웠는데 말이다.

본문 중145

죽음이란 섭리 앞에 그리움만큼이나 감당할 수 없는 이성의 마취제는 없을 것이다.

이성의 마취로 정신병자처럼 뾰족한 귀퉁이에 몰아버렸던 어렸을 적 뜬금없는 내 아빠의 죽음은 여느 죽음 같지 않은 어처구니 없는 부정하고 싶은 사실이었다. 진실은 묻혔고, 시체만 덩그라니 남은 '죽음'이라는 확인하고 싶지 않은 사실에 우리 가족은 무너지다 못해 함께 따라가려 했다. 죽음의 세계로!!

얕은 상처가 수없이 나를 베면, 혹은 깊은 상처에 크게 한 번 베이면, 그 후부터는 아파도 아픈 건지, 다쳐도 다친 건지 모를 때가 온다.

~중략~

가끔 나 같은 사람을 만난다. 지나치게 밝아 보이려 하는 사람들. 사람을 기쁘게 하려는 사람들. 유난히 애를 쓰는 게 눈에 남는 사람. 그 사람들의 밝게 빛나는 얼굴을 곰곰이 본다. 주름 사이에는 눈치채지 못한 그림자가 묻어 있다. 미소 후의 입가 서린 가여운 삶의 잠식이 눈앞에 어슬렁거린다. 나는 다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선뜻 그 말이 입 밖으로 안 나온다. 교수님의 얼굴에서 나이 든 나를 본다. 눈물은 참 예쁜 것이라 마음속으로 외쳐본다.

본문 중 

1. 좋은 글귀, 마음에 드는 가사 인상 깊은 영화 대사 등을 메모해 주세요.
2. 출처를 넣어주세요. ex) 234page, 4번 트랙<사랑해>, <브리짓존스의 다이어리>에서 브리짓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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