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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 서평단 서평 2022-08-1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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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국화와 칼

루스 베네딕트 저/박종일 역
인간사랑 | 2022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전시 중인 미국정부의 요구에 의해 작성한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연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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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일본문화의 유형

루스 베네딕트/박종일

인간사랑 2022.4.30.

sanbaram

 

우리에게는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나라가 일본이라 할 수 있다. 36년간 일제의 식민 지배를 받은 역사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현재의 정치권 또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국화와 칼>2차 대전이 끝나갈 무렵부터 미국정부의 요구에 의해서 작성한 일본의 문화 및 일본인들에 대한 문화인류학적인 연구보고서다. 문화인류학 보고서는 현지 연구를 통해 작성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책은 적대국인 일본이 아닌 미국에서 문헌자료와 미국 이민자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여 전체를 13개 장으로 정리하여 엮은 것이다.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가 처음이며 내용이 충실하다고 평가되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책이 되었다. 미국인의 시각이면서 작성된 후 많은 시간이 흘러 현재 그들과는 많은 괴리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기저는 크게 변하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그래서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루스 베네딕트는 배서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교사와 시인으로 활동하였다. 1923년 아메리칸 인디언 종족들의 민화와 종교에 관한 연구로 컬럼비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모교에 인류학 교수로 제직했다. 저서로 <인종>, <국화와 칼> 등이 있다.

 

<국화와 칼>에 대해 일본인들은 루스 베네틱트가 쓴 이 책은 이용한 자료가 풍부하면서도 이론적인 분석에서 뛰어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사회학 논지는 흔히 각종 현상의 계량적 분석을 중시하는데 이 책은 사회구조와 그것의 기능, 전체 문화와 문화의 각종 내재적 관계에 대한 연구를 중시하고 있다.(p.412)”고 말하면서 일본인을 하나의 전체로서 고찰하고 있어서, 일본인 가운데에 계층, 직업, 지역, 지식수준 등 여러 가지 구체적인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평한다. 그러면서 전시에 쓰였기 때문에 일본군의 행동과 선전을 일본인의 요구 또는 일본인의 사상으로 보았으며일본인을 호전적인 민족으로 판단하였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사회학과 문화인류학 시각에서는 이 책에 대한 평가는 매우 높다. 그렇기에 일본어 번역본은 1948년에 출판된 뒤로 1996년까지 48년 동안 100차례 넘게 인쇄되었고 총 인쇄 부수는 230만 부를 넘는다고 한다.

 

칼과 국화는 다 같이 한 폭의 그림을 구성하는 부분이다. 일본인은 극도로 호전적이면서 동시에 매우 온화하다. 그들은 전투적이면서 심미적이고, 오만하면서도 예의 바르며, 완고하면서도 쉽게 적응하고, 순종하면서도 조종당하기를 싫어하며, 충직하면서도 쉽게 반역하고, 용감하면서도 겁이 많고, 보수적이면서도 새로운 생활방식에 호의적이다.(p.24)”고 일본인에 대해 서술하면서 그들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타인의 평가에 대해 극도로 신경을 쓰지만 타인이 알지 못할 때는 쉽게 잘못된 행위에 빠져든다. 일본의 병사들은 철저하게 훈련되어 있지만 한편으로는 반항심이 강하다고 저자는 평한다. 이 책은 일본인에게서 예견되는 일본인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본인의 관습에 관한 책이라고 말한다. 일본인의 자신에 대한 요구가 무엇인지, 일본인은 어떤 경우에 예의바르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수치심을 느끼는지, 어떤 경우에 당혹감을 느끼는지에 관해 서술한 것이라고 한다.

 

명예는 죽을 때까지 싸우는 병사에게만 주어진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일본군의 병사라면 당연히 마지막 수류탄으로 자살하거나 빈손으로 적진으로 뛰어들어 집단 자살 식의 공격을 해야 한다. 투항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위이다.(p.65)” 만약 부상당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포로가 되었더라도 귀국해서는 얼굴을 들 수 없게 된다.” 그는 명예를 상실하고 이전의 삶 속에서는 이미 죽은 사람으로 취급된다. 전쟁이 끝나기 직전까지도 전쟁의 결과에 관계없이 본국으로의 송환을 희망한 일본군 포로는 극소수였다. 일부는 자신을 처형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만약 당신들의 관습이 그것일 허락하지 않는다면 나는 모범적인 포로가 되겠다.”고 말했다.

 

모든 일본인은 처음에는 가족의 품 안에서 계층제의 습관을 배우고 이렇게 배운 것을 경제생활과 정치 등 보다 넓은 영역에서 적용한다. 일본인은 합당한 위치를 차지한 사람에게는 존경을 표시하도록 훈련받는다.(p.86)” 아내의 지배를 받는 남편, 또는 아우의 지배를 받는 형이라도 공식관계에서는 여전히 아내와 아우로부터 존경받는다. 정치, 종교, 군대, 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계층은 세심하게 분할되며 상하를 불문하고 계층 간의 특권을 침해했을 때는 징벌이 가해진다. 그러나 합당한 위치가 지켜지는 한 일본인은 아무런 불만 없이 살아간다. 그들은 안전을 느낀다.

 

일본인은 스승과 주인에 대해서도 특수한 을 빚지고 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을 성장시켜 준 사람이다. 그들은 자신에게 을 빚진 사람에게 장래에 자신이 곤란에 빠졌을 때 자신의 요청에 응답하거나 자신의 후손에게 특별한 배려를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p.140)” 사람들은 온 힘을 다해 이런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시간이 흘러도 부채는 경감되지 않고 오히려 이자가 붙듯 증가된다. 일본에서 효도는 부모가 악행과 불의를 저질러도 묵인하고 이행해야 할 의무가 되었다. 천황에 대한 의무와 충돌할 때만 배제할 수 있을 뿐 그 밖의 경우에는 부모가 존경받을 만한지, 자신의 행복을 파괴하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받들지 않을 수 없는 의무였다. 일본인의 관점에 따르면 법령준수는 최고의 코온(황은)’에 대한 보답이다.(p.170)” 이것은 미국의 풍습과 가장 강렬한 대비가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들은 전투력이 아직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을 때 무조건 항복이란 거대한 대가를 ()’로서 자신에게 요구할 줄 아는 고유의 역량을 사용했다.(p.173)” 일본인은 복수를 찬양했고 그와 마찬가지로 목숨을 건 충성도 찬양했다. 두 가지는 다 같이 기리(의리)’였다. 충성을 다하는 것은 주군에 대한 기리이고 모욕을 받았을 때 복수하는 것도 자신의 명예에 대한 기리이다. 일본에서 이것은 방패의 앞뒷면이었다. 자신의 이름에 대한 기리는 자신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지 않아야 하는 의무이다. 이런 기리는 일련의 덕행으로 구성되는데, 그중 일부는 서구인이 볼 때는 상호 모순되는 것이지만 일본인의 관점으로는 완전히 단일체이다. 이런 종류의 의무는 은혜에 대한 보답이 아니기 때문에 “‘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것은 지난날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은혜와는 관련이 없는,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행위라고 말한다.

 

일본인이 추구하는 항구적인 목표는 명예이다. 명예는 보편적인 존경을 획득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p.218)” 사무라이는 죽음 앞에서 고통을 드러내서는 안 되며 위축되어서도 안 된다. “사회에 대한 기리는 선의의 배려에 대한 보답이고 자신의 이름에 대한 기리는 보복을 포함한다는 식의 구분은 없다. 왜냐하면 덕행이 타인의 선의에 대한 반응이면서 동시에 타인의 악의 또는 모욕에 대한 반응일 수 있는가? 일본인은 그렇게 생각한다. 올바른 사람이라면 은혜를 강렬하게 받아들이는 만큼 모욕에 대해서도 똑같이 진지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일본인의 인생관은 ()”, “()”, “기리(義理)”. “()”, 인정 등의 공식에 표현되어 있다. 그들은 지도 위에서 세력 범위를 나누듯 사람의 의무 전체를 몇 개의 영역으로 나눈다. (p.267)” 일본을 대표하는 민족적 서사시는 <47인의 낭인>이다. 이 얘기는 세계문학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높지는 않지만 일본인의 심금을 울리는 얘기로서는 비교할 대상이 없다. <47인의 낭인>의 주제는 주군을 향한 기리가 핵심이다. 이 얘기가 일본인에게 보여주는 것은 기리”, “기리정의의 충돌(당연히 기리가 승리한다), “단순한 기리와 무한한 기리의 충돌이다. 47인의 용사는 기리를 위해 부모, 처자식, 형제자매, 정의 등 모든 것을 희생하고 마지막에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를 드높였다는 내용이다.

 

정치가들은 천황을 정점에 두고 쇼군과 봉건영주들을 배제하여 단순화된 계층제도를 만들었듯이 도덕의 영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차원의 덕목은 모두 의 범주 아래로 배치함으로써 의무와 체계를 단순화했다.(p.282)” 이런 방법을 통해 그들은 전국을 천황숭배체제로 통일할 뿐만 아니라 원자처럼 분산된 일본의 도덕체계도 단순화하려 했다. 그들은 일본인에게 를 실현하면 그 밖의 모든 의무도 완성된다고 힘써 가르쳤다. 일본인들 사이에서 기리를 모르는 사람이란 말은 가장 엄격한 비판 가운데 하나이다.

 

일본의 관습에 따르면 혈통을 잇기 위해 남편은 양자를 들일 수 있지만 아이를 낳지 못한 아내는 패배자의 처지를 면할 수 없다. 일본 여성은 많은 자녀를 낳기를 원한다.(p.335)” 가정 내부의 계층제도에서 각자의 자리는 명확하다. 아이는 연장자에게, 여자에 비해 남자에게, 동생에 비해 형에게 특권이 있다고 배웠다. 돈의 여유가 있다면 일본 남자는 정부를 둔다. 중국과 크게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그들은 자신이 미련을 둔 여자를 가족의 일원으로서 집으로 데려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여자가 아이를 데리고 남자의 집으로 들어온 뒤부터는 이 여성은 첩이 아니라 하인이 된다. 아이들은 정식 부인을 어머니라고 부르고 생모와 아이의 관계는 인정되지 않는다. 스키모토 부인은 국화꽃을 속박하는 철사 틀을 제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느낀 행복감과 자유 때문에 흥분상태에 빠졌다. 분재된 국화 꽃송이가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아오다가 자연스러운 모습을 회복하자 그녀는 마음 가득히 희열을 느꼈다고 한다.

 

일본인의 논리에 의하면 개인이나 나라는 어떤 사람 또는 어떤 나라가 비방, 조롱, 멸시, 불명예의 폭로 등의 수단을 통해 타인 또는 타국을 모욕했을 때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한다. 모욕을 당했을 때 복수는 일종의 도덕적 의무이다.(p.392)” 그러면서도 힘에 의해 굴복해야 하는 처지가 되면 배신을 하고 그것을 정당하게 인식한다. 그 이면에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하게 군림하는 사무라이 전통이 뿌리 깊게 자리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일본과 일본인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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