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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철학하기 | 일반 서평 2023-01-2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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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노년철학 하기

오하시 겐지 저/조추용 역
씽크스마트 | 2020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노인들이 처한 환경에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그리고 무슨 활동으로 남은 생을 살아갈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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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철학 하기

오하시 겐지/조추용

씽크스마트/2020.11.30.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초고령화 사회를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현실에서 노인의 문제는 심각하다. 누구나 태어나면 나이를 먹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노년에 접어든 사람들은 직접적으로 죽음을 마주하게 된다. 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던 때는 바쁜 생활로 인해, 또는 건강한 신체로 인해 별 생각 없이 지낸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고 자녀들도 분가를 하게 되면 두 노인만 남게 되는데, 그 때부터 딱히 할 것이 없는 사람들은 남는 시간이 부담스러워진다. 더러는 생계 때문에 쉴 수도 없고, 일자리를 찾아 헤매기도 한다. <노년철학하기>는 이런 노인들이 처한 환경에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그리고 무슨 활동으로 남은 생을 살아갈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저자 오하시 겐지는 와세다대학 정치경제학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신문기자로 재직하다 나고야 상과대학과 스즈카의료과학대학 강사로 재직하고 있다.

 

<노년철학하기>에서 말하는 노년철학은 대상으로서 노인이 아니라 주체로서의 노인이다. 즉 노인이 생각하고, 노인이 고민하고, 노인이 주체가 되는 철학이다. 이 책은 2016년부터 청주에서 열린 한중일 삼국의 철학자 모임인 <동양포럼> 1-4회 노년회의에서 발표한 논고를 가필 수정하여 수록했다고 한다. 저자가 일본인인 만큼 철저하게 일본인의 입장에서 모든 문제를 접근한다. 그래서 차례 또한 현대 일본의 노인문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 기업사회가 가져온 것/동물신체, 식물생명/우선 철학하라, 그리고 죽어라 등으로 되어 있다. 그렇기에 일본인들의 특성을 좀 더 심층적으로 접근하게 되었지만, 지나치게 일본의 역사나 인물들과 저서에 관한 언급이 많아서 읽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현대 일본사회에는 죽음을 터부시하며 나이 듦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p.68)” 핵가족화가 진행된 결과, 조부모의 죽음과 노쇠함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었다. 노쇠한 노인의 대부분이 집이 아닌 병원 또는 노인시설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과의 직접적인 접촉 기회가 없고, 현실성이 없는 사별의 경험이 현대 일본인에게 삶의 존엄성과 상상력의 희석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사형제에 대한 찬성이 늘어나고, 단지 사람을 죽이는 것만이 목적인 젊은이들에 의해서 무차별 살인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도 이러한 시대적 풍조에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 사회 또한 가족의 해체나 인명경시풍조 등 이들을 닮아가고 있다.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일상적인 관심사는 기업과 직원간의 관계이다. 이러한 관계의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 기업은 직원에 대한 복리시설을 확대함으로써 직원의 생활을 24시간 내내 기업 안에 가두려고 한다.(p.98)” 어쨌든 이러한 근로계급의 회사의식은 점점 강해지고, 시민의식은 점점 약해져 간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히 자유기업체의 기반인 시민적 사회질서의 붕괴를 낳은 것이다. 이렇게 일본 특유의 회사주의에서 기업은 작은 국가가 되고, 외부의 시민사회에 대해 완전히 관심을 잃게 되어 시민의식이 붕괴된다. 다른 나라에서 일본주식회사라고 야유하는 전후 일본 사회의 대기업체제, 또는 회사주의 색으로 물든 1억 국민의 셀러리맨화 과정이라고 저자는 일본 사회를 진단한다.

 

일본인이 시민으로 자립하지 않는 것은 회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원인이다.(p.100)”그 원인을 분석한 나카가와의 주장에 의하면, 사무라이를 <토지>에서 분리해 성 아래=도시에 이주시킨 도쿠가와 시대의 병농분리정책이 노동자의 도시집중을 초래했다. 그 결과 일본 사회에 지역중심주의를 형성하게 했다. 동시에 사무라이를 샐러리맨화 시켜 그 자율성을 빼앗는 결과를 가져왔다. 오늘날 사회 전반에 걸친 회사주의, 대기업 체제의 연원이 되었다. 근대 일본의 산업사회가 통합성을 크게 높인 결과로 지역중심주의 성립은 억제되었다. 일본 사회가 중앙 집중화하고 회사주의, 기업국가의 양상을 띠었기 때문에 건전한 시민사회는 형성되지 않았다. 일본인은 사생활에서도 회사에 속박된다. 회사가 전부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식사 때 한국인은 두 명 이상을 기본으로 하는 반면, 일본인은 혼자 하는 식사를 좋아한다.(p.105) 그 이유는 한국과 일본의 비즈니스 습관 차이에서 나타난다. 일본인은 회사에서 일에만 몰두하고, 극단적으로 프라이버시를 배제한다. 마치 출전하는 병사와 같은 기분으로 긴장라면서 사업을 하고, 동료와 고객을 접대한다. 따라서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고,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은 혼자만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식사시간 정도는 혼자서 여유를 누리고 싶은 것이다. 이와 같이 일본인은 널리 알려진 것처럼 집단주의적인 민족이 아니다. 개인주의적이기 때문에 고독한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집단 속으로 들어가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회사에 과잉 투영되어 이른바 하나의 회사에서 열심히하는 회사인간을 낳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800만 년 전 옛날, 인류만이 네 발로 걷는 동물신체에서 몸을 일으켜 세워 두발로 천지 수직하는 식물신체를 얻었다.(p.172)” 동물적인 몸의 축을 벗어난 인간이 식물처럼 몸을 수직으로 직립시키면서 획득한 것이 거대한 뇌이다. 인간 삶의 중심은 동물의 식물기관중심인 심장에서 뇌로, 마음에서 논리로 이행한다. 그것은 뇌가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삶 중심의 생각이 마음=심장의 목소리를 잃는 로고스 중심, 즉 이성의 사고로 바뀐 것을 의미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미키가 말하는 식물신체, 식물생명론은 노년기에 들어간 인간의 또 다른 삶을 말한다. 확대를 목표로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우러러 대우주의 리듬에 맡기고, 밟고 있는 대지에 조용히 몸을 맡기는 삶은 나이 든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메이지 이후의 일본은 서양 <근대>의 길을 의심하지 않고 달렸다. 경제절대, 과학만능주의, 게슈텔로 세계 번영을 누리고 있다.(p.235)” 한편, 현대 일본에서 본 대로, 게슈텔적 세계는 신자유주의와 합체하여 서양근대의 <><어둠>을 더욱 강화, 심화하면서 노인이 고독, 고립, 죽음 등을 더욱 심각하게 했다. 여기에 요구되는 것은 경제와 과학의 압도적 지배하에 인간을 쓸모 있는 물건화 하는 게슈텔 세계, 구조에서 해방되어 의식의 전환, 새로운 철학을 구축하는 것이다. 일본정부가 제창하는 평생현역사회의 실현, 1억 총 활약사회, 일하는 방식 개혁, 65세에서 70세로의 정년 연장 등은 언뜻 보면 노인을 위한 정책이지만, 배후에는 경제성장을 위한 노동력의 필요성이 존재한다. 일을 함으로써 건강을 유지시켜서, 해마다 증가하는 노인의료비를 조금이라도 절감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있다. 진실로 노인만을 생각하는 제언, 정책이 아니다. 노년기에 들어간 사람은 일이 삶의 보람이라며 언제까지나 일과 노동에 매달려 현대 일본을 지배하는 회사사회, 기업문화에 재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효라는 글자는 죽어가는 노인, 삶을 향하는 손자’, 영원한 하늘을 지향하는 노인과 삶을 향해 지상을 바라는 손자라는 서로 상반되는 양극화가 일체화되고, 거기에 상관, 보완이라고 하는 관계성이 필연적인 것으로 존재한다.(p.306)”고 앞으로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미 해체된 가족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꿈과 같은 일일지언정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책이 조잡하게 느껴졌다. 이유는 상단 여백이 적고 글자에 비해 행간 간격이 너무 커서 균형이 맞지 않았다. 위 한 줄을 줄이고 글자 포인트를 조금 키우고 대신에 행간 간격을 좁혔으면 읽기에 훨씬 편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 문제를 짚어내는 감각이 있었지만 앞으로의 비젼 제시는 실패한 주장이라 생각 되었다.그러나 노인의 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글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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