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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리더 : 영조 그리고 정조 | 일반 서평 2023-01-2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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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두 리더 : 영조 그리고 정조

노혜경 저
뜨인돌 | 2020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두 왕의 리더로서의 역할은 어떠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그 결과로 내 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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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리더 : 영조 그리고 정조

노혜경

뜨인들출판/2020/12.7

 

영조와 정조는 조선시대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두 왕이다. 조손간인 이들은 조선의 경제와 문화 발전에 크게 이바지 했다. 그러나 그들도 인간이기에 실정을 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두 왕의 리더로서의 역할은 어떠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그 결과로 내 놓은 것이 <두 리더 : 영조 그리고 정조>라는 책이다. 저자 노혜경은 연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호서대학교 혁신융합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조선 후기 수령 행정의 실제>, <영조어제 해제 6>, <실학, 조선의 르네상스를 열다>(공저) 등이 있다.

 

리더가 비전을 품었다고 해서 곧장 성과가 발휘되는 건 아니다.(p.13)” 성공을 위해선 시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무수한 장애와 반대, 갖가지 어려움을 극복해야만 한다. 진정힌 리더라면 지혜와 용기, 끈기를 가지고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한다. <두 리더 : 영조 그리고 정조>의 주인공 영조와 정조는 새로운 시대를 자각한 리더로 큰 업적을 쌓으며 조선 르네상스를 이끈 군주라는 타이틀을 얻었다.(p.14)하지만 실제로 행했던 국가 경영 방식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그들에게도 그림자가 모두 있었다. 리더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첫째, 위기 속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자각하는 것이다. 둘째는 그것에 기초해, 내가 해야 할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이 책은 5가지 주제로 나누어 리더십을 설명한다, 각 주제마다 10가지 사안을 중심으로 리더로서 두 왕은 어떤 판단과 결정으로 시대를 이끌었는지 분석하고 이 분석 속에서 리더로서의 역할이 어떠했는지 성공한 요소와 실패한 요소로 나누어 기술한다. 그럼으로써 현재의 리더들이 어떻게 처신하고 조직을 이끌어가야 할 것인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1장 조선 르네상스 군주의 초상 : 영조와 정조

영조는 미천한 후궁의 아들로 태어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후궁의 신분으로 왕을 배출한 후궁에 대한 예우로 사당과 무덤을 격상하고 그 제사를 국가 의례로 공식화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런 영조의 조치가 확대되어 탄생한 것이, 국왕의 생모가 된 후궁들의 사당을 모아놓은 칠궁이다.(p.28)” 그 칠궁 자리에 현재 청와대가 자리 잡고 있다. 아버지가 사도세자인 것이 콤플렉스였던 정조는 사도세자가 억울하게 죽었다는 사실을 영조가 공인했다는 증거인 금등문서를 공개한 이후 사도세자의 신원작업을 본격화 한다. 그리고, 정조는 즉위 전부터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자신을 두둔하는 시파와 반대하는 벽파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뿐 아니라 암살 시도도 두 번이나 겪었다. 조선의 왕 중, 암살이 정말로 시도된 경우는 정조가 유일하다.(p.78)” 평생을 따라다닌 위기의식 때문인지 정조가 만든 것이 화성과 장용영이다. 정조 암살설이 나오게 된 데에는 화성건설과 장용영 설치가 낳은 극적 긴장감이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아버지 사도제자의 묘를 옮긴 정조는 현릉원이 있는 곳은 화산(花山)이니 , 옛날 요임금이 화() 지방을 돌 때 장수, , 다남 이 세 가지를 축원한 고사에 따라 성의 이름을 화성(華城)이라 하겠다고 하면서 새로운 도시 이름을 화성으로 바꾼다. 이렇게 시작된 화성 건설은 1796832개월 만에 완성되었다. 정조는 다혈질이라 흥분을 잘했다. 노론 벽파의 수장인 심환지에게 나는 태양증이 있어 부딪히면 바로 폭발한다.(p.68)” 이렇게 말한 적도 있다. 훗날 아들 순조의 장인이 된 김조순에게는 옳지 못한 짓을 보면 바로 화가 치밀어 얼굴과 말에 나타나며, 아무리 억누르려고 애를 써도 태양증 기질을 고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2장 개혁을 향한 의지 : 저항, 극복 그리고 미완

영조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법전 정리 사업을 시작했다. 바로 <속대전>의 편찬이다. 법이 너무 많고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아서 관리가 제멋대로 법을 집행해 왔다. 힘없는 벡성들은 아무리 가벼운 죄라도 형벌을 받는데 권세가만 빠져나가니 이것이 내가 속대전을 편찬하는 이유다.(p.114)” <속대전><경국대전>이후 발효된 법을 새로 추가한 것이 아니다. 법과 수교의 충돌 사례, 다양한 조문의 문체, 형식부터 고친 것이었다. 이렇게 <경국대전>을 편찬하고 <속대전>에 나오기까지 260년 이상이 걸렸다. 그런데 <속대전>이 나온 뒤에는 바로 <대전통편>, <대전회통> 같은 통일 법전이 줄줄이 나온다. <속대전>이 법전의 체계를 통합했기 때문에 이후부터는 개정판을 내기가 쉬워진 것이다. 정조는 <일성록>을 작성했다. <실록>이나 <승정원일기>는 왕이 죽은 뒤 자료 편찬과 정리 작업이 시행되지만, “<일성록>은 가장 최신의 소식을 바로바로 편집하게 했다는 점이다.(p.201)” 신하들의 상소문, 임금의 포고문, 임금의 동정, 정부에서 편찬한 서적, 죄수의 심리, 진휼, 격쟁 등을 가능한 한 전문을 실어서 인과 관계를 알 수 있게 했다. 한마디로 국정 전반을 <일성록> 검토만으로 파악할 수 있게 만든 것이라고 한다.

 

3장 제도적 실험들 : 시대에 대한 이해 혹은 오해

조선시대라고 해서 아무 범죄에나 사형을 선고하지는 않았다. 사형에는 원칙이 있었다. 반역이나 존속상해와 같은 강상죄에나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었다.(p.183)” 살인죄에는 원칙적으로 사형을 내렸지만, 과실치사나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상당히 참작을 해서 형을 낮추었다. 단 이때의 반역에는 왕명을 어기거나 왕을 모욕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그래도 가능한 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조선 시대 사법의 전통이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는 폭증하는 부와 생산의 확대를 배경으로 탄생한 것이다. 여기에 조응해 욕망의 개방, 인간 본성을 긍정하는 새로운 사조가 탄생했다. 하지만 조선은 반대로 갔다. 사치와 욕망을 억제해서, 즉 분배를 조정해서 기존의 생산 수준에 맞추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조선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치 금지령을 시행해 왔다는 점이다.(p.183)” 여기에 더 강한 금지령을 내리니 마른 걸레를 짜내는 식이었다. 당연히 제대로 시행될 수가 없었다. 한편, 조선시대에는 부자, 형제, 사촌, 처가, 외가 쪽 친척들까지, 이해관계가 걸린 관직에 함께 재직하지 못한다는 법이 있었다. 서로 피한다는 의미로 상피라고 했다.(p.268)” 과거 시험을 볼 때 아버지나 형이 시험관이면, 아들이나 동생이 그 시험에 응시생이 될 수 없는 식이었다. 이런 상피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인사 명령을 내리면 인사 담당자가 탄핵을 당하고 징계를 받았다고 한다.

 

4장 공감과 참여의 리더십 : 진심 그리고 한계

조선의 왕들은 거의 미행을 하지 않았다. 연산군의 비행을 부각하기 위해 <신록>에 몇 차례 등장하는 하지만, 왕이 시정 감찰을 위해 돌아다닌 기록은 적어도 정사에는 없다.(p.238)” 비밀리에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겠지만, 아마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밤에 돌아다녀도 정작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가로등도 없고 깜깜한 밤에 통금으로 인적 드문 길에서 어떻게 민생을 살피겠는가? 무엇보다도 일단 위험한 일이었다. 대신 낮에 궁 밖으로 행차를 했다. 영조와 정조는 부지런히 밖으로 나갔다. 영조는 총 909, 한 달에 1회 꼴, 정조는 총 607, 한 달에 2회 꼴로 궁 밖 행차를 했다. “화성 건설은 임금제 고용 노동을 체계적이고 대규모로 시행한 최초의 공사였다. 그로 인해 공사비는 예상보다 3배 많이 지출 됐지만, 10년을 예상했던 공사 기간을 28개월로 단축할 수 있었다.(p.260)” 합리적인 경영의 힘이었다. 여기에는 임금만이 아니라 척서단(더위먹은 데 치료약) 제공과 같은 복지 정책도 큰 역할을 했다. 척서단은 실제로 환자 치료뿐 아니라, 인부들의 사기와 자부심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5장 변혁의 시대 리더의 권위 : 묘수 혹은 악수

영조시대 암행어사로 널리 알려진 박문수는 실제는 암행어사에 임명된 적이 없었으나, 일제 때 소설에서 암행어사로 등장하면서 어사로 유명해졌지만, 실은 박문수는 임금 앞에서도 고개를 잘 숙이지 않고 막말을 했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영조는 어느 날 이렇게 말한다. 나는 요순과 같은 임금이 되려고 한다.’ 이 말은 정치적인 의도 없이 순수하고 공정하게 통치하려고 하니 자기 말을 믿어달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박문수가 이 말을 듣더니 요순은 아무나 됩니까? 보통 사람은 요순의 절반만 가도 성공하는 겁니다.’ (p.305)”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정조는 신하들의 이기주의, 당파성, 가족주의를 심하게 미워했지만, 정작 자신은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거나 편견에 사로잡힐 수 있다는 위험을 경시했고, 자신을 과신했다. 정조는 자신의 권력으로 편법적인 인사를 시행하는 이상을 나가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정조 스스로는 자신의 방식이 본보기라고 간주했다.(p.281)”고 한다. 정조는 북학파를 등용해 규장각을 통한 청 문화의 수입과 문물의 개화에 힘썼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했다. 정조는 박지원이 <열하일기>에서 보여준 참신한 문체를 불순한 잡문체라고 비난하고, 순수한 정통 고문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문체반정을 주도했다.(p.328)”이렇게 최종적으로는 문체반정이라는 문예운동까지 주도하기에 이르렀다.

 

 

심환지에게 보낸 정조의 편지 297통을 보면 뜻밖의 반전이 보인다. 정조의 가감 없는 성력과 언행이 바로 그것이다.(p.68)” 정조의 최대 단점은 신하를 불신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약간의 피해의식, 위기의식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이 늘 조급함이나 망설임으로 나타났다. 일이 잘 안 되면 정조는 늘 주위의 부하를 탓했다. 이런 분위기의 조직은 결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없고, 변화에도 창의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고 하는 영조와 정조는 각각 비천한 후궁의 아들이라는 사실과, 아버지 사도세자가 억울하게 죽었다는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안타까움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영조와 정조에 대해 좀 더 입체적으로 알 수 있고 리더로서의 덕목을 갖추어 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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