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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스토리텔러들 | 일반 서평 2023-01-3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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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탁월한 스토리텔러들

이샘물,박재영 공저
이담북스(이담Books) | 2020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현직 기자 출신들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와서 미국의 기사와 우리나라 기사 작성법의 차이를 집중적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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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스토리텔러들

이샘물, 박재영

한국학술정보/2020.12.24.

 

글을 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글은 누군가가 읽어 줄 때 제 기능을 발휘한다. 불특정 다수를 위해 글을 쓰는 사람 중에 기자가 있다. 그들은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그들만의 문화가 있겠지만 많은 독자가 읽도록 하는 것이 그들의 사명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는 요즘 핫 하게 뜨고 있는 유튜브나 SNS, 광고 등도 마찬가지리라 생각된다. <탁월한 스토리텔러들>은 현직 기자 출신들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와서 미국의 기사와 우리나라 기사 작성법의 차이를 집중적으로 설명한다. 저자 이샘물은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다가 미국 UC버클리 저널리즘 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기사로 말할 것>, <이주행렬>, <이민강국의 조건>, <글로벌 인재 경쟁>등을 저술했다. 공저자 박재영은 조선일보 기자로 일하다가 미국 미주리대 저널리즘 스쿨에서 석,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저널리즘의 지형>, <한국언론의 품격>, <기사의 품질>, <텔레비전 뉴스의 품질> 등이 있다.

 

<탁월한 스토리텔러들>에서 저자는 스토리텔링이 기사의 전달력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기자들은 어떻게 뉴스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을까를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이 책은 훌륭한 기자가 되기 위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가진 자세와 철학, 최고의 결과물을 내놓기 위한 산업계 표준에 대한 것(p.5)”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좋은 저널리즘, 탁월함을 지향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9가지 주제에 담고 있다. ‘제대로 된 스토리가 기사를 이끈다. 있는 그대로를 관찰하라. 최대한 정보를 공개하라. ‘검증하고 반박받아라. ‘구조로 독자를 사로잡아라. ‘안목이 기사를 빛낸다. 취재원과 을 그어라. 기존의 틀을 벗어나라. 전달방식을 기획하라등이 그것이다.

 

 

스토리는 단순히 이야기가 아니라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맥락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다. 보도 가치가 있는 중요한 무언가를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매개라는 것이다. 따라서 기자들은 이야기를 전하되, 단순히 이야기만 소개하지 않는다.(p.21)”

누군가가 관심을 끄는 사연을 갖고 있다면 왜 그런 상황에 처한 것인지를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드러낸다. 그래서 인터뷰는 중요하며, 단지 프로파일 대상이 되는 사람과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누가 그 사람에 대해 무언가를 드러낼 것인가? 누가 그 사람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 대해 아는가? 당신은 이런 사람들을 인터뷰해야 한다고 말한다.

 

 

장면 설정은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로 꼽힌다. 독자들의 감각을 끌어들여서 기사에서 언급된 장면이나 상황을 아는 것뿐 아니라 눈에 보이듯이 그려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p.67)”

내러티브 기사에서는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는 조언이 흔히 회자된다. 장면 묘사의 힘을 보여주는 문구다. 미국에서는 기사 문장을 통해 내용을 설명하되, 그중에 정확히 취재원이 말한 멘트 부분만 따옴표로 표시하는 것이다. 전체 멘트를 그대로 옮길 경우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라면 아예 따옴표 안에 내용을 적지 않고 별도의 문장으로 풀어서 쓰기도 하는데, 이를 간접적인 인용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핵심은 취재원이 직접 이야기한 게 아니라면 문구 하나라도 당사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큰따옴표 안에 넣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전체 내용만 훼손하지 않는다면 적당한 가감이 허용되고 있다. 기사의 주제 못지않게 반론을 잘 취재해야 제대로 된 취재이며, 핵심 못지않게 반박을 반영해야 완성도 높은 기사다. <뉴욕타임스> 탐사보도 에디터 메튜 퍼디는 최고의 기자들은 기사를 끝냈을 때 그들의 결론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이 소재에 대해 무엇을 이야기할지를 이해하고, 이것이 기사에 반영돼 있는 것을 확실히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사에서는 반박을 반영하는 기사가 흔하지 않다.

 

 

기사의 구조를 잘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전에 선결돼야 할 것이 있다. 기사가 무엇에 대한 것이고 왜 써야 하는지 핵심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기사의 구조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 것은 핵심이 불분명하거나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p.202)”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핵심을 곱씹고 곱씹어야 한다. 미국의 작가 윌리암 진저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내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를 지속적으로 묻고, 글을 쓴 뒤에는 내가 그것을 이야기했는가?’그것이 이 주제를 처음으로 마주하는 누군가에게도 명확한가?’를 자문하라고 말한다. 그는 독자들의 마음에 남기고자 하는 하나의 요점이 무엇인지 결정하라어떤 길을 따라야 하고 도달하고자 하는 종착점이 무어인지에 대해 더 나은 아이디어를 줄 뿐 아니라 분위기와 태도에 대한 결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확실한 기사의 핵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사는 왜 근거리에서 시작할까. 독자들은 멀리 떨어진 담론이 아닌 현실에서 누군가가 겪어가는 인간으로서의 삶에 더욱 관심을 갖고 흥미를 느낀다. 거대 담론이나 통계, 전문가의 지적은 중요하고 의미 있지만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p.231)”

기자들은 흔히 하늘 아래 새로운 기사는 없다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반복돼 온 문제나 인류의 보편적인 욕망을 거시담론이나 통계, 설명으로 시작한다면 기사가 새로울 수 없다. 하지만 작게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누구의 어떤 상황이나 면모를 조명하며 이야기를 전개하느냐에 따라 기사는 무수한 빛깔일 수 있고, 얼마든지 새로워질 수 있다. 노인 학대의 현황이나 심각성에 대한 담론은 어느 기자라도 언제든 쓸 수 있지만, 조카의 학대에 못 이겨 휴일 밤에 엄혹한 날씨를 뚫고 구걸을 하러 간 노인들의 비참한 이야기는 이들을 취재한 기자만이 쓸 수 있는 독창적인 이야기이며, 고유의 느낌을 인상 깊게 전달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대부분의 스토리는 갈등과 미스터리 등을 제시하며 다음 부분이 읽고 싶어지게 하고, 독자들을 결말까지 지속적으로 잡아끈다. 드라마에서 클라이맥스 장면이 시작됨과 동시에 한 회가 끝나는 것은 시청자들이 다음 회차를 시청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기사에도 다음 부분에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지도록 하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없다면 독자들은 금세 지루해진다.(p.243)”

마지막 부분을 인상 깊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테실바는 엔딩이 독자들에게 기사가 끝났다는 것을 알리고, 중심이 되는 요점을 강화하고, 독자가 페이지를 넘겼을 때 마음에 울림을 주고, 적절한 순간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좋은 엔딩의 예시는 생생하게 그려진 장면’, ‘기사의 주요 핵심을 명확히 하는 기억할 만한 일화’, ‘더 큰 무언가를 상징하거나 스토리가 미래에 어떻게 전개될지 제시하는 세부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 ‘글을 쓰는 사람이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이게 내 요지라고 말하는 강렬하게 작성된 결론등이 있다.

 

 

스토리보드는 멀티미디어로 인해 복잡해진 기사 제작의 방정식을 보다 용이하게 풀기 위한 도구다. 과거엔 에디터들이 글로만 된 기사를 논의할 때 기사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피치 메모를 두고 논의했다면, 오늘날엔 여러 주체들이 멀티미디어 기사를 설계할 때 스토리보드를 통해 시각적으로 다양한 방식을 그려보며 효과적으로 구상을 논의할 수 있다.(p.397)”

미국의 저널리즘 스쿨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디어, 취재, 제작은 쉽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그것만 할 순 없습니다. 어떻게 패키징하고 홍보할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낚시질을 하자는 게 아닙니다. 어떻게 독자를 관여시키고 헤드라인은 어떻게 할지, 비디오 썸네일은 뭐가 될지 등에 대한 것입니다.” 이렇게 스토리보드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처럼, 제대로 된 스토리보드의 작성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 언론계는 문화와 토양은 다를지언정, 독자에게 뉴스를 전한다는 본질은 같을 것이다. 기자들이 탁월한 스토리텔러가 되려 하는 것은 잘 읽히기위해서다.(p.415)”

한국 기자로부터 미국 기사는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가 곧장 와 닿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곧바로 용건부터 이야기하지 않고, 인물이나 장면을 앞세워 호기심을 조성하거나 궁금증을 유발하며 핵심에 다가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미국 기자들은 요점부터 앞세우는 한국 기사를 보면 왜 기사를 끝까지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할지 모른다. 단지 요점을 신속히 전달하는 게 목적이라면 핵심만 짧게 쓰면 될 것인데, 분량을 길게 쓰면서 끝까지 읽을 유인은 주지 않는 기사들이 많다. 이처럼 한국과 미국의 기사작성 문화는 판이 하게 다르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찌 보면 한국의 기사는 빨리빨리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듯하다.

 

탁월한 스토리텔러가 되기 위해 이러해야 한다는 정답 같은 것은 없다. 다만 누군가는 어떻게 노력하고 실천해오고 있다는 점이, 양질의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있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저자는 후기에서 말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하여 우리의 기사와 미국의 기사가 취재부터 표현까지 각기 다름을 알 수 있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스토리텔링을 이용한 미국식 기사가 좋아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서 스토리텔링의 주요 관점과 구성방법을 알 수 있었기에 읽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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