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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사망법안, 가결 | 2019년 부터 쭉 읽고 있어요 2022-07-0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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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70세 사망법안, 가결

가키야 미우 저/김난주 역
왼쪽주머니 | 2018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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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순조로울 때는 학력이나 직장이 소문 거리가 되면 내심 기뻤다. 하지만 인생이 뒤틀리고부터는 나란 존재 자체를 잊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58)

 

친구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올해 100. 친구의 어머니가 시어머니를 40년 가까이 모셨다고 한다. 작년 코로나가 터지면서 친구의 어머님이 아팠다. 그래서 딸들이(친구에게는 고모) 모셔갔는데, 가신지 두 달 만에 요양원으로 모셨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왜 나는 씁쓸한지 모르겠다. 친구의 어머니는 40년 가까이 모셨는데, 모시는 동안에 요양원은 안 된다고 난리 치던 딸들이 모신지 두 달 만에 요양원이라니. 그러면서 엄마가 드시고 싶은 것 마음껏 드리고 가셨으니 슬퍼할 필요 없다고 했다나? 이게 말인지 방귀인지.

 

노인이 노인을 모시는 세상. 이게 우리나라도 현실이 된 것 같다. 나도 90이 가까운 시어머님과 살고 있지만 모르겠다. 아직도 일하시는 어머님이 대단하다 생각하면서도 며느리라고는 나 하난데, 모두 나만 바라볼 것 같은 이 기분은 뭔지. 며느리라는 이유로 시어른을 모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생각이 싫어도 너무 싫다.

 

여기 한 가족이 있다. 아내가 시어머니를 모시는 게, 아니 병수발 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관심 없는 남편, 도움이 필요할 때 매몰차게 거절한 딸, 한 방에 좋은 곳에 입학하고 취직한 한때는 촉망받는 젊은이였지만 지금은 은둔형 외톨이로 전락한 아들, 10여 년, 병수발을 며느리에게 받으면서 감사한 줄 모르는 시어머니. 숨 막히고 답이 없는 상황 속에서 70세 사망법(누구나 70세가 되면 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이 가결된다. 도요코에게는 이 법안이 한 줄기 빛과 같다. 하지만 그녀의 뒤통수를 치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남편이다. 2년 후가 정년이지만 미리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 일주를 하겠다고 선언한다. 변하지 않을 것을 안 도요코는 집을 나간다. 그녀가 집을 나가면서 집안은 대 환장 파티가 벌어지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게 왜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 건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혹 내 입장이 되는 건 아닌지. 솔직히 우울했다. 나도 나이를 먹으며 점점 아프다는 말을 하게 된다. 아프지 않았던 몸이 조금씩 균형을 잃고 아프다고 삐걱거린다. 나도 이렇게 아픈데 울 부모님이나 시어머님 또한 얼마나 아프실까 싶다. 그러면서도 병수발이라는 단어에는 관대할 수 없다. 또한, 나도 내 아이들에게 내 병수발을 들게 하고 싶지 않다. ‘낀 세대라고 말한다. 위로는 부모를 봉양해야 하고, 아래로는 그 봉양을 받을 수 없는 세대. 받을 생각도 없지만 좀 슬프다. 부모를 부모로 생각하지 못하고, 부양해야 하는 짐처럼 생각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그 미묘한 감정이라는 것이. 긴 병에 효자 없다고 누구에게나 오게 될지 모를 부모님 봉양. 이렇다 할 보험을 들어 놓은 것도 아니고, 자산이 많은 것도 아니니 결국엔 자식들끼리 싸우게 되는 원인이 아닐까?

 

누구나 나이를 먹고 늙는다. 어떻게 나이 먹고 늙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지만 이게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그게 제일 무섭다. 자식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당당한 죽음 같은 건 없는 걸까? 아픈 노인 앞에 아들, 며느리, 딸과 사위 그리고 손자와 손녀의 행동. 염치있는 행동은 무엇인지, 혹 나도 염치없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이 드는 것에 대해, 늙어 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현실적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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