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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능력주의 탈피를 위한 교육정책 혁신제안 | 인문,사회 2021-10-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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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개천의 용, 공정한 교육은 가능한가

박성수 저
공명 | 2021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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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처럼  '공정한 교육은 가능한가'라는 물음은 이미 한국 사회의 교육 시스템이 공정성을 상실했음을 내재하는 표현이다. 사실 오늘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제반 현상은 소위 공교육(公敎育)이 근본적 자기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함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소질과 적성, 그리고 능력을 고려한 공정한 교육 기회의 제공을 통해 미래 한국 사회의 근간이 될 인재를 육성해 내는 시스템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사적 자본의 영향력이 교육 시장을 지배하는 독과점적 계층이 고착되기 시작했으며, 사회적 권력과 부의 기회를 독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엘리트 대학에 이르는 통로가 장악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책은 이러한 불공정성을 탈피하여 진정한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체제를 만들어 내기 위한 실천적 교육 혁신 프로그램들을 제안한다. 

 

1. 계층 사다리의 독점; 특권층의 반칙

 

이는 우리의 교육 제도가 계층 상승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직 단순한 재생산 도구, 즉 세습 제도가 되어버리고 있다는 진단이기도 하다. 초중고는 단지 몇몇의 엘리트 대학에 입학하는 것에 온통 집중되어있다. 그리고 이에 이르는 과정의 평가 기준은 단순하고도 단일한 일회성 시험이라는 선발제도다. 또한 이 시험에 높은 점수를 얻으면 모든 능력을 갖춘 인재로 인정하는 제도다. 여기에는 뿌리 깊은 오해가 있다. 시험이란 것이 곧 '객관성'을 담보한 '정의(justice)'라는 무의식적 인식 체계가 한국인 모두에게 각인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시험을 통한 선발의  신화에는 인성, 리더십, 발전 가능성, 사회정의, 민주적 가치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객관적 공정성'이라는 수월한 평가기준만이 놓여있을 뿐이다.' 시험능력주의 사회'는 공부와 인격적 가치를 동일시하는 왜곡된 터무니없음의 환상이 있다. 이것은 한국인 모두에게, 즉 사회적 공론으로서의 가치를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험만 잘 보면 엘리트 대학, 사회 지도적 계층에 편입되는 길이 열리는 지극히 단순하고도 혐오스러운 시스템이다. 기득권을 가진 고소득 계층은 시험능력주의 신화가 지속적 유지되기를 원한다.  저자가 지적하듯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에 비해 5배에 이르는 압도적 사교육비의 투자여력을 동원하여 입시 사다리를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류층은 사교육비 투자와 특권을 통해 학력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영국의 작가 '마이클 영'은 능력주의(The rise of the Meritocracy에서 '우둔한 부자의 자식이 평범한 가정의 뛰어난 아이들의 자리를 강탈하는 이러한 능력주의의 허구'를 비판했듯이 이 부조리한 부와 권력의 행사는 국가 미래의 다양한 인재풀에서 우수 인재를 제거하는 아주 나쁜 제도가 된다. 유리한 기회의 세습으로 인한 계층의 고착, 즉 사회적계층 이동성을 차단하는 이러한 불평등, 불공정의 심화는 '희망없는 폐쇄적 사회'로의 퇴락을 가속화할 뿐이다. 

 


 

 

2.  고교 학점제와 대학의 공공성 

 

"기계 생산성 표시하듯 인간의 지적 생산성을 점수로 표시하는 단일 지표에 근거한 시험능력주의 사회는 극복되어야 한다."   - 100쪽 (부분 발췌, 변형 인용)

 

저자는 이처럼 한국사회의 교육 시스템이 지나치게 시험능력주의 신화에 매몰되어 대학주체는 물론 유리한 기득권 계층의 세습적 통로의 도구로 전락되었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이 단일 통로의 기준인 시험은 국가 미래를 위한 인재 육성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커다란 문제점이기도 하다. 결국 사회 엘리트 계층 편입 통로인  "최고 수준의 학문적 수월성을 갖는 한정된 대학을 놓고 벌이는" 이 같은 경쟁의 집착이 공교육 왜곡의 본질적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육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지금까지 지배 엘리트의 정통성 근거로 활용된 이 시험능력주의 신화가 교육 시스템을 지배할 수 없는 진정한 교육 시스템을 만들면 된다. '마이클 샌델'이 The tyranny of Merit에서 지적하였듯이 사실 상류 계층 역시 '기득권 세습을 위한 유지 경쟁으로 사회적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낭비적 경쟁 자원을 줄여 사회적 유용성 자원으로 전환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저자는 이 고질적 교육 현실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제안으로 크게 두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 첫째는 '고교 학점제'라는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 혁신이다. 수능과목 중심의 시험 기술에 전력하는 작금의 현실에서는 오히려 사설 학원이 더 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서슴치 않는다. 고교학점제는 획일적으로 교과서 진도를 나가는 것이 아닌 교육 과정을 소화하는 수업이다. 분야별 다양성과 수준별 다양성으로 이루어진 교과의 개설을 비롯한 전인적 인간을 계발하는 과정으로 운영되는 교육 제도이다. 책에 소개되고 있는 미국의 '트럼블 고등학교'의  개설과목과 선택 로드맵, 교사 평가제등은 대학의 인재 선발과 관련하여 시장 선호도와 공적 가치의 일치를 어떻게 도모할 수 있는지 훌륭한 예시가 된다. 

 

인간의 "현실적 실존과 이성적 관념의 괴리"를 어떻게 좁혀 나갈 수 있는지 우리의 교육은 참조할 수 있다. 물론 교사,교보재,교실 등등 선행되어야 할 선진적 인프라들이 무수하다. 단시간내에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시민적 합의만 있다면 우리가 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이와 병행하여 대학 또한 현행  학생의 진정한 능력과는 무관한 객관적 변별 단일 지표에 의존하는 인재 선발 시스템의 불가피한 변화에 착수하여야 한다. 즉 학생이 대학에서 공부할 권리를 쟁취하는 '성적 경매 방식의 입시제도'를 탈피하여 대학이 학생에게 공부할 기회를 주는 대학주체 중심의 체계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현존하고 있는 대학에 지원하는 각종의 국가 지원금을 단기적 성과에서 벗어나 10년이상의 장기적 성과, 즉 대학의 질적 증진을 담보하는 집중된 지원과 투명한 회계관리를 통해 진정한 인적 자원의 가치 축적이 가능한 체계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세계는 급변하고 있으며, 이에따른 인재의 역량 또한 격변하고 있다. 대학은 사회의 요구성에 대응하고 있지 못하다. 학과별 정원제라는 경직된 정원 타령을 하며 새로이 요구되는 학과의 신설을 위해 기존 학과의 폐지 또는 통합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실상 이러한 변명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정원외 인원으로 대학마다 1~2천명을 수용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탄력적인 학과및 학사운영에 대학과 교수진들의 이기심과 안일함 이상이 아닐 수 있음이다. 교육의 공공성은 미래 우리 사회의 근간을 육성하는 중대한 신념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교육의 공공성에 대한 철학적 빈곤을 넘어 국가적 명운을 건 대학의 혁신을 이뤄내기 위한 국가와 대학과 시민의 사회적 계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3. 무상 교육 시행의 의미

 

3-1. 국립대학 무상 교육

국립대학은 장학금 및 각종 운영자금 등 이미 국가에서 60%를 지원하고 있다. 저자는 국립대학은 등록금 없는 무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재 국가의 추가재원은 40%에 불과한 것이고 이정도의 재원은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학 주체 중심의 운영으로 학생 선발에 목매는 구조를 탈피케 하고, 정원에 부담없이 질 높은 교육의 추구를 가능케 할뿐만 아니라, 서울대 한 곳을 제외하곤 모두 지방인 국립대학의 발전을 통해 지방 균형발전의 기반이 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립대의 등록금 폐지(무상화)는 인재 선발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지적 역량 구축에 있어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 할 수 있다.

 

3-2.  2021년도 고교 무상 교육실시

 

고등학교 무상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격렬한 찬반끝에 2021년도인 올해부터 실시하게 되었다. OECD국가중 유일하게 등록금을 받다가  초중고 의무교육이라는 공교육 시스템을 마지막으로 완성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간 반대측인 수구적 기득권 세력은 무상교육 재원을 국가가 부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무원, 대기업, 공공기관 등 중산층은 이미 자녀 학비 지원을 통해 무상으로 다니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저소득층, 소외계층의 자녀는 등록금을 자비로 부담하는 역차별을 받고 있었다. 무상화는 사회적 약자가 비용을 더 부담하는 모순을 시정하는 형평성 정책으로서 소득의 정의로운 재분배 정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무상화는 이러한 경제적 효과에 그치는 것만이 아니다. 이는 배제 됨 없이 누구나 공평한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중대한 사회적 정의의 실현이기도 하며, 교육의 공공성 확대라는 측면에서 국가의 적극적 개입을 통한 교육의 사유화라는 왜곡된 계층화를 억제하는 효과에 기여하기도 한다.

 

4. 결어

 

"학벌 경쟁은 심각하게 불공정한 세습 경쟁이다."         -221쪽

 

수능 점수라는 단일 지표에 전국민이 목매는 기이한 교육 제도를 이제는 탈피해야 한다. 객관적 공정성을 담보한다는 시험능력주의가 교육 양극화를 통해 엘리트 대학 입시 정책의 독점적 접근성을 확보하는 기득권 계층의 유지 정책으로 오랜 세월을 왜곡해왔다. 국가는 수능 지역별, 계층별 결과를 공개하지 못하게 정하고 있다. 공개하면 특정 쏠림 현상 심화로 사회적 해악만을 끼칠것이라는 것이 핑계의 요지이다. 격차를 인정하지 않고 드러내지 않으려는 것은 격차를 심화시키는 데 기여 할 뿐이다. 교육 격차의 완화는 공적 책무이다. 우편번호와 수능성적, 집값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계층 상승 방해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 그래야 적정한 사회공학적 교육 정책의 설계를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공개하지 않고 감추는 것은 시험능력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좌절시키는 파렴치한 행위가 아니겠는가? 

 

운 좋은 정자 클럽의 회원이 로스쿨,의전원,대학입시에서 불공정한 선발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로스쿨 지원 이름 옆에 보호자 이름과 직장명을 기재하게하는 대학들, 지원서에 장학금 지원 필요 여부를 표시케 하여 저소득층 구별 장치로 악용하는 대학들, 돈도 실력이라고 외치던 특혜 입학의 정당성을 주장하던 정유라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유층의 특권의식과 대학이 결탁한 불공정성의 일례에 불과할 것이다. 로스쿨은 '현대판 음서제'라고 불릴 만큼 개천의 용을 차단하는 특권 계층 유지 통로가 되어버렸다 . 이제 교육 사다리가 사회적 지위에 그대로 연결되는 허위에 싸인 시험능력주의에 근거한 교육 시스템은 근본부터 새롭게 구축되어야 한다.  엘리트 세습주의를 유지키 위한 교육 체제의 대대적 혁신을 위한 실천적 제안으로 가득한 이 책이 읽히는 것만으로 그쳐서 될 것은 아니다.

 

무상의무교육을 실시하게 된 고등학교의 전면적인 학점제 과정으로의 전환, 대학의 재정 지원책에서부터 국립대 무상화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모두 동시에 구축되어야 교육의 진정한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 사회적 권력과 부가 교육 기회를 독차지하는 쟁투적 능력주의에 기초한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철폐되어야 한다. 모든 시민들이 교육의 혁신을 위한 투쟁에 지금이라도 나서야 한다. 사회적 교육 정책을 정의의 관점에서 제시하는 미래 교육 정책의  실천적  노작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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