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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반지성주의 시대 : 거짓 문화에 빠진 미국, 건국기에서 트럼프까지』 | 기본 카테고리 2020-07-0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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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성주의 시대

수전 제이코비 저/박광호 역
오월의봄 | 2020년 07월


신청 기간 : 79일 까지

모집 인원 : 5

발표 : 710

신청 방법 :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 신청 전 도서를 받아 보실  기본주소를 꼭 확인해주세요.


추천평


제이코비의 핵심 주장은 정확하다. 즉 민주주의는 국민이 무감각해져 있거나 무지할 경우 잘 작동하지 않는다. 바로 이런 까닭에 우리는 트럼프 정부를 갖고 있는 것이다.

- [팜비치 포스트]


지성주의에 관한 설득력 있는 변론.

- [뉴요커]


강력하다. …… 일급 수준의 지적 여정.

- [시카고 트리뷴]


정곡을 찌른다. …… 활기찬 제이코비의 글은 본인이 인정하는 영감을 준 사람, 리처드 호프스태터와 비슷한 맥락을 유지한다. …… 그의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청중을 만나기를 희망한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제이코비가 씨름한 주제보다 더 시의적절한 주제는 거의 없다. …… 그의 책은 예리하고 연구 조사가 탄탄하다.

- [뉴욕타임스]


트럼프 시대를 예견한 문제적 저작


미국의 반지성주의 문화가 결국 트럼프를 탄생시켰다

서양 지성사의 고전 『미국의 반지성주의』의 21세기 버전

미국의 오늘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책


종교적 근본주의와 인포테인먼트 문화는 어떻게 미국을 망쳐왔는가?

탈진실과 가짜 뉴스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트럼프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례 없이 무식하고 상스러운 언행과 기행으로 심지어 보수 우파로부터도 외면당하며 다음 대선에서는 패배하리라는 전망이 유력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2016년처럼 또 한 번 이변이 펼쳐질지.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트럼프가 마지막이 아니리라는 것이다. 12년 전 조지 W. 부시가 그랬듯이 말이다. 21세기의 미국은 언제든 제2의 부시, 제2의 트럼프를 호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일반론으로는 충분치 않다. 유권자들의 주기적인 정권 교체 열망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무언가가 그 기저에 도사리고 있으며, 그것은 건국 이래 미국을 움직여온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경향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논지다.


『반지성주의 시대』는 건국 이래 200여 년간 합리적 계몽주의 대 종교적 근본주의라는 양대 축이 충돌하며 만들어낸 거대한 지각변동을 선명하게 돋을새김해낸 문명 비평서이자, 그 결과로 봉착하게 된 현대 미국의 근본적 위기에 대한 통렬한 사회 비판서다. 또 왜 이토록 평범한 미국 보통 사람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지를 밝히는 문화연구서이기도 하다. 미국 지성사의 위대한 전통에서 이탈하여 탈진실과 가짜 뉴스, 정크과학이 판을 치는 현 상황에서 깨어 있는 지식인들이 해야 할 긴급한 과업을 일깨운다.


* 서평단 여러분께

* 리뷰를 쓰신 뒤 함께 쓰는 블로그 ‘리뷰 썼어요!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세요.  

* 리뷰에 아래 문구를 꼭 넣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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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 만 여명작전과 소말리아 해적이야기 | 범죄수사 2016-04-2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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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덴 만의 여명

김정현 저
다리미디어 | 201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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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전세계를 놀라게 했던, 우리를 자랑스럽게 했던 아덴 만의 여명작전을 생각해보자. 5년이 지나버린 작전은 우리에게 어떤 키워드를 남겼을까. 석해균선장, 그를 구해낸 이국종교수, 중증외상의료시설의 문제점,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놀랍게도 청해부대의 이름과 그 당시의 작전에 투입됐던 함정의 이름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주인공이었던 최영함의 놀라운 작전능력은 잊혀진지 오래다. 당시 작전을 마음껏 공개하는 정부에 대한 비판이 가해졌고, 정부 홍보에 동원된다는 정치권의 비판에 최영함은 조용히 귀함했었다가, 2015년 11월 다시 소말리아 해역에 나가 우리선박들을 구조하고 있다.

 

2009년 3월 문무대왕함 1진 파병으로 시작된 청해부대는 최근까지 1만3500여 척의 우리 선박을 안전하게 호송했고, 31척의 선박을 해적과 조난으로부터 구조·보호했다.

 

당시 구출작전의 작전참모, 이제는 청해부대장으로 승진한 김정현대령은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던 것 같다. 잘한 것은 숨기는 것이 우리의 미덕이지만, 묵묵히 조국을 지키는 그와 부하들에게 "석해균선장은 누구의 총에 맞았는가"  하는 논쟁은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마저 지치게 만든다. 김대령은 서문에서 "망각과 착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안으로 진실을 모르는 자들의 왜곡된 이야기가 비집고 들어와 마치 거짓이 진실이 되어 굳은살처럼 내려앉는다" 라고 썼다. 목숨을 건 그들의 투혼과 애국심에 대해 우리의 왜곡이 그들의 사기를 꺽어내린다면, 가만히 집에 틀어박혀 국방력마저 깍아 내리는 우를 범하는 것 아닌가하는 조바심이 슬며시 엄습한다.

 

이미 우리의 기억 속에서 많이 잊혀진 아덴만의 여명 작전은 시작부터가 난관이었다.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이 아닌 한번도 해적출현의 신고가 없었던 인도양 서부쪽에서의 예상치 못했던 습격이었다. 망망대해에서 피랍된(통신이 두절된) 삼호주얼리호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들의 이동위치를 예상하여 최단거리로 찾아간다는 것은 당시 청해부대원들의 놀라운 결단능력이 아닐 수 없다.

 

책에서는 청해부대원의 입장과 더불어 해적의 관점, 그리고 아랍협상가의 일상도 교차로 서술되고 있다. 해적은 마냥 나쁘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좀 더 색다른 과제를 안겨준다.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청해부대의 작전능력에 대한 초점이 흐려진 것은 안타까웠지만, 해적의 입장도 고려한 저자의 입장도 놀라웠다. 사실 작전당시에 알라신을 향한 기도시간도 작전의 한 부분으로 활용하는 그의 능력은 평소에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작전의 성공에 이어 책에서도 이어진 것 같다. 

 

소말리아의 내전이 계속됨에 따라 소말리아 해역은 주인없는 바다가 되었다. 일전에는 덩치 큰 다랑어 한마리만 잡아도 행복해했던 소말리아 어부들이었다. 하지만 어느새 대형원양어선들이 출몰해서 그들의 해안에서 다랑어를 휩쓸어버리는 바람에 그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것이다. 우리가 2+1의 저렴한 가격에 참치캔을 구매하는 합리적인 소비활동을 하는 동안, 소말리아 해역은 시나브로 위험해졌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과연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결국 아덴만의 피랍은 우리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다.

 

현직 장교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글을 사랑한듯한 필력이 소설 곳곳에 드러난다. 단순히 아덴 만의 작전만을 기록하는 것에서 벗어나, 소말리아 해적의 입장, 그리고 피랍된 선박으로 협상을 하는 아랍의 젊은 인재들, 그리고 조국을 위해 목숨을 내걸고 바다에 뛰어드는 그들의 일상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과제를 던져준다. 태양의 후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2016년, 5년 전의 놀라웠던 해군의 작전과 소말리아 해적의 또다른 단면을 알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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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무언가 꿈이 있었을까, | 인문고전 2016-04-1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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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금

박범신 저
한겨레출판 | 201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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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중......

 

아버지가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집을 떠난다. 가출이다. 아버지에게 권위와 책임감과 사명정신이 깃들여온 우리나라에서 쉽게 응원할 수 없는 설정이다. 와이프와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며, 어릴 때 품었던 원대한 꿈을 포기했던 아버지라지만 정상참작 사유로는 어림없다. 박범신의 소설 소금은 가출한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통상적인 관념으로서는 가출한 아버지를 비난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소설을 읽다 보면 그 아버지께 송구스럽고, 죄송하며, 마침내 이해를 넘어 마음에 큰 빚으로 다가오게 만든다. 우리도 또한 어떤 아버지의 자녀이며, 누군가의 아버지가 되어야 할 것이기에

 

작가 박범신은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를 나왔다. 20여 년간 논산과 인근을 배경으로 자라온 그가 이번 장편에서 논산과 강경을 소설의 주 무대로 삼고 있다. 작자 조정래도 여수와 순천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이, 박범신의 소금도 논산과 강경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더불어 한편의 명품을 만들어 낸 느낌이다. 소설을 읽어나가면 꼭 한 번은 논산과 강경, 그리고 서산의 바닷가를 걷고 싶은 충동을 만든다.

 

자가 박범신과 비슷한 커리어를 가진 화자, 논산에서 학교를 다니고, 대학에서 시를 공부하던 30대 후반의 이혼남의 등장으로 소설은 등장한다. 산업화의 시대에 겨우 시를 공부한다는 것은 우리가 모든 성공의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공부를 곧잘 했던 아들이 문학에 빠져있다는 것은 실패나 다름없을 수 있다. 아버지의 모든 기대를 안고, 가족을 일으키라는 소명을 가진 이혼남은 별 볼 일 없는 작가로 등단한 이후, 결혼마저 실패해 다시 고향에 내려온다. 그 이혼남이 우연히 만난 여대생의 가출한 아버지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추리소설만큼이나 구성이 촘촘하고, 단단하다. 가출한 아버지와 아버지를 찾는 여대생, 그리고 화자, 주변인들의 숨은 이야기가 놀라울 정도로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다. 그걸 모두 찾아가다 보면 결국 마음이 멍해지는 아버지를 만난다. 읽는 속도가 초반에는 조금 뻑뻑한 느낌이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질주하게 만드는 김진명의 작품과는 달리, 완곡한 메타세쿼이아 풍경길을 중형 세단에 올라 부드럽게 달려나가는 느낌으로 읽힌다.

 

가출한 아버지는 와이프와 세 딸밖에 모르던 대한민국의 아주 평범한 아버지이다. 딸의 생일을 위해 천만 원짜리 악기를 사주고, 때 되면 호텔로 가족여행을 떠나지만, 실제로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행복을 생산하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본인은 행복을 소비할 수 없는 안타까운 외부인이 되어 버린 것이다. 작가는 이것을 빨대라고 한다. 아버지의 등에 꽂아 빨대를 빤다는 표현은 조금 경박하지만 어쩌면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가출한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움이 잠시 스며들기도 전에 우리는 또 다른 사실에 놀라게 된다. 이렇게 가족들에게 빨대를 꽂혀 소시민이 되어버린 아버지는 자신의 아버지에게도 또한 빨대를 꽂아서 살아왔던 것이다. 자신만을 보면서 모든 기대와 도박 같은 운명을 걸었던 아버지는 큰형과 작은 형에겐 가혹하리만큼 모든 것을 뺏어, 모조리 셋째 아들에게만 몰아주었다. 자신의 빨대를 기꺼이 셋째 아들에게만 바쳤던 것이다. 생산력이 중시되었던 사회에서 공부를 곧잘 했던 셋째 아들이 생산성이 가장 좋았고, 가장의 명운을 걸 수 있었던 존재였던 것이다. 그런 셋째 아들은 다시 한번 누군가의 빨대가 된다.

 

최진기의 정의에서 최진기는 가족이란 가장 합리적인 배분의 원칙을 실행한 구성체라고 했다. 힘이 센 아버지가 돈을 벌고, 아픈 둘째 동생에게 병원비를 준다는 것인데, 사실 꼭 그런 것이 맞느냐는 의문이 든다. 그 분배가 모든 이가 동의한 합리적인 배분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희생을 대가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빠, 엄마, 큰아들, 작은아들, 막내딸로 구성된 가족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막내딸이 아파요, 그럼 누가 약을 먹습니까? 능력 있는 사람이 먹습니까, 필요한 사람이 먹습니까? 필요한 사람, 막내딸이 아프니깐 막내딸이 먹죠, 이게 가족입니다. 가족은 정의를 꿈꾸지 않습니다. 다섯 명 중에서 누가 나가서 일을 합니까? 아빠죠, 아빠가 능력이 있으니깐 일을 하는 겁니다. 가족이라는 건 이미 철저하게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하는 집단입니다. 그래서 가족은 이미 정의가 필요 없는 곳입니다. 정의라는 담론이 주제가 될 수 없는 공간입니다. [최진기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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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듯 없이 살아라, 법정스님 무소유의 실천편 | 인문고전 2016-04-0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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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미니멀 라이프 연구회 저/김윤경 역
샘터 | 2016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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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물건을 갖지 않는' 것이야말로 방을 깨끗하게 하는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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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이란 말을 생각해본다면 '죽을 때 나의 재산을 가족과 주변인에게 나누어 준다'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능동적인 활동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언제, 어떻게 죽는다는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불가능한 가정에서 가능한 명제다. 반대로 생각한다면 어떤 것일까, 내가 죽는 순간, 나는 모든 소유권을 박탈당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죽은 후에는 소유권에 대한 어떤 대항력을 가질 수는 없다. 유언장을 작성해둔다고 해도, 법정 상속권자의 유류분 청구와 상속포기를 통해서 내 유언장의 본질은 거부당할 수 있다. 결국 내가 죽는 순간, 나는 모든 권리를 상실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나의 것이 아닌 것이다.

 

장기적인 경제 불황과 동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영향 탓인지 일본에서 미니멀리스트가 유행하고 있다. 물론 주변 환경이 절대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일본인들은 그들만의 새로운 생활방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소유하지 않는 것, 꼭 필요한 물건만을 소유하는 것, 항상 우리보다 10년을 앞서가는 일본이라서 그런지 뭔가 세련되어 보이고, 굉장히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당장 따라 하고 싶다. 출간된 지 벌써 12년이나 지나버린 법정 스님의 무소유는 까마득히 잊어버린 채.

 

이 책은 '물건을 줄이고 단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글을 쓰는 미니멀 라이프 연구회'에서 펴냈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10명의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형식이다, 중간중간 포함된 사진들은 흡사 모델하우스를 연상시킬 정도로 깔끔하다. 햇살만 가득한 텅 빈 거실 안의 정갈하게 개어놓은 이불, 그리고 티 테이블 하나가 놓인 방은 그 안에서 완연한 재충전을 줄 것 같은 확신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의 일부는 정리정돈을 잘하던 사람들이 아니었다. 정리정돈을 잘하고자 시작해보니, 필요 없는 물건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과감히 꼭 필요한 물건만 소유하게 된 이후는 깔끔한 생활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 "절체절명의 순간에 배낭 속에서 상처 크기에 딱 맞는 반창고, 새 살이 돋게하는 후시딘, 압박붕대, 그리고 마음을 안정시킬 따뜻한 차까지 꺼내어 여자의 환심을 사는 남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그런 환상적인 인물은 아니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그런 모습의 남성상을 꿈꾸고 있었던 것 같다. 내 생활에도 당연히 영향을 끼쳐서 무엇이든지 가지고 있다면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가지고 있다면 언젠가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너무 많은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아즈키 씨는 설령 나중에 다시 사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그때 지불하는 돈보다 물건을 버리지 않고 보관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버린 물건을 나중에 새로 사게 되는 일은 거의 없다."

 

아즈키 씨의 첫 번째 문장보다는 두 번째 문장에서 용기를 얻었다. 버린 물건을 나중에 새로 사게 되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나의 경험을 미루어볼 때, 정말 맞는 말이다. 내가 혹시나 필요할까 걱정했던 것들은 사실 1년이 지나도 다시 필요하지 않다. 꼭 필요한 일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 물건에는 이미 애정이 식었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새로운 브랜드를 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수납 상자를 쓰면 처음에는 물건을 구분해서 정리하다가도 결국은 안에 적당히 물건을 쑤셔 넣고 만다. 그런데도 뚜껑만 닫아두면 겉으로는 깔끔하게 보이기 때문에 안에 든 물건의 존재감을 잊게 된다. 이렇게 수납 상자는 편리하지만 그만큼 위험하다"

 

 

깔끔하고 이쁘장한 수납상자를 보면 구매만 하더라도 나의 공간이 정리될 것만 같다. 하지만 우리 집이 박물관, 도서관이 아닌 이상 수많은 물건들을 수납상자에 넣어 보관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라고 책은 말한다. 자주 꺼내어 쓰고, 찾기 쉽게 다시 수납한다고 하지만 수납상자에 들어간 이상, 우리는 수납상자의 멋진 디자인과 깔끔한 무채색으로 인해 그 안에 들어있는 많은 물건들을 잊어버리게 된다. 책에서는 이 상황을 수납상자의 블랙박스화라고 부른다. ​수납상자도 줄여야 하는 것이다.

요즘 휴대폰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지난 한 달 동안 접속하지 않던 어플들을 모아서 삭제를 권한다. 그 어플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정말 불필요한 어플들이 나의 휴대폰 화면을 가득매웠던 것 같다. 결국 속도를 저하시키고, 전력소비를 많이 하게 해서, 결국 중요한 업무를 할 때에는 느려진 휴대폰 속도에 답답함을 느낀다. 그리고 새 휴대폰을 찾아나선다. 우리의 방안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처음에도 언급했지만, 내가 가진 모든 것의 소유권은 언젠가는 민법에 의해 강제로 박탈당한다. 어차피 내 것이 아닌, 나를 복잡하게만 만드는 것들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깔끔하게 살아가는 것 지금 당장 시작해야겠다.

 

 

 추신,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을 좋아해서, 작년 여름 [지니어스 로사이, 섭지코지]의 전시실에 앉아서 한참 동안 시간을 보낸 일이 있다. 제주도의 현무암과 안도 타다오의 노출 콘크리트의 조화는 그의 건축물에 대한 열정과 자연을 향한 애정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사실 그 전날에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붙임성 좋은 형을 따라서, 제주도 군산 오름에 오른 적이 있다. 오전 일정이 비어있어서 속는 셈치고 따라간 것이다. 제주도 사람들만 찾는다는 군산오름에 올랐더니, 서귀포 앞바다가 한눈에 펼쳐 보여 장관이었다. 360도를 둘러보아도 모두 내 발아래에 제주도가 펼쳐보이는 그 광경은 따라오기 잘했고, 속는 셈 친다는 생각마저 미안하게 만들었다. 아는 사람이 잘 없는 그 군산 오름 정상에도 일제시대에 설치해놓은 10여 개의 동굴과 그들이 박아놓은 대못을 철거했다는 홍보물이 있었다. 한 곳에는 일본의 잔재를 없애려고 노력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일본인 건축가의 건축물을 새로 건축한다는 사실이 모순적이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출간된 지 12년이나 흘러서, 무소유의 삶을 일본인을 통해 다시 주목한다는 사실 또한 비슷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직도 뿌리 깊게 남아있는 일본의 잔재는 사라질 수 없는 것일까?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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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플 때 웃는 사람이 있다 | 범죄수사 2016-03-3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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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대한민국 의료 커넥션

서한기 저
바다출판사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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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 홍보. 환상. 지연, 첨단과학 마케팅. 이 단어는 영화 산업에 관한 키워드가 아니다. 대한민국 의료 산업에 관한 마케팅 전술이다.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생명과도 같은 의료시장에서 이런 전술은 왜 필요한 것일까? 이 책은 20년 가까이 보건 복지분야를 취재해 온 기자가 보건의료분야의 불편한 진실과 그들만의 비밀을 고발하는 내용이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억울한 의료소비자와 2차 피해를 입는 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진실을 알리고, 비양심적인 처방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의 의료진과 공생하는 제약회사, 그리고 식품 의약품 안전청과 보건복지부에 메스를 가하기 위한 책입니다. 모순적이지만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저술지원을 통해 출간된 책이라는 것은 한국 사회의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고혈압은 그 자체가 질병이 아니다. 혈액순환을 그대로 지키려는 인체의 항상성 작용이라고 봐야 마땅하다. 마치 졸리면 하품을 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인구 100만 명당 CT는 37.1대인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2.8대보다 1.6배나 많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MRI도 100만 명당 16대로 OECD 평균 11대보다 1.5배 많았다. 왜 이렇게 우리나라에 고가 의료장비가 많은 걸까?"

 

1995년, 한국 성인 100명 중에 단 3명만이 고혈압 환자였다. 하지만 2011년에는 이르러 성인 100명 당 30명이 고혈압 환자군에 속한다. 이제는 예능프로그램에서도 고혈압을 걱정하고 있다. 정말 서구형의 식습관, 한국인의 나트륨 과다 섭치, 그리고 고령화사회로의 진입만으로 발생한 일인가? (정말 김치는 물에 씻어서 먹어야 하는 것일까?) 전 세계 고혈압 진단의 기준을 정하는 국제학회는 지속적으로 혈압의 정상 범위를 좁혀 왔다. 급기야 2003년 미국에서는 "고혈압 전 단계"를 도입하여 고혈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정상인마저 고혈압 관리 대상에 넣어버렸다.

 

이렇게 폭넓게 진화하는 기준은 고혈압 관련 건강보험 총 진료비의 지속적인 상승을 가져온다. 고혈압 관련 제약회사의 주가는 든든하게 뒷받침되고, 이익의 상당 부분은 리베이트 비용으로 의사와 병원에 흘러들어 간다.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의 호주머니를 털어 제약회사와 의사를 배불리는 형국이다. 우리는 고혈압 약도 처방받고, 건강보험 적자분도 책임지는 한편, 고혈압 약의 부작용에도 시달린다.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다면 진짜 고혈압이 올지도 모른다.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국제학회의 전문위원 11명 중 9명이 제약회사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에게 생소했던 자궁경부암 백신도 마찬가지이다. 자궁경부암 조기 진단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며, 미국에서는 전체 암 발생률의 6%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 때문에 굳이 백신의 효용성의 의심이 많고, 단지 70%만의 예방률을 가지고 있는 불완전한 자궁경부암 백신에 무려 30여만 원의 돈을 지불하고 있다. 고액을 지불하고 평생 안심할 수 있다면 걱정할 것이 없다. 백신 접종 후 예방기간은 길어야 6년에 불과하다. 6년이 지난 후에 성생활을 지속하고 싶다면, 다시 30만 원을 들여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아야 하는 형국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접해온 수많은 백신 중에 가장 큰 돈을 지불하고, 효용성은 가장 낮은 백신인 것이다.

 

정부는 2009년 8월 10일에 '대구ㆍ경북 신서혁신도시'와 '충북 오송생명과학 단지'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각각 조성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2038년까지 30년간 약 5조 6000억 원을 투입해 신약개발 지원센터를 비롯 첨단 의료기기 개발 지원센터, 임상시험센터 등 100만㎡ 규모의 단지를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첨단의료복합단지라는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든든하다. 위에서도 인용하였지만 한국은 선진국보다 훨씬 많은 고가 의료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는 더욱더 많아질 형편이다. 하지만 고가 의료장비를 보유하고 있다고 안심해서는 안된다. 누군가는 그 고가 기계를 써야 하고, 내가 원치 않더라도 나의 선택과는 무관하게 CT와 MRI를 찍어야 한다. 찍지 않는다면 진단을 받을 수조차 없고, CT와 MRI 촬영 없이 치료를 한다고 해도 치료가 잘못될 수 있다는 의사의 협박에 시달린다. 그래서 MRI를 찍기로 결심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의 결정으로 건강보험 재정적자에 일조하는 것이다.

 

책은 병에 대한 공포, 약효에 대한 과장, 치료에 대한 환상, 불량약품에 대한 퇴출 지연 등을 주제로 하여 우리가 알기 쉽게 부조리한 의료현실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보건복지부 고위공직자의 로펌행, 국립대 병원의 비양심적 행정, 그리고 광우병과 한미 FTA에 있었던 비밀까지 의료에 관해 문외한이 나조차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다.

 

『건강보험정책 연구원의 ‘주요국 건강보험 재정수입구조 변화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재정지출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구노령화에 따른 만성질환의 증가,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의료 서비스 수요 증가, 기술발전에 따른 고가의 신의료기술 확대,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 등의 영향이다. 그렇지만, 경제침체 따른 경기둔화와 저출산에 따른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 등으로 건보료 수입은 장기적으로 계속 감소해 건강보험 장기 재정은 불균형 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아시아투데이 2016. 3. 5.」』

 

[건강보험 재정 흑자, 고령화로 적자 전환 우려]라는 제목의 2016년 3월 5일 기사이다. 고령화사회에 이르러 건강보험 재정은 적자 전환이 우려된다는 보고서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의료 커넥션]을 다 읽고 난다면, 당신의 생각은 바뀔 것이다. 건강 보험은 지금 현재도 황당하기 그지없는 이유로 낭비되고 있다. 우리의 건강과는 무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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