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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밍버드 | yes24 서평단 리뷰 2021-11-2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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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허밍버드

산드로 베로네시 저/김지우 역
자유의길 | 2021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인간의 강인함과 사랑의 강력한 힘을 보여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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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스트레가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작가 산드로 베로네시는 현재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라고 한다. 이 <허밍버드>는 산드로 베로네시에게 두 번째 스트레가 상을 안긴 작품이다. 허밍버드는 1초에 70번의 날개짓을 하는 새로 이 제목을 통해 부단히 노력하는 인물의 이야기라 추측하며 책을 펼쳐보았다.

 

안과 의사 마르코 카레라는 어느 날 아내 마리나 몰리토의 정신과 상담의 카라도리가 병원으로 찾아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카라도리는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타인에게 말하지 않아야 함을 알면서도 마리나가 마르코의 외도를 눈치채고 위험한 일을 벌이려 한다는 경고를 해주러 왔다고 밝힌다. 마르코는 첫사랑 루이사 라테스와 우연히 재회한 후 육체적인 관계를 맺지는 않지만 그녀와 이루지 못했던 사랑을 마음속에 점점 더 키워나가고 있던 상황이었다. 마르코의 아내는 결혼 초기부터 끊임없이 외도를 하고 결국 혼외 임신까지 하지만 이 결혼의 파탄 원인을 마르코에게 돌리며 그에게 아주 모욕적인 이혼을 안겨주고 딸 아델라도 데려간다.

 

마르코의 주변 인물인 어머니와 누나, 부인, 루이사가 모두 정신과 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지기보다는 사람들이 의사들의 말에 조정 당하는 것 같다는 부정적인 생각에 그는 같은 의사지만 정신과 상담을 신뢰하기보다는 불신이 컸었다. 하지만 그가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는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발생한다. 딸 아델레가 세 살 때부터 자신의 등에 긴 줄이 달려 있다는 인지장애 증상이 나타나 결국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된다. 아이가 말하는 줄은 아버지와 연결된 줄이라는 의사의 견해로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마르코는 아내가 딸에게 해줘야 하는 역할까지 다 맡아 많은 시간을 딸과 보내며 딸의 이런 인지장애는 어느 순간 감쪽같이 사라진다. 이혼 후 엄마와 지내던 딸이 다시 이 증상이 나타나 결국 마르코가 아델라를 돌보며 이 증상은 사라지게 된다.

 

루이스와의 사랑도 결혼 생활도 순탄하지 못했던 마르코의 불행은 어쩌면 어린 시절 화목하지 못했던 부모님의 자식으로 때어난 순간부터였을지 모른다. 불안정한 상태의 누나 이레네의 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떨치지 못했던 마르코는 딸을 홀로 돌보면서 차례로 암진단을 받은 아버지, 어머니를 돌보고 이들을 또 떠나보낸다. 딸 아델레가 임신을 하고 홀로 출산을 결심하며 마르코는 손녀 미라이진(미래 인간 혹은 신인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의 할아버지이자 아버지의 역할도 맡으며 행복한 나날들을 보낸다. 끝이 날 것 같았던 그의 불행은 아델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정점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손녀 미라이진을 돌보아야 한다는 책임감에 죽음을 선택할 수도 없던 그는 아내 때문에 알게 되었던 정신과 의사 카라도리의 도움으로 손녀 때문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충고로 자신이 좋아하던 테니스를 다시 시작하며 차츰 안정을 찾아간다.

 

미라이진은 이름이 가진 의미를 실현하듯 무엇이든 다 비범하게 해내는 특별한 아이로 성장한다. 이 범상치 않은 미라이진은 분명 인류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마르코의 바램과 함께 암에 걸린 마르코는 안락사를 선택하며 주변 인물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어 순차적으로 사건들이 나열되지 않기에 결코 쉽게 읽히지 않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어느 순간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에 몰입되어 마르코가 이 불행들을 어떻게 이겨나갈지 궁금해 책에서 손을 뗄 수 없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또래에 비해 너무 작았던 그를 귀엽다는 의미에서 벌새라고 불렀지만 그는 결코 작은 사람이 아니었다. 마르코는 비상을 위해서도 추락을 위해서도 아닌 지금 그 자리에 머물기 위해 부단히도 애쓴 벌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현재의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았고, 슬픔과 고통 속에서만 살아가지 않았으며, 현재에 충실하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었다. 어떤 순간에는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그는 결국 자신의 의지로 다시 바른길을 선택한다. 이는 그의 능동적인 선택과 강한 회복력을 보여준다. 그의 주변에 인물들은 하나같이 평범하지 못했고 그런 그가 어쩌면 가장 평범에 가까운 인물인 것 같았지만 그가 겪은 일련의 불행과 고통을 이겨내는 모습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책의 결말 부분의 신인류 미라이진의 이야기가 다소 이 책의 색과 다른 이미지를 뿜어내 당황스러웠는데 역자의 말을 읽고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었다. 평소 다양한 이슈에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회 참여적 작가이기에 그가 가진 인류에 대한 희망과 열정을 이 부분에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이 책은 고통을 이겨낸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고 인류애까지 담은 희망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나에겐 이탈리아의 문학도 접할 수 있었던 흥미로운 책이었다.

 

 

*yes24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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