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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리뷰입니다. | 서평 2022-09-29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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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비딕

허먼 멜빌 저/레이먼드 비숍 그림/이종인 역
현대지성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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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 클래식 44권으로 최근에 출간된 허먼 멜빌(1819-1891)의 [모비 딕]은

국내 최초 레이먼드 비숍의 목판화 일러스트를 수록한 완역본이다.

 

 

이 소설은 '나를 이슈메일(창세기에 나오는 인물,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의 종인

하갈 사이에서 태어난 서자. 아브라함의 장자로 태어났지만 사라의 미움을 받고 광야로

쫓겨남: 역자 해제 참조)이라고 불러다오'라는 첫문장으로 시작된다.

 

 

이슈메일은 상선 선원으로 여러 차례 바다에 나가보았지만 포경선에 발을 디딘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일반 선원으로... 그가 고래잡이 항해에 나선 것은 틀림없이

신의 섭리를 따라 아주 오래전에 예정된 원대한 계획의 일부일 것이다.

머나먼 것들을 끊임없이 동경하고 갈망하는 사람인 이슈메일은 무엇보다도 거대한

고래 자체의 거부할 수 없는 매혹에 빠져 고래잡이 항해에 기꺼이 발을 딛게 된 것이다.

 

 

고래잡이는 원래 뉴베드퍼드에 머물다가 항해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슈메일은 낸터킷에서 떠나는 배가 아니면 타지 않겠다고 마음 먹는다.

뉴베드퍼드가 점점 포경업을 독점하게 되었지만 낸터킷이야말로 뉴베드퍼드의 원형이며

포경의 시작이었기 때문이다.

 

 

이슈메일이 낸터킷섬의 항구로 떠나기 전 뉴베드퍼드에서는 '요나'라고 불리는 노인이 운영

하는 물보라 여관에서 묵게 된다. 그런데 투숙객이 이미 꽉찬 여관에서 요나는 신성한 안식일이

될 때까지 토요일 밤 내내 거리를 돌아다니며 이교도의 해골을 파는 식인종 같은 작살잡이와

같은 침상을 써야 한다고 하는데...

하지만 얼굴을 비롯하여 온몸이 문신으로 가득한 퀴케그와는 하룻밤을 보낸 다음부터는

둘도 없는 절친이 된다. 첫인상은 위압적일지 몰라도 단순하면서도 차분하고 침착한

야만인인 그에게서는 소크라테스의 지혜가 보이는 듯도 하다.

 

 

기독교인인 이슈메일과 순박한 이교도인 퀴케그는 다정하게 담배를 나눠피며 퀴케그가

'결혼한 사이' (퀴케그의 고향에서는 그 말은 절친한 친구가 되었고 나늘 위해 기꺼이 죽겠다는

뜻)라고 말할 정도의 절친이 된다.

 

 

한편 퀴케그는 어느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코코보코라는 섬의 대족장, 즉 왕의 아들로 태어

났지만, 기독교 세계로 가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그 섬에 잠시 정박했던 배의 선장을 설득해

간신히 고래잡이, 즉 작살잡이가 된 것이었다. 퀴케그에게는 자신의 동족이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나아가 지금보다 더 나은 존재로 만드는 방법을 기독교도인들에게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으나, 고래잡이로 일하면서 기독교도인들도 비열하고 사악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되면서 그냥 이교도로 살다가 죽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슈메일과 퀴케그는 당장의 목표가 일치한다. 퀴케그는 작살잡이로 다시 바다에 나갈 계획

이며, 이슈메일도 고래잡이에게 가장 유망한 항구인 낸터킷에서 포경선을 타고 모험을 즐길

계획인 것이다.

 

 

이 둘은 작은 모스호를 타고 낸터킷에 도착하여 물보라 여관 주인의 친척인 호지아 허시가

운영하는 트라이 포츠 여관에 묵기로 한다.

하지만 왠지 불길한 기분이다. 이슈메일이 처음으로 도착한 고래잡이 항구에서 머문 여관집

주인 이름도 코핀(관)이었는데, 고래잡이 예배당에서는 추모 석판이 잔뜩 보이더니 여기에서는

낡은 현관 앞에 세워진 낡은 중간 돛대가 마치 교수대를 연상시키는 것이다.

이 물건들과 막연한 불안감은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는 완곡한 암시인가? 라고 이슈메일은

생각한다.

 

 

게다가 이슈메일이 퀴케그와 함께 타려는 배를 고르기 위해 알아보니, 곧 떠날 예정인 배들의

이름은 데빌댐호(악마의 어머니라는 뜻), 티트비트호(맛 좋은 고기 한 점이라는 뜻), 피쿼드호

(피쿼드는 몰살당한 인디언의 부족의 이름이며, 피쿼드호가 악마같은 고래에 들이받혀 침몰하고

선원들이 모두 고기밥이 된다는 암시를 해줌: 역자 주 참조)이다.

 

 

유물같이 낡은 배인 피쿼드호에 승선하기로 결정한 이슈메일은 먼저 선원 계약을 맺고, 퀴커드를

데려와 작살잡이로 추천하여 각각의 배당을 약속받는 계약을 맺게 되는데...

 

 

하지만 이 배의 항해 선장인 에이해브(선장의 홀어머니가 지은 이름으로, 성경에서는 아합으로

표기되며 사악한 왕, 그가 죽었을 때 개들이 그의 피를 핥지 않았냐고 이슈메일이 반문함. 펠레그

선장에 의하면 티스티그라는 인디언 노파가 말하길 그 이름이 장차 에이해브의 운명을 예언한다고

하지만 펠레그는 그 노파의 말을 믿지 않음)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대학도 나왔고 식인종들과도

지냈으며, 날카롭고 확실한 작살 솜씨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입이 거칠기는 해도 좋은 사람이다.

지난 번 항해에서 고래한테 한 쪽 다리를 뜯기고 나서 아주 침울하고 사납게 변했지만 인간미가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렇게 이슈메일과 퀴커드는 에이해브 선장이 이끄는 포경선에 타게 되는데...

 

 

 

역자 해제에서, [모비 딕]은 [성경]과 그리스 신화에서 인명과 신화들을 다수 차용하고 있다고 한다.

첫 문장에서 등장하는 인물인 이슈메일에서 이미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소설에서 궁극적으로 추적하는 흰 고래 모비 딕은 한 가지로만 해석되는 절대적 존재가 아니라

종교, 신화, 사회, 심리, 철학적 측면에서 각각 신, 괴물, 노예제, 트라우마, 존재의 신비로 해석하고 있다.

 

 

소설의 앞 부분에 수록된 [모비 딕]의 이해를 돕는 당시의 판화들 몇 점과 이야기 중간 중간에 수록되어

있는 목판화 일러스트, 그리고 표지그림에서도 이 소설의 장엄함을 느낄 수가 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쓴 글입니다.

 

 

#모비딕 #허먼멜빌 #레이먼드비숍 #이종인 #현대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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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을 걷는 시간] 리뷰입니다. | 서평 2022-09-1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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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월성을 걷는 시간

김별아 저
해냄 | 202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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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을 걷는 시간]은 [미실], [탄실], [논개] 등의 소설을 발표하신 김별아 작가님이

신라의 천년 왕성인 월성(月城)에 대해 쓰신 기록이다.

 

월성은 파사이사금 때인 101년부터 신라가 멸망한 935년까지 834년 동안 신라의

궁성이었다. 경주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첨성대, 불국사, 석굴암은 알아도

월성은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실제로 천년이 넘도록 궁성의 흔적조차

없이 완벽한 폐허로 방치되어 있었던 것을 이 책을 통해 작가님은 월성의 시간들을

남은 문헌과 현재까지의 발굴조사 그리고 상상력을 통해 조각과 조각을 이어 전체를

그려내고자 하셨다고 한다.

 

토탈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천년을 잠들어 있던 도시 편에서는 월성과 신라의 명명 유래, 그리고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에서 보여지는 월성의 모습과 문학 작품 속에서의

월성을 이야기한다.

"덕업일신 망라사방 (德業日新 罔羅四方)!"

지증왕이 '덕업이 날로 새로워져 사방을 망라한다'는 의미로 국호를 '신라'로 정한 것이

그 유래라고 한다. 신라의 수도 서라벌은 계획 도시로, 왕성으로부터 일직선 대로와

격자형의 택지 조성으로 완벽하게 아름답고 정교하게 뻗어나가 있었다는 사실 또한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월성은 말 그대로 성의 모양새가 초승달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한 왕조가 1,000년 가까이 이어지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흔치 않은 일인데

우리는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통해 신라의 흥망성쇠와 권력의 각축장이 되었던

'황금의 나라'를 건설한 신라의 역사를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연의 [삼국유사]와 김대문의 [화랑세기]를 통해 신비와 이적이 난무하는

고대 판타지 세계를 만날 수가 있다. 왕들은 알에서 태어나고, 용이 뱀보다 더 자주

출몰하며, 귀신들은 수시로 인간과 통한다.

 

<2장> 시간을 더듬어 만난 삶의 흔적_월성 안의 이야기 편에서는 월성의 미스터리,

인신 공희 의식을 고고학적으로 풀어나가고, 월성 해자에서 발굴된 신라 시대의 토우를

통해 이방인을 향한 신라인의 포용과 높은 자존감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깔끔쟁이 신라인의 수세식 화장실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인간의 역사는 곧 화장실의 역사다."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말이라고 한다. 그런데 동궁과 월지의 화장실이 변기와

배수 시설을 고루 갖춘 수세식 화장실로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3장> 신라, 무엇을 꿈꾸었던가_월성 밖의 이야기 편에서는 불국사에서 석굴암,

1238년 몽골의 침략으로 폐허가 된 황룡사지와 신라 문무왕이 창건하기 시작하고

신문왕이 완성한 감은사지 등을 탐방하고 역사 속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장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신라의 월성과 관련한 역사 속 진실과 판타지, 신화, 전설 등을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유적지와 유물들의 사진과 문학 작품 또한 소개해 주고 있어

읽는데 시간 가는지 모르게 재미있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월성을걷는시간 #김별아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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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샵] 리뷰입니다. | 서평 2022-09-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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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북샵

피넬로피 피츠제럴드 저/정회성 역
북포레스트 | 202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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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샵]은 피넬로피 피츠제럴드 작가님이 1978년 발표하신 소설로,

출간한 당시 처음에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점차 평론가들의

이목을 끌었고 마침내 영국 최고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고 한다. (옮긴이의 말 참조)

 

소설의 시작은 1959년, 굴 창고가 딸린 바닷가의 낡은 건물 올드하우스를 사들여

하드버러 최초로 서점을 열어야 할지 말지 고민하는 플로렌스 그린 부인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남편의 얼마되지 않는 유산으로 8년 넘게 하드버러에 살고

있는 플로렌스는 상냥한 성격으로 아담한 키에 말랐지만 강단있어 보이는 외모의

여성이다.

 

1959년의 하드버러에는 영화관이나 세탁소는 물론이고 변변한 식당 하나 없는 곳인데

젊은 미망인 플로렌스가 서점을 열면 과연 영업을 잘해낼 수 있을 것인가?

 

당시 하드버러는 자영업을 하려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였고 소규모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비즈니스 교육과정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게다가 이웃집의

사정을 서로 서로 속속들이 알고 있고 쉽게 소문이 퍼지는 작은 마을인 하드버러에서는

서점 오픈에 대해서 그다지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한편 폴터가이스트에다 습기와 해결되지 않는 지하실 배수 문제까지 더해진 탓에

올드하우스는 매매도 쉽지 않은 터였다.

 

그런데 플로렌스의 서점 오픈 계획을 들은 마을의 유지인 가맛장군의 부인은 그녀를

파티에 초대하고 올드하우스가 서점 오픈에 적합하지 않은 이유들을 말하며 곧 문을

닫을 예정인 데븐의 생선가게를 인수하여 서점을 오픈 하라고 조언한다.

 

가맛 부인은 유서깊은 건물인 올드하우스를 리모델링해서 예술 센터로 삼으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플로렌스는 마을 주민들과 얽힌 관계속에서도 당당히 올드하우스에 서점을 열고 몇몇

이웃들의 지지와 도움, 그리고 크리스틴이라는 어린 아르바이트생과 협력하여 순조롭게

서점 운영을 해 나가지만...

 

가맛부인을 중심으로 한 주위의 압력과 새로운 법 제정을 통한 조치들로 점점 그녀의

서점 운영을 조여오기 시작한다.

 

게다가 하드버러 최초로 공동도서관이 들어서는데... 이 또한 주 의회에 압력을 넣은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다.

 

플로렌스를 돕고 싶어하는 지지자인 명문가의 후손인 브런디시 씨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그와 그녀는 위기와 시련을 겪는다.

 

지금의 현대사회에서 당시의 시대적 정서를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잔잔하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의 [북샵]은 잠시 현대의 이곳과 다른 이색적인 공간으로 시간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드는 소설이었다.

 

피넬로피 피츠제럴드 작가님은 2008년 <타임스>의 '1945년 이후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

50인'에 선정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작가 소개 참조)

 

**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북샵 #피넬로피피츠제럴드 #북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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