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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로운 식탁 - 윤지로 | 기본 카테고리 2022-05-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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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탄소로운 식탁

윤지로 저
세종서적 | 2022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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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을 지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동물권 보호에서 비롯되었다. 처음 읽었던 채식 관련 책에서는 가축으로 태어나, 고기로 길러지고, 음식이 되어 죽는 동물에 대해서 주로 다루었다. 동물권만을 두고 봐도 육식 소비는 지양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비건 관련 책이 동물권만 외치는 외골수는 아니기에, 그리고 동물권을 말할 때 환경을 말하는 것은 필연적이기에 환경 문제도 충분히 다뤄주었다. 결국 육식 소비 지양은 환경적, 경제적, 건강면에서도 당연히 이로운 일이었다. 바꿔 말하면 육식 소비가 동물, 환경, 경제, 건강에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소리고, 비로소 육식 소비가 인간에게 좋지 못하다는 사실은 알겠다.

 

그런데 그게 어떤 식으로 좋지 못한 지까지는 가닿지 못했다. 대강은 알고 있었다. 소가 내뿜는 트림에서 탄소가 배출되고, 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며, 지구온난화는 지구에 좋지 못하다. 이 어디 초등학생보다도 못한 설명인가. 이 책은 나같이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지만, 문제점의 근본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환경 기자답게 윤지로 저자는 철저한 자료조사와 발로 뛰는 현장조사로 책을 꾸렸다.

한국인의 1인당 육류 소비량도 1980년 11.3kg에서 약 40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기간에 1.5배가량 증가했다. 생산효율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가축의 비대화가 진행됐고, 몸집이 불어난 소는 전보다 더 많은 메탄 트림을 뱉는다. 과거 논밭에 뿌리던 가축의 똥오줌은 민원으로 엄두도 못 낼 일이고, 땅은 이미 화학비료로 영양 과잉이 돼버려 맘 놓고 거름을 줄 수도 없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농지는 계속 줄고 있다. 수천만 년 동안 지구의 허파였던 아마존 밀림은 반세기 만에 73만㎢(한국의 7배, 미국 본토에서 제일 큰 텍사스주보다 넓은)가 잘려나갔는데, 사람이 먹을 고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다.

 

탄소로 버무려져 차려진 우리의 식탁을 이제부터 '탄소로운 식탁'이라고 명명하자. 식탁 위를 채우는 음식들은 어디서, 어떤 경위로 탄소에 쪄들어 우리의 '탄소로운 식탁' 위에까지 올라왔을까. 식탁 위를 떠올려보자. 한국인의 밥상이라면 김치와 쌀밥은 반드시 있겠고, 없으면 허전한 고기반찬과 곁가지의 나물 반찬, 국이나 찌개도 빠질 수 없다. 매일 9첩 밥상을 차려먹지는 않겠지만 다들 쌀밥에 두어 가지 반찬을 갖춘 식사를 할 테다.

 

그렇다면 먼저 식탁 위의 고기부터 살펴보자. 이제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육식 소비는 많은 사람들을 채식의 길로 인도했다. 이는 사람들이 고기가 탄소로운 식탁을 이루는 주범임을 알아차렸다는 것을 뜻한다. 고기가 어떻게 탄소 발생의 주범이 되었을까. 고기를 만드는 시스템이 탄소를 만들어 내는 과정과 수치는 책이 잘 설명하고 있다. 객관적 자료도 잘 이해하지 못한 내가 써봤자 옮겨 적는 꼴밖에 되지 않으니 이해한 만큼만 써보자면, 가축이 배출하는 똥오줌, 가스는 메탄을 발생하고, 메탄은 지구의 온도를 높인다. 정확히 말하면 지구를 덥히는 온실가스 중에 메탄이, 이산화탄소, 아산화질소와 함께 대표주자로 꼽히는 것이다.

식단에서 고기의 비중을 줄이자. '기후변화가 소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과장이지만, '육식을 줄이면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다'라는 사실이다. 2022년 4월 IPCC는 기후변화 완화에 관한 보고서를 내놨는데, 붉은 고기를 최대한 줄이고 견과류, 통곡물 위주의 식사를 하면 한 사람이 연간 최대 2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인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3t쯤 되는데 식단만 바꿔도 15%를 줄일 수 있단 뜻이다.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에 앞서 가축을 기르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무분별한 벌목을 원인으로 내세울 수 있다.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나무를 없애고 그 자리에 메탄을 뿜는 가축을 기르는 것이다. 벌목이라는 원인에 앞서 육식 소비의 증가를 원인으로 다시 내세울 수 있다. 원인과 원인이 서로 잡고 잡히는 무한대 꼬리잡기 굴레에 빠진 것이다. 가축을 단시간에 살찌우기 위해 다량의 사료와 영양분을 투입하는 것, 도축 상태로 수입과 수출을 하기 위해 냉장 냉동 시스템을 가동하며 에너지를 발생하는 등 또한 탄소를 만들어내는 부수적 요인이다.

 

탄소 배출 문제에 제일 심각한 고기만 없으면 되지 않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라는 소리다. 채소를 기르는 데에도, 생선을 기르는 데에도, 심지어 대체육을 만드는 데에도 방대한 에너지가 들고 엄청난 탄소를 만들어 내고 있다. 고기? 알겠어, 덜먹을게! 생선? 힘들지만 줄여볼게. 채소? 대체육? 도대체 어쩌라고?라고 탄식하는 순간에 저자도 나의 마음을 읽었는지 다 같이 대책을 세우자고 도닥이기 시작했다.

 

이런 이야기가 패턴처럼 반복됐다는 걸 눈치챘을 것이다. 앞서 가축 편에서는 사료를 과도하게 먹여 야생이었다면 어린 동물을 뚱뚱한 성인 크기로 비대화시켰고, 경종농업에서도 비료나 가온의 힘을 빌려 농작물을 촉성재배했다. 빨리빨리 키워서 빨리빨리 공급하면, 농민이나 어민은 빨리빨리 돈을 벌어 좋고, 소비자는 빨리빨리 많이많이 먹을 수 있어 좋다. 문제는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채식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물며 채소도 기르는데 탄소가 발생하는 마당에 도대체 어쩌라고 싶었다. 최고의 방법은 없지만 최선의 방법은 있었다. 각자 놓인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개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제껏 편했던 생활을 계속 누리고자 한다면 환경은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질 테다. 갈수록 악화되는 환경의 속도에 제어를 걸기 위해 손수건과 텀블러를 들고 다니고, 생리컵과 면생리대를 사용한다. 불필요하게 켜져 있는 전등을 끄고, 물은 받아서 쓰며, 육식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만큼의 노력을 하는 사람은 아마 많을 것이다.

 

그런데도 개인의 노력이 환경 개선에 미비한 이유는 정말 미비하기 때문이다. 개인 한 명이 아무리 노력한들 기업 한 개의 노력에 비할 수가 있을까. 그러니까 책에서 말했듯이 언제까지고 개인만 열심히 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그 범주를 벗어났다. 이제 기업과 정부가 합심하여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때다. 농부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도 수확물을 재배하도록, 가축업자는 가축으로부터 나오는 부산물을 재생에너지로 만들도록, 정부는 친환경 정책에 기꺼이 투자하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편의를 누려왔다. 먹고 싶을 때 먹었고, 버리고 싶으면 거리낌 없이 버렸다. 보릿고개를 겪었던 세대도 아닌 터라 살면서 한 번도 부족함을 겪어보지 못한 현 세대는 머지않아 지금 누리던 것들을 간절히 바라야 할 때가 올 것이다. 이제까지 영위했던 '탄소로운 식탁'의 편의를 멈추고, '탄소low 식탁'을 만들어야 할 때다.

 

인간은 자연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할 때가 많다. '만물의 영장'이란 표현만 봐도 그렇다. 인간은 모든 존재의 위에 있으며, 욕심이 지나쳐 지구를 아프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지구의 미래'를 위해 온실가스를 감축하자고 말한다. 착각이다. 기후변화로 위기를 맞는 건 지구가 아니라 우리다. 지구는 불구덩이처럼 뜨거울 때도, 얼음처럼 차가울 때도 끄떡없었다.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나무가 산소를 공급하는 건 바다와 나무 입장에선 인간과 아무 상관 없는 일이다. 그저 그렇게 생겨서 그렇게 할 뿐이다. 그러니 지구를 죽이고 살린다는 거만한 표현은 넣어두고 이렇게 말하자. 우리는 자살골을 넣고 있다고.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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