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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여름 별장에서 함께하다 | 기본 카테고리 2021-08-0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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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마쓰이에 마사시 저/김춘미 역
비채 | 2016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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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여름 별장의 새벽, 문을 여닫는 울림이 조심스럽게 서고까지 전달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몹시 정적일 것 같다는 예감과 함께 지루하지 않을까하는 염려도 들었다. 그러나 주인공 ‘사카니시 도오루’가 무라이 건축사무소에 합격하면서 국립현대 도서관 프로젝트를 위해 여름 별장에 가서 지내는 일상 같은 이야기 속으로 나는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그리고 소설이라기보다 건축사무소 신입사원의 일기 같은 이 텍스트를 읽으면서 나는 ‘그래, 이맛이야!’를 마음속으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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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개가 빠르고 가독성이 높은 소설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작가 ‘마쓰이에 마사시’의 스타일이 내 취향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 작가가 등장인물과 사물, 어떤 상황들을 묘사로 자세히 그려낸 것이 내 머릿 속에 3차원으로 바로바로 나타나는 것을 실감하며 짜릿했다. 뿐만아니라 그의 텍스트는 나의 오감을 일깨웠다. 청각 위주의 서술이 주가 된 설계실의 분위기(p.103~104)를 ‘너무 조용하지 않은 고요함이 좋았다’고 표현했는데, 나는 이 문장이 소설 전체 스타일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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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실로 돌아가자 우치다 씨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개인적인 대화가 적고 숨이 답답할 만큼 조용한 기타아오야마 사무소 공기는 유리창을 열어젖힌 여름 별장에서 새와 벌레 울음소리, 잎사귀 스치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예초기 엔진 소리 등에 섞여 느긋하고 편안한 공기로 바뀐다. 나는 이 너무 조용하지 않은 고요함이 좋았다. 우치다씨 목소리도 큰 상수리나무 부근에서 들려오는 매미 소리에 겹쳐서 아마 나한테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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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적 배경이 1980년대 초반이고 공간은 산골 어느 별장이라서 휴대폰이나 SNS가 주는 소음이 없기 때문에 이 소설이 더욱 조용하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작가의 디테일한 서술에 집중할 수 있다. 나는 사카니시와 마리코가 장 보러 갔다가 마리코의 별장에 잠시 들렀던, 마치 데이트 같았던 그 부분이 좋았다. 둘의 시간 속에 나도 함께 한 것 같았다. 결정적 이유는 음악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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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에서 흐르던 ‘테디 펜더그래스’의 음악을 찾아 틀었다. ‘괴롭다느니 슬프다느니 해도 선율은 달콤하고, 애절하고, 어디까지나 가볍’다고 한 그 음악을 같이 들으며 마리코의 별장으로 같이 들어갔다.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2번을 턴테이블에 올리기 전까지 조금은 부웅 뜬 것 같은 그의 목소리는 계속 흘렀다. 탄노이 스피커로 ‘클리퍼드 커즌’의 연주는 아니지만 나도 유튜브에서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2번’을 검색했다. 상위에 뜨는 영상을 플레이해 두고 다시 텍스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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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니시의 탐조회 이야기에서 호반새가 등장했다. 호반새가 어떻게 생겼는지 찾아보려고 휴대폰을 들었는데 심쿵하고 말았다. 플레이 눌렀던 영상은 내 최애 지휘자 ‘클라우디오아바도’였다. 77년 빈필과 협연한 마우리치오 폴리니 연주였다. 둘 다 리즈시절이었다.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이지만 아바도의 리즈 시절 연주 영상은 검색이 잘 되지 않는데 내 입장에선 신상을 득템한 것 같아 기분이 넘 좋아져서 홀린 듯 아바도만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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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는 피아노 협주곡 2번을 1881년 여름에 완성했고 호반새도 여름 철새! 작가는 여름날 별장에서의 시간들에 어울리는 이런 것들을 적재적소에 맞게 집어넣은 것일까? 우연의 일치일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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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이 선생이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사무실에서 일했다는 것으로 상정한 것부터, 우드랜드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스웨덴의 ‘숲의 묘지’를 설계한 아스플룬트의 인생전반과 화장장에 대한 이야기까지 건축 관련된 이야기는 소설이 아니라 다큐같았다. 무라이 선생의 건축철학에 대한 내용은 내가 직접 주택을 직접 지어봤기 때문에 크게 고개 끄덕이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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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니시는 정반대 스타일로 보이는 마리코와 유키코 중 누구와 사귀게 될까? 과연 남은 분량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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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그어놓은 문장들이 많은데 몇 개만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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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별장에서 지내는 동안, 여닫이가 나쁜 문짝 같던 내 행동거지가 조금씩 덜컹거림이 줄어들면서 레일 위를 매끄럽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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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을 갖지 않은 건축가가 그 경험과 기술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교회에는 기도와도 같은 것이 형태가 되어 나타나 있었다. 그 형태는 여기에 모이는 사람들을 내부로부터 진정시키고, 혹은 격려하고 움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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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씨는 이미 전체 도면을 다 그렸다. 균질한 연필선이 트레이싱페이퍼 위를 달리고 있다. 청사진이 되어도 우치다 씨가 그린 연필선의 아름다움은 확고하게 뉘앙스를 남기고 있다. 이런 선을 그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여자도 능숙하게 대할 거라고 생각했다. 섬세하면서도 속도와 결단력이 있다. 내가 만일 여자라면 이 연필 한 줄에서 우치다 씨의 손가락 움직임까지 떠올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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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손을 보신 것은 우치다 씨 디자인을 좀더 세련되게 연마하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좀더 투박하게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닌가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실제로 완성된 것을 보면 원안보다 좀더 합리적이고 쓰기 좋은 형태가 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신경이 구석구석 미친다는 것과 신경질적인 것이 어떻게 다른가, 선생님이 덧붙인 선에 그 대답이 보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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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문장을 읽으면서 이것은 거의 명상이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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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일을 하는 동안은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눈앞에 있는 것을 보고 그저 손만 움직인다. 등에 태양을 느끼면서 숨을 쉬고 숨을 토하는 것을 내 귀가 듣고 있다. 일군 밭의 수확물에서 흙내가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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