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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음 한 편

박혜란 저
SISO | 2021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무엇이 나를 살게하는지, 위로와 도전을 준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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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좋아하는 나에게 조금은 특별한 시집이 찾아왔다. 두 아이를 키우며 매일매일 시를 써 내려간 엄마의 이야기.

짧은 시 속에 담긴 작가의 인생이 나의 이야기와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책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묻는다. 무엇이 당신을 살게 합니까? 나를 살게 하는 무엇이라..

그렇다면 저자를 살게 하는 무엇은 어떤 것일까? 그것이 궁금해졌다.

 

 

 

좋겠다

 

바다가 초콜릿이면 좋겠다.

구름이 크림빵이면 좋겠다.

공부가 과자이면 좋겠고

꿈이 껌이면 좋겠다.

네가 아이스크림이면 좋겠고

내가 딸기 우유면 좋겠다.

 

사는 게 맛있으면 좋겠다.

인생살이 단맛만 있으면 좋겠다.

 

나 노릇, 너 노릇, 이런 노릇, 저런 노릇

사람 노릇 하기가 냉수 한 잔이면 좋겠다.

 

 

사는 게 맛있으면 좋겠다. 인생살이 단맛만 있으면 좋겠다.

누구나 하는 생각이지만 때로는 조금 쓴 아메리카노도 아주 쓴 한약도 먹으며 살아가야 하는 게 인생이니까.

단맛만 있으면 조금 재미없으니까, 쓴맛도 먹어줘야 하는가 보다.

 

 

 

아이에게

 

사랑하는 아이야.

 

엄마를 닮으렴.

엄마를 닮지 말렴.

 

많이 웃으렴.

또 많이 우리렴.

 

넘어지면 일어서지 않아도 돼.

자꾸 씩 식해야 한다니까 마음을 숨기는 거야.

 

아프면 아픈 채로

엄살도 부리고 떼도 쓰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일어나 있더라.

 

그러니 인생의 모든 순간을

꼭꼭 씹으며 살아가렴.

 

내가 뭐라고

나도 늘 마음 다치며 휘청휘청 사는데

 

자식이 뭐라고

너에게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우는 건 네가 나보다 나은데.

 

 

아이들의 나이가 한두 살 많이 지면서 조금 더 생각이 깊어지는 것 같다.

나도 늘 마음 다치며 휘청휘청 살지만 너희는 조금만 다치고 덜 휘청휘청 살았으면 하는 마음, 그게 엄마 마음이겠지..

 

 

 

갓 샷

 

고요한 아침에 잔잔한 커피도 좋지만

부스 한 아침에 커피 한 잔으로 억지 정신 차릴 때

"엄마" 하고 달려오는 아이들 미소

"엄마, 힘내" 어깨 주무르는 솜방망이 안마

"엄마, 사랑해" 하는 명랑한 고백

 

그 커피가 꿀맛이다.

인생 시름 잊는 맛.

세상 걱정 잊는 맛.

 

 

오늘 첫째가 갑자기 설거지를 하겠단다. 왜?라고 물었더니 담임선생님이" 내가 젊었을 때 효도하지 않으면 늙으면 내가 고생이래"라고 말했다고 하면서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라면서 자기는 고생하기 싫다고 지금 엄마를 열심히 도와주고 싶단다. 맞는 말인데 저 말을 아들 입을 통해서 들으니 뭔가 더 웃겼다. 풋 하고 웃으며 그래 네가 설거지해라 하고 주방에서 살짝 비켜줬더니 온 집안이 물바다가 되었고 안 도와주는 게 도와주는 거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려다가 말았다. 세상 걱정 잊는 맛이 이런 게 아닐까. 물바다가 된 주방을 정리하고 먹는 커피 한 잔이 바로 갓 샷! 귀여움에 굿 샷!

 

 

굳은 믿음

 

엄마가 그랬다.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아빠가 그랬다.

밥 잘 먹고 지내면 좋은 날 온다고.

 

할머니가 그랬다.

산 입에 거미줄 안 친다고.

 

할아버지가 그랬다.

건강하면 못할 것 없다고.

 

나를 가장 아끼는 사람들이

나한테 거짓말했을 리 없다는 건

갓난쟁이도 안다.

 

잘 된다는 건 당연하다.

당연해서 당연하다.

 

 

어제 본 할머니가 벌써 보고 싶다.

나를 가장 아끼는 사람들이 아낌없이 주는 사랑은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가 없다.

자식을 낳고 보니 알겠더라. 그 사랑이 어떤 것인지. 잘 될 것이다. 당연해서 당연하다.

 

 

 

 

안녕히 주무세요

 

불을 끕니다.

이제 잘 시간이거든요.

 

생각을 멈춰요.

오늘 충분히 충분했어.

 

살아있다는 그 자체로

충분히 충분했어.

 

 

잘 자는 것만큼 행복한 것도 없는 것 같다. 너무 피곤하면 오히려 잠을 잘 못 잔다.

누군가의 밤, 그리고 나의 밤, 생각을 멈추고 충분히 잘 잠들기를 바라며:)

 

 

 


 

 

 

저자의 하루는, 울고 웃고 후회하고 기대하고, 나와 별다르지 않는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것 하나는 바로 저자의 삶 속에는 글, 시가 함께 있었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아빠가 우리 아이들을 보더니 " 누가 글을 잘 써? 너 글 잘 썼으면 둘 중 하나는 닮았을 거 아니야"라고 물어서 깜짝 놀랐다. 아빠는 내가 글을 잘 썼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글짓기 상도 받고 학교 대표로 대회도 나가고 그랬었던 기억이 나도 떠올랐다. 참 오래 잊고 있던 기억들이었는데 아빠는 내가 글과 관련된 직업을 하기를 원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랬구나. 아빠의 기억 속에 나는 글을 잘 쓰는 딸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요즘 책 읽고 글 쓰고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결혼하고 애 낳고 살다 보니 잊어버렸지 지금이라도 찾아서 다행이네 너 글 쓰는 거 좋아했어..." 내가 좋아했구나. 나는 그 좋아하는 것을 참 많이 잊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를 살게 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이 아닌 사랑하는 것인 것 같다.

 

저자의 물음인 " 무엇이 당신을 살게 합니까?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에도 당신이 결코 놓지 못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그리고 이 모든 파도가 지나간 후 당신은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습니까?

 

결코 놓지 못하는 것은 아이들인 것 같다. 아이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라고 묻는다면 내 삶이라고 답하고 싶다. 내 삶이기에 나는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에도 놓지 않고 잘 붙들며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지금 이 파도가 지나간 후 나의 모습은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이 선택이, 후회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저자의 마음 한 편 한 편이 위로가 되는 시집이었다. 그리고 무엇인가 나도 매일 써봐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만들어준 책인 것 같다.

나를 살게 하는 모든 것들에 감사하며:)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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