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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무라 행복탐정 신장개업!!! | 문학 Review 2017-08-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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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희망장

미야베 미유키 저/김소연 역
북스피어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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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탐정 시리즈로 왠만한 사건해결사와 비견될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기무라 사부로' 가 독자들의 열렬한 바램을 의식했다는 듯이 드디어 개인 탐정 사무소를 차렸네요. 일명 '스기무라 탐정 사무소' 라는 간판을 내걸고 본격적으로 이 바닥에 발을 들였습니다. 그런 의미를 반영하기라도 하듯이 작품의 제목 역시 상당히 고무적으로 <희망장> 이라는 명명하게 되었고, 본격적인 탐정활동이라 네가지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독자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물론 미야베 미유키는 직전 작품이었던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에서 스기무라 사부로의 개인사를 작품 말미에 언급함으로써 향후 그의 행보에 대한 어느 정도 팁을 제시하고 있었으나 사건 해결사라는 캐릭터로 전면에 부상하기에는 다소 체력이 떨어지는 느낌의 스기무라를 이제 돋보이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하는 시도를 감행하게 되는 작품이죠. 그녀의 선택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의 한수라는 평가를 받을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동안 우리는 수 많은 추리스릴러 작품을 통해서 강렬한 인상의 사건 해결사들을 접해왔습니다. 멀리 가지 않고 같은 일본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에 등장하는 가가 교이치로 형사와 유가와 교수를 보더라도 냉철한 머리와 이성을 가지고 사건 해결의 키를 가지고 자기 나름의 독특한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죠.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들 사건해결사의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과 감정이입이 절로 일어나고 일종의 팬덤같은 현상도 보이는게 정상적인 수순입니다. '셜로키언' 이라는 현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들 사건 해결사가 등장하는 작품에 매료되는 독자들이 많다는 것은 추리스릴러 계통의 작품에서 사건 해결사의 비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한 것이죠. 그런데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들은 그 동안 특정의 사건 해결사라는 캐릭터가 없다는 특징이 있죠. 뭐 그래서 다양하면서도 현실성 있는 사건 접근이라는 평가도 받고 바로 이런점들이 사회파미스테리의 근간을 이룰 수 있는 점이다라는 평가도 있지만 내심 독자들은 아쉬운 점도 있었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마도 이점을 미야베 미유키도 고민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누군가』『이름없는 독』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미야베는 새로운 시도를 감행합니다. '스기무라 사부로' 라는 사건 해결사를 등장시키면서 세칭 '행복한 탐정 시리즈' 라는 기획을 하게 되죠. 이번 작품 역시 그 연장선에서 출발하는 작품입니다. 그 동안의 작품에서는 사실 사건 해결사 스기무라의 역활보다는 내러티브 중심의 전개가 일괄되게 전개되었다면 이번에는 사건 해결사인 '스기무라탐정' 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드디어 미야베 미유키만의 유니크한 캐릭터의 진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말이죠. 이 스기무라탐정이라는 캐릭터가 상당히 독특한 면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미야베 미유키의 신의 한수를 엿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누가보더라도 그저 사람좋은 사람이자 이마다제벌의 데릴사위로 존재감 자체에서부터 주목받지 못하는 마음 여린 감성을 가진 딸바보 아빠라는 너무나도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캐릭터로 그 동안의 작품들을 통해서 자리매김 했죠. 사건의 전면에 나서서 사건을 끌어가는 능동적인 면은 전혀 보이지 않고 가는 곳 마다 묘하게 사건과 연루되는 인상을 받는 수동적인 입장의 캐릭터로 기존에 독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사건해결사와는 사뭇 다른 캐릭터로 묘한 느낌을 자아내게 하죠. 물론 이러한 특징들이 그 동안 너무 강렬했던 사건 해결사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보자면, 일반 독자들에겐 상당히 친숙하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나름의 우위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느쪽의 사건 해결사가 독자들에게 공고한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보다는 그 사건 해결사를 어떻게 만들어가는가에 따라 진정한 승부가 결정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런면에서 미야베 미유키라는 매력있는 작가는 자신만의 그러면서도 독자들의 감성에 충분히 호소할 수 있는 새로운 계통의 사건 해결사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다시한번 미야베 미유키의 능력을 엿 볼 수 있죠. 특히 이번 작품을 계기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스기무라탐정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게 되니까요. 물론 업그레이드라는 면은 철철하게 탐정적인 스킬의 발전에 국한되는 말입니다. 기본적으로 스기무라가 가지고 있는 사람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는 변함이 없고 아니 더 사람적인 측면에서 애틋한 면을 자아내게 하는 쪽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작품은 본격적인 스기무라탐정의 시대를 개척하는 작품으로 '성역' '희망장' '모래 남자' '도플갱어' 네가지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는데요. 역시 이번에도 임팩트한 사건은 없다는 점이 공통적입니다. 바로 이러한 점이 스기무라탐정이라는 이미지와 매칭됨으로써 한층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이죠. 전제적으로 네가지의 독립된 에피소드를 갖고 있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는 결국 스기무라 사부로와 어떠한 형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죠. 시간의 순서만 살짝 바뀌었지만, 이 네가지 에피소드를 통해서 새롭게 태어나는 우리의 스기무라 사부로의 인간성 (뭐 이미 전작들을 통해서 그의 사람 좋음은 정평이 나있지만요) 과 탐정 독립을 하게된 계기의 비밀이 하나 하나 밝혀지는 또 다른 재미도 있습니다. 미야베 미유키는 롱숏 방식으로 별개의 사건들을 전체적으로 한눈에 들어오게 하면서도 철처하게 미장센된 기획 아래서 에피소드와 스기무라를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 그녀만의 매력이지 않을까 싶네요. 참고로 전작이었던『음의 방정식』을 꼭 일독해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이 작품 역시 스기무라가 탐정으로 독립한 (정확히 말하자면 '도플갱어' 사건 직전의 일을 담고 있는 작품인데요) 이후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기도 하지만 이번 작품과 시간적으로 근접한 부분이라 상호 보완되는 점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스개소리 같은 표현이지만 가가 형사나 유가와 교수와 같은 사건 해결사의 경우 본업이라는 경찰과 교수라는 점에서 먹고 살기엔 문제가 없지만 왠지 스기무라탐정의 경우 경제적으로 궁핍할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이 너무 좋다 보니 사건을 수임하는 조건도 재활용쓰레기 대신 버리기라던지 미성년자의 의뢰이니 그냥 무료로 해결해준다지... 이거 이래서야 도통 탐정사무소 유지가 될련지 모르겠네요. 물론 투잡으로 흥신소의 조사원을 병행하고 있지만요. 하여튼 미야베는 이러한 소소한 설정마저도 스기무라라는 캐릭터와 절묘하게 매칭되어 더욱더 돋보이게 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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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노인 강도단 | 문학 Review 2017-08-1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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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메르타 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가다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저/정장진 역
열린책들 | 2017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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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7' 무슨 숫자냐고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CM멘트도 있지만 이렇게 눈 앞의 숫자로 보니 많긴 많네요. 다름아닌 메르타 안데르손을 비롯한 소위 '노인 강도단' 이라는 국적불명의 단체를 조직하여 스웨덴의 국보급 그림을 슬쩍했던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에 등장하는 다섯명의 주요인물들 나이를 합한 숫자입니다. 거의 4백살에 가까운 세월의 축적과 경험 그리고 노하우라는 아우라가 느껴질 정도의 숫자이기도 하죠.  이 숫자는 인간의 생물학적 신체지수 (몸) 를 나타내는 숫자이지만 (즉 다시말해서 노후화가 되어고 살아온 날보다 살아가야할 세월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죠) 반면에 그만큼 세월의 인내와 지혜 그리고 인생의 축적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이기도 하죠. 인간에게 몸이라는 형이하학적 (하드웨어적) 이라는 실체는 아주 중요한 삶의 근원적인 요소임에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인간은 매번 몸이라는 하드웨어에 집착아닌 집착을 할 수 밖에는 없는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를 부정하는 자체가 모순이기도 하고요. 고령화라는 용어가 이제는 더 이상 낯설지 않는 지금, 우리에게 온전한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이런한 하드웨어를 온전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형이상학적인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시기다 대두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소프트웨어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작품이 바로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의 메리타 할머니 시리즈이고요, 우리 독자들은 이 작품에서 진정한 하드웨어 즉 몸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메르타 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가다> 는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의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의 버전 두번째 작품입니다. 버전1 에서 독자들은 아주 독창적이면서도 친근한 케릭터들을 대면하게 되죠. 메르타 안데르손 (79세) : 노인 강도단의 리더. 합창단을 함께하던 친구들과 요양소를 벗어나 노인 강도단을 만든다. 오스카르 크루프 (78세) : 닉네임 <천재>.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 내는 타고난 발명가. 기계를 조립하고 개조하는 취미가 있다. 비록 지금은 전동 휠체어를 개조하는 신세지만 젊은 시절 탔던 오토바이를 그리워한다. 사실상 노인 강도단의 브레인 역활을 한다. 안나그레타 비엘케 (81세) : 전직 은행원이자 암산의 여왕. 웃을 때 말 울음소리를 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베르틸 엥스트룀 (82세) : 닉네임 <갈퀴>. 정원 가꾸는 것을 좋아한다. 한때 선원이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여자만 보면 정신을 못 차려서 스티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스티나 오케르블롬 (77세) : 노인 강도단의 막내. 항상 차림새에 신경을 쓰며 뛰어난 수채화 솜씨를 가지고 있다. 문학 작품이나 속담, 명언을 자주 인용한다. 여성과 노인은 차이가 없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한다. 이렇듯 메르타 할머니와 그의 조력자들은 나이라는 숫자와는 정말 딴 세상을 살고 있다는 느낌마저 주듯이 종행무진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일련의 행위들과 감칠맛 나는 멘트를 쏟아냅니다. 각자의 개성에 정말 너무도 어울리면서 거의 환상적인 앙상블을 이루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서사 그 자체만으로도 흥민진진한 세계로 발을 들여놓지 않을 재간이 없어지죠.


         1탄에 이어 이번에도 메르타 할머니 일당은 그야말로 보통 사람으로는 짐작할 수 도 없을 만큼의 기상천외한 발상을 시도 하죠. (달리 보면 메르타 할머니는 작가의 분신이기도 하지만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 기상천외한 상상을 사정없이 실천으로 옮긴다는 그 자체입니다. 생물학적인 나이로 보더라도 이들 노인네들보다 창창하다는 젊은것들도 감히 상상에만 만족하는 것들을 이들은 그야말로 질러버린다는 설정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인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 동안 사랑방 뒤켠의 한 자리만 잡고 있고 다소 고지식하면서 불통의 대상 정도로만 인식되었던 노인들의 정체성을 완전히 180도 뒤 흔드는 그 자체이면서도, 왜 이들처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지? 에 대한 명쾌한 해석으로 봐도 틀리지 않는 말이기도 합니다. 요나스 요나슨의 <창문넘어 도망간 100세 노인> 이라는 작품을 시초로 독자들에게 베스트셀러 장르로 자리매김한 노인모험소설 장르는 아마도 전세계적인 고령화 열풍이라는 새태와 맞물려 그 인기가 더해지는 현상이지만 굳이 고령화라는 패러다임을 제거하더라도 어느 시대인건 충분히 어필될 수있는 소재와 사회적인 이슈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장르라는 뒤늦은 발견을 하게 되죠.  


          무엇보다 '다이아몬드' 와 '라스베이거스' 라는 부와 명예 그리고 양극화의 상징을 대두시키면서 작가는 이번 작품 내러티브의 근간을 어렴풋이 독자들에게 보여주면서 출발합니다. '다이아몬드' 는 예로부터 부의 상징으로 인류에게 많은 환상을 심어주었던 근원적인 심볼이고 이에 반에 '라스베이거스' 는 아메리카드림의 대표적인 표상으로 현대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표상으로 인지되어 있죠. 작가는 다름 아닌 이 두가지의 거대한 심볼을 마치 하찮은면서도 손쉬운 분리수거처럼 격하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하드웨어의 년식이 거의 4백살가까이 된 노인들에게 취급되는 소소한 일상의 소일거리처럼 전락시키므로서 부의 상징이자 양극화의 표본에 대한 정면 도전을 실행합니다. 이러한 설정과 스트럭쳐는 이번 작품 역시 작가의 사유가 기초공사에서 만큼은 확실히 다져지고 있고 충분히 그 힘이 내제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작가는 이러한 사회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고찰을 인생의 선배 격인 나이 든 노인들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고 이와 동시에 인간은 하드웨어 즉 몸 이라는 고착화된 개념에 경종을 울리고 있기도 합니다.  


          한국판 홍길동을 연상케할 스토리와 그 스토리를 풀어가는 포복절도할 설정들과 서사들 여기에 이보다 안성맞춤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등장인물의 캐스팅 그리고 이를 마치 실현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왠지모를 설득력과 이를 기반으로 둔 내러티브의 매끄러움이 독자들을 웃겼다 울렸다 하면서 대리만족의 기쁨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여기에 '복지' 와 '분배' 라는 다소 무겁지만 거역할 수 없는 담론이 기저에 깔리면서 단지 노인모험소설이라는 어드벤쳐 같은 스피드와 스릴러를 선사함과 동시에 정말 온몸으로 느껴야 하는 문제점들을 제기하고 있기도 합니다. 단지 고령화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전체가 더불어 같이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이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거리를 독자들 스스로 찾아가게끔 하는 기저가 있는 일종의 사회고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몸이라는 하드웨어의 년식이 과연 얼마나 중요할까에 대한 일종의 도발이자 그 하드웨어의 년식은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당위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죠. 속편은 원판보다 떨어진다는 속설을 무색케 하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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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 | 세계문학전집 Review 2017-08-1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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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에덴의 동쪽 1

존 스타인벡 저/정회성 역
민음사 | 200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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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존 스타인벡은 20세기 미국 문학의 대표 작가답게 『분노의 포도』로 이미 평탄이 검증된 작가이죠. 이번 작품 <에덴의 동쪽> 역시 전작인『분노의 포도』와 일맥상통하는 연장선에 놓여 있는 작품이지만 작가 자신의 가족사를 담고 있으면서 동시에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반 미국 역사 특히 미국 서부 개척 역사를 담고 있는 대하역사소설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 역사라는 거대한 물줄기 속에서 미미한 존재일 수 밖에 없다고 여겨졌던 인간의 존재감에 한발짝 다가가고 있습니다. 작은 지류들이 모여모여 큰 강을 이루듯이 결국 인간의 존재와 그들의 삶의 방식들 각각 점점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 역사라는 관점으로 그 개별 인간들에 대한 애착과 더불어 인간들의 자유의지에 대한 심도 깊은 성찰을 보여주고 있죠. 형식상으로 두 집안의 스토리와 시대의 변천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내러티브의 처음부터 종말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전반을 움켜쥐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인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욱 더 흥미진진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에덴의 동쪽> 은 존 스타인벡 자신이 직접적으로 언급했듯이 자신의 작품 활동과 삶의 결정판과도 같은 작품이자, 기존 자신의 작품들은 바로 이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한 초석이었다고 할 정도로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자신의 외가를 작품속에 중요한 비중으로 캐스팅하면서 작품에 대한 애증을 한층 더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서부터 제1차세계대전까지 사이러스 트래스크, 새뮤얼 해밀턴 양대 집안의 3대를 그리고 있는 대하역사소설로, 미국이라는 가치관 그중에서도 미서부가 가지고 있는 모멘텀을 진지하게 해부하고 민낮 그대로 보여주고 있죠. 여기에 존 스타인벡의 전형적인 사유인 인간의 삶, 자유의지, 희망을 모토로 작품 전반에 걸쳐 인간본연의 모습을 성찰하게 합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의 원죄 의식, 카인과 아벨의 갈등 구조를 모델로 선과 악, 사랑과 증오, 삶과 죽음 등 인생의 대립적인 양면성이 극명하게 표출되고 있죠. 존 스타인벡은 인간이 언제까지 원죄라는 굴레에 얽매어 있어야 하는지, 인간 스스로 죄를 다스릴 수 있는지등 (이게 이번 작품의 키포인트이기도 한데요, '팀셸' 에 대한 해석의 문제) 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기도 합니다. 당연하지만 그 해답으로 인간의 자각 인식, 관용, 인간애, 인간의 자유의지 등을 내러티브 전반에 깔아놓고 있죠.


          이번 작품은 마치 해밀턴 家 와 트래스크 家 두 집안의 스토리를 담고 있지만 촛점은 사이러스 크래스크 집안에 맞쳐서 있죠. 특히 2대인 애덤 크래스크가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역활을 부여 받고 있습니다. (물론 엘리아 카잔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에서는 칼 (제임스 딘) 에 촛점이 맞춰져 있지만요) 새뮤얼 해밀턴과 애덤 크래스크 두 집안의 각각 아일랜드와 미국 동부에서 이주해온 이방인으로 설정되고 그래서 더 객관적으로 서부의 현황을 바라보게 하는 심판자 비슷한 역활도 부여 받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 신의 한수라 할 수 있는 캐스팅이 있는데요. 애덤의 쌍둥이 아들도 아니고 새뮤얼도 아니고 그렇다고 작가 자신도 아니죠. 그것은 다름아닌 리(작품 말미에 찰스라는 이름이 등장하긴 하죠)의 캐스팅입니다. 리의 등장이야말로 이번 작품 내러티브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활을 하면서 제3자적인 시각에서 두 집안의 균형과 더불어 당시 미국 서부인들의 가치관 그리고 삶에 대한 근원적인 조타수 역활을 수행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흥미로운 것은 바로 리 역시 자의반 타의반으로 서부로 떠밀려온 이방인이라는 것이고 더욱이 백인이 아닌 당시의 인종적인 시각의 견해에서 비교대상이 될 수 없었던 중국인이라는 점에서 다시한번 존 스타인벡의 등장인물 캐스팅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는 거죠. 어찌보면 작품에 등장하는 작가 자신인 존이 챕터를 시작하는 나레이션 (이부분은 상당히 객관적인 시각으로 모든 독자들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의 역활을 수행하는 정도에 머물럿다면 작품에 기조에 깔려 있는 선과 악, 사랑과 증오, 삶과 죽음, 인간의 자유의지등 중요한 사유에 대한 해답들은 리를 통해서 끌어가고 있습니다. 달리보게 되면 리야말로 작가인 존 스타인벡의 현현이라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개인적으로 애덤이나 칼 그리고 새뮤얼보다 더 애착이 가는 인물이기도 하죠. 한편으로 존 스타인벡은 리라는 인물을 통해서 동서양의 가치관의 이질적인 부분들을 해소하는 모습과 노력들을 엿볼 수 도 있다는 재미도 있습니다.


          인간의 원죄, 선과 악, 사랑과 증오, 삶과 죽음, 인간의 자유의지등 인간본연의 사유를 담고 있지만 무엇보다 애덤의 쌍둥이 아들들에 대한 작명을 둘러싸고 애덤과 새뮤얼 그리고 리가 논쟁하는 장면이 압권으로 다가오죠. 히브리어로 '팀셸(timshel)' 이라는 말에 숨겨진 의미에 대한 새뮤얼과 리의 논쟁이 다름아닌 이번 작품에서 존 스타인벡이 만천하에 공표하는 사유와 일치하기도 합니다. 마지막 애덤이 숨을 거두면서 팀셸이라는 말을 남겨두고 유명을 달리하죠. 이렇게 딱 두번에 걸쳐서 등장하지만 '너는 죄를 다스릴 수도 있을 것이다' 와 '너는 죄를 다스려라' 혹은 '너는 죄를 다스릴 것이다' 라는 각각의 해석은 우리 인간으로 하여금 엄청난 차이를 가져다 준다는 논거인데요. 창세기 4장을 두고 기존 성서의 해석처럼 '너는 죄를 다스릴 것이다' 라는 절대자가 언젠가는 인간을 죄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는 약속 내지는 인간에게 죄의 극복을 명령하는 의미를 가지는 일종의 피동적인 뉘양스로 해석되었지만, 리가 해석하는 '다스릴 수도 있을 것이다' 라는 즉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의미는 상당히 센셔이니셜한 뉘양스를 풍기도 있습니다. 이말이 내포하고 있는 것은 결국 다스릴 수도, 다스리지 못할 수도 있다라는 뜻인데요 결국 죄를 다스리는 것은 인간 스스로에게 달렸다는 점을 강조하죠. 죄 (원죄) 에 대한 자각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인간의 자유의지에 다른 선택으로 죄를 다슬릴 수도 있고 다스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존 스타인벡은 리라는 현현을 통해서 「인간의 자유의지」 를 만방에 선포하면서 그 어떠한 논리보다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의미를 부여해버립니다. 그리고 바로 이점에 이번 작품의 백미이자 하이라이트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부분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반대편인 라이자와 올리브라는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치밀함도 잊지 않고 있죠.   


          우리가 『분노의 포도』에서도 보았듯이 존 스타인벡의 근원적인 사유는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의 의지 (톰 조드로 대변되죠) 에 대한 선택등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사유가 최우선으로 깔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듯이 이번 작품 역시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서 부터 시작되는 일련의 대하역사 드라마 같지만 그러한 서술들은 부차적인 부분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작금의 현대자본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과연 우리 인간의 자유의지는 존재할 수 있는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해답을 찾게 해주는 바이블같은 명작이라 여겨지는 바이죠. 이러한 담론들을 걷어내더라도 이번 작품은 상당히 애정이 가는 작품입니다. 세밀한 인물들의 묘사, 당시 시대상을 짐작케 할 수 있는 각종 장면들 (마차의 시대를 접는 포드 자동차의 등장 그리고 당시 자동차 시동을 거는 복잡한 절차에 대한 서사등) 의 서사 그리고 간략하게나마 등장하는 작가 자신의 나레이션을 통해서 흐르는 강물 같은 군더더기 없는 서사들이 독자들의 시선을 충분히 사로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달리 노벨상을 수상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이번 작품에 대한 찬사는 결코 겉치레적인 멘트가 아님을 독자들 스스로 확인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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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셜록 2』 서평단 모집 | 책책책 2017-08-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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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2

아서 코넌 도일 저/김나현 역
열림원 | 2017년 08월


안녕하세요, 리벼C입니다.
『셜록 2』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신청 기간 : ~8월 17일(목) 24:00

모집 인원 : 10명 
발표 : 8월 18일


신청 방법 : 댓글로 신청


베네딕트 컴버배치표 ‘21세기 셜록’의 매력에 대항할 수 있는 단 한 사람, 

130년 전, 아서 코넌 도일의 『주홍색 연구』로 활동을 시작한 ‘19세기 홈즈’뿐.


고전이 고전인 이유는 결코 죽지 않고 언제나 살아 돌아오기 때문이다. 추리 소설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작품. 처음 출간된 이후 100년 넘게 셀 수 없이 많은 판본이 나왔고 책뿐만 아니라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와 같은 영상물로도 계속해서 제작되고 있는 「셜록 홈즈」 시리즈. 독자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은 이 고전 중의 고전이 르네상스를 맞이한 것은 2010년 7월 영국 BBC에서 제작한 드라마 [셜록] 이후다. 전보 대신 아이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21세기 셜록’, ‘왓슨’보다 확실한 역할을 부여받은 ‘존’. 가슴 떨리게 하는 오프닝 음악과 함께 오늘의 런던을 누비는 이 둘의 매력에 빠진 독자들은 또 한 번 「셜록 홈즈」를 꺼내 읽지 않을 수 없었다.


---


* 리뷰 작성 최소 분량은 800자로, 800자 이하로 리뷰를 작성해 주시면 다음 선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림책, 이미지 중심 책은 이미지 1장 이상 500자 이상)

* 수령일로부터 2주일 이내 리뷰를 작성해주십시오.

예스24 리뷰어클럽에서 제공받은 상품인 만큼, 다른 서점 블로그에 똑같은 리뷰를 올리는 걸 금합니다. 발견 시, 앞으로 서평단 선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포털 블로그 및 카페는 적극 올려주시되, 올리실 때도 원문 출처를 꼭 예스 블로그로 밝혀 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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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1

아서 코넌 도일 저/최현빈 역
열림원 | 2017년 07월


안녕하세요, 리벼C입니다.
『셜록 1』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신청 기간 : ~8월 17일(목) 24:00
모집 인원 : 10명 
발표 : 8월 18일

신청 방법 : 댓글로 신청

영국 BBC 제작 드라마『셜록』원작소설
‘셜록’이 된 ‘홈즈’를 다시 만나러 간다

BBC 드라마 『셜록』 시즌별 분권, 관련 작품 수록

베네딕트 컴버배치표 ‘21세기 셜록’의 매력에 대항할 수 있는 건 단 한 사람, 
130년 전, 아서 코넌 도일의 『주홍색 연구』로 활동을 시작한 ‘19세기 홈즈’뿐.

고전이 고전인 이유는 결코 죽지 않고 언제나 살아 돌아오기 때문이다. 추리 소설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작품. 처음 출간된 이후 100년 넘게 셀 수 없이 많은 판본이 나왔고 책뿐만 아니라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와 같은 영상물로도 계속해서 제작되고 있는 『셜록 홈즈』 시리즈. 독자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은 이 고전 중의 고전이 르네상스를 맞이한 것은 2010년 7월 영국 BBC에서 제작한 드라마 『셜록』 이후다. 전보 대신 아이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21세기 셜록’, ‘왓슨’보다 확실한 역할을 부여받은 ‘존’. 가슴 떨리게 하는 오프닝 음악과 함께 오늘의 런던을 누비는 이 둘의 매력에 빠진 독자들은 또 한 번 『셜록 홈즈』를 꺼내 읽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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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호실 승객의 미스테리 | 문학 Review 2017-08-0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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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먼 인 캐빈 10

루스 웨어 저/유혜인 역
예담 | 2017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루스 웨어" ? 국내 독자들에겐 다소 생소한 인물이죠. 국내에 소개된 작품도 『인어 다크 다크 우드』라는 작품 고작 한편만 출간되었으니 더욱 더 생소한 작가라는 느낌이 먼저 와닿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단 한편만 접해봤는데 이 양반의 필력이 만만치 않다는 느낌을 단번에 받게 하는 작가라는 점에서는 그녀의 작품을 대해본 독자들이라면 다들 인정할 것입니다. 이미 영국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며 애거서 크리스티의 뒤를 잇는 여류추리작가로 입지를 굳여가고 있을 정도로 영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인기 급상승한 작가중 한명이라고 하네요. 전작이었던 『인어 다크 다크 우드』는 이미 헐리우드에서 영화화 결정하고 제작단계에 들어갈 정도로 루스 웨어의 작품에는 뭔가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존재함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우먼 인 캐빈 10> 굳이 직역하자면 <10호실의 여자> 정도일까... 아주 드라이한 제목을 달고 있지만 그래서 그런지 작품의 분위기를 대충은 짐작하게할 정도로 아주 매끈하면서도 간결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이번 작품 역시 군더더기 없는 직설적인 화법으로 내러티브가 전개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갖게 하고요.


          굳이 이번 작품의 장르를 어느 선에 두어야할 지 고민해본다면, 추리스릴러보다는 범죄스릴러에 가깝다고 해야할 듯 합니다. 물론 범인의 정체를 밝혀가는 과정에서 추리기법이 동원되고 있지만 작품 전체적인 느낌과 분위기 그리고 설정된 요소등을 감안할때 범죄스릴러에 가까운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초호화 요트 (절대 크루즈 같은 대형 여객선은 아니니까요) 에서 벌어지는 미스테리한 살인사건과 사건을 둘러싼 알 수 없는 정체의 인물들 그리고 주인공인 로라 블랙록 ('로' 로 불리죠) 의 활약상등을 담은 지극히 평볌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단지 망망대해에 떠 있는 배라는 특수한 공간적 환경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이 특이하게 보일 뿐 그외의 요소들은 독자들이 그동안 경험했던 범죄스릴러와 별반의 특색을 찾기란 그다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입니다. 이렇듯 별반 흥미거리가 없는 작품이 왜 이리 영국의 독자들과 전세계의 독자들에게 호평을 듣게 되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죠. 당연히 다른 뭔가가 있지 않을까라는... 에에 대한 답은 분명히 있죠. 우선 장소적 배경이 바다위에 떠 있는 초호화 요트라는 점인데요. 루스 웨어는 전작인 『인어 다크 다크 우드』에서도 그랬듯이 사건 중심의 장소적 배경을 최대한 축소화 시킨다는 점입니다. 이런 장소적 배경은 전투에서 배수진을 치듯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것을 깨끗하게 공개하면서도 그 협소한 공간속으로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장점이 있는 거죠. 물론 이런 협소한 공간을 배경으로 내러티브를 끌어가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작가 특유의 힘이 있다는 전제가 아니면 작품은 그저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수 많은 억지와 합리화가 교차하면서 독자들에게 외면당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루스 웨어에게는 이런 협소적 배경을 극대화 시키는 남다른 재주가 있어 보입니다. 명백하게 어디 갈 수 없는 작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독자들에겐 엄청난 규모의 초호화 유람선속을 배회하게 하는 묘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죠. 여기에 등장인물들의 행동묘사와 심리묘사가 절묘하게 일조를 하면서 쉴새없이 책장을 넘기게 합니다. 등장인물들의 묘사 역시 군더더기가 안보이는데요 그러니까 몸풀기를 생략하고 바로 100미터 출발선에서 출발하는 단거리 주자들 처럼 단숨에 하나의 틀속으로 몰아넣어 버립니다. 협소한 장소와 이를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등장인물의 스피드있는 품새 그리고 서서히 진행되는 알 수 없는 공포까지 더해져서 한번 시작하면 그 끝을 보게하는 작품입니다.


          이번 작품을 범죄스릴러 장르로 봐야한다는 점은 서두에서 피력했는데요. 추리스릴러로 보기에는 설득력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인데요. 이미 왠만한 독자들 (특히 추리스릴러 매니아들이라면 그리고 굳이 추리스릴러매니아가 아니더라도) 이라면 초호화 요트와 그의 소유주인 리터드 볼며경에 대해서 어느 정도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점인데요. 그리고 추리적인 논리로 보더라도 상당히 어색한 골조를 가지고 있는 구조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루스 웨어는 (아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러한 추리적인 기법을 의도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느껴지는데요) 추리적인 기법보다는 스릴러와 등장인물들의 심리들을 최대한 믹싱하여 독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트릭아닌 트릭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사건이 종결되고 물론 해피앤딩으로 치닫고 있는 시점에서도 계속해서 이게 끝이 아니고 뭔가 더 있을 것이라는 희망 아닌 희망 또 다른 반전을 기대할 만큼 속 시원하게 사건의 결말을 보여주지 않음으로서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단 일주일사이에 벌어지는 시신없는 살인사건 주인공인 탑승한 배속과 실종이라는 언론매체의 발빠른 보도 그리고 핏빛이 낭자한 유형의 사건도 아니지만 왠지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을것 만 같은 구성들이 한데 뭉쳐 스릴감을 배가시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 작품입니다. 상당한 스피드감을 가지고 있고 블록버스터 같은 스케일은 보이지 않지만 한편으로 그에 못지 않는 알토란 같은 스릴감으로 인해 중독성을 불러오는 작품입니다. 전작의 주인공 '리' 와 이번 작품의 주인공인 '로' 뭐 굳이 별다른 연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왠지 자꾸 오버랩되는 느낌을 자아내게 하는 것 역시 루스 웨어의 의도적인 트릭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게 하네요. 여러모로 무더운 여름에 맞게 캐쥬얼하게 한번 접해볼 수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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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 세계문학전집 Review 2017-07-2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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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쿠오 바디스 1

헨릭 시엔키에비츠 저/최성은 역
민음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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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오 바디스 (Quo Vadis ;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참 많이 들어본 말이죠. 종교인이던 비종교인던간에 말입니다. 190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폴란드 작가 헨리크 시엔키에비치의 <쿠오 바디스> 는 고전 중에 고전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여러차례 영화로도 선을 보였고 연극으로도 리메이커된 작품으로 많은 이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고전이라는 작품들이 대게 그렇듯이 정작 원작인 <쿠오 바디스> 보다 영화와 연극으로 리메이크된 <쿠오 바디스> 에 길들여저 있어 정작 원작이 가지고 있는 맛은 음미할 틈조차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빅토르 위고의『레 미제라블』이나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처럼 헨리크 시엔키에비치의 <쿠오 바디스> 라는 작품 역시 원작보다는 축약본이나 엔터테이먼트가 강하게 비쥬얼화된 영상작품이 더 인기를 끌고 사랑을 받았다는 점인데요. 뭐 부인할 수 없지만 이상하리만큼 원작은 묻혀 버리고 말았죠. 그렇다고 원작의 격이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고 오히려 원작의 격이 뒷받침 되었기에 후대의 그런 작업들이 가능하지 않았게나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리메이크된『레 미제라블』에 익수한 독자들이 원작을 대할때의 느낌과 충격이 다르듯이 <쿠오 바디스> 의 느낌도 일맥상통하게 다가오리라 여겨 지네요. 워낙 악동인 네로황제 시대의 기독교인과 이를 박해하는 세력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감초 역활을 하는 사랑이야기라는 대강의 써머리를 머리속에 자연스럽게 저장하고 있는 상태에서 대하는 원전의 맛은 과연 어떠한 느낌을 자아낼지도 비교대상이 되면서 독자들의 관심을 갖게 합니다.


          이교도의 상징이자 악의 화신으로 대변되는 가수이자 시인이면서 전차경기 선수이기도 한 네로를 서사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는데요. 작품 초반부에서 네로의 이미지 중 특히 리기아가 궁중연회에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네로와 포페아의 이미지를 서사하는 장면은 왠지 그 동안 영화나 구전으로 듣고 보아왔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죠. 특히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보면 더욱 더 묘한 서사이기도 합니다. 이부분이 작가의 의도된 설정으로 보여지는데요 리기아 (즉 기독교에서 성모마리아와 같은 신성한 종교적 상징) 의 시각이 과연 어느쪽의 시각일까라는 부분과 네로와 포페아의 진실은 어쩌면 듣고 보아왔던 전설과 다를수있다는 뉘양스 아닌 뉘양스를 줍니다. 물론 작품의 결말쪽으로 다가가 되면 일방적인 리기아의 이미지로 승화되지만 초반부의 이미지로만 보게 되면 아리송한 면도 함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서사의 복선은 의도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상반되는 가치관의 충돌을 통하지만 상대방의 가치관을 이분법적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작품 전반을 통해서 페트로니우스의 말들을 인용함으로써 작가는 더욱 더 이분법적인 사고로 점철될 수 있는 사고의 경계와 균형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죠.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제우스를 비롯한 당시 로마제국이 숭배했던 다양한 신들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자신의 기도를 올리는 모습으로 그리고 그 반대편에서는 유일하게 그리스도를 찾아 기도하는 모습을 매치함으로써 작품을 두 가지 힘의 충돌로 설정하고 있죠 (네로 황제와 포페아 황후 그리고 검투사 크로톤으로 대표되는 정형적인 로마 가치관과 사도 베드로와 리기아 또 우르수스로 대변되는 기독교 가치관의 충돌을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죠). 그런데 말이죠. 단순하게 두 가지의 가치관 충돌을 작품의 주 메뉴로 설정했다면 작품의 내러티브가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 있고 독자들 입장에서도 정말 뻔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하지만, 여기서 작가 헨릭 시엔키에비츠의 절묘한 신의 한수가 등장 합니다. 다름 아닌 그 신의 한수는 '고상한 판관' 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페트로니우스의 등장입니다. 어찌 보면 페트르니우스의 역활은 이번 작품에서 굉장한 의미와 더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인데요. 역사적인 평판으로도 '현명한 판관' 이라는 평가를 받은 실존인물을 거의 주인공격으로 캐스팅함으로써 로마와 기독교라는 두 가치관의 충돌을 어느 일방적인 승리로 이끌어 가지 않는다는 암시를 깔아놓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록 헨릭 시엔키에비츠는 자신의 조국인 폴란드를 상징하는 (기독교의 가치관으로 포장은 했지만) 리기아와 우르수스라는 가공의 인물을 통해서 폴란드의 저항과 독립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지만 자칫 뻔한 스토리와 결말을 나름의 공정하고 현명한 방법으로 이끌고 있다는 모습을 페트로니우스라는 인물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이번 작품의 또 다른 묘미이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뻔한 스토리라고 단정짓게 되고 그리고 막상 내러티브속으로 들어가보면 그 뻔함을 재확인하게 되지만 그러면서도 고전이라는 색다른 묘한 매력에 사로 잡히게 됩니다. 전형적인 고전의 스토리와 서사방식 그리고 등장인물의 심리상태를 엿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대목이 리기아를 빼앗긴 이후 화풀이를 하는 비니키우스의 서사와 리기아가 해가 떠오르는 궁전뜰에서 그리스도에게 드리는 기도장면을 서사한 씬은 가히 압권의 경지라고 할 수 있죠. 전형적인 고전의 덕목을 갖추고 있으면서 여기에 기독교라는 종교의 향신료까지 더해져서 정말이지 매끈하게 단어들을 주무르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부분들이 눈에 거슬릴 수도 있죠. 독자개인의 취향에 따라선 유치하게 보일 수 도 있지만 다름아닌 바로 이런 부분들이 고전의 참 맛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 표현은 아닐 것입니다.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일종의 오아시스같은 청량감을 제공해 주고 있기에 고전이란 언제 어느시기에 읽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휴식같은 느낌을 줍니다.


         여기에 기독교 가치관 (혹은 폴란드의 저항과 독립이라는 복선적 의미) 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맺을 수 있는 스토리를 페트로니우스라는 인물로 인해 독자들의 균형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헨릭 시엔키에비츠의 절묘한 설정을 보게 됩니다. 기독교의 가치관에 일방적으로 손을 들지 않고 (물론 손을 들어준 것 처럼 보이지만요) 슬그머니 로마 가치관에 대한 묘한 뉘양스를 남겨둠으로써 일종의 면피 아닌 면피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수 있지 않았라나는 생각이 들고요. 무엇보다 당시 로마시대를 역사적으로 고증하고 원형을 최대한 반영해서 당시 로마 시내를 재현했다는 점은 당시의 고고학적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는 겁니다.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디테일한 서사는 독자들로 하여금 당시 로마 시내를 들여다 보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는 것입니다. 정형적인 권선징악의 결말을 담고 있는 작품이고 결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만큼의 무슨 거대한 반전의 임펙트는 존재하고 있지 않지만 팩트와 픽션을 절묘하게 융합하고 실재적인 고증을 통한 디테일한 서사를 통해 역사소설의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쿠오 바디스> 는 명작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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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정녕 신이 되려 하는가? | 인문/사회/역사 Review 2017-07-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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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 저/김명주 역
김영사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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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작품 (사실 문학작품도 유명 작가의 작품이나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작품을 제외한다면 주목받지 못하고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경우가 그다지 많지는 않죠) 을 제외하고는 왠만한 인문도서나 과학계열의 도서들이 독자들에게 큰 임팩트를 던져주는 경우는 그다지 없다고 봐도 틀린말은 아닐 것입니다. 특히 진화 관련 부분이 가미된 경우에는 가뭄에 콩나듯이 특수한 계층의 독자들외에는 외면 받는 것이 지금의 우리 독서 풍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환경속에서도 유발 하라리 (정말 생소하죠 영미권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학자도 아니고 변방 정도로 여겨지는 이스라엘 학자인데요) 는 지난해부터 국내 독자들에게 상당히 주목받고 있는 학자 겸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입니다. 전작인『사피엔스』를 통해서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고 다양하고 신선한 가설과 논거로 딱딱하기 그지없는 진화 역사론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했습니다. 이미 전작에서 확인했듯이 유발 하라리는 인류가 어떻게 수 많은 종 중에서도 지구상의 최고의 정점에 올라설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이면서도 공감대 형성할 수 있는 가설을 제공하여 상당한 설득력 있는 논거를 펼치고 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 즉 인류는 사실상 지구를 접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존 지구상에서 생멸했던 그 어떠한 종보다 빠른 속도로 지구를 독점하고 있는 중이고 향후 별다른 외부적인 요인이 없다는 전제하에 이러한 속도는 점점 더 가속을 받으면서 앞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전작에서 유발 하라리는 이런한 유래없는 점령 속도를 발휘할 수 있었던 근원적인 몇가지의 요인들을 심도 깊은면서 일반 독자들에게 어필될 수 있는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자연스럽게 풀어 갔습니다. 그리고 이제 호모 사피엔스에 대적한 그 어떠한 종도 없다는 자부심아닌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인류는 이제 지구를 뛰어 넘어 광활한 우주로 그 시선을 돌리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요. 이 시점에서 유발 하라리는 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가 향후 미래를 어떻게 개척하고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고 있는데요. 이번에 선보이는 <호모 데우스 ; Homo Deus> 는 바로 우리 인류의 미래와 그리고 그 미래를 어떻게 개척하고 받아 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거리를 공유할때가 되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미 정상에 올라선 인류가 지향하고 있는 분야 그리고 자신이 지구를 정복했다고 선언한 인류의 현 주소에 대해서 신랄한 자기 비판과 검증을 보여 주고 있죠. 과연 지금 21세기 우리 인류는 진화 생물학적으로는 여전히 호모로 분류되지만 왠지 지금의 인류는 호모이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다양한 패턴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여기서 유발 하라리는 지금 현생 인류의 정체성은 과연 어느 시점에 도달하여 있는가? 그리고 앞으로 과연 인류는 어떠한 방향으로 진화할 것인가? 이 두가지 논제를 과학혁명 이후의 시대의 요청사안들을 추론하면서 독자들을 쉼 없이 끌어 가고 있는데요. 냉철하게 아니 약간은 억지 주장 같기도 하지만 이미 인류는 자신들이 창조해 내 '신' 을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자신이 '신' 의 자리에 등극했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죠. 바로 '호모 데우스' 라는 새로운 개념의 인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개념의 근간은 종교와 과학 그리고 나아가 여러가지 사회적인 분야의 다양한 논거들을 추론하여 제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주제들이 어찌보면 상당히 아이러니한 부분들이기도 한데요. 그 동안 인류는 인지혁명, 농업혁명, 산업혁명의 기간동안 종교와 과학은 인류를 최정상으로 이끄는 쌍두마차의 역활을 수행했죠. 그런데 이러한 기류가 과학혁명이라는 패러다임을 마주하면서 사실상 한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로 흘러가게 되고, 급기야 저자가 제시하는 미래상에서는 과학이 종교를 대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상 이러한 현상들은 지금 우리 주변에서 부지불식간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 역시 이런 부분을 반증하고 있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인류는 현재의 시스템을 창조하기 위해 인본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의 패러다임을 창출했고 이를 기반으로 지금의 시스템을 구축했죠. 그런데 향후 미래의 모습은 인본주의를 근간으로 그 동안 인류가 살아왔던 방식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것을 예견할 수 있습니다. 조지 오웰의 『1984』의 빅브라더라는 존재 처럼 또 하나의 신이 등장할 것이고 그 교리는 "데이터" 가 될 것이며 인류는 자신들이 신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깨닫기도 전에 데이터교의 일원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논거인데요. 상당히 암울한 디스토피아계열의 소설 작품을 음미하는 느낌을 던져주고 있는 기제들입니다.    


          지구상에 명멸했던 수 많은 종 중에서 유일하게 가장 빠른속도로 지구를 차지한 종은 호모족이 유일무이할 것입니다. 인류는 그런 점에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또 한편으로 당위성를 맘껏 발현하고 있죠. 인류외의 그 어떠한 생명체는 오직 인류를 위한 조연의 역활과 하나의 부속물 밖에 안된다는 착각 아닌 착각을 하면서요. 인류 나름의 논리대로 인지혁명이니 농업혁명이니 과학혁명을 운운하고 있지만 이 또한 범죄자들의 자기합리화의 일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져본 이들은 과연 몇몇이나 있을까요? 그나마 인류는 이러한 면피를 "신" 이라는 존재 (일체의 종교를 포함해서요) 를 창출하면서 자기 반성적인 면모를 보였주었죠. 하지만 이제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마지막 보류마저도 흔들리고 있는 상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인류 스스로 "신" 를 끌어내리고 선수 교체를 단행하는 경지에 까지 도달했죠. 그런데 말이죠. 신을 대신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왠지 만루상황에서 대타로 들어선 선수가 더블플레이로 게임을 종결하는 그림이 자꾸 그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이런 기시감이 이번 저서에서 큰 그림으로 보입니다. 인류가 창출해낸 시스템속에서 인류는 주연이 아닌 일개 조연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험천만한 현실들과 이를 반증해나가는 사례들이 속속 목격되고 있습니다. 어슬픈 "신" 놀이로 인해 그나마 쌓아온 명성을 잃지 않으려면 차라리 창조해낸 신 속에 일환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더 타당할 수 도 있다는 말이겠죠. 물론 이번 저서가 인류미래의 디스토피아를 바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단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개연성이 짙어가고 있다는 점 이제는 더 이상 쉬쉬할 수 없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모든 인류가 한번쯤 고민해봐야할 시기가 아닐까 싶네요. 이번에도 유발 하라리 특유의 소설 같은 스토리텔링은 딱딱한 논거들을 아주 재미있게 그러면서 아주 설득력 높게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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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리얼리즘의 극치 | 문학 Review 2017-07-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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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사단장 죽이기 세트 (리커버 한정판)

무라카미 하루키 저/홍은주 역
문학동네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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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을 넘어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유명새를 타고 있는 작가, 최근 들어 매해마다 노벨 문학상에 노미네이트되는 작가, 신작이 나올때 마다 출판계와 서점가를 둘러싼 마치 전쟁이라도 한판 치를듯한 부산함속에 독자들의 애잔한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작가... 그는 다름아닌 바로 일본를 대표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입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매니아층을 갖고 있을 정도로 초판 예약분만 보더라도 까무러칠 정도로 (정말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도 30만부 초판본이 거덜날 정도였다니. 국내에 이렇게 많은 책읽는 사람들이 있기나 하는가에 의구심이 들기도 하죠. 그 만큼 하루키의 열풍은 매번 신작이 나올때 마다 국내 출판계를 들었다놨다 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가이죠. 그의 대표작이었던『1Q84』이후 제대로된 장편을 접하지 못했던 참에 이번에 세상밖으로 나온 <기사단장 죽이기> 는 상당한 힘으로 독자들을 밀어붙일 것 같은 예감이 먼저 들게 합니다. 왠지『1Q84』 의 마무리가 석연찮았다는 점 그리고 또 왠지 그 후속 이야기가 존재할거라는 강한 믿음 아닌 믿음을 갖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번 <기사단장 죽이기> 를 통해서 일말의 보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의견도 개진해보게 됩니다.


          <기사단장 죽이기> 는 그야말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짙은 필체와 메타포가 담겨져 있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교묘한 경계선상 (이미 『1Q84』에서 보왔듯이 그 경계가 허물어지지 않으면서도 그리고 전혀 어색함이나 인공적인 터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도 절묘하게 그 경계선상에서 아리아를 연주하듯이 매끄럽게 이어진다는 것이죠) 에서 독자들의 시선을 꽁꽁 매어 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하루키만의 특색 있고 냄새가 짙은 서사적인 표현들은 가히 절정에 다다른 예술인의 풍미마져 느끼게 하네요. 그림속의 등장인물들이 방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현실세계로 뿅하고 나타난다는 다소 황당스러운 컨셉트를 가지고 있지만 왠지 이런 황당스러운 면이 작품을 읽어 나가면서 전혀 황당스럽게 다가온다거나 머리속에 각인되지 않는다는 점, 이 역시 하루키만이 그려낼 수 있는 그림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됩니다. 모짜르트의 <돈 조바니> 오페라와 <기사단장 죽이기> 라는 가상의 그림을 절묘하게 연결하여 내러티브 전반을 감싸는 판타스틱한 배경을 선사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연결매체는 다름 아닌 주인공 '나' (사실 작품의 결말 부분까지 단 한번도 정확한 주인공의 이름을 모르고 막을 내린다는 점이 다소 아쉽기는 하죠) 라는 점을 확실하게 밝혀두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그 자체를 망각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하루키의 다양한 설정들이 독자들로 하여금 현실과 가상이라는 두 영역을 마음 껏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또 다른 동력원으로 자리잡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하루키의 전매 특허이기도 한 다양한 음악원들이 맛깔스럽게 군데 군데 양념을 쳐대고 있죠.『1Q84』에서 우리는 야냐체크의 '신포니에타' 라는 장중하면서도 딱 작품에 어울리는 음악원을 선물받았다면 이번 작품속에는 그야말로 하루키의 뮤직룸을 통채로 접한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1980년대 유행했던 팝에서도 부터 재즈, 클래식, 오페라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장르의 음악원들을 접하게 되고 동시에 필히 한번은 들어보고 싶다는 유혹을 뿌리칠 수 없게 하죠. 그리고 작품의 마지막 장을 덮고 일일이 메모해 두었던 음악원들을 들어보면 또 다른 느낌이 와닿는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음악원들이 등장하는 배경 배경 그 하나 하나가 자연스럽게 머리속에 그려지면서 정말 적재적소에 딱 맞는 음악들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하죠. 아마도 이번 작품을 더 돋보이기에 하는 설정들로 가히 하루키일 수 밖에 없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하네요.


          이번 작품이 뮤직룸이라는 소품 하나로 끝난다면 왠지 서운한 감정이 남는걸, 걱정이라도 했듯이 하루키는 또 하나의 맛깔스러운 양념을 뿌려대고 있습니다. 발랄라이카 칵테일을 비롯한 소소하지만 다양한 음식의 세계와 더불어 재규어로 대표되는 자동차에 대한 듬뿍어린 애정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죠. 여기에 등장인물들이 걸치고 있는 의상, 신발, 악세사리등등 정말 다양한 세계 맛집의 양념들은 한번에 다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디테일과 리얼함이 어쩌면 독자들로 하여금 현실과 가상의 경계선에 있는 자체를 망각시키는 교묘한 설정으로 비쳐질 수 도 있지만 또 하나 이번 작품을 대하는 작은 재미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림에 대한 부분을 빼놓을 수 가 없죠. 아마다 도모히코의 미발표작 <기사단장 죽이기> 이라는 그림에서 시작되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독자들은 마치 그 그림을 현장에서 리얼타임으로 보는 듯한 착각 아닌 착각이 들 정도로 하루키의 서사들은 가히 압도적일 만큼 디테일하고 리얼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반복적인 암시들이 그런 착시를 보여줄 수 도 있겠지만 그림에 대해서 문외한인 독자들이라도 <기사단장 죽이기> 라는 그림을 금새 머리속에 떠올릴 수 있을 만큼 강인한 느낌을 받게 하는 서사들이 참 가슴에 와닿는다는 것입니다.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그대로 화폭에 옮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정도니까요. 이렇듯 이번 작품속에는 하루키 자신이 현현한 이데아 (작품속 주인공 '나' 라고 봐야할 듯 한데요. 물론 '멘시키'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 듯 합니다) 같은 설정들이 실생활과 더불어 흩어져 있기도 합니다. 난징학살에 대한 사유와 그에 대한 반성과 사죄라는 어두운 역사적인 담론도 담겨져 있고 '긴얼굴'의 메타포와 나누는 소소하면서도 유머스러운 장면들고 포착되고 있죠. 이러한 모든 설정들과 사유들이 하루키 자신의 이데아와 메타포를 담고 있다고 보면 너무 나간 주장일수도 있겠지만 왠지 자꾸 그런 생각을 갖게 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자꾸 전작인『1Q84』를 떠올리면서 비교되는 부분이 생기는데요. (당연히 그럼 느낌을 받게 됩니다.『색체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대하면서 자연스럽게『노르웨이의 숲』을 떠올리듯 말이죠)『1Q84』가 현실과 가상이라는 경계선에서 다소 가상쪽으로 옮겨간 몽환적인 분위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적확하게 그 경계선상에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비록 황당한 소재와 컨셉트를 가지고 있지만 왠지 그게 가상의 세계가 아님을 느끼게 하면서 동시에 현실의 세계임도 증명할 수 없는 그런 묘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환상리얼리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네요. 이는 현실의 세계와 가상의 세계가 줄다리기를 하는 과정에서 어느쪽으로 기울어지면 안되는 그 균형점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그 균형점속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또 다른 도피처 (이것이 이데아일 도 있고 메타포일 수도 있겠지만요 그렇다고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닐 입니다) 를 상징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가져보게 합니다. 정말 오랬만에 하루키다운 작품을 대면하게 되었고 다시한번 잊혀지지 않는 작품을 하나 더 간직하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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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서의 망 | 문학 Review 2017-07-1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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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위험한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현대문학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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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위험한 비너스> 가 드디어 국내 독자들에게 새 인사를 하네요. 뜨는 작가라기 보다는 사실은 이미 국내 독자들층에 미야베 미유키에 버금갈 정도로 많은 매니아층을 갖고 있는 일본 추리소설계의 대표적인 작가라는 말이 타당할 것입니다. 추리스릴러장르의 작가로 상당한 팬덤을 가지고 있고 오랜세월동안 그것도 상당히 다작인 작가이지만 히가시노 게이고가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너무나 잘 알듯이 추리 그 자체에 대한 천착보다는 추리와 인간 그리고 나아가 사회전반을 하나로 묶는 독특한 필력에 있지 않나라는 나름의 생각을 가져보게 됩니다. 무엇보다 사건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는 인간 중심의 내러티브 (심지어 추리장르의 계열을 뛰어넘어 외도에 가까운 작품들 역시 결국 모든 내러티브의 중심에는 항상 따뜻한 인간이 있다는 것이죠) 가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그런면에서 이번 작품 역시 색다른 면 (혹여나 어떤 독자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뜬금없는 변신을 기대할 수 도 있겠지남요) 은 찾아 보기 힘들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그의 작품이 기대치를 갖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순간적인 외도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네요.


          <위험한 비너스> 는 역자가 후기에 밝혔듯이 히가시노 게이고가 작품의 영화화를 염두해 두고 창작한 작품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여타의 추리스릴러계통의 작품과는 차별되는 부분들이 있죠. 상당히 오락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작품을 읽는 내내 미소를 잃지 않게 하면서도 그다지 임팩트가 크지 않는 스토리같지만 치밀한 스토리 (이 부분도 상당히 주모면밀하게 내러티브 전체에 뿌려 놓으므로서 한가지의 스토리가 아닌 네가지 정도의 스토리를 가지고서 독자들을 공격하고 있죠) 의 다변화와 각각의 스토리에 가장 적합한 등장인물들의 선정,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완벽한 연기력을 끌어내는 전체적인 내러티브의 스릴감... 정말이지 역자의 추측이 빗나가지 않음을 느끼게 합니다. 또한 그 동안 하가시노 게이고의 팬들에게 익숙한 사건해결사의 이미지와는 완전 생뚱맞은 인물을 등장시켜 실소와 연민 그리고 일종의 동질감을 자연스럽게 끌어낸다는 점이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이번에 등장하는 사건해결사는 수의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마음씨 좋은 노총각을 전면에 부각시키고 있는데요. 우선 이 부분이 독자들의 관심을 촉발합니다. 추리력이나 사건해결의 추진력, 명석한 두뇌회전 뭐 기본적으로 사건해결사가 갖추어야 최소한의 덕목조차 겸비하지 못한 인물인데요. 마치 미야베 미유키의 행복한 탐정시리즈에 등장하는 스기무라 사부로를 연상케 하는데요, 마음씨 착하고 도덕성까지 겸비하고 있지만 왠지 하쿠로는 스기무라 보다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것이죠. 특히 남성의 입장에서 보면 야!!! 라고 무릎을 칠 정도로 친숙하다는 것이죠.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노인과 미인, 어린아이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한다는 점은 정말 웃음이 절로 나올 정도로 솔직한 캐릭터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에 맞서는 콤비역으로 등장하는 미모의 제수씨 가에데는 하쿠로와 반대편의 이미지를 전해주죠. 미모에 지성에 여기에 왠만한 남성도 범접하기 힘든 추진력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는 그야말로 하쿠로의 의붓동생이자 열등감의 대상이었던 아키토의 현현이자 대리인으로 설정했다는 그야말로 캐스팅 자체에서 이미 영화화를 작심한 행태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죠. 여기에 만만치 않는 유마라는 조연들이 등장하여 그 흥미를 배가 시킵니다. 한마디로 등장인물들의 면면만 보더라도 흥미로운 구성이라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뭐 이번작품이 단순한 인물구도의 특색만으로 끌어간다면 이미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라 할 수 없겠죠. 기본적으로 네가지의 스토리가 각각의 미스테리를 담고 있다는 스트럭쳐에 각각의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서서히 증폭시키면서 결말부분의 반전을 통해서 한꺼번에 그 실마리가 풀어진다는 점, 그리고 각각의 스토리가 연동되고 전혀 어슬프지 않게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히가시노 게이고의 구성력을 확인하게 됩니다. 자 그렇다면 히가시노게 게이고의 전매특허인 인간중심의 사유는 어디로 실종했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이 부분이 이번 작품의 가장 획기적인 트릭으로 보면 될 듯합니다. 작가는 이번에는 의도적으로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사유를 설렁설렁 뿌려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얼핏 봐서는 스토리와 인물에 집중하다 보니 놓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먼저 제목인 <위험한 비너스> 입니다. 왜 제목을 이렇게 선정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작품에 몰입하다보면 정말 작품의 제목을 망각해버립니다. 그만큼 내러티브에 끌리는 힘이 강하기 때문인데요. 두가지 관점에서 보게 되면 비너스라는 상징성에 대한 고찰일 것입니다. 신화속의 여신으로 인간이 넘어설 수 없는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는 존재이기도 한데요. 주인공 하쿠로는 제수씨 가에데의 미모에 흠뻑 빠져들게 됩니다.(그러지 않을 남성이 과연 존재할까 싶을 정도로 비너스 그 자체로 표현되니까요) 아주버님과 제수씨라는 극복할 수 없는 도덕적인 틀 속에서 자꾸만 이성으로 다가오는 여인 즉 개인적인 인간의 도덕성에 대한 경종같은 사유를 보여주죠. 여기에 큰 범위에서 인간의 삶을 연장하고 병을 치료한다는 목적에서 잔혹한 동물실험과 인체실험이라는 범 인류적인 도덕성의 갈등 문제가 같이 오버랩되어 <위험한 비너스> 라는 사유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물론 작중 작품인 '관서의 망' 이라는 작품 역시 일맥상통하는 전달체로 등장하죠. 비너스는 예나 지금이나 인간이 발을 들이밀어서는 안되는 영역의 존재로 도덕성을 잃어버리는 순간 그 어떤 불행한 결과가 올지 모른다는 일종의 경종으로 봐야할 듯 하네요. 아슬아슬한 경계선에 서 있는 현대의 우리에게 작가가 보내는 메세지이지 않나 싶네요.


           또한 이번 작품을 좀 더 재미있게 하는 요소들이 군데 군데 있습니다. 아비시니안 고양이, 피그미마모셋 원숭이, 다람쥐, 닥스훈트, 미니피그, 방귀가 멈추지 않는 스컹크 등이 등장하면서 독자들의 눈과 가슴을 즐겁게 하는데요. 그 동안의 작품에서도 느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정말 다양한 분야에 대한 천착이랄까 한번 파고들면 거의 전문가적인 관점에서의 서사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번 역시 동물병원을 통해서 다양한 애완동물들을 접해볼 기회를 주네요. 여기에 서번트증후군을 대변하는 뇌과학분야 그리고 프랙털도형이나 소수의 문제를 비롯한 수학계의 난제들등의 생소한 분야들이 등장해서 작품을 읽는 내내 인터넷을 검색하는 고충까지 더해주죠. 물론 흥미로운 고충이지만요. 또 한가지 유심히 보지 않으면 놓칠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요. 바로 '다이호 대학' 이라는 가상의 대학이 등장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니아들이라면 어디서 많이 들어봤을텐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죠. 전작인『라플라스 마녀』『질풍론도』에서 등장했던 과학기술력이 우수한 연구원이나 교수들의 대학으로 등장하죠. 이번 기회로 다이호 대학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과학관련 논거의 에비던스처럼 활용되고 앞으로도 그렇게 활용되지 않을까 싶네요.


          전반적으로 이번 작품은 오락성이 작품 전반을 강하게 좌지우지 하고 있음에는 틀림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각각의 스토리와 작품 전체적으로 표출되는 거대한 사유는 인간의 도덕성에 대한 심도깊은 사유가 깔려있느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애완동물 즉 반려동물에 대한 입장도 같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죠. 비단 반려동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좀더 확장하면 우리가 사는 인간사회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죠. "수의사가 상대해야 하는 건 동물만이 아니야. 그 보호자와의 관계도 중요하지. 어떤 의미에서는 이쪽이 더 중요하고 까다로워. 세상에는 별의별 보호자가 다 있거든. 가난한 사람도 있고 부자도 있고 반려동물에게 애정을 쏟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쩔 수 없이 기르는 사람도 있어" 라는 말의 숨겨진 의미를 되새겨보게 되면 반려동물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성까지 그 사유가 확장되어 버리죠. 여하튼간에 이번 작품 역시 독자들의 바램을 저버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만큼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작가의 일말의 외도를 기대했지만 그런 기대는 다음 작품으로 미루어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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