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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 | 기본 카테고리 2021-09-2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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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저/함규진 역
와이즈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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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의 장점은 혼자서만 가지고 있던 책의 소감과 느낌을 나눌 수 있다는데에 있다. 더불어 혼자서 읽을 수 없는 책을 읽고 나누면 더 유용한 시간이 된다. 와글과 북클러버라는 좋은 기회들이 이 책을 만나게 해주었다.
한국사회에서 고등교육을 거쳐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나오면서 공정하다고 느꼈던 경험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도 나는 이미 한국내에 만연한 부정입학, 병역비리, 채용비리를 뉴스로 접하면서 공정이라는 단어에 거리를 두고 있었던것 같다.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고,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게 하며, 능력에 따라 성과를 배분한다.' 이 당연한 명제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였다는 흥미로운 소재로 시작한다. 노력한만큼 보상받는다는 능력주의는 허상이다. 성공은 노력보다 운에 많은 영향을 받고, 오로지 본인의 재능과 노력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금수저 흙수저라는 단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부의 정도에따라 시작하는 출발선이 다르다. 수저는 세습되어 사회적 이동이라는 사다리는 점점 가파르고 높아진다. 개천에서 용은 나지 않는다. 흙수저는 아무리 노력해도 흙수저라는 것이다. 이렇게 금수저들은 수저를 자신들의 능력이라 생각하고 오만하며 흙수저들을 패배감에 물든다. 이런 양극화가 불평등을 가져오고 연대를 약하게 만든다. 패배자에게 가혹한 이런 시대는 변화해야한다. (엘리트들은 역차별을 운운하겠지만) 우리는 더 나은 공동체로 변화해야한다고 마무리한다.
중등좌파라던지, 포퓰리즘이라던지, 사회적 문제에서 빠질수없는 정치까지. 내게는 어색하기만한 단어들이 쏟아져 조금 힘겹게 마무리했다. 주제는 하나인데 계속 같은 얘기를 반복해 조금 루즈하기도 했다.
이해가 되는 당연한 문제임에도 똑부러지는 해결책이 없다. (물론 지금의 자본주의 능력사회보다 나은 시스템을 찾지못해 아직 이런 세상에 살고있겠지만) 독자에게도 질문을 슉슉 던지는데, '이런건 전문지식을 쌓은 엘리트들이 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 뜨끔했다. 작가 마이클 센델 자체도 어린나이부터 교수가 된 엘리트다. 그럼에도 이런 책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간단한 명제에서 출발해 사회, 정치, 철학적인 부분까지 깊게 생각해 볼수 있게 해주는 좋은 책이였다.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

요즘 우리는 성공을 청교도들이 구원을 바라보던 방식과 비슷하게 본다. 행운이나 은총의 결과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노력과 분투로 얻은 성과라고 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능력주의 윤리의 핵심이다.

노력과 재능 만으로 누구나 상류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미국인의 믿음은 더 이상 사실과 맞지 않는다. 기회 균등에 대한 담론이 과거와 같은 반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라 볼 수 있다. 사회적 이동성은 더 이상 불평등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없다. 빈부격차에 대한 진지한 대응은 무엇이든 부와 권력의 불평등을 직접 다뤄야만 하며, 사다리를 오르는 사람들을 돕는 방안으로는 무마될 수 없다. 사다리 자체가 점점 오르지 못할 나무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의 은총인지, 어쩌다 이렇게 태어난 때문인지, 운명의 장난인지 몰라도 덕분에 나는 지금 여기 서 있다.’ 라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그런 겸손함은 우리를 갈라 놓고 있는 가혹한 성공윤리에서 돌아설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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