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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코끼리의 무덤은 없다 - 조디 피코 | 책 이야기 2017-02-1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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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코끼리의 무덤은 없다

조디 피코 저/곽영미 역
현대문학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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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디 피코는 오래 전 <쌍둥이별>과 <19분>이라는  작품으로 만나게 된 작가다. 두 작품 모두 흑과 백의 이분법적 논리를 무색하게 만드는 작은 힘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녀의 작품을 읽고 있으면 우리가 세상에 가지고 있는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이번 그녀의 작품 역시 범상치 않다. 코끼리에 관한 놀랄만큼 자세하고 감동적인 지식을 전달해 줄 뿐 아니라,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다큐멘터리식 전개에 추리와 영적 세계라는 어찌보면 상반되는 두개의 세상을 첨가하고 거기에 놀랄만한 반전까지 선사하는 대단한 필력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소설은 10년전 코끼리 보호소에서 있었던 비극적 사건으로 인해 엄마는 실종되고 아빠는 정신병원에 있어 사건과 관련된 어떠한 증언도 해줄 수 없는 상태에 놓인 열 세살의 제나가 엄마를 찾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여기에 제나를 도와 사건의 진실에 한걸음씩 다가가는 조력자들로 사건 당시 사건에 참여했던 전직 형사인 사설탐정 버질과 한때는 잘나가던 심령술사였지만 지금은 변두리에서 타로점이나 봐주며 생계를 유지해가는 점성술가 세레니티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풍부해진다. 제나의 엄마인 앨리스와 제나, 그리고 버질과 세레니티가 화자로 각각 사건을 바라보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독자는 퍼즐을 꿰맞출것을 요구받는다. 언뜻 보면 엄마를 잃은 제나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것 같지만, 이 소설은 엄마를 잃은 제나 뿐만 아니라, 세레니티와 버질 역시 자신들이 상실한 것들을 회복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코끼리에 관한 놀랄만한 사실들, 특히 코끼리의 감정, 그 중에서도 슬픔에 대처하는 그들만의 특별한 방법을 가진 코끼리에 관한 연구는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코끼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많은 위험들에 독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동조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볼 수 있도록 작가는 이렇게나 뭉클하고 묵직한 작품을 썼는지도 모른다. 작가가 마지막에 선사하는 반전은 그녀의 다른 작품에서도 그랬듯, 그동안의 스토리를 완전히 뒤집기 위한 반전은 아니다. 모든 희망이 사라진 것 같은 세상에 그래도 아직 세상은 살아갈만 한 것이 아닌가라는 불씨를 볼 수 있게 해주는 반전이다. 그리고 바로 이 작은 불씨가 그녀의 작품이 지닌 위대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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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정진홍의 사람공부 - 정진홍 | 책 이야기 2017-02-12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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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진홍의 사람공부

정진홍 저
21세기북스 | 2011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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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책읽기 방향은 신간도 읽으면서 책꽂이에 모셔두고만 있는 묵은 책들을 하나씩 읽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한정된 공간에 무한정 책만 쌓아놓을 수도 없을 뿐더러 아직 읽지 못한 책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떨구어내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이다. 그래서 먼지를 털게된 책인데, 의외로 가벼운 내용이라 쉽게 읽어내었다. 사람을 아는 것이 힘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사람에 관한 책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알게 된 지식과 경험이 결국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기반이 되고 이 기반위에 세워진 나라는 존재가 결국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거름이 된다는 엄청난 의도를 지닌 책이다.


   결국 요약하자면 다른 사람과는 다른 차이를 만들어 낸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미 많이 알려진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라서 그런지 조금은 식상하고 전체를 보지 않는 단편적인 이야기들이라 언급된 인물들의 시대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공감되지 않는 이야기들도 더러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이런 단편적 힌트들이 나의 레퍼런스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어떤 정보를 접했을 때 거기서 끝내고 마느냐, 아니면 자신을 성장시키는 발판으로 이용하느냐는 어차피 자신에게 달려있는 법이다. 함께 공부해보자는 저자의 뜻에 공감한다면 책을 통해 읽어낸 세상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한 노력을 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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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 - 제임스 H 루빈 | 책 이야기 2017-02-1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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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

제임스 H 루빈 저/하지은 역
마로니에북스 | 201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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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로니에북스의 미술 도서는 믿고 볼 수 있는 종목! 이번은 인상주의 전체를 한권에서 조명할 수 있는 책이다. 목차를 보면 시대순도 아니고 화가순도 아니고 주제별도 아닌, 시대와 주제 그리고 기법의 흐름을 적절하게 섞어놓은 배열이라고 해야하나. 아뭏튼 처음에는, 어떤 기준으로, 어떤 흐름으로 읽어야 하는지 헷갈리기도 하지만 읽다보면 점차 저자가 이끄는대로 자연스레 따라가게 된다. 매 페이지의 메인이 되는 그림과 더불어 그와 비교할 수 있는 다른 그림들을 참조할 수 있도록 같은 페이지에 구성하고 있다.


   인상주의는 아마도 우리 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미술화파이자 가장 널리 알려진 화가들이 밀집해 있는 그룹이 아닐까. 마네, 모네, 쿠르베, 세잔, 르느와르, 드가, 피사로, 시슬레 등 그 이름만으로도 인상파라는 사조를 떠올릴 수 있는 대가들을 비롯해서 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화가들의 귀한 그림들까지, 수백 점에 달하는 작품들을 집에 편안히 앉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 할 수 있겠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술 사조의 생성부터 소멸의 시기까지 다양한 변화를 겪어내는 작품들을 보다보면 당시의 화가들이 이 세상을 바라보았던 시각이나 그들이 살아내야했던 삶의 여러 모습들을 그려볼 수 있다. 수세기전의 순간의 인상을 담아낸 그림들이 우리들에게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새삼 예술의 위대함과 경이로움에 감탄하게 된다.


   시각공해에 내 눈이 시달린다는 생각이 들 때 안구정화를 위해 한번씩 펴보고,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 한권의 책이 부담스러울 때 역시 한번씩 펴보고, 운좋게 유럽의 미술관을 갈 기회가 생겼거나 한국에 인상주의 화가들의 전시회가 있을 때 한번씩 펴보고, 마음이 우울할 때 인상주의의 밝은 색상이 그리울 때도 한번씩 펴보고..이백퍼센트의 활용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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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기린의 날개 - 히가시노 게이고 | 책 이야기 2017-02-0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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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린의 날개

히가시노 게이고 저/김난주 역
재인 | 2017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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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다시 사람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서사람 빠지면 그의 소설이 아니게 된다. 그만큼 그는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의 선한 본성을 믿는 작가이다.

​   기린의 날개 제목인 기린의 날개는 니혼바시 다리 위에 있는 조각상의 이름이자 소설 속에서 여러가지로 사건과 연관지어 등장하는 상징이다. 남자가 칼에 찔린 니혼바시 다리 위의 기린 조각상까지 걸어와 쓰러지고 결국은 숨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렇듯 가독성은 뛰어나고, 엄청난 감탄을 할만큼의 짜여진 추리나 반전이 있는 아니지만, 그의 소설은 항상 인생의 여러 단면을 터치한다. 때로는 수십년 전으로 회귀할만큼 스토리에 공을 들인다. 이번 사건 역시 아무 상관없을 같은 과거의 어느 사건과 맞닿아있고 사람의 죽음은 타임머신처럼 과거의 기억을 불러낸다.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찜찜한 과거의 기억이 현재와 합체되면서 인간 해방이 이루어지는 순간이 그의 소설에는 등장한다. 인간 실격이 인간 회복이 되는 순간이다.

 

   이번 작품 역시 가가 시리즈이다. 사건의 해결이란, 범인을 잡는 것만이 아니라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구하는 것이라는 철학을 가진 형사, 가가. 좋아하지 않을 없다. 가가의 신변에 생긴 변화는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3주기가 되었다는 것인데, 살아계셨을 때처럼 돌아가신 아버지에게도 가가는 무심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의 실제 마음은 아버지의 임종을 지켰던 간호사였던 가나모리 도키코의 말처럼, 죽음을 눈앞에 두었던 아버지의 마지막 메시지를 마음에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믿는다. 살아있는 자는 죽어가는 자의 마지막 메시지를 마음에 받아들여야한다는 말이 결정적 힌트가 되었으니, 이번에도 가가는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도움을 받은 셈이다.

   누군가는 다치고,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누군가는 잘못을 숨기고 싶어하고, 누군가는 속죄하고 싶어한다. 언뜻 보면 그런 암울한 사건들 속에서 인간의 마음을 구해내는 일이 가능할까 싶다가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기린의 날개가 금방이라도 여봐란듯이 날개짓을 시작하면서 괜한 걱정이라고 다독여줄 것 같다. 니혼바시 다리를 지나면서 날개달린 기린상을 본적이 있던가? 다음에 도쿄에 가게 되면 가가의 뒤를 쫓아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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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분서자들1 - 마린 카르테롱 | 책 이야기 2017-01-3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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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분서자들 1

마린 카르테롱 저/이원희 역
작가정신 | 201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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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종말은 곧 인류의 종말을 의미합니다 - <분서자들1> p88


   분서자의 사전적 의미는 책을 불태우는 사람이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지식의 확산'에 두려움을 느끼는 세력들, 알 권리를 억압하여 민중을 통제하고자 하는 세력들, 자신들의 권력기반이 무너질 것을 두려워하여 정보와 지식을 독점하려 하는 세력들..쉽게 말해 이들이 분서자들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책을 지키고자 했던 지식의 수호자와, 반대로 파괴하고자 했던 분서자들의 싸움의 기원을 알렉산드로 대왕에 둔다. 정복자 알렉산드로는 지식을 제대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문자로 기록하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문자로 쓰인 인류의 모든 기억을 보존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복을 택했다. 그런데 이렇게 인류의 사고를 한곳에 모아놓고 보존하려고 했던 알렉산드로 대왕의 원대한 계획은 분서자들에게 공포심을 불러 일으켰고 결국 알렉산드로 대왕은 독살을 당하는데, 바로 이들의 후손들이 바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심이 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건들이 아니더라도 역사 속에서 책을 없애고자 했던 시도는 많았다. 우리나라 역사만 보더라도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였을 때, 국민들이 글을 쉽게 읽게되면 학문과 정보가 보편화 될 것을 염려한 권력자들이 말도 안되는 이유로 반대했던 것만 보아도 그렇고, 히틀러에 의한 베를린 분서사건, 진시황의 분서갱유 등이 쉽게 떠오른다. 최근에 많이 등장하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라는 말도 결국 따지고 보면 일종의 '분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소설은 인류의 중요한 고문서들을 지키는 수호자 중 한 명이 살해당하면서 시작된다. 템플의 기사단의 후예로 대대적으로 고문서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해온 집안의 장남인 열네살 오귀스트와 그의 여동생인 자폐증을 지닌 일곱살 천재소녀 세자린은 아빠가 분서자들에게 살해당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모른 채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데, 이는 아이들만큼은 평범하게 살아가길 원했던 엄마의 생각이었지만 결국 엄마의 헛된 희망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책을 지키도록 운명지어진 아이들이었던 것이다. 책에는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이 담겨있다. 책, 고고학, 도서관, 비밀통로, 암호, 결사단, 수호자 등 오랫만에 어렸을 때 즐겨했던 공상 속으로 여행을 떠난 기분이다. 두 아이들이 살고 있는 라 코망드리의 도서관 아래 비밀 지하통로에 보존되어있던 책 수호자들의 활동을 담은 일지가 분서자들에게 발각되고 아이들을 그동안 지켜주었던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죽음을 맞이하면서 과연 이 일지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 책에 관한 색다른 정의를 내린 드베르지 선생님의 말을 인용해본다.


"앞의 두 가지 정의와 달리 마지막 정의(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사전)는 책이 '읽히기 위한' 것이라는 개념을 강조하고 있음에 주목하기 바란다. 여기서 종이에 쓰인 글을 기술적으로 묶어놓은 '물건'은 독자를 찾은 경우에만 책이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읽히지 않은 책은......책이 아닌 것이다!" (p84)


   읽히지 않은 건..그냥 물건일 뿐이라는 것. 그러니 그 '물건'이 책으로 불리우기 위해서는 우리가 읽어야 한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분서자들이고 책을 읽는 사람은 책의 수호자들이라는 것. 뜨끔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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