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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 에두아르도 하우레기 | 책 이야기 2017-01-2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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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에두아르도 하우레기 저/심연희 역
다산책방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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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좀 들여보내줄래?"


   어느 날 고양이 한마리가 우리 집 창가에 와서 이렇게 말하는 걸 듣는다면 맨 처음 어떤 생각이 들까? 아..내가 드디어 생활에 시달리다 못해 미쳐가는구나..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충분할 것 같다. 우리의 주인공 사라도 마찬가지였다. 중요한 고객과의 프리젠테이션을 앞두고 어지럼증이 도졌고 같이 살고 있는 남친과의 소원해져가는 관계만으로도 마음이 충분히 뒤숭숭한데, 갑자기 고양이가 인간의 말을 하면서 자기를 들여보내달란다. 처음에는 영어로, 그 다음에는 사라의 모국어인 스페인어로. 꿈인지 환각인지, 아님 결국 내가 미쳐버린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악명높은 출근시간 런던의 지하철에 노트북을 놓고 내리고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도중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가고 급기야는 10년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남자친구의 배신을 알게되고 남자친구 집에서 나오면 갈곳도 없고 돈도 없고, 스페인에 계시는 아빠의 서점이 망했을 뿐 아니라 집도 경매에 넘어간다는 소식까지..진짜 엉망진창이다. 아직 미치지 않은게 이상할 정도라 고양이가 내 앞에서 말을 한다 한들 더 이상 이상할 것도 없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오랫만에 따뜻한 소설 한권을 만났다. 말하는 고양이 시빌은 사라의 엉망진창인 인생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그녀에게 왔다. 그렇다고 해서 짠~하고 마법을 부려 그녀의 일상을 모든게 잘못되기 시작한 이전으로 돌려놓는 전지전능자는 아니다. 시빌은 훈련을 통해 사라가 스스로 자신의 몸에 관한 생각을 바꾸고 주위에 대한, 세상에 대한 마음과 시선을 달리 갖도록 도와주는 존재이다. 늘 내 주변에 있지만 신경쓰지 못했던 것들, 소중하다고 생각하지 못한 것들에 다시금 눈길을 주고 사랑을 주고, 그래서 다시금 깨진 삶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한다.


   작가는 삶이 행복하거나 그렇지 않거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자신의 마음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스트레스를 받고 과잉걱정을 하고 항상 시간이 없어 할 수 없다는 핑계를 입에 대고 사는데다, 불평불만같은 쓰레기로 내 소중한 삶을 채우는 행위를 당장 그만두라고 소리치고 싶었을 것이다.


   행복을 말하는 고양이 시빌아~ 나한테도 와주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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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 최윤규 | 책 이야기 2017-01-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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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최윤규 글그림
책이있는마을 | 201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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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력.창의력.감성. 사람보다 기계를 더 좋아하고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기는 이 시대에 상상력, 창의력, 감성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아보이지만 오히려 더 절실하게 갈구하는 키워드들이다. 정작 교육은 상상력과 감성을 억누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세상을 살아가면서는 상상력과 감성을 길러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다니, 모순된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이 복잡하고 알쏭달쏭한 세상에서 가끔은 단순하면서도 엉뚱한 부분을 툭 하고 건들어주는 이런 책들을 넘겨보게 되는 것 같다. 저자는 감성과 상상력과 창의성을 영화 속에서 찾았다고 한다. 영화를 보면서 생각 훈련을 하고 왜 라는 의문을 던져보면서 지루하고 힘든 일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길렀다고 한다.


   나도 영화를 좋아하고 자주 보는 편이지만 영화 속 어떤 장면들이 궁금했을까, 나도 궁금했다. 오래 전에 본 영화들에 대한 기억을 더듬고, 아..그래 이런 대사도 있었지..라며 좋아했던 장면들, 인상깊었던 장면들을 다시 꺼내보고, 보지 않은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발동시켜 워치리스트에 넣어보게도 하고 잊혀진 영화들을 다시 보게 만드는 효과가 물론 있었지만, 많이 아쉬웠다. 우선 다루는 영화가 많지 않았고, 대표 영화를 걸긴 했지만 다른 영화들이 별 연관성 없이 마구잡이로 섞여 있었고, 약간은 끼워맞추기식 편집이 저자의 기발한 시도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감이나 진정성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느껴졌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매일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단 몇분이라도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 머리가 꽉 막혀 뚫어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때, 아무 생각없이 허무개그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공허할 때, 저자의 카툰에 눈을 돌려보자. 내 마음에 빨간 색을 칠할 지, 흰색을 칠할 지, 녹색을 칠할 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자신이라는 것. 그러니 가끔은 재미있는 생각도 좀 하고 살자는 것이 아닐까. 누가 알겠어, 그러다가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하고 유레카를 외치는 순간이 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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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 - 한정주 | 책 이야기 2017-01-1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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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덕무를 읽다

한정주 저
다산초당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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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만 읽는 바보, 간서치...이런 말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이 말들이 바로 이덕무를 지칭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이덕무는 조선시대 서얼출신으로 당시 관직의 중심에 오르기 어려웠던 신분이었고 북학파들과 뜻을 같이했고, 정조시대에 규장각의 검서관으로 발탁되기도 했던 책덕후..정도랄까. 이렇게 나에게는 단 몇줄로 요약가능한 인물에 관한 이야기가 500페이지가 넘는 인문학 도서로 발간되었다는 것 자체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자칭 이덕무 마니아인 저자의 머리말을 읽으면서 또 한번 놀라게 된 사실은, 이덕무가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 것 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능력도 탁월해서 다방면에서 뛰어난 저술을 남겼다는 것이었다. 그가 세상에 가졌던 호기심으로만 따져봐도 요즘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파워 리뷰어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 아뭏튼 '이덕무'라는 이름 석자로 검색했을 때, 아무리 막강 검색 엔진에서도 알려주지 않은 그에 대한 모든 것이 바로 이 책에 들어있었다라고 해도 절대 과장이 아닐 정도로 이덕무를 알고 싶거든 이 책을 읽어라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덕무가 살았던 전후 시기를 살펴보면, 유럽에서는 계몽주의 사상을 비롯 인권에 대한 관념이 본격적으로 싹트기 시작한 시기였고 중국에서는 명나라가 망하고 오랑캐라고 멸시했던 여진족이 세운 청나라의 시대가 열렸으며, 조선에서는 명의 붕괴로 중화주의가 조선으로 옮겨왔다는 소중화주의를 바탕으로 여전히 성리학이 권력자들의 중심사상이긴 했지만 그 사이를 비집고 오랑캐에도 배울 것이 있다며 청나라의 새로운 문물과 제도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북학운동이 등장하였다. 즉 성리학만이 인간이 알아야 할 가치가 있는 학문이 아니라 천문이나 지리를 비롯해 인간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학문, 즉 실학을 공부하고 널리 알리려는 움직임 또한 활발한 시대였고 이덕무 역시 이러한 지식인 그룹과 함께 하면서 지식 혁명의 시대에 이름을 남긴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책은 2부 8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1부 <치열하게 읽고 기록하다>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덕무의 모습인 독서가를 비롯, 문장가와 비평가로서의 그의 행적을 기술하고 있고 제2부 <끊임없는 호기심과 탐구정신>에서는 사상가로서의 이덕무의 모습을 담았다. 이덕무 사후에 정조의 명으로 유고집이 간행될 정도로 인정받았던 문장가이자 사상가로서, 조선의 18세기 인문학 발전에 어떤 공헌을 했는지, 어떻게 그로 인해 조선의 사상이 당시 세상의 흐름에 발맞추어나갈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이 귀중한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지금 운서(韻書)를 인간(印刊)하는 일로 생각해보니 고(故) 검서관 이덕무의 재주와 식견을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다. 그의 아들이 거상(居喪)을 마쳤다고 들었다. 그 아들 이광규를 검서관으로 특차하라. 오산(五山) 차전로의 <차오산집(車五山集)>도 조정에서 오히려 간행해 보급해주었는데, 하물며 이덕무의 글과 공로에 있어서 있겠는가? 그 집안의 힘만으로 어떻게 이덕무의 유고를 간행할 수 있겠는가? 책을 간행할 수 있도록 유치전(留置錢) 500냥을 특별히 지급하라" - <청정관전서> 부록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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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냥 좋은 장면은 없다 - 신승윤 | 책 이야기 2017-01-0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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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냥 좋은 장면은 없다

신승윤 저
효형출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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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진짜 잘 만들었다..라는 말은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소재와 소재를 담아내는 방식이 훌륭하다는 뜻일 수도 있고 스토리가 좋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장면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을만큼 멋지다는 소리일 수도 있고, 무심히 보았던 장면에 복선이 깔려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때, 그리고 극적인 반전에 심장이 콩닥콩닥할때 잘 만들었다는 감탄이 나올 수도 있다. 저자는 우리가 감탄하고 감동하는 그런 장면들이 우연히 만들어진 것, 즉 그냥 좋은 장면이 아니라 알고보면 의도된 시각코드라고 말한다. 이 의도된 시각코드를 알고 영화를 보게 되면 무심히 지나갔던 장면도, 별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컷들도 다시 보게 된다고, 그래서 같은 영화를 여러번 봐도 볼때마다 새롭다고 말한다.


   총 20편의 영화에서 발견한 20개의 시각코드가 어떻게 영화를 '좋다'고 생각하게 만드는지 풀어나가는데, 영화란 시각이라는 면에서 보자면 미술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평소에 그림 보는 걸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저자의 설명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수평으로 흐르는 영상과 수직으로 흐르는 영상이 의미하는 것, 오른쪽으로 흐르는 화면과 왼쪽으로 흐르는 화면, 사각형 프레임이 의미하는 것들, 공간의 밀도와 마음의 상관관계, 명암과 색상을 통한 분위기 연출 등..이외에도 우리가 그냥 넘겨버릴 수 있는 평범한 장면들이 알고보면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연출된 장면이라는 걸 친절하게 알려준다. 오호...하면서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좋은 영화란 좋은 장면들이 모여 되는 것이고, 좋은 장면이란 이렇게 세심한 연출을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걸 알게된다. 그러니까 좋은 영화란...배우들의 연기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영화를 보는 관객도 영화 속 이미지를 읽고 해석할 수 있는 똑똑한 관객이어야 한다는 것을, 그래야만 진짜 좋은 영화가 계속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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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도깨비, 잃어버린 우리의 신 - 김종대 | 책 이야기 2017-01-0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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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깨비, 잃어버린 우리의 신

김종대 저
인문서원 | 201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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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도깨비>라는 드라마가 인기있다고 한다. 본 적은 없지만 스타작가와 훌륭한 배우들 덕분에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듯 하다. 게다가 요즘의 살맛 나지 않는 상황들 때문에 사람들이 판타지에서 위안을 얻으려는 마음도 어느 정도는 이 드라마의 인기 요인 중 하나이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자..드라마 속 도깨비는 우월한 외모를 지닌 배우이지만, 우리 신화 속 도깨비는 어떤 모습일까? 도깨비하면, 머리에 뿔이 있고 원시인들이 입는 듯한 털옷을 입고 방망이를 든 약간은 우스꽝스럽고 어리숙한 외모가 떠오르지 않는가. 만약 그렇다면 여러분도 우리의 신인 도깨비에 대해 알고 있는게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도깨비 이야기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우화인 <혹부리 영감>이 우리나라의 전래동화가 아니라 일본 동화라는 것이 충격이다. 일제 강점기에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기 시작한 것이 마치 우리나라 전래동화로 잘못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도깨비의 모습은 바로 일본 오니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학자들 사이에서도 도깨비의 속성을 일본의 오니와 중국의 귀의 속성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일반인은 오죽할까 싶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도깨비는 술과 여자와 메밀묵을 좋아하는 속성을 지녔고, 민가와 가까운 산이나 얕은 갯벌 근처에 살면서 풍어와 풍년을 관장하는 등 인간과 가까이 살면서 인간들과 교류하기를 좋아하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 고유의 신이었고 한때는 신앙대상이기까지 했던 도깨비가 어린이들 동화에나 나오는 존재로만 여겨지게 되었을까. 저자는 그 이유로 도깨비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도깨비를 신으로 모셨던 전통이 일제 강점기 등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 단절되었다는 점에 촛점을 맞춘다. 아무래도 남아있는 문헌이나 참고자료가 빈약하다보니 이 책에서도 깊이있는 내용은 다루기 어려운 듯 보이지만, 각 지방에 남아있는 도깨비 고사나 굿 등을 찾아다니면서 잃어버린 우리의 신인 도깨비의 존재를 제대로 알리려는 저자의 노력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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