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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아주 오래된 서점 - 가쿠타 미쓰요, 오카자키 다케시 | 책 이야기 2017-05-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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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주 오래된 서점

가쿠타 미쓰요,오카자키 다케시 공저/이지수 역
문학동네 | 2017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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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우리나라엔 이제야 번역된 것이지만 쓰여지기는 약 15여년 전에 쓰여진 책인듯 하다. 그래서 책 속에 등장하는 헌책방도 지금은 안타깝게도 문을 닫은 곳이 몇군데 있는 것 같다. <종이달>의 작가 가쿠타 미쓰요와 <장서의 괴로움>의 저자 오카자키 다케시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만담처럼 쓴 도쿄 헌책방 순례기이다. 오카자키가 사부로서 가쿠타에게 매회 지령을 내려 헌책도를 다양한 방식으로 깨닫게끔하고 이를 가쿠다는 나름의 방식대로 잘 소화해내면서 헌책도를 깨우치는 과정을 담았다. 일본 작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책에서 언급하는 대단한 작가들에 대해 공감할 수 없어 많이 아쉬웠고, 이 책을 들고 도쿄에 가서 서점에 들른다 한들, 까막눈이라 책에서 언급된 헌책들을 찾아다니는 재미 또한 느낄 수 없겠지만 헌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가쿠타가 사부에게서 받은 지령들은 다음과 같다.

- 어린 시절 즐겨 읽던 책을 찾아라!

- 책 진열법을 배워라!

- 설마 했던 곳에서 헌책방을 만끽하라!

- 청춘 시절의 책을 찾아라!

- 쇼와 초기의 책을 찾아라! (쇼와 원년은 1926년)

- 균일가 매대를 노려라!

- 그 지방 작가의 책을 찾아라!

- 즉매회가 열리는 곳에서 취향에 맞는 책을 찾아라!

  

  책을 읽고 서울의 헌책방을 검색해봤는데, 책에서 언급된 헌책방 같은 진정한 헌책방은 찾기 어려운 듯 하다. 우리나라의 헌책방은 다 어디가버렸을까. 어렸을 때 읽고 또 읽었던 세계문학전집이나 아빠 서재에 있던 어렵게만 보이던 책들은 지금은 다 어디있을까. 옛 책들을 귀하게 여기는 일본인들의 감성은 어디서 비롯된것일까. 우리나라에도 누군가는 어딘가에서 오래된 책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어린 시절 책들을 간직하고 있지는 않을까. 책을 읽고 나름 사부가 내린 지령들을 나도 수행하고픈 마음은 굴뚝 같았으나, 그럴 기회는 오지 않을 것 같아 많이 아쉽다. 단순히 책을 싸게 파는 할인서점이 아닌, 책방에 가는 것만으로도 역사 순례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진짜 '아주 오래된 서점'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헌책방을 있게 만드는 독자의 의무란 어떤 것일까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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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영화 속 오류1 - 이종호 | 책 이야기 2017-05-2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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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화 속 오류 1

이종호 저
과학사랑 | 2015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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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생각은 영화 안에서만 개연성이 보장되면 괜찮다이다. 대중적, 상업적 영화란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영화가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상상과 창작의 산물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과학적 오류나 역사적 오류를 찾으려고 하는 행위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봐야할 것이다. '진짜'를 찾고 탐구하는 몫은 관객들이 연구자나 독자가 되어 다른 데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엄청난 역사나 과학에 대한 왜곡이 이루어진 영화라면, 그리고 그 왜곡의 의도와 범위가 영화로서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관객들을 세뇌시키는 수준에 이른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그런 정도의 영화라면 관객의 외면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보여지므로 어느 정도의 셀프 필터가 작동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전히 지적 호기심에 의해 영화 속의 과학 및 역사적 오류들을 탐구하는 분들이 있는 모양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렇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다양한 교양과학 도서들을 많이 출간한 것으로 보아 아마도 과학이라는 존재를 대중에게 친숙하게 소개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계시는 듯하다.


" 참보다 허구가 많이 들어가는 것은

어떤 이야기를 전개할 때 '참'보다는 '허구' 즉 오류가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


   책의 첫머리에 쓰여있는 위의 문장이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즉 영화 속 오류를 헐뜯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라, 영화의 재미를 위해 의도적으로 삽입된 오류가 어떤 것인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영화라는 장르의 속성과 감상의 재미를 더해주고자 함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소개된 영화는 대부분 옛날 영화들이라 새삼 기억을 되살리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때론 아..이 장면에 이런 오류가 숨어있구나라고, 때론 어, 이런 장면이 있었던가라고 고개를 끄덕여가며 읽기도 하고 내키면 영화를 다시 찾아서 보기도 한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어떤 오류는 어거지로 느껴지는 부분이 가끔 있기도 하여 분량채우기 같이 생각되기도 하지만, 가벼운 화제거리가 필요할 때 찾아보면 좋을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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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하이켈하임 로마사 - 프리츠 M. 하이켈하임 | 책 이야기 2017-05-1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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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이켈하임 로마사

프리츠 하이켈하임 저/김덕수 역
현대지성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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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1300여년의 로마사를 한권의 책에 담아낸다는 것이 가능한걸까?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은 읽는 독자뿐 아니라 저자, 번역자, 그리고 책을 출간한 출판사에게도 도전이었을듯하다. 단순한 시간 순으로 풀어낼 것인지, 아니면 시대를 지배했던 인물 중심이어야 할지, 그도 아니면 사건 중심이어야 할지, 그리고 그 외 로마의 문화나 예술은 어떻게 끼워넣어야 할 지, 디테일은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할 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로마의 정치적 변화를 큰 틀로 해서 분류하였다. 로마 이전 시대의 상황에 대한 간략한 정보로부터 시작하여 초기 로마, 로마 공화정, 공화정의 붕괴, 로마 제국의 설립, 제국의 변형과 해체, 그리고 몰락에 이르기까지를 큰 그림으로 그려내고 그 안에서 주요 인물들과 사건을 시대순으로 기술하고 마지막에는 그 시대를 아울렀던 문화와 예술, 그리고 생활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비교적 로마사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친절한 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로마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독자라면 그 깊이 면에서는 다소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 남아있다.  아마도 로마 역사의 방대한 부분을 한권에서 모두 다루는 지라 디테일은 어느 정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부분이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그렇지만 사건과 인물에 대한 간결한 묘사와 엄밀하게 밝혀진 사실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로마사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싶은 독자로서는 반가울만한 저서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로마사의 큰 획을 긋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좀 더 너그러운 지면을 할애하지 않았던 점이 아쉽다. 물론 영화나 연극 혹은 소설 등을 통해 율리우스 카이사르나 안토니오, 아우구스투스, 네로, 콘스탄티누스 등 로마사에서 꽤 잘 알려진 인물들에 대해 전해지는 이야기들의 많은 부분이 실제로는 과장되고 왜곡되었다고 감안하더라도, 사료에 기초한 사실만 이야기했다고 보기에도 분량에 있어서 꽤나 인색하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고나니 서양 역사의 뿌리임을 부인할 수 없는 로마의 장대한 대서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기나긴 여행을 마치고 난 후의 뿌듯함 같은 것이 느껴진다. 로마사를 알고 싶으나 엄두가 나지 않았던 분들은 이 책으로 한번 도전해보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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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미스 함무라비 - 문유석 | 책 이야기 2017-04-3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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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저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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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내면에 남아있는 한 조각의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자유의지'에 대하여,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함으로써 지키는 마지막 존엄성에 대하여,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나 나쁘거나 추해질 수 있다는 자각에 대하여.

 이것조차 잃고 나면 어떻게 인간이 인간을 재판할 수 있겠는가." (p311)


   최근 우리는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우리의 눈을, 우리의 귀를 의심케 하는 국정농단 사태를 겪었고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로 인해 많은 일반 국민들이 우리나라 '헌법'에 관심을 갖게되는 계기가 되었는데, 법조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평소에 법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도 아니며 법원이라고는 근처에 가보지도 않은 사람들까지 법이란 것에 대해 알고싶은 욕구가 생겼으니 국정농단이 가져온 드문 바람직한 현상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현직 부장판사가 쓴 소설이다. 재미없는 법문과 사건기록만 볼 것 같은 20년차 판사가 책벌레 기질을 살려 자신의 직업인 판사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면 재미있을까? 자신의 직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는 건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존재한다. 자신의 직업인만큼 그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사실에 충실할 수 있어 개연성과 보편성이 보증된다. 반대로 너무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사실에 충실하려다 보면 재미가 떨어지고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하게 된다.


  제목인 미스 함무라비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나서야 하는 주인공 박차오름 판사의 기질을 빗대어 지은 별명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유명한 함무라비 법전의 한 구절에서 비롯된 것인데, 사실 함무라비 법전의 이 문장은 자신이 지은 죄와 똑같은 벌을 받아야한다고 해석하기 쉬우나, 우리의 미스 함무라비, 박차오름 판사의 생각은 다르다. "평민이나 노예가 귀족이나 힘있는 사람의 털끝 하나만 실수로 건드려도 목이 날아갈 수 있었던" 시대에 "피해와 동일한 만큼의 처벌만 허용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복수를 엄청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오호..그러니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이 말은 오히려 귀족들의 힘자랑을 막기 위한 법이었다는 것이다. 함무라비와 같은 정의의 사도 박차오름 신출 판사와 까칠하지만 마음은 그 누구보다도 따뜻한 한세상 부장판사 그리고 시니컬하지만 박차오름 판사를 알게 모르게 도와주는 임바른 판사가 속해있는 제44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소설이지만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날때마다 법조 용어와 그들의 세계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을 위한 설명이 덧붙여있어 이해를 돕는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내용이 담긴 첫번째 에피소드와 마지막 에피소드의 연결과 제44부 세 판사의 인연을 밝혀주는 결말은 생각지도 못했던 보너스였다.


   그래서 이 소설이 재미있냐고? 이 판사님 소설 좀 더 쓰셔도 될 것 같다고 말하면 답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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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식탐일기 - 정세진 | 책 이야기 2017-04-2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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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식탐일기

정세진 저
파피에 | 2017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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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딜가나 먹는 이야기가 대세다. 방송에서도 혼밥, 혼술, 먹방 등 먹을거리에 관한 이야기가 인기가 많고 음식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하더라도 음식이야기가 빠지는 법이 드물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오늘은 뭘 먹지?'라는 화두가 유일하게 전 멤버를 대화에 동참시킬 수 있는 주제이지 않을까. 물론 먹는 행위가 생명 유지를 위해 중요하기는 하지만, 지금만큼 먹을거리를 '탐'하는 시대가 있었던가. 이 시대는 식탐의 시대이다.


   이 책에서의 식탐은 꼭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거나 음식에 대한 과한 욕심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그저 26명의 우리가 알만한 사람들이 좋아했던 음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26명 중 하루키 한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사람들이라 인터뷰라 하기는 좀 그렇지만, 글을 읽고 있으면 그들이 추억하는 음식에 관한 인터뷰 기사를 읽고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어떤 역사적 인물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예를 들어, 카트린 드 메디치는 독재와 사치의 이미지, 찰리 채플린은 시대를 압도했던 무성영화, 반 고흐는 불행했던 시절과 대비되는 아름다운 그림들, 고종황제는 무능함의 이미지, 이사도라덩컨은 불행했던 마지막 삶과 현대 무용의 창시자로 기억, 혁명가인 체게바라,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등...하지만 이 책에서 그들이 사랑했던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을 읽고 있으면, 그들에게 입혀진 기존 이미지들은 어느샌가 지워지고 그들이 추억하는 음식으로 이미지화되면서 한 인간으로서 그들을 바라보게 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들이 사랑하는 음식이 아마도 어린 시절과 맞닿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요즘말로 하자면 소울푸드 정도? 나에게 소울푸드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나도 당연히 어릴 적 엄마가 해주신 음식으로 기억을 더듬게 된다. 그만큼 엄마란 존재는 어릴 때의 기억을 송두리째 품고 있다.


   인물도, 역사도, 음식도 거창하고 섬세하게 다루고 있는 책은 아니지만 유명인사들의 의외의 음식들, 그리고 처음 들어본 음식이나 재료 혹은 요리법에 관한 재미있는 상식의 수준으로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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