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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있었던 질투에 대한 모든 것... | 인문학으로 놀자! 2018-06-0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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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질투

피터 투이 저/김현희 역
니케북스 | 2017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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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질투 한 번 안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질투란 게 꼭 사랑에만 있는 건 아니죠. '엄친아'란 말이 대표하듯이, 사람은 누구나 살다보면 한 번은 자신보다 잘난 사람을 질투하게 마련입니다. 살리에르가 모짜르트에게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사실 질투는, 우리나라에도 남이 장군을 시기한 유자광이 있었듯, 역사를 비극으로 만든 대표적인 것 중 하나였습니다. 더하여 프로이트에 따르자면 질투는 우리의 근본을 형성하고 있기도 하죠. 프로이트는 우리의 자아가 오디이푸스 컴플렉스로 형성된다고 했는데, 그건 다름아닌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들이 이루는 삼각 관계에서 아버지를 향한 아들의 질투니까 말이죠. 이렇게 보자면 더욱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대체 질투가 무엇이기에 우리는 그토록 쉽게 질투심에 사로잡히는 것일까 하고 말이죠. 그런 의문을 가졌다면 여기 시원하게 해소시켜 줄 책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현재 캘거리 대학에서 그리스로마 연구학과 교수로 있는 피터 투이의 '질투'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정신 과학 책도, 심리학 책도 아닙니다. 그보다는 신화와 예술 그리고 문학과 철학이나 범죄사 등 모든 분야에 나타난 대표적인 질투 사례를 모아 그것의 의미와 양상 그리고 가치를 헤아려 보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두 10장으로 되어 있는데, 1장에선 질투가 무엇인지 정의를 내립니다. 하나의 개념을 설명하는데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그와 비슷한 것을 비교시켜 차이점을 보여주는 것이죠. 이처럼 이 책도 질투와 유사한 감정들을 하나하나 차례로 분석하면서 질투의 의미를 양각하듯 선명하게 빚어 나갑니다. 이렇게 말이죠.


 질투는 사회적 삼각 관계를 필요로 하며, 제삼자가 자신의 중요한 관계에 위협이 된다고 지각하는 것에서 비롯된다.(p. 40)


 이것은 질투와 유사한 선망과 구별되는데, 거기에 대해 독일 사회학자 헬무트 쇠크는 이렇게 정의 내렸습니다.


 선망은 성취와 관련되는 반면, 질투는 보전과 연관된다.(p. 43)


  다시 말해, 자신이 가진 기존의 관계나 지위를 지키려고 하는 마음. 바로 거기서 질투는 비롯된다는 것이죠. 한 마디로 질투는 방어기제의 일종인 것입니다. 아마도 연인들이 상대의 질투를 자주 사랑의 확인으로 여기는 것도 이걸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이런 식으로 피터 투이는 각 장마다 질투의 주체와 형상 또는 그 궤도와 궁극적 원인 등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해 나갑니다. 뭉크의 그림을 비롯하여 데이비드 버스의 '진화심리학'이라든가 존 파울즈의 '콜렉터', 무라카미 하루키의 '댄스 댄스 댄스'와 같은 문학 작품들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례들을 가지고 말이죠. 단적으로 말해, 전(全) 문화적으로 질투의 모든 것을 요모조모 따져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때문에 책은 어렵지 않고 아주 쉽게 읽힙니다. 신화나 소설, 미술에 관한 얘기가 많아서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어요. 사진 자료들이 컬러로 많이 삽입되어 있기에 눈마저 즐겁습니다. 특히 작가가 그리스로마 연구 교수라 그런지 신화 관련 부분이 재밌더군요.


 한 편으로 미술과 문학이 이토록 많이 질투를 주제로 다뤘다는 것에 솔직히 놀랐습니다. 뭉크는 몇 번이나 실존 인물을 그림에 넣어가면서 질투에 대해 그렸더군요. 그 외에도 루이 이카르, 토머스 리 심스를 비롯 '어머! 너 질투하니?'를 그린 폴 고갱을 비롯한 많은 화가들이 질투를 소재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질투는 분명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질투란 감정, 과연 왜 생기는 걸까요? 여기엔 두 가지 입장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는 감정이라는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문화의 산물이라는 입장입니다. 유명한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이 질투에 대해 한 권의 책(<질투 : 원시사회와 문명사회)까지 썼을 정도로 깊이 연구한 바가 있는데요, 그녀는 원시사회 사람들은 성적 욕망이 크지 않기 때문에 질투를 하지 않는다는 헤블록 엘리스의 주장에 맞서, 원시 사회 역시 문명사회 못지 않게 성적 욕망이 크지만 그 감정이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문명사회처럼 파괴적인 힘을 발휘하지 않을 뿐이라 말했습니다. 즉 질투를 문명의 산물이라 본 것이죠. 이러한 미드의 견해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것은 실제 역사에서 '일부일처제'처럼 성에 관한 독점적 권리가 중시될수록 질투 역시 심화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관계가 점점 전부가 될수록 그 관계에서 떠밀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질투의 힘을 키워온 것이죠.


 어쨌거나 질투는 혼인 관계 유지를 위한 진화적 적응의 결과가 아니다. 성적 질투도 인간의 삶에 내재되어 있지만, 사랑과 애착에 대한 외부의 압박에 따라서 나타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성적인 질투는 곧바로 눈에 띄는 외양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질투를 경험하는 방식과 질투의 표현 양상은 시대와 공간에 따라 달라진다. 질투가 잠시나마 서구 문화의 중심 무대에 올랐던 것은, 정확히 말해 질투가 없는 세상에 대한 경의를 표현한 고갱의 그림이 세상에 나왔을 때였다. 1890년대 서구는 유토피아의 도래를 목격하지 못했다. 그러나 질투가 갑작스럽게 모든 사람이 이야기하고 생각해볼만한 대상으로 부각된 것은 바로 이 시기였다. (p. 186)


  예전에 저는 질투는 개인적인 문제이며 감정 상의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처럼 질투엔 개인을 넘어 많은 사회적 함의와 굳이 감정 상의 문제로 국한시킬 수 없는 차원들이 다양하게 존재했습니다. 피터 투이의 '질투'는 그러한 다차원적이고 복합적인 질투의 모습을 아주 잘 알려주는 책이었어요. 흔하게 보는 것이기에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질투. 그것을 보다 폭넓게 헤아려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면, 어떨까요? 피터 투이의 안내를 한 번 받아보는 것은...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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