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내내 기분이 좋다가, 또 하루는 우울하다가.
기분 좋은 이유는 찾아보지 않는데, 우울할 땐 이유가 뭔지 알고 싶어집니다. 빨리 벗어나고 싶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이유 없이 우울했습니다. 왜지? 왜지? 아무리 찾고 찾아도 알 수 없는 이유로 그랬습니다.
그냥 나를 느끼기로 합니다. 내가 이런 상태구나. 이유 없이 이럴 수도 있구나. 좋다가도 힘들어질 수 있구나. 오늘 아침 산책을 하며 생각했습니다. 생각이나 기분 모두 내 몸을 그냥 스치는 거라고, 내가 만드는 게 아니라서 내 마음대로 못하는거라고. 대신 이런 경험이, 살면서 겪는 모든 경험이 나를 나답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믿기로 합니다.
남산을 내려오던 중간에 올라오시던 분이 전단지 같은 걸 건넵니다. 받고 보니, 주간 기쁜소식이란 소식지였습니다. 성경을 인용한 글이 먼저 보입니다. '기쁜소식' 여기에 꽂힙니다. 살면서 겪는 모든 경험들은 내겐 기쁜소식이라 생각하기로 합니다. 우리 사는 이유가 '경험'하기 위한 거라고 믿는다면, 내 몸을 스치는 모든 생각, 기분, 경험은 기쁜소식인 겁니다.
반짝반짝 좋은 경험으로 시작하는 아침입니다. 오늘은 내내 좋은 기분일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