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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의 자발적 혼자 살기 | 책리뷰 2023-01-2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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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금 니 생각 중이야

지금 저
씽크스마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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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엄마, 아내, 딸이 아니라 오로지 나로서 살고 싶은 바람을 이뤄나가고 있는, 필명 '지금' 작가의 에세이 <지금 니 생각 중이야>. 홀로서기를 하면서 과거와 미래의 걱정보다 지금 자신을 돌보고 싶어 필명도 지금으로, 나를 충만하게 안아주다 보니 그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들을 안아주고 싶어져 경주의 자그마한 책방 '지금 니 생각 중이야'를 열어 방문객들을 안아주며 지금을 살고 있는 작가 지금. 저자의 소개글을 보는 순간 벌써 마음이 따스해지는 기분입니다.

 

50에 기혼 여성이 홀로 선다는 것.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배려인지도 모른 채 평생을 배려하며 살아온 세월. 정작 자신의 마음이 힘든 줄도 모르고 상대방을 배려하느라 나를 배려하지 못한다는 걸 깨닫습니다. 공감과 배려는 참 좋은 말이지요. 하지만 그 속에 내가 빠져있지는 않은지 한번 되돌아봐야겠습니다. 저자는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상대의 힘듦이 내 일처럼 느껴져서 내가 어떤지 생각하지 못했다고 고백합니다.

 

두 아들이 성인이 되고 기다림의 끝에 30년 부부생활을 종료합니다. 경제적 지원은 받지 않은 채 그저 자유만 들고 나왔다고 합니다. 과거를 이야기할 때는 조심스러움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상대 탓을 하지 않고 자괴감에 빠져들지 않으면서 혼자 살기로 결정하고 실행하기까지의 마음을 들려줍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폭력적인 말이 '며느리답게, 아내답게, 엄마답게'라는 것에 공감했다. '누구답게'에서 '누구'를 꺼내어 하나씩 버려보았다. 며느리답게를 떼어냈다. 아내답게를 버렸다. 엄마답게도 옆으로 젖혔다. '나답게'만 자유롭게 살아서 움직였다." - 책 속에서

 


 

 

혼자 살아보니 가끔은 혼밥 대신 둘밥이 그리워지기도 하지만, 내 안에 살고 있는 '나답게'는 혼자 살게 해준 지금 작가. 자유만 있으면 무엇이든 감당해낼 줄 알았지만, 세상은 험난했습니다. 금융사기를 당해 빈털터리가 되고 코로나로 취업도 안 되니 일용직으로 식당에 나갔는데 무리하게 몸 쓰는 일을 하다가 허리가 무너집니다. 이러고 살려고 자유를 선택했나 씁쓸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살아낸 비법은 있었습니다. '망하기 달인'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책만 읽던 바보가 몸까지 망하고 나니 마지막에 남는 건 글쓰기밖에 없더라고 합니다. 그런데 매일 묵묵히 글을 썼더니 신기하게도 망해버린 가슴을 살려내더라는 겁니다. 글쓰기는 바로 '나를 안아주는' 일이었습니다. 절묘한 타이밍에 공모전에도 당선되어 단비 같은 상금 덕분에 생계를 해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허리 통증이 심할 때조차 책 쓰기는 무의식의 불안과 두려움을 편안하게 하는 명약이 되어줍니다.

 

홀로서기를 할 때 마음의 위로가 된 것은 도서관 독서 모임, 책방의 독서토론도 한몫했습니다. 필사와 사유를 하는 작은 움직임의 반복이 깨어있는 하루를 만들어나갔고, 서로의 온기를 글로 나누는 시간 덕분에 가슴을 데울 수 있었습니다.

 

혼자 살면서 자기 배려를 실천하는 지금 작가. 혼자만의 따뜻한 시간을 가져야 웃으며 살 수 있음을 지금의 삶에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꿈을 꾸는 자유도 마음껏 만끽해 봅니다. 이 책 출간 이후의 미래를 상상해 봅니다. '지금글쓰기방'도 열고, 두 번째 책 <경주>를 출간하고, 첫 소설도 출간하고, 따로 살아도 따뜻한 가족이 되어 있을 자신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이처럼 자기선언을 당당히 하고 있으니 꼭 이뤄질 거라 의심치 않습니다.

 

경주에서 북 카페를 하고 있다는 프로필 덕분에 그곳 이야기도 기다려지더라고요. 그가 겪은 따스한 감정들이 고스란히 반영된 북 카페입니다. 책으로 군불을 지피는 책방이기를 원하는 지금 작가. 북 카페이지만 멍때리기만 하고 가도 된다며, 그저 자신을 안아주는 공간이 되길 원한다고 합니다. 이런 마음 덕분일까요. 오히려 군불을 지펴주고 가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들이 주고 간 온기로 또 하루가 행복해집니다.

 

꿈을 쓰고 매일 성실하게 걸어온 이야기에서 조곤조곤한 울림이 있는 <지금 니 생각 중이야>. 책을 펼치자마자 눈에 확 들어오는 넉넉한 글씨 크기 덕분에 눈이 덜 피곤해 유독 편안히 읽어내려간 에세이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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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게 집수리 하기 위해 알아야 할 내 집 작동 원리 | 책리뷰 2023-01-2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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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집 사용설명서

찰리 윙 저/김일선 역
김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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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주택 내부가 어떤 원리로 작동되는지 알고 있을 때 그 효용이 꽤 크다는 걸 <내 집 사용설명서>를 읽으며 깨닫게 됩니다. 특히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다 보니 폭염으로 냉방비 높은 고지서를 받는 달이 더 늘어나고 난방비 폭탄 때문에 실내 온도 설정을 어디까지 낮춰야 하나 고민 중인 요즘. 내 집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에 따라 에너지 절감 방법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걸 배울 수 있었어요.

 

MIT 공대 출신의 찰리 윙 저자는 미국 최초 오너빌더(건축주가 소정의 자격을 얻어 자신의 집을 직접 시공하는 방식) 스쿨을 창립했고, 건축과 설비에 관한 실용서를 수십 권 집필한 집짓기와 리모델링, 주택 유지 보수 분야 전문가입니다. 2007년 첫 출간한 <내 집 사용설명서>는 주택 유지 보수 도서 분야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사랑받은 책입니다. 이번 한국어판은 세 번째 개정증보판으로 스마트홈과 태양열 주택에 대한 정보까지 담고 있습니다.

 

큼지막한 판형에 시원시원한 그림으로 설명하는 책이어서 한눈에 보기 쉽습니다. 각종 설비의 공학적 원리를 투시 일러스트로 보여줍니다. <내 집 사용설명서>에서는 배관, 전기, 냉난방 설비, 가전제품, 창호 등 주택의 거의 모든 구성 요소와 목조 주택까지 작동 원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집은 한 번씩 배관이 터져 곤란한 상황이 생기죠. 여기 막으면 저기 터지고 말썽이 한 번 시작되면 조마조마합니다. 수도관과 보일러관이 번갈아 애먹일 때도 있고요. 새 아파트에 들어갔는데 위층에서 배관 터져 헌 집으로 되어 버리는 사태도 심심찮게 주변에서 만나게 됩니다. 살다 보니 이처럼 한 번씩 큰돈 들이는 공사 사태를 접하고서야 내 발밑과 머리 위를 지나는 수많은 관들을 느끼게 됩니다.

 


 

 

난방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기 위해 난방 온도는 몇 도로 해야 하는지, 열 손실을 막는 다른 방법은 없는지, 자연냉방이 힘든 도시 생활에서 냉방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세먼지로 환기가 힘든 날이 많은 오늘날 실내 공기 정화는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 그 외 각종 가전제품들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며 내 집을 좀 더 이해하는 시간이 됩니다.

 

크고 작은 고장이 났을 때 스스로 고치거나 수리업체에 문제점을 설명할 때, 새 집을 짓거나 리모델링 할 때 유용한 정보가 가득합니다. 우리나라 건물은 유지 보수를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지어지지 않으니, 원리를 이해한다고 해서 뚝딱 내 손으로 고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직접 원인을 파악해 문제점을 이해하고 있으면 올바른 수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으니 내 집의 작동 원리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기후 위기로 계절의 변화가 심상치 않은 만큼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자원을 절감하는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게 필수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내 집 사용 설명서>로 똑똑하게 집 공부하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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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제국 황금기를 이끈 여성 군주 빅토리아의 삶 | 책리뷰 2023-01-2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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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국 빅토리아 여왕과 귀족 문화

무라카미 리코 저/문성호 역
AK(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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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빅토리아 시대의 바로 그 주인공, 빅토리아 여왕. 찰스 디킨스,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가 그 시대에 활약했고 버지니아 울프도 시대의 영향을 받았지요. 하지만 정작 빅토리아 여왕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영국에서조차 빅토리아 여왕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검은 상복을 입고 엄숙한 얼굴을 한 과부 이미지로만 기억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영화 <영 빅토리아>와 드라마 <빅토리아>를 통해 젊은 빅토리아의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빅토리아 여왕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이 더 풍부해졌습니다.

 

려 40년을 검은 상복을 입고 지낸 빅토리아 여왕.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AK 트리비아 시리즈 중 한 권으로 나온 <영국 빅토리아 여왕과 귀족 문화>에서 초상화, 사진, 일기, 편지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여왕의 공적, 사적 생활의 이모저모를 살펴봅니다. 

 

할아버지는 조지 3세입니다. 아버지 켄트 공은 조지 3세의 4남이었는데, 백부들 중 적자가 없었기에 결국 왕위 계승권이 빅토리아에게까지 왔습니다. 10세 때 이미 여왕이 될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켄싱턴 궁전에서 지내던 어린 시절부터 19세기 도덕적인 숙녀의 소양을 익혀야 했습니다. 일반적인 귀족 여성의 일과뿐만 아니라 왕위 계승자를 위한 수업까지 하루 일과가 1시간 단위로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마침 일기 쓰는 걸 좋아하는 빅토리아입니다. 그날그날의 감정이 담긴 일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일기와 편지 쓰기는 평생 동안 했던 일이었기에 훗날 이렇게 후세에도 볼 수 있는 기록 자료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림 그리는 것도 무척 좋아했습니다. 자화상과 남편을 그린 그림을 보면 감정이 담긴 눈빛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 보입니다.

 

여왕의 남편을 목표로 한 신랑 후보들의 물밑 작업은 일찍이 시작되었습니다. 여왕으로 즉위하기 전에 후보들을 만나며 빅토리아는 단 한 명에게 마음을 주게 됩니다. 독일에서 온 동갑내기 앨버트입니다. 앨버트도 여왕의 신랑 후보가 될 거라는 걸 어렸을 때부터 인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귀족들의 운명이란!) 다행히 빅토리아와 앨버트의 사랑은 쌍방향이었습니다. 18세에 즉위식을 하고 그로부터 3년 후 둘은 결혼에 이릅니다.

 


 

 

군주가 당당하게 정치에 참견하고 권력을 휘두르던 시대는 과거가 되었습니다. 빅토리아 시대는 정당 체제가 정립되어간 시기입니다. 훗날 보수당과 자유당의 전신이 양립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과 다를 바 없이 그때도 정당 간의 대립은 치열했고, 유럽 정세가 혼란스러울 때면 빅토리아 여왕에게도 정치적인 위기가 찾아옵니다. 당사자가 아닌 주변 인물들 때문에 화가 미치기도 합니다. 게다가 걸핏하면 남편 앨버트를 걸고 넘어가니 남편 사랑이 대단한 빅토리아가 꽤 애를 먹었던 것 같습니다.

 

앨버트는 온갖 개혁 사업에 참여하며 일명 일 중독자였습니다. 만성 컨디션 불량 상태였지요. 부친과 형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스스로는 높은 도덕 기준을 갖춘 인물이었습니다. 빅토리안이라는 말에는 고귀함, 고덕적, 위선적 등 성에 엄격한 이미지가 따라붙는데 빅토리아 여왕보다 오히려 앨버트의 이미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왕세자 버티가 분란을 일으킨 겁니다. 아들의 일에 신경 쓰던 앨버트는 안 그래도 안 좋던 몸이 더 악화되었고 결국 일찍 세상을 떠납니다.

 

남편의 사망 후 세상일에 물러난 상태처럼 지내자 군수로서의 의무를 잊었다는 비판이 일기도 합니다. 총리 디즈레일리는 빅토리아의 내재된 애국심과 제국주의적인 성질을 끌어내 개화시키려는 듯한 시책을 바치며 은둔해 있던 여왕을 대영제국의 상징으로 끌어올리는 길을 만들어냅니다.

 

빅토리아의 일기는 1901년 1월 13일로 끝납니다. "어젯밤까지는 그저 그랬지만, 눈이 떠져버리고 말았다. 일찍 일어나 우유를 약간 마셨다. 렌헨이 왔고, 신문을 좀 읽었다."로 시작하는 일상을 기술한 일기였습니다. 18일 빅토리아의 아이들이 불려왔고, 22일 81세의 나이로 영면했습니다.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검은 상복을 입고 지낸 빅토리아 여왕. <영국 빅토리아 여왕과 귀족 문화>에서는 로맨틱한 개인적 욕망을 추구했고 19세기의 여성다운 역할을 기꺼이 남편에게는 연기하고 싶어 했던 빅토리아의 모습, 호전적인 제국 의식은 강했던 반면 계급과 인종에 관한 관용은 경이로울 정도였던 한 인간의 다채로운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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