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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가을 끝자락~

광려천 물이 줄어들었고,

작은 돌맹이 사이로 물이 졸졸 흐르고,

졸졸 흐르는 물 옆으로 함께 자란 풀섶에

하아얀 서리가 사뿐히 내려앉았다. 

낮은 산에 알록달록 물든 나뭇잎이 떨어져 휑하다.

내일 모레 지나면 12월이다.

공기가 달라졌다.

 

작년에 겨우내 김장을 하지 않아서

올해는 김장을 꼭 하려고 했는데,

몸과 마음이 지쳐 올해도 건너뛰려고 한다.

너무 바빴고, 12월도 가장 중요하고 급한 업무가 남았다. 

업무랑 김장을 하는 일과 상관이 있겠냐마는

마음에 여유가 없다. 

김치를 사먹지 않고 늘 담궈 먹었는데....

주어진 상황에 맞게 한번 그냥 몸과 마음이 편해지자 생각했다.

뭐라 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괜히 혼자 이것저것 고민하고 감당하려 애썼나보다.

아무것도 아닌데.....

 


 

작은 학교, 방과후학교 업무, 도서관 그리고 아이들과 9개월.

시간이 흐르니 자연스레 익숙해졌고 잘 견뎌왔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두터워졌다.

내가 머물러있고, 내가 일을 하는 곳이니

당연히 도서관의 주인은 '나'라고 생각했는데,

도서관에 아이들이 오지 않으면

그냥 외로운 거인의 황량한 정원이 아닐까!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에게 듬뿍 정을 나눠준다.

 

도서관 독서이벤트도 4번 거듭하니 자리를 잡아간다.

이번에는 상품 뭐에요? 몇 명 뽑아요?

조회 때 방송해서 뽑아요?

한번도 안 걸렸는데, 이번에는 걸렸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의 호기심에 불을 일으키는 도서관 독서이벤트!

나름 아이들의 관심과 흥행을 불러일으켜서 성공했다^^

아울러 방과후업무를 하는 내가 이것에 적잖이 소질? 있는지 몰랐다.

처음에는 안하려고 자꾸만 도망가려고 했는데.....

 

평소에 도서관 들락날락하는 아이들은 1,2학년이다. 

담임선생님 때문에 책 빌리고 읽는 3학년,

전혀 책에도 이벤트에도 관심없는 5학년,

어른 책 읽기를 즐겨하는 6학년,

그냥 도서관에 와서 '너, 우리반에 좋아하는 친구 있어?' 비밀얘기를 하는 4학년.

각양각색의 아이들이 드나드는 도서관이다.

특히, 평소에 책은 잘 빌리러 오지 않으면서 이벤트 하는 기간에 열심을 내는 우진이.

 

우진이가 준 사탕 2개~~

오전 수업 시간 마치고 선생님께 사탕 2개 받았다고 한 개를 주고 간다.

수업 마치고 집으로 갈 즈음에 또 사탕 2개 받았다고 한 개를 주고 간다.

우진아, 너 먹을 사탕 있어? 

2개 받았어요^^

잘 먹을게, 고마워♥

 

아이들 오며가는 것으로 행복하다. 

겨울내 추운 마음도 따뜻해진다. 

바쁘지만.... 괜찮다^^

행복은 가까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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