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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10-8월] 재밌는 문화심리학,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파블10기 리뷰 2016-08-1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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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김정운 저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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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으면 야릇?하며 존재감 쩌는 그 유명한 책『남자의 물건』을 읽어보지 못했다.

독일에서 문화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교수 김정운이 남자들의 소장 '물건' 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쓴

책이라고 한다. 사회적으로 꽤 유명한 남자들이 아끼는 물건이 무엇인지를 찾고 그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엮어가는 책이라고 하니 사뭇 궁금하다. 그 궁금한 책 대신 '김정운'이란 저자를 잘 드러내는

'문화심리학'이란 용어가 머릿속에 각인된다.

개인을 에워싼 문화 환경이나 언어, 예술, 종교 등의 문화 영역과 개인 심리의 관계를 연구하는 심리학의

한 분야라고 말하는데 21세기 지금 사회에 딱 들어맞는 심리학이 아닐까싶다.

생소했지만 저자가 쓴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를 통해 문화심리학이 우리네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느꼈다. 저자의 말본새가 시크하고 도도하면서도 밉지 않다.

책 읽으면서 ㅋㅋㅋ 참 오랫만에 웃어본다. 예사롭지 않은 참 독특한 분이다.

남과 다르게 좀 멋지게 사는 분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정년이 보장된 교수직을 버리고 돌연 일본으로 건너가 오랜 꿈이었던 그림을 배우고 그리고, 글 쓰기

활동에 몰입한다고 선언했다. 그 시간들이 여기 이 책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에 담겨있다.

바쁘게 살아왔던 틀 속에서 자아는 점점 잃어버리고, 잊어버리고 놓치는 시간들은 더 많았다.

자발적인 외로움을 선택해서 관계란 틀 속에서 조금 멀찍이 물러났다. 그렇다고 '도피'는 더욱 아니다.

결국 인간은 어딜 가든, 무엇을 하든 외롭기는 마찬가지다.

그 외로움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면 바쁘고 팍팍한 삶이 좀 유연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그린 그림들은 낯설다. 하지만 어렵지 않다. 그가 말하는 '문화심리학'에 고스란히 들어가있다.

이해하기 쉽게 용어들도 잘 정리되어져있다.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

재밌고 자극적인 것들을 잘 받아들이는 뇌인데, 상식과 지식을 공짜로 얻어가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마냥 학구적인 스타일의 깊이가 느껴지는 책도 아니다.

저자와 친밀한 사이인 사람들과의 음담패설?과 센스가 돋보이는 말들은 오히려 정신건강에 더 도움되는 듯 하다^^ (킥킥킥)~~~웃음 유발자들이다. 시크한 도시 남자의 속 깊은 배려가 느껴진다.

격하게 외롭지만 자신이 쓴 책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려는 마음이 엿보여 더 재밌게 흥미롭게 읽었다.

 

지난 추석에도 우리 엄마는 진지하게 또 그랬다.

'너 진짜 겸손해야 하다'

이유는 매번 분명하다.

'넌 생긴 것 자체가 남들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해서 그래!'

아내는 웃음을 참지 못해

결국 돌아앉는다.

.........

그래서

세상의 모든 자식에게는

엄마가 있는거다.

 

적어도 자식의 마구 끓어오르는? 열정을 잠 재울 사람은 역시 엄마다.

엄마가 한 수 위였다. 끼와 에너지, 당돌한 솔직함을 저자는 엄마에게서 물려받았나보다.

이 부분을 읽고 어제 늦은 그 고요한 밤에 혼자 얼마나 미친듯이 웃었는지..... 헉.....^^

 

그러고보니 저자의 이유있는 외도?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평범한 우리네에겐 이리 재고 저리 재어도 절대 답이 나오지 않는 일이다.

그래 용기도 베짱도 없다. 우린 하루 하루 살아가는 소시민들이니깐.

늦게나마 시작하게 된 '그림'이 저자의 삶에 터닝포인트였나보다.

그림을 통해 사유를 하게 되었고, 일상과 마주했다.

바쁜 일상이 아닌 오롯이 몰입의 시간.

자신이 배우고 그린 그림을 통해 시대의 문화 코드를 읽고, 그 문화 속에 잠재된 개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공허함을 외로움으로 견뎌낸것이다.

타인의 외로운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유쾌하지만은 않다. 격하게 공감하니깐.....

 

'전자책이 나오면서 종이책의 미래를 걱정한다. 그러나 종이책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중요한 것에는 '침'을 바르기 때문이다. 돈, 사랑하는 사람 등등.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좋은 이유는 침을 바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식의 아재개그는 쌍수 들고 격하게 환영할 수 있다.

돈, 사랑하는 사람, 종이책... 침을 바를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참 명쾌한 결론이다. 많이 웃었다. 나란 사람, 본래 웃음이 헤픈 사람은 아닌데.......

 

세로로 쓰인 일어 책을 읽으면

참 착해진다.

고개를 쉴새없이

끄덕여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까지 끊임없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살아왔다.

그래서 참 많이 힘들었다.

 

엄마 말씀처럼 철 든, 겸손한 아재의 모습이다.

뻣뻣하고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아재 같았는데,

외로움도, 홀로 견뎌내야하는 힘겨움도 이래저래 삶을 알아가는 연습인가보다.

 

가장 아름다운 단어를 꼽으라면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두 단어는 꼭 포함된다.

'어머니'와 '그리움'이다.

특히 그리움은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된다. 그래서 그리움을 주제로 한 문학이나 음악이 그렇게

많은거다. 독일 가곡에서 직간접적으로 그리움과 관련된 노래를 빼면 부를 노래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말에서 '그리움'은 세계 그 어떤 단어보다 아름다운 말이다.

'그리움'은 그림(畵), 글(書)과 어원이 같다. 모두 '긁다'라는 동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긁는다는 것이 뾰족한 도구로 대상에 그 흔적을 새기는 행위라고 할 때, 활자의 형태로 긁는 것은 '글'로, 선이나 색을 화폭 위에 긁는 것은 '그림'이라는 말로 변형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생각이나 이미지를 마음 속에 긁는 것은 '그리움'이 된다.

참으로 기막히게 아름다운 단어다.

 

파생된 언어들의 절묘한 조합이 좋아서 이 구절이 자꾸 내 마음속에 남는다.

글, 그림, 그리움 ..... 그리고 이 말들을 아우르는 '외로움'

외로우니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그 행위들은 모두 삶의 그리움이란 소재를 사용한다.

이 책을 읽으니 진정 자기만의 골방이 필요함을 느낀다.

그 골방에는 타인과 공유할 수 없는 자기만의 보물이 있다.

숨어 들어가기도 쉽고, 홀로 이겨내기도 쉬운 방이다.

'외로움'과 늘 동행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참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이 아재, 괜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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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10-8월] 버지니아 울프의 자전적 소설, 등대로 | 파블10기 리뷰 2016-08-1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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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등대로

버지니아 울프 저/이미애 역
민음사 | 2014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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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 기법이 이런 것이었구나'를 처음 맛보게 해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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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버지니아 울프를 참 힘겹게 했던 자전적 소설, <등대로>를 읽었다.

앞서 읽었던 책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에서 20세기 최고 여류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집필 과정을 엿보았다. '댈러워이 부인'과 '자기만의 방'과 함께 가장 많이 등장했던 <등대로>였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당대 잘 나가는 작가를 힘들게 했을까? 궁금했다.

버지니아 울프의 어릴적 삶과 생각들이 많이 담긴 책이라 했다.

이 책을 읽으면 버지니아 울프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까?

학교 다닐때 공부하면서 무던히도 많이 외웠던 유명 작가와 책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와 함께 의식의 흐름 기법을 최초로 사용한 작가였다. 어쩐지 책 속 표현과 묘사가 섬세함을 느꼈다.

끊어지지않고 생각이 떠오르는대로 연결되는 의식들은 날개를 달았고, 그 생각들을 어디까지 이끌고

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철학자인 램지와 홀로 고상하고 우아한 램지부인, 그들의 여덟 아이들, 별장에 모인 친구와 친지들.

만찬을 즐기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 시대엔 퍽 일상화된 모습같다.

바다가 펼쳐진 뷰와 맞닿은 창을 통해 램지씨네 모습이 보인다.

내일 날이 맑으면 아이들과 함께 섬 너머 등대를 보러 가기로 했다. 한껏 기대에 부풀었는데,

램지씨가 찬물을 끼얹는다. 날이 맑지 않을게다.

살면서 꼭 이런 사람들 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은 안중에 없고 자기 기분대로 말하는 사람.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분위기 급랭~

램지부인은 아이들의 설레는 마음을 지켜주고싶다. 하지만 이래저래 자신의 마음도 힘겹다.

그녀는 자신의 지아비되는 램지씨를 존중하니깐.....

헉, 읽으면서도 갑갑한 마음이 드는 것은 기분 탓일게야. 아무렴...

남편의 말이 곧 법이 되는 가정 분위기 탓에 아이들만 쉽게 억눌린 감정의 희생양이 된다.

강압적이고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어느 누구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한채 그렇게 생각들만이 흐른다.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고 경계하는 듯.....

전반적인 책의 분위기다. 묵언수행하는 듯.

 

이런 상황 속에서 분위기를 바꿀 줄 아는 램지부인의 역할.

밝고 쾌활하며 사교적이지 않지만 그녀는 그 분위기 속에서 존중받길 원한다.

말하지 않아도 풍겨지는 아우라는 단연 그 분위기를 압도한다.  

그 느낌, 사뭇 램지씨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언뜻 느껴을 때 소름 돋았다.

찬사받길 좋아하고, 호응해주길 원하는 램지씨와 램지부인 모두 가면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럴듯하게 자신을 포장할 줄 아는 사람들.

겉으로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온화하지만 내면에서 두려워하고 있는 또 다른 그들을 발견한다.

찬사에서 그가 느낀 기쁨들, 이 모든 것을 하찮게 여기고 '허튼소리'라는 말 속에 숨겨야했다.

위장이었다.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기 두려워하는 남자, 이게 내가 좋아하는 것이오, 이게 바로 내

본모습이오 하고 말할 수 없는 남자의 도피처였다.

윌리엄 뱅크스와 릴리 브리스코에게는 그 모습이 다소 가련하고도 혐오스럽게 보였다.

왜 그렇게 숨길 필요가 있는지, 왜 그는 늘 찬사를 받으려 하는지, 사고에 있어서는 그렇게나 용감한 사람이 왜 실생활에 있어서는 소심한지, 존경을 받을만한 동시에 비웃음을 살 수 있다니 얼마나

기이한 일인가. 그들은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들은 두렵기에 자꾸 회반죽으로 마음들을 덧칠한다.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며 그 결과 그들은 타인에게 습관적인 선을 베푸는 것으로 공허한 마음을 달랜다.

허영심이고, 자기 만족이 아니었을까싶다. 위선적인 모습은 주변에서도 아는데......

램지씨, 편협하고 독단적이고 이기적인 철학자의 모습이었다. 아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는.

가정에 소홀할 것 같은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에 씁쓸함이 느껴졌다.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어릴적 환경이 이런 모습이었다면 그저 놀랍다.

생전에 평화주의자로서 삶을 살아왔다고 했는데. 이런 트라우마가 있었다니..... 연민이 들었다.

신의 삶을 담은 이야기를 직접 쓰니 얼마나 마음이 아리고 아팠을까?

전후(戰後) 정신 질환의 재발 우려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하니 그 삶, 참 기구하고 힘겨웠겠구나!!!

 

이렇듯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에는 개인의 생각들을 따라가보니 인간의 심리가 보였다.

자존감이 결여된 인간의 모습은 항상 불안정하고 뭔가에 쫒기며, 허탄하며,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들이 부재상태였다. 램지씨의 모습 속에서 부정적인 자화상들이 자꾸 보였다.

아이들에게 권위적인 아버지, 무서운 아버지로 각인되어져 회복되어질 수 없는 베일에 쌓인 섬 너머의 등대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결국 곁에 있는 사람들이 저 세상으로 갔고, 남은 사람들은 또 어떻게해서든 자신들의 삶을

살아간다. 환경이 바뀌었지만 사람의 본성은 그대로인 채..... 세월에 나약해가는 마음만 확인할 수 있다.

전쟁을 겪었고, 몇 사람만 램지씨네 별장에 모였다.

그리고 램지씨와 두 남매 캠과 제임스, 그들은 결국 못다한 숙제마냥 <등대로> 향한다.

역시나 아이들의 의견은 무시되고 램지씨의 생각이다. 변하지 않은 모습.

이미 아이들은 아빠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는데...... 불편한 마음이지만 따르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램지부인을 보는 듯 하다. 램지부인이 생전에 등대로 갔다면 가지고 갈 꾸러미(뜨개질한 양말들...)가

램지씨 손에 들려져 있다. 그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램지부인에게 마음의 빚을 갚은 듯 하다.

씁쓸하면서 홀가분한 마음이 교차할 것 같다. 그렇다고 죽은 램지부인이 자기 곁으로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말과 행동으로 아이들에게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 아비의 불성실함이 보상받는 것도 아니지만.....

 

<등대로>를 통해 그럴듯하지만 불완전한 가족의 모습들을 엿보았고, 무엇보다 생각의 흐름을 통해

개개인의 심리가 고스란히 보여 꽤 흥미로웠다.

사람들은 버지니아 울프의 책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던데 충분히 공감했다.

아무래도 받아들이기에 익숙하지 않은 낯선 의식의 흐름의 기법 때문이리라.

그런면에서 오히려 나는 이 책이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버지니아 울프란 작가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계기가 되고, 그녀의 작품 세계에 대해 더 궁금해졌다.

다음 책은 버니지아 울프란 작가 개인을 더 깊숙이 알게될련지도 모를 『자기만의 방』을 읽을 계획이다.

책은 이래서 흥미롭다. 영속적이다. 읽고 싶은 책들의 선택이 폭넓게 된다.

지금 읽고 있는 책 김정운의 문화심리학 에세이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에서도 버지니아 울프의

의식의 흐름 기법(자유연상법)에 관련된 글이 나와서 반가웠는데.......

글과 글은 이렇게 이어지는구나 싶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더디지만 책 읽고 싶은 욕구가 회복되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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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10-8월]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 | 파블10기 리뷰 2016-08-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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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

루이즈 디살보 저/정지현 역
예문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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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글쓰기&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작품 완성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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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에 거의 일주일 넘게 읽은 최초의 책이 아닐까싶다.

무더위 탓이라 변명 해보지만, 씁쓸하다. 슬럼프 같기도 하고.....

뭐 때론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으니 쌤쌤이다.

고맙게 지금이라도 다 읽었으니 다시 책 읽기 시작하면 된다^^

일주일동안 손에서 놓지 않았던 책,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이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도 많다.

일반적인 방법은 이미 나왔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 말, 많이 써 봐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과연 잘 쓰고 있는가? 객관적 판단이 서 있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기본적인 글 쓰기 방법을 알아야 하고, 글 쓰기에 관한 책들도 많이 읽어봐야된다.

이 책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는 이름만 들어도 끄덕끄덕~ 하게 되는 작가들의

초보 작가 시절 어떻게 글을 쓰고 책을 내었는지 적혀 있다.

버지니아 울프, 헨리 밀러, 존 스타인벡,.... 클래식 작가들부터 현대 작가들의 글 쓰기 사례들까지.

이 유명한 작가들도 처음부터 대박을 터뜨리고 유명 작가의 길에 들어선 것은 아니었다.

그들 나름의 무수한 시간과의 사투가 있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면 스스로 작가의 재목이 아니라고 여긴다.

작가로서의 가치를 작품의 훌륭함이 아니라 원고를 얼마나 썼느냐와 동일시하기도 한다.

  

요즘 사람들은 작가가 되면 바로 작품이 뚝딱~ 하고 나오는 줄로 안다.

물론 작가마다 글 쓰는 성향과 습관에서 차이가 나기에 짧게는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작품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작가들은 1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내가 읽은 이 책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의 작가들은 작품에 시간을 한정하지

않았다. 이른바 그들은 "느린 글쓰기"를 하고 있었다.

몇년이 걸리더라도 만족스러운 작품이 나올때까지 그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첫 원고(초고)를 수십편이나 쓰거나, 수정에 몇 년의 시간을 보내는 등 자신과의 싸움을 했다. 절대 조바심 내지 않는 글쓰기다.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글쓰기에 매달려 결과물을 냈지만 여전히 만족시키지 못하는 작품들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루한 싸움은 계속 된다.

글 쓰기가 집 짓는 거랑 비슷하다는 것에 많이 공감했다. 쉽게, 빠르게 쓰여진 글은 모래 위에 세운 집처럼 공허함과 허무함을 남겨줄 것 같은 느낌을 그들은 어쩌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글쓰기에서만큼은 진정 까다로운 그들의 삶(습관)을 들여다보았다.

오랜 시간 걸려 써온 작품들은 그 당시에는 힘겨움이었지만, 오랜 숙성된 그 작품들을 통한 진정한 변화는 어쩌면 좀 더 성숙한 자신들의 모습이 아닐까싶다. 계속되는 느린 글쓰기의 과정은 직관과 통찰, 생각의 깊이를 더 풍성하게 해주는 시간들임을 알기에 그들은 서두르지 않는다.

그들 삶에서 편지와 일기, 메모, 인터뷰 자료는 그들의 작품을 더욱 빛 나게 해주는 재료들이다.

 

"매일 정해진 작업보다 서두르려고 하는 나를 발견한다. 이것은 파괴적인 제안이다.

책은 매우 섬세하다. 압박이 가해지면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러니 더 이상 작업을 늘리면 안 된다"

 

존 스타인벡이 『에덴의 동쪽』을 쓸 때 기록한 일기에는 집필까지 걸린 18개월동안 담당 편집자가

'하루 두장씩 손글씨 작업'이라는 스타인벡이 스스로 정한 기준보다 속도를 내도록 재촉하는 모습이 나온다. 결국 스타인벡은 편집자의 요구에 굴복하기를 거부했다. 그는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일해야 하는지

잘 알았다. 그리고 줄곧 자신이 정해놓은 계획에 따랐다.

존 스타인벡의 이 일화를 통해 "느린 글쓰기"를 왜 해야되는지, 작품의 질적 완성도를 위해 작가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 의미있게 다가왔다.

결국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제일 잘 안다. 적어도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가져야 될 진실된

태도가 아닌가싶다.

 

책이 참 마음에 든다. 일주일 넘게 느리게 읽은 탓?이다.

한템포 늦추기를 통해 글쓰기 과정을 이해하게 될 때 최고의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수정은 작가에겐 부담감이다. 하지만 이 과정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작가에게 수정은 단순히 한 페이지에 쓰인 언어를 다듬는 일이 아니다. 글쓰기 과정의 심장이자 영혼이라고까지 말한다. 흥미로운 단계인 그 과정을 터부시할 작가들이 아니다. 느린 글쓰기를 하는 작가들은....결국 최선을 다해 자신의 작품을 끝내어야 하니깐.

아, 나름 밑줄 그으면서 읽었는데.... 다 읽으니 뭔가 아쉬웠다.

한 작품을 끝낸 작가들의 마음도 이렇겠지. 홀가분하면서 섭섭함.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습관대로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다.

오랜 쉼의 시간을 가지거나, 다시 작품 구상에 들어가거나, 아예 숨어버리거나.......

읽으면서 아주 좋았던 부분은 역시 작품들이다.

미발표된 작품, 발표되었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던 작품, 애를 먹었던 작품, 10년이상의 집필 시간을 가지게 했던 작품,..... 독자로서 아마 여기에 언급된 작가들의 책을 읽으면서 그 책과 함께 얽히고 설킨 작가들의 고뇌를 아울러 생각해볼 수 있는 재밌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버니지아 울프의 『등대로』가 참 무심하게도 버지니아 울프를 힘겹게 했나보다.

얼마나 많이 언급되었으면 내 머릿속에 맴돈다.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어볼려고 메모해놨다.

 

자신이 가진 재능의 중간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면 절대로 탁월해질 수 없다.

안전지대에만 머물러 있는 작가들이 가슴에 새겨야 하는 말이다.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을 통해 작가에게 필요한 자질을 키워서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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