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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15기 리뷰
[파블15-2월] 베어타운 그 이후; 우리와 당신들 | 파블15기 리뷰 2019-02-2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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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와 당신들

프레드릭 배크만 저/이은선 역
다산책방 | 2019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은 누구든 자유로울 수 없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평범한 작은 시골 동네에 특별한게 있다면 그 작은 동네는 더이상 평범하지 않다.

무슨 축제가 유명세를 타고, 슈퍼스타가 배출된 곳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내가 살던 부산 대저라는 곳에는 짭짤이 토마토로 인해 이름이 알려졌다.

울 시어머니는 맨날 대저토마토 이야기를 하신다.

대저가 내 고향이지만 엄연히 토마토와 나는 상관이 없는데도 자꾸 아는 사람이 없냐고

아는 사람을 통해 사먹으면 좋은데... 해마다 말씀하셔서 새롭지도 않다.

부산 끄트머리고 김해 가는 길목에 있어서 행정구역상 경남 김해로 아는 사람도 많다.

김해공항이 있어서 오랫동안 그린벨트 지역으로 남아 선거때만 되면 들썩거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숲 속의 조그만 마을 '하키에 살고 하키에 죽는다' 말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베어타운.

이 작은 마을에 심상찮은 일이 벌어졌다.

작은 마을은 특별한 공동체 의식으로 똘똘 뭉치기도 하지만, 때로는 서로 비난하기도 한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기에 가장 적합한 곳일 수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베어타운』그 이후의 이야기 <우리와 당신들>이다.

 

마야가 케빈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이후, 어느 해 여름에서 겨울까지의 이야기다.

베어타운 유소년 하키단이 준결승까지 올라갔다.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었는데.....

사건 이후 베어타운에 감도는 불신과 다툼이 돈과 권력, 생존으로까지 번졌다.

다시 베어타운이 회생할 기회는 있을까?

아이들과 부모, 어른들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답답하게 버겁게 느껴진다.

베어타운을 살릴 수 있는 하키 이야기보다 이제는 각자의 삶에서 마주하게되는 아픔들이 부상한다.

가해자(케빈)는 떠났지만, 남은 생존자(마야)는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와 당신들>은 베어타운에 남은 사람들 이야기다.

 

"산다는 건 우라지게 우라지고 또 우라지게 힘든거라 가끔은 거의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아무리 원래 그런 거라지마 말이다."

 

마음을 잡지못하고 방황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안쓰럽다. 특히 벤이는.

마야가 당한 성폭행으로 인해 그 가족( 아빠 페르손과 엄마 미라/남동생 레오)은 더이상

예전의 이해와 배려 사랑 넘치는 가족으로 돌아가기 힘들다. 여전히 서로를 신뢰하고 있지만,

말과 행동과 생각은 다르게 반응한다. 서로 배려한다고 속내까지 감추면... 그것이 더 상처인데.

늘 마음 한 켠 외로움이 더 큰 아이 아나(마야 친구), 아빠는 감추고 싶은 아픈 손가락이다.

베어타운의 사랑방 같은 존재 펠센 술집, 여기에 저마다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다.

라모나의 정겨운 욕사발과 함께지만 뭔가 모르게 상처의 생채기들이 희박해진다.

 

역시나 '베어타운' 후속작답게 프레드릭 배크만 특유의 감성들이 녹아있다.

섬세한 감정표현은 딱 그 사람답다.

특히, 게이로 낙인찍힌 벤이와 성폭행 당한 것에 대한 혹독한 책임을 혼자서 감당해야하는 마야가

함께 학교를 가면서 하는 대화는 뼛 속까지 아파온다.

"개자식들 앞에서 울지 마요, 벤이 선배.

참지를 못하겠는데....... 너는 무슨 수로 감당하니?

그냥 들어가요. 고개를 들고 허리를 펴고 나쁜 놈이 쳐다보면 그 쪽에서 고개를 돌릴 때까지

눈을 똑바로 쳐다봐요. 우리가 잘못한 게 아니잖아요.

무슨 수로 견뎠니? 지난 봄에......... 그런 일이 있었을 때....... 무슨 수로 버텼니?"

삶에 대한 질문 같아서 많은 생각들이 스친다. '산다는 것은'..... 견디는 일이었다.

관계속에서 오는 괴리감과 숱한 단절과 온갖 모욕적인 말과 행동들 속에서도 억지 웃음으로 위장한다.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도 눈치를 본다. 살아가야 하니까.

무슨 수로 감당하고, 무슨 수로 견디고, 무슨 수로 버텼니???

감당하고 견디고 벼텨야 될 일들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텐데......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미 편견에 낙인찍고야 마는 그 얕은 사람들마다의 습성으로 인해

나 또한 그들 중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무리에서 외따로 떨어져 나온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벤이와 아맛이 그랬던것처럼.......

틀린게 아니라 다른건데, 사람들은 틀림과 다름을 수정하지않고 그대로 적용한다.

틀린 사람은 결국 죄인이 되는거고, 공동체는 암묵적 동의를 한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름을 인정할 때 좀더 건강한 사회가 될 것 같다.

베어타운의 남겨진 착하고 의리있는 그들처럼^^

 

프레드릭 배크만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인간적이다.

인간 내면에 깊이 내재된 본성을 건드려 아무리 악한 사람일지라도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한 배경을 펼쳐놓는다.

충분히 개연성있는 상황속에서 우리네 형편과 내 자신을 생각하게 만든다.

'나'라면, '당신들'이라면 어떻게 할건가?

의미있는 주제와 이야기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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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15-2월] 이야기로 치유하다; 멀고도 가까운 | 파블15기 리뷰 2019-02-21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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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멀고도 가까운

리베카 솔닛 저/김현우 역
반비 | 2016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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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카 솔닛이 작가의 이름이 낯설지 않다.

그렇지만 이 작가의 책을 읽어본 것도 아니다.

직접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블러그 이웃님들 방을 오며가며 읽었던 리뷰에서 봤나보다.

그렇다고 기억에 오래 남는 이름은 아닌데... , 오랜만에 느껴보는 끌림 같은거다.

제목과 책 표지의 분위기가 구매를 부추길 때 있다.

베셀보다 좀 낯선 책을 고르는 편이다. 책 목차와 약간의 줄거리도 참고한다.

인문이나 미술쪽에 자꾸 시선이 간다.

낯선 것이나 추억할 수 있는 이야기들에 관심이 간다. 골목길이나 걷는 것에 관한 책들을 좋아한다.

책 속에 소개된 책들에 호기심이 간다. 액자 소설처럼.

참고도서에서리베카 솔닛의 책들이 종종 보였나보다.

걷기에 관한 깊은 사유가 담긴 책과 찾다보니 또 발견된 리베카 솔닛의 책 <멀고도 가까운>이다.

마음먹지도 않았는데 리베카 솔닛의 책 2권을 맛보게 된다.

아직 읽기 진도가 빠르지 않지만 급할 것 없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기로 했다.

많이 읽었지만 그 읽은 책들은 가물가물하다.

마음 속 뜨겁게 달구는 인두같은 한 문장이라도 기억 속에 남아있어야 하는데, 허투루 읽었나보다.

그렇다고 내 읽기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한 권의 책에 집중하지 못한 서툰 마음을 탓한다.

 

책 앞표지의 빨간 실타래가 눈길을 끈다. 엉켜있는 듯 보이지만 하나로 연결되어있다.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 빨간 실타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당연히 모른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 이 빨간 실타래는 삶의 의미가 된다.

리베카 솔닛의 솔직한 자전적 에세이다. 엄마와 딸의 이야기.

엄마와 딸이라면 친구 같아서 친밀함이라면 둘째가라도 서러울 정도로 애틋한 관계인데,

리베카 솔닛과 엄마는 대척점에 있다.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엄마가 딸의 모든 것에 대해 질투를 하고, 다른 형제들과 차별하는 가부장적인 말들도 서슴치않는다.

딸이 커서 어른이 되고, 엄마의 기력이 점점 약해져가는데도 낫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지의 극이 같으면 서로 밀어내듯이 자존심 강한 엄마와 딸은 또한 너무 닮았다.

그러나 세월에는 장사가 없는 법인지라 그 위풍당당했던 엄마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갔다.

약해지는게 아니라 기억이 소멸되어져가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

하루에 몇 번이나 길을 잃고, 대화를 나누지만 딴 말만 하게 되고, 시큰둥한 반응에 쉽게 관심은 사그라들고.

회복하고 싶은 엄마와의 관계는 쉽게 틈을 내주지 않는다.

딸은 그래서 더 허망하다. 이해하지도, 이해받지도 못했는데....

 

엎지른 물은 담을 수 없듯이 엄마와 딸의 깨어질대로 깨어진 관계는 영원히 회복될 수 없는걸까?

매일 하루하루가 답답함에 리베카 솔닛은 이야기를 한다.

읽은 책들(고대설화, 동화..)속에서, 우연히 가게 된 여행(아이슬란드)을 통해서 엄마와 꼬인 매듭을 풀려는데....

엄마를 요양원에 모시고, 어렸을 적 살던 집을 정리하고, 늘 눈으로만 봤지 먹어보지 않았던 집 앞 살구나무의

살구가 3바구니 들어왔다. 살구향 가득하니 집안에서 점점 익어가고, 물러진다. 펼쳐진 살구 더미는 못마땅하다.

불안한 상태의 그 살구 더미는 내게 떨어진 임무인 동시에, 어린 시절부터 내게는 거의 아무것도 주지 않았던 어머니가 남긴 나의 상속권, 동화 속의 유산처럼 보였다. 그건 가족 나무에서 따낸 과일 더미이자 마지막 수확이었고, 동화에 등장하는 마법의 씨앗, 알 수 없는 방의 문을 여는 열쇠, 귀신을 불러내는 주문처럼 수수께끼 같은 선물이었다. 살구를 병이나 깡통에 담거나, 퇴비로 만들거나, 얼리거나, 그냥 먹어 버리거나, 술을 담그는 일은 동화에서 요구하는 임무와 거리가 멀긴 했다. 살구는 내가 풀어야 할 수수께끼, 거의 모든 일이 잘못 풀려나가던 이후의 열두 달 동안 내가 그 의미를 찾아야 할 이야기였다.

 

엄마와의 나아지지 않는 관계는 삶을 힘들게 만든다. 정신적 피폐함은 다른 곳에 눈을 돌리게 만든다.

계획에 없는 일이나 여행은 일상의 피로감으로부터 잠시 달아날 수 있게 된다.

특히 작가는 글쓰기와 독서를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다.

함께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끈끈한 연대는 말이 필요없다.

리베카 솔닛이 경험한 많은 독서는 충분히 사려깊다. 그 깊음이 마음을 울린다.

금방 이해되지 않았지만 읽을수록 좋다. 따뜻함이 충분히 전해진다.

엄마와의 관계가 힘들수록 더 글쓰기와 읽기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된다.

그 속에서 답을 찾고 싶을지도 모른다.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에 대해서......

 

가까이 있는거야라는 말을 통해 우리는 감정적으로 이어져 있다는,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뜻을 전한다.

멀고도 가까운 곳에서그건 물리적인 거리와 정신적인 거리를 함께 가늠하는 방법이었다. 감정은 그 자체의 거리를 가진다. 애정은 근처에 가까이 있는 것, 자아의 경계 안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침대 옆에 함께 누운

사람과 수천 마일 떨어져 있을 수도 있고, 세상 반대편에 있는 낯선 이들의 삶에 깊이 마음을 둘 수도 있다.

매일 보는 사람이라도 서로 소통하지 않으면 의미없는 먼 관계가 된다.

일주일에 한 번 보는 사람이라도 애정을 가지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면 더 가까이 느껴진다.

빈도가 아닌 결국은 깊이와 소통의 문제다.

 

<멀고도 가까운> 이런 관계들이 삶에서 얼마나 많을까? 관계에서 오는 힘겨움은

비단 작가 리베카 솔닛의 문제만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엉킨 실타래가 길이 되는 것은

결국은 서로의 이야기 속에 답이 있다.

리베카 솔닛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엄마의 어두운 이야기를 묘하게 끌어안는 듯 느낌이 든다.

그녀만의 삶을 다루는 방식이란 생각이 든다.

암울한 이야기일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부모와 자식, 특히 딸 입장에서의 부모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못마땅한 살구 더미가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될리는 만무한것처럼.

지금은 오렌지빛으로 물든 저녁이다.

다른 과일의 이름을 딴 '오렌지색'이 살구의 그 부드러운 색감을 묘사한다고는 할 수 없다.

살구의 빛깔은 복숭아보다 더 풍성하고, 저녁 하늘의 붉은빛, 혹은 햇살을 받아 금빛으로 반짝이는 아이들

빰의 빛깔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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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15-2월] 수학과 삶의 놀라운 콜라보; 어느 괴짜 선생님의 수학사전 | 파블15기 리뷰 2019-02-1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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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느 괴짜 선생님의 수학사전

김용관 저
생각의길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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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숨은 뜻이 놀랍다. 한글의 우수성이다.

다른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세밀한 감정 표현과 색감이 다양하다.

붉다, 불그스름하다. 빨갛다. 새빨갛다. 불긋하다.....

한 단어가 품은 뜻도 많다.

밤이 깊어졌다, 밤을 따 먹다/ 배를 타다, 배가 아프다, 배가 물이 가득차 맛있다.  

우리말이 과학적이고 실용적이다 말할 수 있음은 숫자에서도 고스란히 들어있다.

조상들의 지혜가 탁월함을 느꼈다.

일상 생활 하면서 수시로 사용하는 말들 속에 담긴 그 오묘함이 책 속에 있다.

책 <어느 괴짜 선생님의 수학사전>이다.

사전은 궁금하기도 흥미롭기도 하지만 끝까지 읽혀지지는 않는다.

중간중간 훓어가면서 그냥 들춰봤는데, 이 수학사전은 의외성을 지니고 특별함을 가졌다.

국어사전, 영어사전 심지어 한문사전(옥편)까지는 어느 집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수학 사전은 없을거다. 사용하는 말의 출처를 알게 된다.

너무나 신기해서 눈에 다 담을 수 없으니 사진을 찍으며 흔적을 남겼는데,

역시나 리뷰를 쓸 때는 옮김의 한계가 있다.^^ 다 마음에 드는 말들인데,....

너무 흔하게 사용한 말들이 이렇게 귀한 뜻을 담고 있어서 놀라웠다.

괴짜 선생님이 추천하는 수학사전 활용방법이 뒷표지에 나와있다.

'두번째, 첫 페이지부터 읽어 가는 그런 촌스러운 짓은 하지 말도록 하자.'

어머낫, 어쩌죠. 습관이 무서운가봐~~~ 나 첫 페이지부터 읽어나갔는데.

읽지않을 수 없게 끌리도록 만드셨어요^^ 엿보기와 자랑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영락없다 (零落 / infallible)

영락없는 바보/ 어떤 일이 생각했더너 대로 딱 맞게 되었을 때 영락없다고 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딱 들어맞는 상태다. 영락의 한자는 0이나 나머지를 뜻하는 영, 떨어질 락

이다. 42÷5는 몫이 8이고 나머지가 2이다. 그런데 49÷7은 몫이 7이고 나머지가 0이다.

0으로 딱 떨어진다. 이게 영락없는 상태다. 영락이란 떨어지고 난 나머지다. 영락없다는 것은

나머지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생각한 것과 딱 맞아떨어져 아무런 차이도 없는 상태다.

영은 수를 나타낼 때 '0'으로 사용되었다. 0은 인도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가장 확실한 기록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서기 875년이다. 중국에서 0의 기호는 더 늦었다. 진구소라는 수학자가 1247년에 쓴 책에서 0에 해당하는 동그라미가 등장한다. 한자로서의 영은 더 늦게 등장했다.

한자 뜻에 숨겨진 사연들이 많다. 말의 어원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옛 문헌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영어 단어를 외울 때도 통문장이나 관용구로 외워놓으면 더 쉽게 다가오듯이 관용구로서 쓰인 말들은

이해하기가 수월하다. 영락없이 오늘도 미세먼지 나쁨 수준이다. 건조해서 창문 열기도 겁난다.

 

누누이 (屢屢/累累- / again and again)

누누이 강조한다/ '누'는 여러 번, 자주, 수효가 많음을 뜻한다. 그 누가 두 번이나 반복되었다.

그만큼 더 강조했다. 이 누가 쓰이는 말로는 누적累積, 累計누계, 累代누대 등이 있다.

누적은 여러 번 또는 겹쳐서 차곡차곡 쌓는 것이다. 누계는 어떤 값들을 모두 더한 총합이다.

통계 자료가 3,5,8,7,4라면 3부터 차근차근 모두 더한 값이 27이 누계다.

각 부분의 합계를 小計소계라고 한다. 그 소계를 모두 합한 값이 누계다.

누대는 여러 세대를 말한다. 누대에 걸쳐 전해졌다는 것은 여러 세대를 거쳐서 전해졌다는 것이다. 고로 누누이는 여러 번의 반복으로 '자꾸'를 뜻한다.


덕분 (德分 / thanks for)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이다. 그런 은혜나 도음으로 잘 지내고 있을 때,

덕분에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한다. 덕택이라고도 하는데, 은혜나 도움을 '덕'이라고 표현했다.

덕분은 덕德의 부분分이다. 그 사람의 덕 전체가 아니다. 그 사람이 온 힘을 다해, 젖 먹던 힘까지

내서 도와준 게 아니다. 1/4, 1/7처럼 부담되지 않는 범위에서 그의 덕 일부를 베풀어 준 것이다.

하지만 그 일부가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그 사람은 전심으로 너무 너무 감사해한다. 덕을 베푸는 것, 수지맞는 장사다. 베푼 것은 덕분이지만, 되돌아온 것은 전심이다.

부분을 주고 전체를 받는 것이다.


소박 (素朴 /simple)

소박한 삶/ 꾸밈이나 거짓이 없이 단출하고 수수한 삶이다. 아름답게 잘 보이기 위해일부러 치장하지 않는다. 화려하거나 과장됨이 없다. 소박의 소는 바탕 소素다 박朴은 본성과 본질을 나타낸다. 바탕이 되는 성질 그대로가 소박이다. 있는 그대로의 바탕과 본성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다. 바탕 이외의 성질을 덧붙이는 그 어떤 과정이나 조작이 전혀 없다.

소박은 수학의 소수와 같다. 숨긴 것 하나 없이 자기 자신을 그대로 드러낸다. 2,3,5 같은 소수도

그렇다. 이 수들은 그 어떤 수들의 곱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오직 자기 자신만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10과 같은 합성수는 다르다. 10은 2와 5의 곱으로, 다른 수의 곱으로 표현된다.

소수가 소박한 삶이라면, 합성수는 화려하게 꾸민 삶이다.


십분 (十分 / fully)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 가진 능력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다 발휘하는 것이다.

십분은 영어로 fully다. 온전히 또는 완전하다. 십분이 이런 뜻을 갖게 된 것은 분 때문이다.

분은 분수라고 할 때의 나눌 분分이다. 이는 특정한 크기를 나타냈던 고대의 단위였다.

1보다 작은 크기 중에서 1/10을 나타냈다. 1분은 1/10, 퍼센트로는 10%다. 10분은 1분이 열 개 모인 것이다. 고로 10분은 10/10 또는 100%다. 온전한 하나, 원래의 크기 전부가 된다.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것은 가진 능력 전부를 발휘하는 것이다. 분이 포함되어 일정한 크기를 나타내는 말은 더 있다. 이길 확률이 다분多分 하다고 하면 1/10이 많은 것이기에 이길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충분充分 하다는 건 1/10짜리가 가득 채워진 상태이기에 넉넉한 상태다.

분을 이해하면 십분도, 다분히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Sincerity moves heaven)

지극한 정성을 쏟으면 하늘이 감동하여 도와준다는 뜻이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도 혼신의 힘을 다하면 결국 이뤄질 거라고 북돋워준다. 이 말은 수학의 극한과 비슷한 의미다.

0.99999....가 있다. 이는 0.9+0.09+0.009+.... 의 뜻이다. 0.9에 0.09를 더하고, 거기에 또 0.009를 더한다. 이런 식으로 무한히 많은 수를 더해 간다. 그럴수록 조금씩 어딘가에 다가간다.

지극한 정성을 쏟는 것이다. 그러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0.99999....의 극한은 1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수학적 표현인 셈이다.


억장 (億丈)

억장이 무너지다/ 억 개의 장이다. 장은 길이의 단위로 대략 3m다. 아파트 한 층의 높이를 3m 정도로 잡는다고 하면 억 층에 해당한다. 그 정도로 높은 것이 무너져 내리는게 억장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분통하고, 답답하고, 억울하고, 속상하겠는가! 그만큼 아프고, 슬프며, 절망스러운

상황이다.

촌 또는 치=3cm / 척 또는 자=30cm / 장=3m

 

수학 관련 말들이 지천에 있다. 오늘 내가 사용하고 있는 말들 중에서도 있을지 모른다.

어휘력을 높여주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책 뒷장에 가로세로 수학 퍼즐이 있다. 스도쿠도 좋아하지만 낱말 퍼즐 맞추기 정말 좋아하는데,

책 보기 전에 미리 풀어봤다. 제법 많이 아는 편이지만, 5,6개 정도는 빈칸으로 놔뒀다.

책 다 읽고 다시 보니 쉽게 풀렸다. 수학사전 제목과는 다르게 딱딱하지 않다.

중간 중간에 훓어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수학사전이다.

 

참, 이 책은 호기심을 가지고 궁금했던 책이었는데 서평단 신청을 하려니 시간이 지났다. 근데,

이 책이 잘못 배송되어 온 책이다. 리뷰어클럽에 쪽지를 넣어 다시 돌려보낼게요. 말할려고 했는데,

친절한 문자가 도착했다. 출판사 착오로 다른 당첨책과 엇갈려 발송되었다고 죄송하다고^^

잘못 발송된 도서는 괜찮으시면 읽어주시고 리뷰도 꼭 부탁드린다고 하셨다.

설 명절 전에 좋은 선물 받았다고 생각하며 기분좋게, 재밌게 읽었다.

고맙습니다. 착오 배송?으로 좋은 책 만나 좋은 시간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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