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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의 노래(골든아워1_이국종) | [앨랑의 ☆5개 도서] 2018-11-1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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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골든아워 1

이국종 저
흐름출판 | 2018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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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학교병원에 주 1회 아들의 외래치료를 위해 통원 중이다. 오늘 윙윙거리는 소리에 밖을 내다보니 헬기가 지상에 착륙되어 있다. 생각보다 덜덜거리는 소리는 컸고, 프로펠러가 만드는 바람에 사람들의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웅장했고 엄숙했다. 치료사 말로는 헬기 착륙장은 옥상에도 있고 지상에도 있는데 옥상을 사용할 수 없을 때만 지상에 착륙하는 것 같다고 했다. 지상에 헬기가 있다는 것은 하나의 다른 이가 옥상에 있다는 뜻이다.

얼마 전 이국종 교수가 지상파 티비에 나와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비판을 했다. 헬기소리가 시끄러워 민원이 들어오는 나라. 굳은 표정으로 절박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며 시간을 쪼개 사람들에게 현실을 알리고자하는 결연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골든아워라는 책이 나왔을 때 교수님의 판매부수를 늘려 응급의료체계 여론 확장에 이바지하고자 1-2권 모두 구매했다.

읽다보니 문학적으로도 예술성이 느껴지는 문장들이다. 전달력도 뛰어나다. 외과의사라 글을 잘 못쓸 줄 알았는데 빠져들어가며 읽는다. 김훈의 글을 좋아한다는 그는 김훈을 닮은 글을 썼다. 행여 어떤 보조작가가 도와주었다 추측하더라도, 그의 고뇌는 빼어난 문장과 세세한 설명으로 충분히 설명되고 있다. 구매결정은 백 번 천 번 잘했다 생각한다.

 


 

 

 

14년동안 1600권이 넘는 책들의 표지를 봐 왔지만 이런 표지는 처음이었다. 처음엔 부인 성함 예쁘네라고 생각하며, 편견의 안경으로 내심 실망했다. 뭐야, 결국 부인이야. 으레 가족, 은사님의 이름이 찍히게 마련인 저 표지의 주인공은, 읽다 보니 자신 밑에서 수련하고 있는 의사의 이름이다. 아, 탄식이 흘러나온다.

 

 

이 책에서는 그의 이름보다, 동료의 이름이 더 많이 등장한다. 표지 인사말의 주인공인 정경원 교수 이외에도 간호사, 헬기 조종사,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정치인, 응급구조사의 '이름'이 등장한다. 그는 주인공이되고자 하지 않는다. 그저 환자에게 빨리 갈 수 있는 모든 방법에 대한 연구를 하고, 그를 도와주는 많은 이들에 대한 감사만이 있을 뿐이다. 그는 팀원들이 부하가 아니라 이름이었다. '이국종'이라는 이름을 연예인화 해서 우러러보던 나의 좁은 마음이 몹시 부끄러웠다. 그래서 나도 이 분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싶어봐서 기록해봤다. 김지영, 김준규, 석희성, 이길상 님.. 그가 말하는 '바보'들, 내가 생각하는 '환자 바보들'...

 

 


 

 

 

그는 정신나간 의사를 기다린다. 외상외과에서 으깨지고 부서진 사람들의 육체를 마주하며, 그 육체에 영혼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부여잡는 저승사자 파이터가 되었다. 해외연수를 통해 '헬기'의 기동성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푼 꿈으로 우리나라에 도입하고 싶었다. 그러나, '돈'이 안되는 환자를 '돈'을 많이 들여 치료해야 살리는 그의 외상외과는 안팎으로 숱하게 터지고 피멍이 든다. '헬기'는 돈이 많이 든다. '치료'를 함에 있어서도 심평원의 삭감으로 비듬처럼 돈이 떨어져 나간다. 석해균 선장을 살려도 반짝 하고 관심을 가지다 또다시 외면 받는다. 그는 몇 번이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선다. '헬기'소리가 시끄럽다는 민원과, 거 왜 잘난척하고 있느냐는 '흉'이 자꾸만 그를 두들긴다.


 

'돈'보다 생명이 중요한데, 세상은 참 찬 바람 같아서, 그는 바보를 자처한다.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온 외래 환자를 보며 씩 웃는 그의 모습을 화면에서 보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정치권'의 입김이 '사선에서 싸우는 의사'의 입김보다 쎄다. 그 정치인들은 '국민의 여론'의 눈치를 본다. 이게 중요하다. 나도 멀찌감치 이 분의 싸움을 지켜보기만 했지, '여론'을 만들고 참여하고자 하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이 책을 사기 정말 잘 했다. 나 한명의 부수 증가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베스트셀러라며 찾아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분을 응원하기 위해 절박하게 후기를 쓰고 있다.

 


 

 

꽃피는 봄 벚꽃이 흩날릴 때, 그는 선홍색 혹은 암적색 핏물을 보며 그림자가 지지 않는 수술등 아래 선다. 봄이 정말 싫다 한다. 날이 풀리면 누군가는 공사장에서 찢겨지고, 으깨진 몸으로 죽거나 거의 죽어가는 몸으로 실려오니까 말이다. 뒤에 나오는데 그는 눈보라가 치는 겨울에 안심한다. 이런 날에는 공사가 없으니까 말이다. 내가 날씨 좋다고 꽃구경하고 있을 때, 그는 손상된 몸의 주인공의 영정에 흰 꽃이 올라가지 않도록 정신을 집중해서 살려 놓는다. 정말 눈물나는 구절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만약 이 상황이라면 4시간이 걸린다. 그는 말한다. 1시간만 일찍 왔어도 살았을 많은 사람들이 헬기가 없어, 헬기를 내릴 곳을 확보하지 못해서 죽는다고.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 해방 직후이다. 나는 그렇게 안죽겠지 생각하는 마음이 현실의 참담함을 만들었다. 입은 무섭다. 국민의 여론은 세상을 움직인다. 산기슭 주차장에 헬기를 내렸다고 자신의 주차를 방해받았다며 고함을 치는 아저씨와, 헬기소리가 시끄러워 공부를 못하겠다는 (나의 직업의 후배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간호학생들이 당신일 수가 있다. 이 책 읽어보면, 내가 정말 피상적인 사고를 했구나. 세상에 나같은 나들이 모여 환자를 빨리 살릴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내지 못했구나 하는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매 순간 환자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 환자에게 접근하는 시간의 단축과 접근하는 동안의 머리 속의 응급처치와 치료방향 공부, 더 빨리 더 가까이 할 수 있는만큼 최대한 최선의 노력. 이 것이 그의 머리속에 있는 전부이다.

 


 

 

아주대병원 살이가 1년이 되어간다. JCI 저 국제 의료인증 보면 사람들은 와 뭔가 뱃지가 있네 좋은 병원이네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는 간호사 생활을 해봐서 안다. 효율적인 치료라는 미명 아래 수많은 사람의 오버타임은 기본, 평가기준에 맞추어 억지로 새로운 거 만들어서 우겨넣었겠지. 인증을 받기 위해 이 단체에 쏟아붓는 인증비용도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저 뱃지를 보면 누군가의 고혈을 짜서 만든 에밀레종같다. 역시 이 교수님의 책에서도, 헬리콥터의 하향풍에 수술가운을 입고 달려나가다, 평가기간동안 그 것이 감염관리규정에 어긋난다며 사복을 입고 나가게 했다고 한다. 그들이 정녕 감염관리규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피검사할 시간도 없이 들이닥친 외상환자의 AIDS 검사를 비용상관없이 속성으로 하게 해 줬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

 

이 병원에 일 년이 다 되가도록 주 1회 방문해서 곳곳이 친숙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교수님의 얼굴 사진이 전광판에 가끔 멋지게 뜨도록 설계해놨다. 사람들은 병원에서 이 분이 아낌없는 지원을 받으며 최고의 명의로 대접받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속을 열어보니 우울했다. 정치인 해류, 언론 해류가 있어야 밀어주는 병원이다. 병원이 홍보효과 및 얻는 게 있어 버리지는 못하는 계륵같은 존재로 여겨준 덕에 한 인간의 숭고한 사명의 명맥이 이어지는 거라는 나의 추측이 생긴다. 

 

 


요즘 책 정체기가 와서 맘에 드는 책이 많이 없었다.

이 책도 솔직히, 외과의사가 얼마나 잘 쓰겠어. 라고 생각하고 펼쳤는데, 문장 하나하나가 아까워서, 천천히 오랫동안 읽었다.

 

김훈의 칼의 노래는

'세상의 모멸과 치욕을 살아 있는 몸으로 감당해내면서 이 알 수 없는 무의미와 끝까지 싸우는 한 사내의 운명'에 대해 말한다. 이순신 이야기다.

 

이국종교수님의 메스의 노래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아직 1권이다. 그리고 가야할 길이 멀었다.

두 번 세 번, 이 책을 빌려보지 말고 구매하길 간절히 바란다.

빌려보았다면 리뷰를 쓰고 지지의 글을 남기고 세상을 바꾸는 데 동참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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