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숲 도서관의 표지는
미지의 세계로 초대하는 초대장과 같다.
빨간 가디건을 입은 양갈래 머리의 소녀는 환한 빛이 가득 비치는 바람숲 도서관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 같다. 표지를 가만히 관찰하다 보면, 열매 사이에 꽃들 사이에, 풀 사이에 책이 숨겨져 있다. 책이 함께 열려 있는 것이다. 책 표지만 보았는데도 기대되는 마음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빨간 머리 앤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사과나무 아래를 지나갈 때의 그 환상적인 장면을 떠올리기도 했다.
속지를 보면 여자 아이가 살고 있는 듯한 마을과 바람숲이 있는 곳을 연결하는 돌 다리가 있다. 아치형 돌다리를 보니, 예전에 여행책 사진으로 본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있는 다리가 떠올랐다. 이국적인 이탈리아 사진을 보면서 여행을 꿈꿨던 시간도 함께 떠올랐다. 지금 여기라는 현재와 다리를 건너 간 책 속의 세계를 이어주는 것은 아닐까?
상상의 실현과 같은 느낌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그 한 페이지, 한페이지가 아름다웠다. 그림과 글이 나에게 준 것은 어릴 적 책을 좋아했던 나를 떠오르게 한 것이었다. 책을 탐독하면서 행복해 하던 그 시절의 나를 선물로 주었다. 함께 읽은 아들에게는 바람숲 도서관에 가고 싶은 마음을 선물로 주었다. 바람숲 도서관에 초대를 받아 잠시 떠났던 상상으로의 여행은 아주 많이 유쾌하고 행복했다.
잠시 잊고 있었던
소중한 기억의 한 쪽을 바람이 불어와
펼쳐 주는 그런 순간 순간이었다.
함께 읽은 아들은 책을 찾는 재미에 빠져서 함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며 책놀이를 했다. 자연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책들을 찾는데 책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은 여러 번 읽게 된다. 아들은 책 찾기를 하면서 한 번 쓰윽 보고, 나와 그림을 함께 본 후, 글을 읽어 나가게 된다. 어릴 적 만화방, 비디오가게방 주인이었던 나에게 작은 꿈이 움트는 것 같다.
나만의 도서관, '도서관'이라는 그림책처럼 언젠가 기부를 통해 내가 지금 모으는 그림책이 모두에게 기쁨이 되고 편안함을 주는 힘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