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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을 사야 해서, 퇴사는 잠시 미뤘습니다 | 에세이 2019-09-1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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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물감을 사야 해서, 퇴사는 잠시 미뤘습니다

김유미 저
쌤앤파커스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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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직장인 저자는 서른이 조금 넘은 어느 날 따분한 하루를 보내던 중 취미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반전있는 직장인이 된다.

직장에서 8시간 일을 하고 저녁 7시가 되면 작가로 변신해 두 번째 하루를 시작한다.


요즘 나의 하루는 퇴근 전과 후, 2회로 나뉜다.

직장인으로서 8시간의 삶을 살고 난 후 '온전한 나'로서의 하루가 시작된다.(p 62)


매일 아침 사직서를 품고 출근하는 직장인의 삶이지만 퇴근 후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출근이 즐거워진다고 한다. 

저자는 하루 2시즌제를 통해 하고 싶은 일을 한 결과 5년여 동안 600여 점의 무수한 작품을 그리며 전시회와 그룹전에 참여하고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작가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정식으로 미술을 배우지 않고도 작품 활동을 하는 화가들이 많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고 개인의 순수한 즐거움과 예술적 본능만으로 그림을 그리는 경향을 '나이브 아트'라 하는데,

이들은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아 오히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P 29)


나이브 화가로 유명한 캐나다의 루이스 모드와 프랑스의 앙리 루소, 모지스 할머니가 소개된다.

일흔의 나이에 독학으로 화가의 꿈을 이룬 모지스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늦게 시작한 꿈이기에 더 소중하게 여겨지고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들보다 더 큰 열정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그림을 배우고 그리면서 "나도 당신처럼 잘하고 싶어요." 라는 칭찬을 가장한 부러움이 무례한 표현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사람이 지금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노력하고 투자한 것은 보지 못하고, 눈앞의 결과물만을 보고 경솔하게 판단한 것이었다. 

나도 그들처럼 되고 싶기 이전에 노력을 충분히 했는지 고민해야 한다. (P 51)


몽당연필을 담는 유리병을 가득 채운 선생님의 몽당연필 일화를 보면서 나의 노력의 증거들을 찾아보고 참 부끄러운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충분한 노력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능력을 부러워만 해온 것 같다.

램프의 지니가 나타나지 않는 한 저절로 이뤄지는 일들은 없는 것 같다.

남을 부러워만 하지말고 이루고자 하는 일에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노력해야겠다.



제대로 조색하지 않은 색은 덧칠을 하면 할수록 미운 색이 되어 결국엔 우러 나왔다.

가린다고 가려지는 것이 아니었다.

살면서 잘못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거나 얼렁뚱땅 수습했을 때 언제나 문제는 커져서 돌아오지 않았던가.

다행히 문제되지 않았더라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흉터가 남아 있다.

그 흉터를 감추느라 나의 유화 작업 시간이 무한대로 늘어졌던 것이다. (P 114)


살면서 얼렁뚱땅 수습하다가 커다란 대가를 치른 적이 참 많았다.

제대로 조색하지 않은 탓이었을까 

색은 색으로 배울 수 밖에 없고, 경험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한다.

살면서 겪게 되는 크고 작은 실수나 실패의 경험도 원하는 색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깨달음을 얻어야겠다.


 

내가 무엇을 먹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입고 싶어 하는지 아는 사람이 있다.

바로 15년 지기 친구다.

그와 대화하면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기억하게 된다.

그림을 그리면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본래의 모습을 외면할 때도 있다.

회사와 화실에서는 점잖은 척 굴지만 친구 앞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모든 것을 내려놔도 된다. (P 155)


작업을 시작할때 새하얀 종이를 보면 정말 뭘 그려야 할지 두려워질때가 있다.

창작하는 사람이라면 창작의 고통을 피해 갈수가 없다고 생각해왔는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이 하고 싶은대로 할수 있다면 망설임과 부담감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오랜 친구처럼 되려면 좀더 많은 대화와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갬성' 있는 작품을 위해 나만의 감성을 찾아보고 싶다.


 

자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통해 작은 성취감을 얻으면 된다.

나에게 그림의 목표는 공모전 입선이라거나 유명 화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직장인이지만, 그림을 그린다.

게다가 이제는 취미로 시작한 실력 치고는 그림도 나쁘지 않은 듯하다.

감히 인상주의 화가의 그림과 비교하고 있으니 문제인 거다.

이제 나는 일과를 마친 후나 여행을 하면서 본 것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우리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P 165)

 

불행해지는 방법으로 자신과 타인을 끊임없이 비교하라는 말이 있는데 

비교는 자신이 애써 이룬 성취마저도 한순간에 볼품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뛰어난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기 시작하면 정말 밑도 끝도 없는 것 같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와 비교하면서 작은 성취감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켜야겠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는데 자신에게 너무 인색하게 굴어왔던것 같다.



니나부슈만처럼 살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때, 그녀는 속삭인다.

"누구든 의욕하기를 그치면 늙어가는 거야." (P 188)


<생의 한가운데> 의 니나는 사람은 나이를 먹어서 늙는 게 아니라 꿈을 잃을 때 늙는다고 한다.

꿈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무언가가 모여 꿈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현실적인 성격이 되면서 꿈과 열정만 가지면 뭐든 할수 있다는 말이 이제는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리게 되었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처음부터 확실한 동기나 열정이 있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림을 완성해나가는 꾸준함에서 열정이 생겼다고 하는데 평생 할수 있는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제목에서 보듯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잘 조율한다면 열정을 가지고 좋아하는 일을 할수 있지 않을까

현실에 굳건히 두 발로 서서 별을 바라볼수 있다면 현실에 메여 꿈을 잃지않고도 풍요로운 삶을 살수 있을것 같다.

똑같은듯 하지만 똑같지 않은 일상 속에서 반짝임을 발견하는 시선을 가져야겠다.


우리에겐 애쓰지 않고도 사랑하며 할 수 있는 일과 온전하게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과 여유가 꼭 필요하다.

정서적인 풍요와 기쁨과 지속적인 열정을 주는 소중한 가치를 발견할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면,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보라고 한다.

혼자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넘어 나만의 색을 입혀가며 자신과 만나고 친해지는 시간을 의미하는 것 같다.


중간중간 연필과 목탄화, 수채화, 유화 등의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저자의 그림을 그리는 행복과 열정이 전해져와서 정말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였다.

그림을 그리면서 느끼는 즐거움과 고찰, 화실 이야기 등 저자의 경험을 통해 그림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매일 새로운 것을 그리고 있어요.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잘 해나가고 있어요.


- 클로드 모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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