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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인 우리도 모두 어린이였었다 [어린이라는 세계] | 에세이 2021-02-26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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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린이라는 세계 (리커버 한정판)

김소영 저
사계절 | 2020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잘 기억나지 않는 어린시절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어린이에 대해 새로운 시선이 생긴것 같다. 어른인 우리 모두가 어린이였던 적이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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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을 했었고, 현재는 독서 교실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아이들을 접하면서 어른과 어린이에 대한 생각들이 적혀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는 어린이라는 시간을 거쳐 어른이 되었다. 어린이라는 시간을 보냈던 날들이 적지 않음에도 그때의 기억들은 희미하기만 할까.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모두 기억 저편에 고이 묻어두고 꺼내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어린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할때는 어린이 관련 직업을 하거나 부모가 되면서이다.

나도 엄마가 되고나서 나도 이런 시간들이 있었는데.’ ‘나도 이렇게 막무가내였겠지.’라며 생각 하곤 한다. 아이가 없었을때는 불편하지 않았던 일들이 아이가 생기고부터 불편함을 느끼는 일들도 있다. 아이와 함께 작은 카페라도 들어갈려고 하면 혹시나 거부당하지 않을까 긴장을 하곤 한다. 우리는 이렇게 어른과 어린이를 차별하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제야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그런 세상이 아니길 바라지만 앞으로 어른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어른들에게 작은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김소영 작가님의 글은 따뜻함과 밝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들 때문일까.

이 책은 어린이에 대한 생각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생각들도 들어있다. 다시 한번 생각의 전환을 할 때이다.

 

[P.18]

"그것도 맞는데, 지금도 묶을 수 있어요. 어른은 빨리 할 수 있고, 어린이는 시간이 걸리는 것만 달라요.“

거울을 보지 않았지만 분명히 나는 얼굴이 빨개졌을 것이다. 지금도 할 수는 있는데, 아까 현성이가 분명히 연습했다고 했는데, 어린이는 나중에만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지금도 할 수 있다. 시간이 걸릴 뿐이다.

 

나는 아이들과 외출을 할때면 마음이 바쁘다. 나도 나갈 준비를 해야하고, 아이들도 나갈 준비를 도와줘야 한다. 아직 혼자서 해내지 못하는 22개월의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인 나도 얼굴이 붉어졌다. 기다려주는 시간은 고사하고 아이들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화를 내지는 않지만 얼굴에 드러났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만약 외출할 기회가 있을때는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가지고 준비를 해야겠다.

 

이 책에 착한 어린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으레 엄마, 아빠, 선생님 말 잘 들어야지 착한 어린이이지.’ ‘과자를 나눠 먹어야지 착한 어린이이지.’ 라는 말을 아무생각 없이 하곤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모든 것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도덕적 윤리이지만 어린이들에게는 다 통용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우리는 착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세상이 만만찮음을 알기에 애매할때가 있다. 현재의 나는 이 말을 전달하기에는 이르지만 언젠가는 보다 현명하게 전달하기를 기대해본다.

 

[P.145]

"근데 제 옆에 어떤 아주머니, 그런데 아주머니라는 거는 제 생각이고 어쩌면 할머니일 수도 있어요. 아무튼 그 여성분이요, 저를 처음 보셨을 수도 있잖아요. 아닐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분이 제가 가방을 메고 있으니까 이상하게 보였나 봐요. ‘공부하러 가니?’하고 물어보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했거든요? 그랬더니 일요일인데 공부하느라고 힘들겠구나그러시는 거예요.“

나는 왠지 조마조마했다. 혹시 주이가 모르는 사람한테 그런 말을 들은 게 이상하다거나 오히려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면 어떡하나 하고.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어땠어?”

뭐라고 해야 하지? 위로가 됐어요. 그런 날은 운이 좀 좋은 것 같아요.”

위로가 됐어요.”라고 할 때 주이는 오른손을 가슴에 가져다 댔다. 그 장면이 이따금 생각난다. 평소 주이와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린이에게는 어른들이 환경이고, 세계라는 사실을 그날 다시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P.197]

어린이는 어른보다 작다. 그래서 어른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큰 어른과 작은 어린이가 나란히 있다면 어른이 먼저 보일 것이다. 그런데 어린이가 어른의 반만 하다고 해서 어른의 반만큼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가 아무리 작아도 한 명은 한 명이다. 하지만 어떤 어른들은 그 사실을 깜빡하는 것 같다.

 

[P.201-202]

어린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기 때문에 소수자라기보다는 과도기에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런데 나 자신을 노인이 될 과도기에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는 것처럼, 어린이도 미래가 아니라 현재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다. 또 어린이가 청소년이 되고 어른이 되는 사이에 늘 새로운 어린이가 온다. 달리 표현하면 세상에는 늘 어린이가 있다.

어린이 문제는 한때 지나가는 이슈가 아니다. 오히려 누구나 거쳐 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는 일이다.

 

아이들이 위험한 의자 위, 책장 위로 올라가려고 할 때 제지를 한다. 매번 위험하다고 알려주지만 아이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행동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왜 자꾸 그러는거야. 위험해. 그러지마.”라고 말하면서 생각한다. ‘하지 말라는데 왜 자꾸 하는 거야.’ 라며.

저자의 말처럼 책장이 튼튼해 보이기 때문에 올라간다는 것에 순간 흠칫 가슴을 부여잡았다. 왜 이 생각을 못했을까. 하지 말라고 하면 하고 싶은 마음을 우리 어른들도 아는데 마냥 제지한다고 좋은 것은 아닐 것인데 말이다. 우리는 이렇게 어린이를 통해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P.253-254]

나는 예전에 어린이는 어른의 길잡이라는 말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어린이를 대상화하다 못해 신성시하는 듯해서였다. 어른이 어린이를 잘 가르치고 이끌 생각을 해야지, 어린이한테 길 안내의 책임을 떠맡기다니. 그리고 어린이가 길을 어떻게 안단 말인가? 무슨 신비한 힘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어린이에게 할 말을 고르고, 그 말에 나를 비추어 보면서 길잡이에 대한 오해가 풀렸다. 어린이가 가르쳐 주어서 길을 아는 게 아니라 어린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 고심하면서 우리가 갈 길이 정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를 가르치고 키우는 일, 즉 교육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몫이 된다.

 

<어린이라는 세계>는 우리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각자의 어린이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신기하게도 어린 시절의 일들이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지만 어린이를 통하여 느긋한 마음으로 재촉하지 않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우리 어른들도 어린이라는 시간을 거친 존재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조금 더 넒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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