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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를 배경으로 쫓기는 신부의 고뇌를 그린 그레이엄 그린의 대표작 | 기본 카테고리 2022-09-25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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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양서]The Power and the Glory

Graham Greene
Vintage Books | 200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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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그린이란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건 안정효 선생의 영어 소설 추천 목록 100선에서다.아마 Burnt-out case와 The heart of the matter 두 편을 추천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작 가장 먼저 읽은 소설은 이 소설 The power and the glory였다. 당시 내가 가진 책은 몇 장이 파본인데다 소설에 대한 설명도 전무한 상태여서 대체 무슨 내용인지 정확히 감을 잡기가 어려웠다. 다만 멕시코가 배경이고 신부인 주인공이 쫓긴다는 것 정도만 기억에 남아 있었다.

 

이후 그레이엄 그린이 쓴 단편선 모음과 그가 쓴 몇몇 작품을 읽고 난 후 이 작품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특히 그의 소설 Gun for sale은 혀를 내두룰 만큼 박진감 넘친다. 1930년대에 이런 소설을 썼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왜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여러 번 영화화된 작품이다. 물론 그의 소설 중 여러 작품이 영화화됐다. 그만큼 재밌다는 얘기리라. 어떤 영문학 교수님께서는 그린이 해마다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한 이유가 소설이 너무 재밌어서가 아닐까라고 하실 정도니 소설의 재미는 확실하게 보장하는 작가임에는 분명한 듯 하다.) 무엇보다 그의 가장 걸작이자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고 처음 읽은 그의 소설임에도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이유가 컸다. 희미하게 Mexico, Vulture, Priest 정도의 단어만 기억나는 이 소설이 어떤 점 때문에 20세기의 걸작으로 칭송 받는지 궁금했다. 

 

그의 소설은 보통 재미를 위한 소설과 진지한 내적 고찰, 특히 종교적 고뇌를 다룬 작품으로 나뉜다고 하는데 이 소설은 명백히 후자에 속한다. 쫓기는 신부의 내적 갈등을 다루고 있으니까. 이전에 읽은 그의 작품 The End of the affair 같은 작품도 이런 류에 속하는데 솔직히 읽기에 버거운 느낌이었다. 뭐랄까 종교적 색채가 강하고 주인공의 내면 심리가 신 앞에서의 내적 갈등이라는 측면에서 그려지다 보니 복받치는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강렬해서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사뭇 지치곤 했다.(제임스 제이스가 쓴 The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실제 교회에서 이런 모습을 접하면 어떨지 상상이 안된다.) 그래서일까? 이번에도 꽤 지루하거나 읽기에 버거울거란 예상을 했는데 완전히 빗나갔다. 

 

황량하고 메마른 멕시코의 풍광을 배경으로 박해받는 종교와 쫓기는 신부,이런 그를 옥죄어 오는 경찰, 힘든 삶을 영위하는 주민들, 신부를 팔아넘겨 돈을 받으려는 자(예수를 팔아넘긴 유다와 같은 존재로 비유된다.), 신부가 머리속에서 차마 지울 수 없는 그의 어린 딸 등 다채로운 인물이 등장하며 쫓기는 신부의 모습이 박진감 넘치게 그려진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잡힐뻔한 적도 있었고 잡혔다가 풀려나기도 한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whisky priest라고 불리는 주인공의 내적 갈등과 후회가 생생하게 묘사된다. 술에 쩔어 있고 성직자임에도 여인과의 관계를 통해 딸을 낳았고 그럼에도 그 딸을 지켜주지 못하는 상황, 도망치는 자신으로 인해 인질로 죽어가는 평범한 주민들, 다른 신부들이 도망칠때 왜 자신은 도망치지 않고 머물렀는지에 대한 내적 갈등...겉보기에는 성직자와 거리가 멀어보이는 신부(실제로 이런 모습의 사람을 직접 본다면 신부라는 생각이 전혀 안들었을지도 모르겠다.)의 내적 번뇌가 생생하게 묘사된다. 그리고 그를 붙잡은 경찰(Lieutenant)과의 대화를 통해 종교의 폐해와 이에 대한 박해의 정당성에 대한 논쟁을 보여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부는 그를 경찰에 팔아 넘긴 자로 인해 붙잡혀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죽음을 앞둔 전날밤 그의 내면은 너무도 많은 후회와 번뇌로 가득하지만 정작 그의 죽음은 제3자의 시선으로 마치 별 일 아니라는 식으로 묘사된다. (The little man was a routine heap beside the wall-something unimportant which had to be cleared away. )혹자는 투우의 백미는 소가 죽은 뒤 이를 치우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바로 전까지 살아숨쉬는 생명체였지만 이제는 다만 고기 덩어리에 불과한 쓸모없는 존재를 치우는 그 모습이 투우가 보여주는 진정한 묘미라고 하던데 주인공의 죽음을 묘사한 대목은 바로 투우를 설명한 저 대목이 떠오르게 한다. 아마 그토록 많은 고통와 번뇌에 휩싸인 힘든 삶도 죽음과 함께 아무것도 아닌게 된다는 면이라는 것을 그리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렇기에 삶은 무겁고 죽음은 가볍다 혹은 육신이라는 것은 결국 껍데기에 불과하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주인공의 죽음에 대한 묘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절제되고 무덤덤한 표현이라 오히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읽으면서 과연 이 소설을 어떤 식으로 마무리를 지을까 궁금했는데 마지막 장면은 놀랍고 감동적이다.(한 편으로는 신부의 죽음을 왜 그런 식으로 묘사했는지 알 것도 같다. 마무리가 소박해야 새로운 시작이 돋보일 것 아닌가.) 아마 정치적 박해의 대상으로 종교가 탄압 받지만, 그리고 종교 자체가 많은 폐해를 가지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마음을 의지할 무엇인가를 필요로 했고 그 정도가 크든 적든 어느 정도의 위안을 줬다는 방증이 아닐까한다. 그렇기에 타의에 의해 강제로 없어질 수는 없는 존재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을 집필할 당시 그린은 카톨릭측으로부터 자제해달라는 혹은 수정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기우가 아닌가한다. 종교에 관심이 없는 ,특히 카톨릭이나 기독교에 전혀 문외한이며 포교에 적극적인 사람들을 보면 피곤함부터 먼저 느끼는 나조차도 이 소설을 읽고 안좋은 인상을 받기는 커녕 정반대로 고뇌에 쌓이는 평범한 인간의 한계와 이로 인해 고통 받는 모습이 사실 성자의 본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앞으로도 그레이엄 그린의 소설은 계속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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