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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커피한잔 하고 갈까? | 하루10분엄마의시간 2017-06-2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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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커피 한 잔 하고 갈까?
이거 엄마가 좋아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내가 사줄게.

 

아기를 늘 품에 안고 지내던 시절, 
기어코 커피를 마시겠다고 아기를 안고 카페로 들어가는 길은 무척이나 떨렸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안 마시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날에만 카페에 갔다. 
이번만큼은 끝까지 다 마시고 가자고 굳은 결심을 하면서 주문대 앞에 서보지만 어쩐지 내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우리 커피 한 잔 하고 갈까?

 

요즘 아이는 이 말 한마디에 자기가 더 설레는 발걸음으로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간다.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를 잡고 앉는데 아이는 자연스럽게 반대쪽 의자에 앉는다. 
같은 자리에 앉아 사정하듯 아이를 달래가며 홀짝홀짝 빨아대던 커피 한 잔의 시간이, 전쟁인지 여유인지 구분 가지 않던  그 시간마저 좋다고 스스로 위안하던 때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맞은편에 앉은 아이는 이제 카페에서 자기만의 여유를 즐길 줄 안다.
다리를 꼬고 앉아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아이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자니 이토록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이 문득 서글프게 느껴진다. 
아이와 공유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자꾸 생각하게 된다.

 

반대쪽에 앉은 아이, 그리고 언젠가는 반대쪽 세상으로날아가버릴 지금의 내 절친. 
나는 이제 멀찌감치 앉아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일에 익숙해져간다. 
육아 6년차, 엄마라는 시간을 제대로 누리지도 못한 것 같은데, 
이제야 뭔가 조금은 알 것 같은데 아이는 벌써 새로운 세상을 꿈꾸려 한다.

 

 

하루 10분 엄마의 시간

봉봉날다 김주연 저
지식너머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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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은 다 착해 | 하루10분엄마의시간 2017-06-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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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철이 되니 아이가 매일 꽃게만 먹자고 한다. 

나도 꽃게를 무척 좋아해서 결혼 전에는 철만 되면 찐 꽃게를 가득 쌓아놓고 숨도 안 쉬며 먹곤 했다. 항상 조리된 모습으로만 꽃게를 접했기에 꽃게의 하얀 속살이 자동으로 예쁘게 발라져서 세상에 나오는 줄로 착각했었나 보다. 


아이가 꽃게 먹자고 조르는 모습이 귀여워서 마트에 꽃게를 사러 갔을 때 팔딱거리며 우리를 맞이하는 꽃게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 순간 이렇게 살아 움직이는 생명을 빨갛게 쪄서 자식이 먹기 좋게 자르고 속살을 발라내어 상 위에 올린 엄마가 떠올랐다.



 

지금껏 엄마는 살아 있는 게를 어떻게 잡았을까. 

상자 안에서 힘차게 발버둥치는 게와 마주하니 이건 죽어도 할 짓이 못되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중에 가장 힘 좋게 움직이는 것을 야무지게 골라왔고, 빨갛게 쪄서 아이가 먹기 좋게 껍데기를 뜯고 살을 발랐다. 그 과정을 겪는 동안 속으로 괴성을 수도 없이 

질렀으나 우걱우걱 잘 먹는 아이를 보니 금세 평정심이 찾아왔다. 

앞으로 얼마든지 꽃게를 손질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군가를 위해서 음식을 만드는 일이 행복이라는 걸 아이를 보며 깨달았다. 



아이에게 엄마는 밥을 주고 사랑을 주는 사람이다. 

늘 당연하게 먹고 사는 사랑과 밥이 엄마에게서 끊임없이 나온다는 걸 아이는 마음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 이런 일상을 누리게 해준 엄마에게 사랑을 듬뿍 주는 것이다. 아이의 마음을 알기에 나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더욱더 많이 해주고 싶다. 게를 잡는 일이 소름 끼치도록 싫지만 아이 입에 쏙 넣어줄 걸 생각하니 더욱 힘차게 발버둥치는 통통한 꽃게를 고를 수 있다. 가끔은 말다툼을 하고 눈물 흘리는 일도 있지만, 결국 나는 아이에게 사랑과 밥을 주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며 산다. 

 

"이렇게 맛있는 것도 주고 엄마처럼 착한 엄마가 어딨니? "


"아닌데. 다른 엄마도 착한데? 원래 엄마들은 다 착해."



아이가 말했듯 엄마는 착하다. 모든 엄마는 아이에게 최고의 

존재다. 그리고 나는 엄마다.




하루 10분 엄마의 시간

봉봉날다 김주연 저
지식너머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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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다는 건 착한 뜻이야 | 하루10분엄마의시간 2017-06-2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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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서 몇 등 하니? 월급이 얼마니?
애인은 있니? 뭐 하는 사람이니? 꿈이 뭐니?
앞으로 뭐 하고 살 거니?’
등의 질문을 많이 받는데 뭐 하나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이 없으니 점점 말수가 줄었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가 고행이라고 했던가. 이 세상에 내 의지대로 되는 게 과연 있기나 한 건지 의문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버티며 불안한 20대를 보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이자 주부로 살아가는 삶 역시 내 의지대로 되는 것은 없었다. 엄마가 해주는 밥 먹으며 내 앞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던 불안한 청춘에게 갑자기 딴딴따단 노래와 함께 한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는 주부가 되라니….
내 몸 하나 제대로 간수 못하는 처지에 아기를 업고 남편과 가족을 챙기려니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주부이자, 엄마이자, 며느리이자, 아내라는 자리는 버겁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나를 보며 고맙다고 말했다.
“응? 고맙긴 뭐가?”라고 되물으려는데 아이가 나를보며 사랑한다고 했다.
그러더니 아예 한 술 더 떠 “행복해요.”라고 말했다.
내가 뭘 어쨌는데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지 궁금하고 신기해서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엄마를 보며 웃고 있는 아이의 눈빛에는 ‘엄마 때문에 살아요’라고 쓰여 있는 듯했다.

 

나로 인해 사는 아이,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아이.
누군가에게 삶의 이유가 되는 것만으로도 내 삶의 이유가 충분히 채워지는 듯했다. 엄마인데도 엄마가 되지 못하고 지나가버린 옛 시절만 그리워하는 내가 미안해서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랬더니 아이가 내게 행복하다고 말한다.

 

행복하다.

여태껏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행복하다.

내가 평생을 찾아 헤매던 질문, 왜 사는지에 대한 답변을 내 아이에게서 듣는다.
행복해서, 행복하고 싶어서, 아이와 함께 행복해야 하니까 산다.

 

행복하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아?
응, 알아.

그건 착한 뜻이야.

 

나도 아직 행복하다는 말의 뜻을 잘 모르는데 아이는 행복하다는 말뜻을 명확하게 설명해줬다.
착하고 좋은 말,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꾸자꾸 해주고 싶은 말.
이 설명이면 족하지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언젠가 아이가 자라 삶의 이유를 찾아 헤매는 시기가 오면,

아이에게 행복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은 새로운 꿈이 생겼다.

 

 

 


 

하루 10분 엄마의 시간

봉봉날다 김주연 저
지식너머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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