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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후무한 노름마치들의 전무후유를 꿈꾸며. | 리뷰 2013-07-2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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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노름마치

진옥섭 저
문학동네 | 2013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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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마치? 웨딩마치는 들어봤어도 이런 말은 금시 초문이다. 이게 무슨 뜻일까? 놀면서 행진이라도 한다는 뜻인가? 책을 읽기 전부터 호기심이 일었다. 책의 첫머리에서 그 해답을 보았다. 노름마치놀다의 놀음과 마치다의 마침이 결합된 말로 최고의 잽이(연주자)를 뜻하는 남사당패의 은어라 한다. , 그렇구나! 마치행진(march)이라 생각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나름 우리의 것을 사랑한다고 자부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안무가 피나 바우슈는 들어봤어도 피나가 으뜸이라 칭찬했던 우리의 춤꾼 하용부는 모르고, 바흐의 선율은 알아도 우리의 판소리는 제목 정도 밖에 모르고 살았다니 어디 가서 한국인이라는 명함도 못 내밀 것 같다. 정작 우리의 것을 잘 모르고 살았구나. 우리 것에 대한 나의 무지를 새삼 깨닫게 하는 책이었다.  

 

여기에는 예술 각 분야의 노름마치들의 삶과 그 시대의 역사가, 때로는 흥이 나게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웃음 나게 때로는 가슴 아프게, 씨줄과 날줄이 엮여 아름다운 무늬의 옷감을 완성해 나가듯 촘촘하게 엮여있다. 평소에 우리의 것에 관심이 있고 즐겨왔던 사람이 아니라면 미처 몰랐을, 새로운 세상으로 향한 문을 여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진득한 끼와 흥, 예술의 유전자를 물려받았거나 혹은 밥벌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시작했을 지라도 그 분야에 최고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는지 그 분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 분들의 이야기들은 내 마음을 마구 흔들어 놓았다.

 

책에는 노름마치 열여덟 분의 삶과 예술이 담겨있다. 이 중에서 내가 평소에 알던 이름은 공옥진 한 분 뿐이다. 그것도 병신춤으로 유명한 분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그건 극히 일부일 뿐이라니 그 동안 몰라도 너무 모르고 살아왔고 우리 것을 그만큼 소홀히 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이는 비단 우리의 문화를 대할 때뿐 아니라, 살아가면서 너무 표면적이고 단편적인 모습에만 의존하여 남들을 평가하면서 살아온 건 아닌지 모르겠다. 상대의 진심을 이해하는 것이 참 어려운 건 알지만, 진심은 서로 통하는 구석이 있는 법이다. 편견은 무지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이해하고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책은 나의 무지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읽다 보니 안타깝게도 지금은 이 세상에 안 계시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이 더 아프게 다가왔다. 그들에 대한 글을 읽다 보면 그 공연장으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불끈불끈 솟아난다. 기회가 된다면 남아 계신 노름마치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혼신의 힘을 다하여 가슴 저 밑바닥부터 치고 올라오는, 세상을 아우르고 물 흐르듯 하는 그들의 춤과 소리, 혹은 풍물이나 풍류를 직접 맛보고 싶다.   

 

밀란 쿤데라는 <불멸>이라는 책의 서두에서 불멸이야말로 가장 큰 형벌이라 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사라져간다는 것, 그것도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서운하게도 사라져갈 수밖에 없는 현실, 그리고 인간의 유한함이 참으로 아프게 다가왔다. 제목의 일부에서 말하듯 사무치게 아파왔다. 한 시대를 풍미했고 그토록 자신의 많은 것들을 희생해가며 힘들게 얻은 아름다움의 경지가, 그 뒤를 이을 제자가 없어서 참으로 허무하게도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것을 진작에 챙기지 못한 바로 우리들의 책임이 가장 큰 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러한 글이나 기록물을 통해 어느 시대에 어느 노름마치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라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남들이 알아주든 그렇지 않든 묵묵히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이 있어왔고, 지금도 곳곳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에 마음 든든하다. 그리고 고맙게도 이런 소중한 우리의 얼이 사라지기 전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중에게 이를 알리고 경종을 울려주는 이러한 글이 있어 참 다행이다. 여러 분야의 최고봉인 노름마치들에 대해 재미뿐만 아니라 진심이 가득한, 진득진득하고 걸쭉한 글이 이들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이 글을 쓴 진옥섭에게 글마치란 이름을 붙여주고 싶다.

 

전무후무(前無後無)한 노름마치들이지만, 내 생각엔 이들의 뒤를 잇는 이들이 많아져 전승에 더해 이를 토대로 발전이 더해져 전무후유(前無後有)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더늠이 붙여지고 또 붙여져 더욱 더 위대한 예술혼이 바로 우리 곁에서 손 닿을 수 있는 곳에서 마음껏 살아 숨쉬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제적 후원이나 국가적 차원에서의 무형문화재 지정과 같은 장치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대중인 우리 스스로가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노름이 마침에 머무르지 않도록,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충분한 자양분이 되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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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모두에게 상처를 남긴다. | 리뷰 2012-12-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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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물방울

메도루마 슌 저/유은경 역
문학동네 | 201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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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솔직히 일본 작가가 전쟁을 주제로 쓴 글을 읽는 것은 상당히 불편한 일이다. 너희들이 그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면서 무슨 할 말이 있는 건가라고 생각했었다. 직접 일본에게 피해를 입은 세대는 아니지만 우리에겐 조상들에게서 받은 반일(反日)의 유전자가 흐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전쟁은 모두에게 상처를 남긴다. 설령 자신이 전쟁을 일으킨 나라에 속해있을 지라도 말이다.

 

전쟁은 소수의 권력자가 자만적이고 이기적인 의도로 일으킬 뿐이고, 거기에 멋모르고 휩쓸려 피해를 보는 민초들이 있을 뿐이다. 권력자의 선동에 놀아나는 우매한 군중, 혹은 이유도 모르고 이끌려가거나, 자신이 원하지 않지만 강압이나 거대한 힘에 저항하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그것이 애국심으로 포장되어 그 당시에는 그럴듯하고 명분 있게 보일 수도 있지만 결국 지나고 나면 힘없고 초라한 민초들에게는 모두 상처가 남는다. 전쟁을 일으킨 소수의 권력자를 빼면 모두가 피해자인 셈이다.  

 

<물방울>은 처음 접해 본 메도루마 슌의 작품이다. 별 기대 없이 펼쳐 본 책이었지만 곧 그 작품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이는 아마도 오키나와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의 배경에서 비롯된 듯하다. 오키나와는 현재 일본에 속해있으나, 진정한 일본인으로 인정받지도 못하고 차별 받았던 오키나와 인들의 슬픔의 역사를 가진 곳이다. 과거에는 류큐 왕조로 무역이 성행하던 부유한 독립 국가였다가 일본에게 잠식당했고,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27년간 미국의 통치 아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작품 속에는 일본인들의 정서와는 사뭇 다른 뭔가가 느껴진다. 한이랄까 마음을 관통하는 찌릿함과 동시에 어떤 서글픔이 느껴진다. 하지만 가슴 아프고 비통한 이야기 속에서도, 슬픔에만 머물러있지 않고 유머와 해학이 함께 해 그의 글을 더욱 맛깔스럽게 한다.

 

그를 오키나와적인 글을 쓰는 작가라 평하는 사람도 있어, 어쩌면 오키나와라는 자신의 고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편협적인 인물이라 오해 받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가장 오키나와 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글의 소재는 비록 오키나와에서 비롯되었을 지라도 전반에 걸쳐 반전(反戰)과 같은 인간 본연의 마음을 다루고 있어 그의 폭넓고도 관용적인 세계관이 느껴진다.  

 

여기에는 <물방울>, <바람소리>, <오키나와 북 리뷰> 이렇게 세 단편들이 실려 있다. 육체의 병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모른다. <물방울>에는 마치 이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어느 날 갑자기 한 쪽 다리가 동과(호박 비슷한 긴 타원형 열매)만 하게 퉁퉁 붓는 병에 걸린 도쿠쇼가 등장한다. 그의 엄지발가락 살이 터진 상처를 통해 물이 뚝뚝 떨어진다. 이 때부터 도쿠쇼에게만 보이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데, 밤마다 부상당한 군인들이 나타나 줄을 서서 그 물을 받아 먹고 사라진다. 그 군인들 속엔 젊은 시절, 함께 참전했던 친구 이시미네의 얼굴도 보인다. 그 당시 도쿠쇼는 자신의 갈증을 참지 못하고, 큰 상처를 입고 방공호에서 죽어가는 이시미네에게 줄 물을 빼앗아 마시고는 도망치듯 퇴각해서 살아남았다. 그 미안한 마음이 쌓이고 쌓여 뒤늦게 병이 되었던 걸까. 그의 병은 줄을 선 군인들의 갈증이 풀리고, 이시미네에게 정말 미안했노라고 사죄할 때까지 계속된다.

 

<바람소리>는 오키나와 마을의 풍장터였던 곳에 남아 전설이 된 운가미라는 하얀 두개골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도 살아남아 슬픈 자, 후지이가 등장한다. 젊은 시절 그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가미가제 출격 전날 당한 사고로 부상당해 후방으로 이송되어 살아남았다. 그 때 동료들이 자신에게 배신자라며 보인 그 눈초리들, 그 진심은 부러움이 아니었을까. 바다를 바라보며 구슬피 운다는 운가미는 무의미한 전쟁에 목숨을 바쳐야 했던 슬픈 영혼을 대변하는 것은 아닌지. 과연 누구를 위한 죽음이고 누군가의 생명을 대신할 정도로 값진 것은 또 무엇인지. 전쟁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남은 사람들의 깊은 상처는 누가 치유해줄 것인지.

 

<오키나와 북 리뷰>는 가상의 책에 대한, 조금은 황당하고도 기발한 리뷰 형식으로 오키나와의 슬픈 역사를 하나씩 건드리고 있다. 일본에 속해있으나 진정한 일본인도 아니고, 미국의 통치를 받았으나 그렇다고 미국인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에 있는 오키나와인들. 전엔 오키나와하면 일본의 장수마을의 하나로만 알고 있던 나의 무지를 깨닫고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슬픈 역사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일본에게 유린당했던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들의 슬픔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죽은 자들은 살아남지 못해 슬프고, 살아남은 자들은 죽은 자들에 대한 죄의식을 떨쳐버리지 못해 슬픈, 이러한 비극은 왜 시작된 걸까. 결국 그로 인한 슬픔은 고스란히 힘없고 초라한 민초들의 몫으로 남는다. “무의미한 것 같지 않아?”라던 <바람소리>에 등장하는 가노의 말처럼 모든 전쟁은 그러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슬픈 사실은 이처럼 슬픈 전쟁이 아직도 세계 곳곳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쟁은 모두에게 상처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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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 돼요, 우리 곁에 더 머물러 주세요. | 리뷰 2012-07-0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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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잘 가요 엄마

김주영 저
문학동네 | 201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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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말이 있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 나이가 점점 들어갈수록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이 가슴 아프고 헤아릴 수 없이 깊다는 생각을 새록새록 하게 되는 걸 보면 이제 비로소 철이 드는가 보다. 어릴 적에는 그 은혜를 마음 깊이 새겨 본 적이 없다. 자식들이 속 썩일 때 부모님이 잘 하시는 말씀이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너 같은 자식 낳아서 키워봐라.

 

  곧 있으면 나도 엄마가 된다. 내 몸이 예전 같지 않고 무겁고 참으로 힘들다. 먹는 거 하나에도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태교를 위해 좋은 생각만 해야 한다는데, 몸은 힘들고 날씨는 덥고 잠도 잘 못 자다 보니 짜증도 나고 좋은 생각만 하기도 참 힘들다. 이렇게 힘든 열 달을 버티고도 엄마처럼 잘 키울 생각을 하니 참으로 걱정되고 자신이 없어진다. 내가 어렸을 때 종종 나도 언니처럼 예쁘게 낳아주지.’라고 많이도 투정을 부렸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네가 얼마나 예쁜데 그러니.’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모든 엄마들은 고슴도치과라서 자신의 자식들은 미워도 고와 보이는가 보다. 지금 나는 밉든 곱든 제발 건강하게만 태어나게 해달라고 기도 드린다. 나의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의 이런 마음을 미처 모르겠지. 과거의 철없던 나처럼.

 

  ‘잘 가요, 엄마를 읽으면서 나는 더럭 겁이 났다. 나는 아직 엄마를 작가처럼 순순히 보내드릴 수 없다. 내가 갚아야 할 은혜의 빚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자식들에게 베푼 만큼의 은혜를 모두 받고 가시는 부모가 어디 있을까 만은, 난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다. 이처럼 갚아야 할 빚이 너무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엄마보다는 나의 뱃속의 아기에게 더 신경 쓰고 있으니. 내가 아기에게 보내는 사랑의 반의 반이라도 엄마께 보여드렸다면 효녀소리 들었을 것 같다. 참으로 얄궂게도 내가 엄마가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야 나의 엄마를 자꾸 생각하게 되고 더 잘해 드릴 걸 후회하게 되는 것은 조금은 늦은 감이 없진 않다. 좀더 빨리 깨달았다면 엄마 좋고 딸 좋고, 얼마나 좋았을까.

 

  요즘 우리나라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자살이다. 특히 성적비관이라든가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청소년 자살이 많은 걸 보면 참으로 마음이 무겁고 걱정스럽다. 아기를 가졌을 때의 그 열 달 뿐만 아니라, 잘 먹이고 잘 키우고 잘 가르치기 위해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떠올릴 수 있다면, 그 많은 자살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예전엔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라 해서 머리카락 자르는 것도 불효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는데,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지금이야말로 자신의 몸과 목숨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절실할 때가 아닐까 한다.  

 

  어머니나 아버지를 주제로 한 책들을 읽으면 참으로 애잔하다. 우리의 부모님들이 그만큼 고생을 하시고 자식들을 위해 희생을 하신 세대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자꾸 글 속의 부모님에게 우리 부모님을 대입해 보면서 읽다 보니 조금만 슬퍼도 눈물이 쏟아진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아직 나의 엄마가 살아 계신다는 것이다. 그러니 더욱 엄마께 잘 해드려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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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이루어진다. | 리뷰 2012-06-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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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

전성철 저
아이지엠세계경영연구원(IGMbooks) | 201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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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과 정열 = 젊음이 성립하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돈키호테처럼 허황된 꿈을 꾸는 것은 젊음의 특권 같은 것이었다. 요즘은 88만원 세대 혹은 부모에 의존하고 빌붙어 사는 세대, 일자리는 부족하고 청년실업이 늘어가는 시대인 만큼 한창 꿈을 꿔야 할 젊은이들이 생활에 찌들고 취업공부에 눌려 마음껏 꿈을 펼치지 못하는 것 같아 참 마음이 아프다. 이번에 대학 새내기로 처음 방학을 맞은 내 조카도 다짜고짜 아르바이트를 한단다. 형편이 어려워 대학등록금을 벌어야 할 처지도 아닌데 말이다. 부모의 고생을 알고 속이 참 깊다고, 벌써부터 돈에 민감한 것을 보면 취직하는 것도 거뜬하겠다고 칭찬을 해줘야 할지, 아니면 네 꿈을 좀더 원대하게 가지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공부에 투자하라고 조언을 해줘야 할 지 도통 감을 못 잡겠다.

 

그러고 보면 난 엄마를 참 잘 만난 것 같다. 엄마는 자식들이 공부한다고 하면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오히려 좋아하시고, 음으로 양으로 든든하게 지원해 주셨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철이 없어도 한참 없었다는 후회도 들고, 그 때 많이 힘드셨을 텐데도 불구하고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신 엄마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인 엄마의 무한한 사랑에 너무 감사하다. 취직하라고 한번도 닦달하시지도 않고 자식들이 꿈을 높게 갖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좋아하셨던 우리 엄마. 나도 나의 아이들에게 이런 엄마가 되어주고 싶은데, 내가 이런 엄마의 반이라도 따라갈 수 있다면 원이 없겠다.

 

나에게 우리 엄마가 그러셨던 것처럼, 누군가가 꿈꾸고 그 꿈을 이루려 할 때 주위의 단 한 사람이라도 그 꿈을 믿어주고 지원해주고 격려해주는 것처럼 큰 힘이 되는 건 없을 것이다. 사실 꿈을 꿀 때, 어지간한 얌체나 이기주의자가 아닌 이상 지금 내가 처한 형편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꾸고 있는 꿈과 형편이 잘 맞아떨어지고 무리가 없다면 그건 꿈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계획일 터이다. 그 사람이 처한 불가능해 보이는 환경과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도중에 좌절하거나 넘어지더라도 오뚝이처럼 다시 주먹 쥐고 꿋꿋하게 일어나 비로소 그 꿈을 이루었을 때 우리는 그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갈채를 보낸다.

 

저자가 서문에서 적고 있는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좌절과 실패의 양보다는 자기다움의 양이라는 것이란 말이 참으로 마음에 와 닿는다.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것보다도 더 슬픈 일은 아마도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꿈조차 꿔보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저자의 말대로 꿈이란 자기다움을 실현하는 것이다. <논어>에 보면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라는 말이 나온다. , “자신의 길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것을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뜻이다. 지금 어떤 꿈을 이룬 상태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자신의 길이 무언지 알고, 그 길에 다다르기 위해 꿈을 꾸고 있다면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비록 그 길이 험난한 가시밭길임을 알지라도 그렇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미국에 가서 온갖 고생을 한 끝에 MBA와 로스쿨에 들어가고 원하던 대형 로펌에 들어가서 이사가 되기까지의 성공스토리보다는, 이 성공을 이룬 끝에도 부와 명예가 보장된 그 편안한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하여 과감하게 그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에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자신이 온갖 고생 끝에 힘들게 안정된 자리에 오르게 되면 거기에 만족하고 더 오래 누리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데도 이를 버릴 수 있는 것 또한 꿈이 주는 위력이 아닐까 한다. 이처럼 꿈은 어둠과 고난 속에서 한줄기 빛과 같은 등대가 되어주기도 하고, 편안함에 안주한 게으름뱅이에게는 채찍이 되어주기도 한다.

 

지금 하는 일이 나에게 기쁨이 되지 않고 버겁게만 느껴진다면, 혹은 내가 지금 가는 길이 나의 길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방황하고 있다면, 이는 아직 자신의 꿈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남은 평생을 바쳐도 아깝지 않을 무언가를 찾고 비록 지금 그 길이 너무 멀어 보이더라도 그 쪽을 향하여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지금 당장은 느리고 답답하게 느껴질지라도 궁극적으로는 내 인생의 지름길이 될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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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이야기3 (1, 2, 3권 종합) | 리뷰 2012-06-29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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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십자군 이야기 3

시오노 나나미 저/송태욱 역/차용구 감수
문학동네 | 201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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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이야기3 (1, 2, 3권 종합)

 

  사람들이 여럿 모인 곳에서 절대 꺼내지 말아야 할 화제가 있다면 바로 종교정치이야기일 것이다. 특히나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할 사람들의 모임이라면 더욱 그렇다. 자유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가 주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이러한 민감한 문제는 처음부터 아예 꺼내지 않는 것이 불화와 반목을 줄이는 지름길이 아닐까 한다. 성숙한 인간이라면 내 종교가 소중한 만큼 다른 이들의 종교 또한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내 종교가 아닌 사람들을 이단의 무리로 간주하게 되는 경향이 있기 마련이다.   

 

역사란 동전의 양면 같은 것

  이 책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자신은 그리스도교도도 아니고 이슬람교도도 아니기 때문에 중립 적인 입장에서 썼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종교가 있는 나에게는 이렇게 중립적으로 쓰여진 글을 읽더라도 철저히 나의 주관대로 읽게 된다. 읽으면서도 특히 애정이 가는 인물들이 있고 얄미운 인물이 있다. 비록 나와는 다른 종교를 가졌다 하더라도 그렇다. 어쩌면 철저히 객관적인 역사 쓰기도 역사 읽기도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치 그리스도교 측에서 보면 에데사 함락이 이슬람교 측에서 보면 탈환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

  십자군 이야기1에서는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는 야심 차고 득의 양양한 구호 아래 1차 십자군이 탄생되고 그들의 성공과 활약을 통해서 성도 예루살렘을 찾고 십자군 국가가 성립되는 것, 즉 십자군들의 성공스토리였다면, 십자군 이야기2와 십자군 이야기3 2차 십자군에서 8차 십자군에 이르기까지 십자군국가가 어떻게 몰락해가는가를 그린 십자군측에서 보면 실패스토리이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더라도 그렇다. 한 왕조나 국가가 시작되고 유지되다가 멸망하게 되기까지, 비록 각각의 특성은 다를지라도 흥망성쇠의 공식은 비슷하다. 역사의 기록이 어차피 승자의 기록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하나의 국가가 멸망할 때쯤 되면 정치권은 부패하고 상류층은 향락에 빠져있으며 인재들은 수모를 겪거나 죽임을 당한다. 민초들은 이런 세기말적 상황에서 누구보다도 삶을 지속하기가 힘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연재해까지 빈번해진다. 이런 혼란한 세상에서 구세주 같은 인물이 나타나 자신들을 구원해주길 간절히 바라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십자군도 마찬가지로 1차 십자군은 그야말로 신의 뜻이라는 말로 마음을 하나로 합쳤다는 데 그 성공비결이 있다. 말 그대로 초심이다. 그런데 2차부터 8차까지 일어난 십자군은 그렇게 마음을 하나로 모으지 못한 듯 하다. 교황과 왕의 권력 다툼, 프랑스왕 필리프 2세의 영토확장의 욕심, 베네치아공화국과 제노바, 피사의 상호 견제 및 해상권 장악을 위한 다툼 등 신보다 자신의 권력이나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기 위한 이권다툼으로 얼룩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인간 본성 측면에서 보면 어쩌면 당연한 일들이겠지만, 결국 초심을 잃어버려 대의를 져버린 셈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초심을 잃어버린 집단은 단결력을 잃기 마련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비록 그것이 하느님의 이름을 걸고 싸우는 성전일지라도 그러하다. 특히 1차 십자군이 이슬람측 보다도 훨씬 적은 수로도 예루살렘을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신이라는 이름 하에 하나로 모아진 단결력 때문이었던 만큼 더욱 그러하다. 이슬람 측에서 십자군을 반격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분열된 시아파와 수니파를 통합해서 이슬람세력을 단결시켰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보면 적과의 전쟁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내부 분열인 것 같다. 처음에 시작이 아무리 좋고 옳다 하더라도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나면 스스로 망하는 꼴을 초래한다. 이럴 때는 적에게 어부지리로 승리를 갖다 바치는 셈이다.

 

온화함이 강함을 이긴다.

  세 권을 합하면 상당한 길이의 십자군 이야기를 술술 단숨에 읽으면서 카리스마가 철철 넘치는 영국의 사자심왕 리처드에게도 끌렸지만 주위의 왕들을 도우면서 십자군의 명성을 오래도록 유지시킬 수 있었던 인물인 발리앙 이벨린의 온화함과 정의감에 많이 끌렸다. 장기적으로 살아남으면서 자신의 세력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었던 인물인데다 의리 있는 충신에 합리성까지 골고루 갖추어 지금 이 시대에도 꼭 필요한 인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살려주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벨린은 예루살렘에 남아있는 프랑크인들의 목숨을 하나라도 더 구하기 위하여 과감한 협상을 벌이고 이러한 행동은 적의 수장인 살라딘과 그의 동생 알 아딜의 감동시킨다. 물론 맘루크인 바이바르스가 수장이었다면 어림 없는 일이었겠지만 말이다. 인재는 인재를 알아보는 법인가 보다. 비록 그가 적군이더라도 존경과 감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역사에 쉽게 다가가기

  역사란 이미 지나간 과거, 고리타분한 것, 오래된 책에 슨 곰팡이처럼 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것, 지나간 세대의 안주거리, 새로운 세대의 발목을 잡는 것 등으로만 생각해왔던 나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역사란 생각보다 재미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가을이 지나면 겨울, 다시 봄이 오듯이, 역사라는 것도 인간의 수레바퀴처럼 돌고 도는 것이다. 결국 지나간 역사라 하더라도 어느 미래를 예언할 수도, 혹은 예언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와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역사 또한 인간이 행한 기록이고 인간이란 예나 지금이나 그 본성이 그다지 많이 변한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고로 역사와 친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다면 이를 반추하면서 좀 더 지혜롭게 현재와 미래를 추측해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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