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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역사 | 서평단리뷰 2022-09-2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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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의 역사

제임스 수즈먼 저/박한선 감수/김병화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던 행위를 모두 부정할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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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역사

 

일과 인간의 관계를 파고드는 꽤 엉뚱한 발상이다. 인류의 본성을 거스르던 것들에 대한 반박, 부정의 근거를 들이대고 있다. 인류 탄생 이래 일이란 도대체 뭘까, 원제목에서 그 힌트를 찾는다. 일, 우리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대한 역사. 이 책<일의 역사>의 지은이 제임스 수즈먼은 거대한 인류사를 통틀어 우리가 시간과 에너지를 가장 많이 할애하는 ‘일’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과학기술이 진보하면 인간은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일 중독에 빠진다. 심하면 과로사라는 웃지 못할 참으로 서글픈 일이 일어난다. 도대체 일과 인간의 관계는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AI의 출현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다 아니다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는 논쟁은 세상을 뒤바꾸는 변화의 시기 이른바 혁명의 시기마다 반복됐다. 농업혁명, 산업혁명, 그리고 러시아혁명…. 이제는 4차 산업혁명이 그러하다. 

 

일과 인간관계의 역사를 생각해 보자

 

한나 아렌트가 <인간의 조건>(이진우 역, 한길사, 2019)에서 인간의 조건을 위한 근본적인 세 가지 활동 형식에 관한 현상학적 분석에 있는데, 동물로서 인간의 생물학적 삶에 부합하는 노동, 인간이 지상에 건립하는 대상들의 인공세계에 부합하는 작업, 그리고 별개의 개인으로서 우리의 다원성에 부합하는 행위 즉 활동이다. 아렌트는 이 구별들과 철학과 종교적 우선권 내에서 형성된 지적 전통 안에서 무시됐다고 말한다. 노동과 작업 그리고 활동, 이를 구분하고 여기에 사유하는 것, 바로 이것이 인간의 조건이라는 말이다. 이런 문제의식과 맥락적인 면에서는 전혀 관계가 없지 않을 듯 보이는 <일의 역사>라는 이 책은 흥미롭다. 

이 책은 4부 체제이고, 1부에서는 인류의 출현과 함께 힘든 노동이라는 개념의 등장 시기, 2부 공생하는 환경 속에서 풍요한 사회의 근원은, 3부 끝없는 노역, 시간은 돈이라는 개념의 등장, 최초의 기계…. 4부 도시의 유물, 끝없는 욕망과 월급쟁이의 죽음을 불러일으키는 일….

 

일은 중독성이 있는 것인가?

 

일에 치여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휴식의 욕구가 강렬해질 때, 근무시간을 줄이고 휴가를 더 받으면 행복할 것 같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또, 임금이 어느 정도 오르면 여가를 즐기겠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임금도 올라도 여전히 여가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왜 그럴까, 일 중독 때문일까, 이 책 첫머리에서 인용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한 구절을 보자. 무거운 것이 무엇인가? 중력을 견디어 내는 정신은 이렇게 묻고는 낙타처럼 무릎을 꿇고 앉아, 충분히 많은 짐이 실리기를 원한다…. 정신은 무거운 짐을 지고 서둘러 사막으로 들어가는 낙타처럼 자신의 사막으로 서둘러 가는 것이다. 낙타의 행복이란 무거운 짐을 지고 사막으로 가는 것이기에 그렇다….

 

우리는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불안감을 느낀다. 근면과 성실이 우리 스스로 부여하는 낙타의 짐이다. 인류도 신석기 혁명-수렵에서 정착하게 되면서 스스로 가축화되어 가는-과정에서 묵묵한 인내의 가치를 체화해왔다는 것이다. 

 

일과 여가 경계의 모호성

 

어디까지가 일이고 어디서부터 여가인가? 케인스는 21세기에 들어서면 자본의 성장, 생산성 개선, 기술 발전으로 모든 사람의 기본적 욕구나 필요가 쉽게 충족될 것이기에 아마도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지 않는 경제적 약속의 땅 기슭에 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는데,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아니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대다수 사람이 아닌 일부의 사람들에게는…. 아마도 케인스의 유토피아적 발상은 소유와 부의 추구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부정적 평가와 조롱을 받는 사회를 전제로 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도덕적, 윤리적…. 그것이 프로테스탄트적이든 유교적이든 간에….

 

욕구와 희소성의 충족이 인류를 영원히 구속하는 조건이라는 생각을 포기하면, 일의 정의는 생계유지 수단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른바 활동을 포괄하는 것으로 확장될 것이기에 세상이 달리 보일 것이다. 경제학의 경계를 넘어 진화생물학, 동물학, 물리학의 세계로….

 

일과 인간의 관계

 

일과 인간의 관계는 에너지와 관계와 진화와 문화가 가려는 방향을 따라간다는 점이 교차하게 된다는 것인데, 인간이 불을 다루게 됨으로써 이 에너지로 식량을 찾으러 다니지 않고도 구하게 되어, 생명 유지 시간을 늘리고, 식량이 풍부해짐으로써 에너지 소모가 많은 두뇌에 연료를 공급하게 됐다고…. 또, 농경사회에서 환경, 타인, 결핍 상황 등과의 관계가 일과의 관계를 변화시켰고, 오늘날 우리 삶을 관리하는 공식적인 경제구조 안에 얼마나 많은 부분이 농경사회에서 유래했는지…. 우리의 관념이 일에 관한 우리의 태도에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된 것인지, 그리고 도시화로 인간은 상상할 수 없는 변화를 겪는데, 새로운 기술과 직업, 전문성과 업종들이 발생할 씨앗을 뿌렸다. 도시의 형성과 등장은 경제문제와 희소성의 역학관계를 바꾸는 역할을 하게 된다. 마지막, 공장출현…. 이어서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불리게 될 AI와 일의 관계….

 

이런 커다란 흐름을 이야기 속에 함께 등장하는 진화생물학, 우리가 상식이라고 믿는 것들이 실은 아무런 근거 없음을…. 숫공작의 꼬리는 암컷에게 멋있고 보이고 생존율 높은 튼튼한 후세를 낳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고…. 

뻬짜기 새가 둥지를 짓고, 부수는 행동은 혹독한 시련을 견디기 위한 훈련….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정원에 갖다 두는 모이를 먹는 다양한 참새목의 새들이 날씬함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마치 인간이 스포츠를 하고 달리기를 하면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과 비슷하다. 유기체 즉 살아있는 것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는 의미다. 

 

자동화, 그리고 더 나아가서…. 케인스의 유토피아적 미래

 

한나 아렌트는 자동화의 함의를 이렇게 보고 있다. 최근 몇 세기 동안 인간세계에 대한 가장 주요한 위협은 모든 안정성을 파괴하고 모든 것을 움직이게 만든 경제적 현대화라고, 그리고, 생산과 소비의 과정은 자연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수준을 훨씬 넘어섰는데 이는 세계의 한복판에서 진행되는 생물학적 과정이자 세계를 둘러싼 순환적 자연 과정이라는 이중적 의미의 자연으로부터, 사람의 손으로 만든 구조물인 세계를 보호하고 분리하는 경계선을 우리가 억지로 무너뜨려서 항상 위협받는 세계의 안정성을 자연에 내맡기고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이다. 경제적 관심사들이 공공의 관심과 공동 정책의 핵심이 된 이후, 세계의 대대적인 파괴 그리고 스스로를 소비 욕망의 관점에서 생각하려는 경향의 증가가 우리가 치러야 할 비용이라는 것이다. 결론은 생각 좀 하고 삽시다라는 말이다. 이 말과 제임스 수즈먼의 자동화 세계의 확장은, 표현은 다르지만, 맥락적으로는 꽤 유사하다. 비숙련 노동자와 반숙련 노동자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을 기회가 줄어들게 돼, 국가 내부의 불평등은 심화할 것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일과 인간의 관계는, 자동화이든 AI이든 , 대처해 나갈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이 책은 우리 사회의 경제 제도와 노동문화의 진부함을 폭로하며, 어떤 직업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지를 되묻게 한다. 우리가 핵심적인 혹은 전통적으로 인식하는 직업보다 무의미하거나 기생적인 직업들(금융자산의 출현으로 남의 돈으로 자신의 부를 늘리는 이상한 현상들)에 시장이 보상해주는 기이한 현상, 이대로 두어도 되나 싶을 정도다. 인간은 변화가 강요될 때 놀랄 정도로 다재다능해질 수 있다. 인간은 사물에 대해 매우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새로운 방식에 재빨리 적응할 수도 있기에…. 불평등과 부의 쏠림(1%대 99% 혹은 99%대 1%)에 대해서도 대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이 책을 읽을 때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도 함께 읽어도 좋을 듯싶다. 노동, 작업, 활동, 일과 인간의 관계 등…. 물론 전자는 정치철학을 바탕에 깔고 있지만, 인간이라면 “생각 좀 하고 살자”라는 메시지와 후자의 인간 변화 적응력과 사고력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갈 수 있다는 비전을 함께 읽어보면 어떤 모습의 사회가 보일까 궁금하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일의역사#제임스수즈먼#김병화#박한선감수#알에이치코리아#자동화의함의와부정#일과인간의관계#일에관한인류의본성을거스리던행위의부정#책콩카페#책콩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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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락의 아내 | 서평단리뷰 2022-09-2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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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톨락의 아내

토레 렌베르그 저/손화수 역
작가정신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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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들여다보는 소설

 

 작가 토레 랜베르그는 스물세 살 때 <잠자는 엉킴>으로 노르웨이 최고 문학상인 타리에이 베소스 상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데뷔, 이후, 노르웨이 독자상을. 이어 문학상, 서점 연합상, 스타방에르 시립 문화상, 스타방에르 아프텐블라드 문화대상, 뉘노스크 문학상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지닌 그는 노르웨이 주간 신문 모르겐블라데에서 뽑은 노르웨이 10대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으로 2020년 서점연합상을 받았다. 

수상 소감에서 작가는 지금껏 썼던 모든 작품을 통틀어 인간의 가장 어두운 내면을 들여다 본 소설이라고 말했다.

 

이 독특한 구성의 소설<톨락의 아내>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장애아를 돌보지 않고, 떠나보낸 오세, 오토라는 발음을 오도라고.

처음 만나 그렇게 사랑했던 아내가 수년 전 사라졌다. 어디로 갔을까?. 죽음을 앞둔 톨락은 회상과 현실을 왕래하면서, 이야기를 끌어간다.

 

톨락은 자신의 분노에 이기지 못하고 소중한 사랑을 깨버렸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오래된 목재소를 운영하는 톨락은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뿐더러 그들의 변화된 가치도 인정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의롭고도 여린 내면을 지녔다. 고루한 전통세계의 풍습을 지켜내려, 아니 그저 그렇게 사는 데 익숙해진 상태로. 이제 죽음을 앞두고, 사랑했던 아내 잉에보르그와의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면서 죄책감을 느끼지만, 여전히 과거 속에 갇힌 톨락, 현재와 오버랩되는 과거, 톨락은 아이들과 장애인인 오도, 그리고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했던 아내 곁으로 가겠노라고.

 

노르웨이 역시, 전형적인 가부장제의 영향 아래 놓여있던 시대, 폭력과 정상과 비정상의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톨락이란 남자, 연민과 배려, 측은지심을 갖는 마음이 따뜻한 선한 사람의 페르소나가 있는 반면, 잔혹하고, 욕심과 질투, 폭력이라는 악한 사람의 얼굴도 함께 지닌 선악의 양면성, 그가 그렇게 사랑했던 아내를 두들겨 패서 죽이는 광기 속에 아내 잉에보르그의 양면성도 함께 비친다. 오도가 문제라는. 오도는 또 다른 톨락의 모습일지도, 비정상적, 장애인이라는 차별 속에 백안시, 놀림감이 된 오도는 어쩌면 톨락의 열등감과 참을 수 없는 그 무엇이 투사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톨락은 나는 살인자가 아니다. 사랑으로 가득 찬 남자일 뿐”. 그런가? 변명인가, 아니면 진짜 그런 것인가, 톨락은 나는 한 여인을 향해 이 세상의 어떤 남자보다 더 큰 사랑을 품었던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내게서 그녀를 앗아 간 그 지옥 같은 일을 증오한다.” 톨락의 내면에 들어있는 또 다른 자아가, 광기와 폭력의 자아. 그의 아버지를 대하는 태도에서 엿볼 수 있듯이, 스스로 통제를 할 수 있는지와는 별개로, 이런 모습은 인간이기에 자연스러울 수가 있다. 부단히 자신을 성찰했던 이들도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아내와 자식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다른 잣대와 기준을 들이대고 있다.

 

 우리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세상, 수 많은 톨락과 그의 아내가 있다

   

우리 사회, 우리 주변에 톨락과 그의 아내와 같은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특별한 인간이 아니라 그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사람들, 즉 보편성이다. 세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이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순간 화가 나면 참지 못하고, 절제 없이 술을 마시고 주정을 하기도. 바로 여기에 가부장제가 있고, 딸 힐레비의 페미니즘이 있고, 또 세상의 흐름이 있다. 아마도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너무나 평범한 우리 일상, 때로는 부부의 갈등과 배려, 세대 간의 갈등들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런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작가가 인간의 가장 어두운 내면을 들여다 본 소설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고...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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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국민, 계급 - 모호한 정체성들 | 책읽기 2022-09-27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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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종, 국민, 계급

에티엔 발리바르,이매뉴얼 월러스틴 저/김상운 역
두번째테제 | 202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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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에서 보여지듯, 인종, 국민, 계급, 세 가지 키워드의 모호한 정체성을 에티엔 발리바르와 이매뉴얼 월러스틴이 함께 쓴  2018의 포켓판을 완역한 것이다. 본디 1988년 같은 출판사에서 처음 출판됐고, 번역한 판본은  2018년에 책 출간 30주년을 기념한 대담을  새롭게 서문으로 추가하여 펴낸 것이다. 

 

이 책에서 두 사람은 "자유와 평등" , "이기심" , "계급 관계에 기초한  근현대사회에서 자본주의와 시장 논리가 전 지구적으로 확산될 수록 왜 이와 대조적인 듯한 민족주의와 인종주의, 에스니시티-국민 공동체의 일체성이라는 신화가 붕괴되었을 때 각각 흩어져서 존재할 수 없는 개인을 통시적ㆍ공시적으로 지지하는 공동체의 기초 개념 -같은 공동체적 정체성을 강하게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가?  시장경제의 보편화 경향과 불가분한 보편주의의 이데올로기(기회균등, 법 앞에 평등, 동일성 지향)가 민족주의,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같은 배제와 차별의 이데올로기를 쫓아 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특수화, 차이화의 원리에 의한 갈등을 강화시키고 있는가? 이처럼 자본주의가 공동체를 소멸시키기는 커녕 정반대로 각종 공동체적 정체성을 창출하고 있다는 이 역설에 파고듦으로써 오래 동안 그리고 널리 공유되고 있는 패러다임에 관한 의문,  이 두사람은 이런 역설을 이념으로서의 자본주의 논리로는 해명할 수 없다는 점에 인식을 공유한다. 

 

이는 월리스틴의 지적을 발라바르가 적극 수용하는 형태를 취한다. 이 논리는 권력이나 독접에 의해 제약을 당하지 않는 자유로운 판매자와 구매자 및 자본가와 동등한 인격을 지닌 자유로운 임노동자가 보편적으로 확립됐다고 전제한 후에 근대 사회의 역사적 특징과 그 운동 법칙을 연구하는 것이다. 사적 소유, 사회적 분업, 노동자와 노동 실현의 조건 사이의 분리가 세계 전체로 확대됐다는 것은 세계 시장이라는 추상적이고 무차별적 논리가 그것이다. 

 

국민(민족주의), 인종(인종주의), 민족 같은 공동체는 단독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 속에서 다른 공동체와 복잡하게 연결됐으며, 결국 각각은 본질적으로 모호한 복합체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이나 인종이나 민족 같은 정체성의 본질적인 모호성, 이것들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것이 왜 어려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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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상징 | 책읽기 2022-09-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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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악의 상징

폴 리쾨르 저/양명수 역
문학과지성사 | 199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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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역자 양명수(이대 기독학과 교수)에 의하면, 리쾨르가 1960년에 쓴 것으로 본격적인 해석학자로서 자리 잡기 전 현상학에서 해석학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평한다. 리쾨르가 악의 문제를 택한 것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 체험이기 때문이다. 먼저 현상학적 되풀이를 통해 악의 고백을 찾아낸다. 그 고백들은 사유되지 않은 부르짖음, 탄식, 두려움의 외침이다. 고백을 통해 체험은 언어 속으로 들어온다. 그 언어들은 상징 언어요. 일차 상징들로 자기 이해를 물리적인 표현으로 한 것들이다. 이런 일차 상장의 해석이 신화다. 그래서 신화는 2차 상징이다. 

 

해석학의 순환이란 믿어야 안다. 그러나 알아야 믿는다고 하는 전통적인 그리스도교 신학의 명제와 같이 간다. 이 해석학적 순환이 어떻게 근대의 합리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관을 형성할까? 해석도 생각으로 하지만 생각에는 두 가지가 있다. 생각나는 생각이 있고, 생각하는 생각이 있다. 근대 이후 주체철학은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말하려 하는 것으로 자율적 인간의 책임을 높이는데 공헌했다. 그러나 생각나는 생각이 없이 불가능하다. 상징이 스스로를 드러내면서 일으키는 직접 적인 생각 없이 생각하는 생각은 불가능하다. 

 

이 책은 2부체제로 1부는 일차 상징: 흠, 죄, 허물을 그리고 2부 처음과 끝의 신화에서는 제의적 세계관, 악한 신과 비극적 인간관, 아담 신화와 종말론적 역사관, 유배된 영혼과 신화와 앎을 통한 구원, 신화의 순환운동을...

 

일차적인 악의 상징= 노예 의지

노예의자란 개념 속의 악의 상징, 내면화 된 악의 경험은 허물 의식이다. 그 허물 의식이 노예 의지에 가깝다. 이 개념은  흠의 개념 속에 그 싹이 들어 있었다. 맨 뒤의 상징은 그 앞에 나온 상징들의 내용을 모두 취한다. 그러므로 상징들은 순환관계에 있다. 

노예의지는 세 축으로 형성되며, 첫째 축은 '뭔가 있는 것'이고 두번 째 축은 '외부성', 세번 째 축은 '오염'이다. 

악의 상징이 아무리 뿌리가 깊다해도 선만큼 근원적이지는 않다. 흠의 상징은 노예 의지를 통해 이미 그 점을 말하고 있다. 또 포로딤의 상징을 통해서도 그 점을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국가가 적의 손에 들어가더라도 계속 일하고 생산하고 창조하고 존속하지만, 오직 적을 위해서 그렇게 한다. 자유로운 듯해도 이미 그의 일은 소외돼 있다. 그처럼 포로 상태에 빠진 한 국가의 이야기는 뿌리 깊은 악과 근본선의 문제를 암시한다. 훔의 상징의 궁극적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오염의 구조에 함축되어 있는 것이 바로 그 점이다. 

 

악함이란 선함의 대체물이 아니며 다만, 인간 안에 있는 순결과 빛과 아름다움이 되색되고 희미해지고 추해진 것임을 알게 된다. 

 

적국의 포로가 된 상태로 일을 하는 것은 제 아무리 자유롭더라도 자유로운게 아니다. 라는 점을 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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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인종, 국민, 계급 | 책읽기 2022-09-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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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인종, 국민, 계급의 모호한 정체성들, 세 가지 키워드로 세계의 모습과 이론의 방향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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