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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모를 땋으며] 감사x10 | 왜 가슴은 2021-12-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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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향모를 땋으며 (보급판)

로빈 월 키머러 저/노승영 역
에이도스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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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의 지혜, 어쩌면 우리의 옛것과 닮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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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성되지도 않았던 집단면역이었음에도 접종 완료 % 만을 믿고 위드화 시켰던 지난 11. 그 한 달의 외도로 자랑스러운 우리의 K 방역은, 오늘날 7천이라는 감염자 숫자와 그 연령층이 어린아이에게까지 이르렀다. 한 달의 위드화에 따른 당연한 결과에 미접종이라는 이름을 덧씌워 백신을 독려하며 행정적 차별화에 나서기까지 한다. 모두가 어찌나 백신 접종에 열심을 내는지 모른다. 2차 대전 독일의 그 잘난 선동가의 마력이 80년을 살아 돌아와 전 세계를 휩쓰는 듯 대중을 목적된 한 곳만으로 몰아가는 듯하다.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는, 인위적인 희소성이 경제적 수단이되어 대자연의 너그러운 흐름이 막혀 있게 되었다. 먹거리를 남겨두고 거래를 하면서 누군가는 과식에 괴로워하고 누군가는 굶어서 죽는 현실이 되었고 또 모두가 무감각해졌다. 스마트폰을 모르는 콩고 어린이는 어릴 적 보아온 동네 어른들을 따라 지하 100m 밑에서 코발트라는 푸른색 광물을 맨손으로 종일 파내고서 겨우 손에 쥔 3.5달러에 함빡 웃으며 코가 뭉그러진 어린 동생에게 죽을 먹인다. 어느 순간 주변에 입과 코, 팔다리가 기형인 동생들이 많아진 것에 이상해하면서. 이렇듯 인격이 부여된 시장체계 기업은 진짜 인격 위에 선지 오래다. 이 시장체계 기업은 땅 아래를 파헤치고, 하늘을 향해 불 뿜으며, 대지를 썩히고, 전염을 창궐케 하였다.

 

이 책은 인간과 대지의 부서진 관계를 회복하길 원한다. 거북섬(아메리카)의 옛 주인 토박이(인디언)들이 대지를 대하는 지혜에서 현재의 통찰을 과학적으로 풀어놓았다어쩌면 우리의 옛것과 닮았던 것들. 대지와 공감했던 우리의 옛 영성들. 실력 있는 옮긴 이는 저자의 토박이 감성 언어를 잘도 우리말로 옮겨놓아, 날숨과 들숨 속에 읽다 보면 어느새 책은 마지막에 가 있다. 저자가 말하는 해법이 대지가 주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받은 만큼 대지에 선물로 되돌려야 한다는 말에 격한 공감이 인다. 실제 못난 나는, 이 책을 들고서 회사와 집을 드나들 때, 출근길 햇살에 눈을 찡그릴 때, 퇴근 후 받아든 밥상의 찬거리를 볼 때, ‘감사-감사를 입에 달고 다녔다. 내가 쉬는 숨마저 대지가 준 것임을 깨달았기에. 그리고 생각했다. 이 책을, 정은이 동생, 문 이장님 책상에도, 바이든 삼촌, 시진핑 언니 서재에도, 재용이 옵빠, 빌 게이츠 할아버지 차 안에도 두어야 한다고. 비록 지금은 처음 책을 들었던 만큼의 뜨거움은 아니지만. 참으로 냄비근성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집 문틀이 되어준 단풍나무님, 가을의 마지막 나무딸기님과 봄의 첫 리크님, 부들님, 종이백자작나무님, 검은물푸레나무님, 수선화님과 이슬 맺힌 제비꽃님과 아직도 제 가슴을 뛰게 하는 참취님과 미역취님께 고마워요. (566)

 

전 지구적 환경 파괴와 전염병, 인본 위기의 대안이, 우선은 이 같은 파괴적 경제 구조에 맞서는 일임을 많은 이들이 알면서도, 만성화되고 지리멸렬해 흘러가는 이 시간과 이 상황 때문인지 모든 게 무기력해 보인다. 알면서도 어떻게 하지 못하는 현실.

 

.......겨울이 후끈하고 여름이 차다. 농촌이 복잡하고 도시가 적막하다. 출근길이 스스하고 퇴근길이 무겁다. 두부가 딱딱하고 칼끝이 부드럽다. 커피가 달고 주스가 쓰다. 먹어도 차지 않고 배부름에 허기진다. 모든 것이 주변에 널려 있음에도 오히려 나를 옥죄고 있는 것들, 나는 또 오늘을 산다. (코로나 우울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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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제도]파인 땡큐 앤듀? | 왜 배움은 2021-12-2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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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말레이 제도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 저/노승영 역
지오북 | 201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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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저. 읽다보면 .....어느새 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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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의 부스터샷 월리스. 

먼저, 모두가 명저라고 인정하는 세이건 형님의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 사이언스 북스, 2006 )몇 구절을 보자.

 

자연도태가 진화의 기작이라는 사실은 찰스 다윈과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가 우리에게 가져다준 위대한 발견이다. 100년도 더 전에 그들은 대자연이 생존에 더 적합한 종들을 선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73)

 

다윈과 월리스에게 퍼부어졌던 그 엄청난 반대의 목소리도 적어도 일정 부분은, 억겁의 영원은 고사하고 수천 년조차 상상하기 힘들어하는 인간의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단지 70년밖에 살지 못하는 생물에게 7000만 년이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갖겠는가? 그것은 100만분의 1에 불과한 찰나일 뿐이다. 하루 종일 날갯짓을 하다 가는 나비가 하루를 영원으로 알듯이, 우리 인간도 그런 식으로 살다 가는 것이다. (79)

 

보다시피, 세이건 형님도 자연 진화를 이야기하면서 다윈 옆에 월리스를 붙였다. 코스모스 외에도 진화를 얘기하는 - 적어도 어린이 책이 아닌- 책엔 다윈 옆에 꼭 월리스 붙을 거다. (그럴 거로 추정함)(* 아래)

 

이 책 표지에 대문짝만하게 월리스를 숨은 창시자라고 했지만, 내 생각엔 창시자는 아닌 것이, 이미 다윈 또한 생물 진화의 실마리를 확인했고, 다만 진화를 꺼냈을 때 당시 종교로 인해 잃을 수 있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며 간 보고 있던 차, 월리스의 논문이 담긴 편지를 받고서 서둘러 학회에 발표 하면서 나온 게 다원의 진화론이기 때문이다. 편지를 받은 다윈은 자신의 미발표 원고를 이리저리 모아 자신의 것을 앞으로, 월리스 논문을 뒤로해서 학회에 발표했으며, 학회는 관행상 최초 발표자인 다윈을 인정했다. 진화에 대한 연구와 아이디어는 다윈이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지만, 공식화된 문서로서 진화를 기록하기로는 월리스가 먼저였다는 의미로 최초 창시자라는 문구를 표제에 붙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월리스는 다윈이 진화론을 어서 꺼낼 수 있도록 궁디에다 부스트샷 한 방 제대로 쏜 인물 되시겠다.

 

  책은 월리스가 다윈의 진화론에 직접적인 부스트샷 한 방 제대로 날린 그 탐사 여행기다. 섬과 섬이 연결된 종들의 변화, 비슷한 환경이지만 인간을 비롯한 생물 종이 확연히 달라지는 어떤 경계선(월리스 선)이 훗날 대륙이동과도 연결되는 경험이다. 또 월리스는 이 탐사가 자연사학자로서의 연구 목적과 돈 벌이의 목적도 있어서 우랑우탄에게 스스럼없이 총을 쏘며 표본을 만들려는, 다소 잔인한 면을 보인 반면에, 또 신비하리 만치 화려한 극락조의 풍채에 감탄을 자아내는 인간의 이중성도 보여준다. 이는 월리스라는 개인의 경험에서 인류를 대표하는 소중한 경험일 수 있다.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할 수 없는 경험이며, 이 경험과 더불어 책 끝에 담긴 그의 문명(빈민과 범죄의 영국)과 야만(평등한 말레이 제도)의 통찰까지 담았기에, 이 책을 읽는다는 건 크나큰 대리 경험이 된다.

 

상품으로써, 월리스의 140년 전 이 책을 그대로 완역한 옮김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850쪽에 가까운 두꺼운 책이지만, 읽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에 와 있나 할 만큼 막힘이 없다. 어찌나 편하게 잘 읽혔는지 모른다. 뭐 항상 있는 그저 그런 광고같아 보였던 ‘2017년 과학도서 우수번역상의 메달이 새삼 달라 보인다. 예스에서 어떤 책을 검색하다 보면 저자 밑에 옮긴 이를 로도 검색되는데, ‘왜 저자가 두 명이지? 왜 이렇게 검색되지?’라고 의아해했다. 이 책을 통해 옮긴 이에 따라 책이 얼마나 좋아지고 나빠지는지 새삼 알게 되었다. 번역의 힘이다. 옮긴 이를 관심 작가 등록했다.

 

2013년 런던박물관은 다원의 조각상 옆에 월리스의 초상화를 걸었다. 월리스의 업적에 대한 예우요, 제대로 찾은 그의 명예다. 우리도 그러 하자. 진화론 하면 다원을 말하고 곧 뒤따라 윌리스가 있다고. “하우 아이 유?하면 파인 땡큐만 하는, 싸가지 없음 말고 곧 뒤따라 앤 듀~?”라고 예의을 보이자고.

 

(*) 과학책은 잘 읽지 않아 집에 딸랑 두 권 있는 진화 관련 책 모두가 다원 뒤에 월리스가 붙었음을 확인했다. 두 권이 모두 그러하니 이건  추정 같은100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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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이 안습이네 | 왜 배움은 2021-12-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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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교양, 모든 것의 시작

서경식,노마 필드,카토 슈이치 공저/이목 역
노마드북스 | 200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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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이기는 힘,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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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예스는 내게 교양이 철철 넘쳐서......’하더라. 시기 되면 보여주는 읽어보고서말이다. 구매했던 책을 분야별로 나눠 보고는 단연 교양이란다. 피식하고 웃어넘겼다. ‘교양’. 그래, ‘교양’. 아득하고, 멀고, 찾을래야 찾을 수, 갖출래야 갖추기 어려운, 에라이 이 문디 같은 교양.

 

책은 표지에 지성인 세 분이 교양이라는 주제로 한 강연을 묶은 책이다. 지성인이다. 지성인이란 불의한 현상에 쓴소리하시는 분이어야 하며, 그렇다고 볼 때 이 세 분은 거기에 합당할 것이다.

 

책에서 리버럴 아츠라고 하는 인문 교양

구속되지 않고, 옛날부터 그래왔던 어떤 것에도, 관용적으로 속박되지 않으며, 보수적인 관습으로부터 자유로우며, 노예적, 기계적인 기술로부터 자유롭게 해방되는 그 학문이 인문 교양이라 정의한다. 카토 선생의 자동차 비유로 들자면 자동차를 제조하고, 그 능숙한 운전기술보다 그 핵심은 왜, 어디로, 그 목적지는 누가 결정하는가? 하는 것이 곧 인문 교양이라는 것이다. 노예적이고 기계적인, 그래서 더 빨리 달리고, 적은 비용으로 차를 만들어 더 많이 벌어들이는 차원을 벗어나 내가, 어디로 갈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을 위해 인문 교양이 필요 하다 말한다. 나아가 인생을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지 그 결정자가 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되어야 하며, 더불어 이를 위해 자신을 조망하고 타자를 볼 수 있어야 함을 말한다. 인간이 기계가 아님을 깨닫는 것이며, 인간이 인간을 보는 학문인 거다.

 

인문 교양’. 어려운가? 이렇게 적어보는 나도 어렵다. 그래서 닥치고 이런 책 읽는 거다. 그러다가 제풀에 지쳐 꺼지고 내려앉거나, 용케 한 발짝 더 내딛거나 하겠지.

 

책은 2007년에 출간되었다. 책 속에서 대담자 세 분이 교육 걱정을 많이 하셨다. 자본주의적 경쟁 원리 속에 놓인 학교다. 양극화, 승자와 패자로 나뉘는 교육. 낙오자와 패자가 되지 않기 위해 자율성과 주체성보다는 누구보다 자신을 성능 좋고 효율 좋은 기계가 되기를 강요받는 교육. 15년이 지난 지금, 이 세 분은 지금 사회를 또 어떻게 보실까. 좌절 모드?

 

끝으로, 이 책을 검색해서 여기까지 온, 이제 막 대학생이 되는 새내기가 있다면 이 책은 꼭 일독해 보길 바란다. 내가 교양’ 1도 없는 중년에, 너희들을 힘들게 만든 기성세대 한사람이지만, 이 책은 쬐끔 더 나은 같음과 쬐끔 더 높은 평균’을 향한 너희들의 경쟁에서 한 박자 숨을 고르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으니.(라고 적었는데 책을 검색해보니 그사이 품절이네. 허허 안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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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개소리일 수도 | 왜 사회는 2021-12-1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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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개소리에 대하여

해리 G. 프랭크퍼트 저
필로소픽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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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똥, 그리고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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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라는 단어를 이렇게 편하게 적어보는 공간이 또 있을까. 제목의 개소리가 무슨 다른 차원 높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나 했다면 오해했다. 말 그대로 개소리에 대해서다.

 

저자는 이 개소리를 논함에 있어 논문이나 저서에서 그 의미를 찾지 않는다. 단지 <옥스포드 영어사전>을 참고하여 bullshit 나눈 다음, 의미없고 공허한(bull) (shit)소리가 개소리라고 한다. 공들이지 않은, 그냥 싸지르고 보는 소리다. 개소리를 이렇게 분석하면서 거짓말과도 비교하는데 적어도 거짓말은 진실을 염두나 해두기에 격이 다르다고 본다. 그럴듯하다. 거짓도 진실도 의미 두지 않고 그냥 싸 지르고 보는 소리. 이 때문에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훨씬 더 진리의 적이라는 것 같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 개소리가 참 많이 들리긴 하다. 이런 개소리에 대해서 왜 개소리를 하십니까?”라고 따져봐야 의미 없다고도 책은 말하는 것 같다. 그냥 싸는 소리이며 그 싸는 이유는 본인의 무지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그 무지함에도 불구하고 공인된 그 사람은 사회적 요구 때문에 그냥 또 개소리를 하게 된다고 말하는 것 같다. 한발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퍼진 회의주의가 개소리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으며, 이는 곧 문제에 대한 진상파악과 객관적 탐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치 있다는 믿음을 무너트린다는 것에 그 심각성이 있다고 저자는 말하는 것 같다. 실체 없는 것들의 향연. 정확히 알지 못하면 침묵하라. 듣고 보니 참 그럴듯하다. 내한테 하는 소리다. 그런데 저자는 마지막을,

 

우리 본성은 사실 붙잡기 어려울 정도로 실체가 없다. 다른 사물들에 비해 악명 높을 정도로 덜 안정적이고 덜 본래적이다. 그리고 사실 이런 한, 진정성 그 자체가 개소리다. (본문 마지막 67)

 

저자가 철학자다. 그리고 책도 철학책으로 분류되어 있다. 개소리를 이렇게 분류하고 분석하면서 뭔가 실체의 진정성을 찾자는 말을 한 듯 한데.........결국, 우리 본성 자체가 실체가 없다나 뭐라나. 이런 막판에 다 무너지는 개소리를 봤나. EC!!!

 

(진정하고)저자는 우리 사회가 거짓말보다 개소리에 대해 왜 더 관대한지 독자에게 숙제를 냈다. 덩달아 해제를 쓴 교수님도 해제의 어디까지가 개소리이고 어디까지가 개소리가 아닐까? 라며 숙제를 냈다. (머리 아푸그럼 나도 이 공간을 빌어 숙제 하나 내자.

 

ㅡ 지금까지 볼 때, 내년 대선판은 개판일까? 아닐까

 

)

1. 책을 읽고 나니, 우리 사회 확실한 개소리는 보이게 된다.

2. 밑줄 친부분, ‘~것 같다의 표현은 저자의 다 무너지는 마지막 문장 때문에 제대로 읽었는지 몰라서 한 표현이다. 그리고 나 또한, 개소리를 하는 것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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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들] 가르치시라 | 왜 사회는 2021-12-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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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장면들

손석희 저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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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앵커브리핑을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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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말해서 무엇 하랴!

 

책은 손석희의 최근까지 이야기다. MBC를 떠나고 더욱 우리에게 그 존재감을 드러냈던 jtbc, 그리고 최근까지의 일이다.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시장의 논리에 휘둘릴 수밖에 없었던 언론사와 그의 역할, 그리고 그 뒷이야기가 고스란히 들었다.

그가 그립다면, 그리고 저널리스트로의 그가 가졌던 품위교양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시라. 그가 추구했던 어젠다 키핑’, ‘합리적 진보’, '뉴스의 품위'를 배울 수 있으니. 그리고 tv속 정갈한 그를 그대로 문장에서 느낄 수 있으니.

또 하나, 한 번 잡고 완독으로 내리읽였다면 믿겠는가? 에세이가 흥미진진하기까지.....다음 페이지가 궁금한, 무협 에세이.(?)

 

손석희는 다시 실무로 돌아갔다.

스스로의 만족인가?  

 

아니라면,

다시 가르치시라.

 

우리 사회

아직은 

그래도

끝까지

기레기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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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삼촌]아직 온기가 있구나. | 왜 가슴은 2021-12-1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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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순이 삼촌

현기영 저
창비 | 201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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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뜨거워 지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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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을 기억하는 일이 금기였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불온시 되었던 시절, 4.3의 고통을 작품에 새겨 넣어 망각에서 우리를 일깨워준 분들도 있었습니다.”

 

유신독재의 정점이던 1978년 발표한,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 삼촌’.

김석범 작가의 까마귀의 죽음화산도’.

.

.

.

 

상기 인용문은 201843, 문 이장의 70주년 4.3희생자 추도사 일부이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참석하여 국가 원수로서는 두 번째의 사과였다가만히 있어야 했던 섬’ ‘기억을 지워야 했던 섬제주도를 예술인들이 끊임없이 들춰내었는데, 추도사의 사례로 든 작품의 처음이 바로 이 순이 삼촌이다. 그로부터 시작된 역사 바로 세우기는 오늘에 이르러 국가추념일이 되었고 희생자증, 유가족증을 발급하기에 이르렀다.

 

오랫동안 4.3은 금기의 역사였다. ‘공산폭동이었다. 실제 우리가 부르는 4.3이라는 숫자에 그대로 드러난다. 이 날짜는 194843일에 발생했던 대규모 소요사태에서 유래되는데, 이날 남조선로동당 제주도당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방해하기 위해 무장대를 조직, 경찰서 기습을 감행했던 날이 기준이다. 이후 제주는 반란의 섬, 붉은 섬이 되었다.

 

[화석]

학살의 현장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지만, 남편과 자식을 잃은 순이 삼촌은 한평생 피해의식과 고통 속에 살다가 종국엔 그녀가 살아 돌아온 30년 전 그 옴팡밭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린다. 말 못 할 고통 속에서 돌연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버린 순이삼촌을 통해 작품은 현재의 고통을 되살린다. 어린 시절 학살을 기억하는 주인공과 살아남은 그의 가족, 그리고 순이 삼촌’.

실제 공산폭동이라는  4.3사건의 종료는 1954921일이 기준이다. 이  종료된 54921일은 공식적으로 한라산의 금족 구역(출입금지)’이 해제된 날을 기준으로 정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폭동 진압의 공식적 종료일 뿐이었다. 심지어 한 마을 민간인 전체를 몰살하기까지 했던 이 국가 폭력은 공식 종료 이후에도 생존을 위해 산에서 내려온 많은 민간인을 산 폭도’, ‘귀순자라 하여 처형했으며, 첨예한 반공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감추고 숨기고 고립시켰다. 제주의 4.3은 학살을 묻은 그 옴팡밭처럼, 그리고 살아남아 그 밭에서 출토되는 총알과 흰 뼈처럼, 고통을 화석처럼 묻었지만 벗어날 수 없는 것이었다.

 

[발굴]

고향이 제주인 저자는 작품 속에 있다. 서울을 살던 주인공 8년 만에 고향 제주를 찾는다. 제사를 위해서. 김포공항에서 단 50분 만에 고향을 찾은 주인공. 그리고 주인공 가 소환하는 물음. 한 마을 전체가, 이 마을, 저 마을 날짜를 달리하여 제사를 지내며 곡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주인공이 다시 찾은 고향 제주와 이 곡소리의 소환이, 어쩌면 지난날 국가가 묻었던공산 폭동'의 흙을 걷어내고 국가 폭력에 의한 4.3으로 씻어냄이 아닐런지...... 화석이 된 고통의 역사를 발굴하는 그것.

 

[그리고, 그 깨움 ]

쉬쉬해야만 했던 4.3의 진상을 공식적인 문서로 처음 기록한 것이 이 순이 삼촌이라고 한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많은 문예인이 4.3을 소환했다. 국가는 묻었지만, 끊임없이 저자와 같은 민간 문예 인들이 이 깨움의 활동을 한 것이다. 나아가 오늘날 문이장은 국가원수로서는 두 번이나 추념식을 찾았고, 군 최고 책임자까지 사과하기 이르렀으며, 그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에 노력하고 있는 지금이 되었다. 나 또한 학창 시절, 국사 교과서 끝자락에 자리 잡은 해방 이후 한 줄 반란의 역사였던 제주 4.3 사건을 이 같은 깨움 활동으로 국가 폭력의 역사임을 깨닫게 되었다. 다만, 녹색 신호등을 바라보듯 머리에만 들어 있을 뿐이었다. 이 작품을 만나면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야 하는 4.3임을 깨닫는다.

그래, 내 가슴에 아직은 온기가 있구나. ‘순이 삼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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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철두철미하게 논리적인 책 한권. | 왜 배움은 2021-04-1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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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들어진 신

리처드 도킨스 저/이한음 역
김영사 | 200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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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인 책 한권 읽는다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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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도발적인 제목을 택했다. 리처드 도킨스는 욕먹을 각오했을 거다. 실제 그는 이 책을 출간하고 테러와 위협을 겪었다고 한다. 그는 이미 『눈먼 시계공』(1986)을 통해 창조론을 반박한 진화론을 노골적으로 옹호했다면 이 책으로 한발 더 나아가 신이 엉터리라고 주장한다. 일찌감치 이 같은 책을 내려고 했으나 출판사의 만류로 기다리다 미국의 개신교 특히 기독교 우파 진영에 열성적인 부시 4을 보며 출판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원래가 그의 책이 모두 비전문가를 위한 교양서이긴 하지만 이 책은 특히나 더 수월하게 읽힌다. 더 많이 읽히게 하기 위함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읽기에 수월하다고 해서 여기에 담긴 내용까지가 만만하다는 것은 아니다. 제목에서 보다시피 이 책의 내용은 대단한 논쟁거리들로 가득 차 있고, 폭넓은 사색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책은 크게 네 부분인데, 신의 존재 가능성(당연히 없다고 주장), 신이 없다면 인간은 왜 신을 믿고 종교를 갖게 되었는가 하는 것(여기에 『이기적 유전자』의 밈이라는 개념을 들고 옴), 다시 이렇게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게 확실한 데도 왜 여전히 사람들은 신을 믿고 종교를 갖는가 하는 것에 대한 검증, 마지막으로 종교의 해악성이 나온다. 이 마지막에서 리처드 도킨스가 결론처럼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데 종교와 결별하라고 한다. 허 참~ 어찌 이리 당당할꼬.

 

그런데, 못 이기겠다. 오랜 세월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종교의 해악성을 차례로 들 때면 끼어들 수가 없다. 한마디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논증하고 논증하고. 그도 그럴 것이 유신론자들에게 말꼬리 하나 잡혔다간 난리 날 게 뻔하기 때문이겠다.

 

종교, 특히 기독교에 몸담은 사람은 이 책을 읽지 마시라. 욕 나올 거다. 읽으면 정신 건강에 해롭다. 그만큼 노골적이고 직접적이다. 비꼬기도 한다. 심지어 서문에서는 유신론자가 이 책으로 무신론자가 될 것이라고 스스로 낙관하기도 한다. 그런데, 과학적이고 그 논리정연함이 너무 철두철미해서 정나미 떨어진다.

종교의 논란 덕분인지 이 책은 출간(2006) 이후 베스트셀러가 되고 다음 해 전 세계 백 만권 이상 팔렸다. 세상은 점점 과학적 지식과 사고가 높아지고 그럴수록 사람들은 무신론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리처드 도킨스는 잠재적 무신론자를 위해 이 책을 썼다. 난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이미 종교인이 아니다. 이 책으로 이 같은 생각이 더 공고해지지도 않았다. 도대체 무슨 기독교의 욕을 해놨길래 하는 궁금증이 일었기 때문에 책을 펼쳤던 거다. 난 종교인이 아니다. 난 종교, 특히 기독교의 집단적 보수성이 싫다. 대신 난 신앙인이 되었다. 이 책을 읽었어도 먼 훗날 내 맘 하나 기댈 곳은 예수님’인 거.

 

여러분도 세상을 둘러보면 알게 될 것이다. 인간의 정서적 발전, 형법의 개선, 전쟁의 감소, 유색 인종에 대한 처우 개선, 노예제도의 완화를 포함해 이 세계에서 단 한 걸음이라도 도덕적 발전이 이뤄질 때마다 세계적으로 조직화된 교회 세력의 끈덕진 반대에 부딪히지 않았던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교회들로 조직화된 기독교는 이 세계의 도덕적 발전에 가장 큰 적이 되어 왔으며 지금 현재도 그러하다는 것을 나는 긴 심사숙고 끝에 말하는 바이다. ㅡ 버트런드 러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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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러셀의 글 핵심정리 본. | 왜 가슴은 2021-04-1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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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버트런드 러셀 저/최혁순 역
문예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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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의 주옥같은 글 모음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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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와 옮긴 이가 그동안 읽어왔던 러셀의 책과는 다르다. 오랫동안 살면서 러셀은 많은 글을 썼고, 국내에 소개도 많이 되었다. 저작권이 제대로 자리 잡기 전 워낙 많은 글을 썼던 러셀이었기에 국내에 해적판이 많았다고 한다. 2000년부터 저작권법이 개정되고 자리 잡으면서 사회평론사가 많은 부분 공식판권을 가지게 되었고 집에 러셀 책 대부분이 사회평론 출판사, 송은경 님이 옮기신 책이 많은 이유가 된다.

 

이 책은 문예출판사다. 역자도 내게는 다른 분이다. 또 내부의 내용도 이전의 공식적인 그의 책에서 익히 본 내용이다. 러셀의 구체적 이력에도 이 같은 제목의 책은 소개되어 있지 않다. 어쩌면 이 책은 러셀의 글을 모아 놓은 외국 해적판을 국내에 옮긴 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책의 최초 11쇄는 19711115, 그리고 3판 재쇄 2021110일이다. 러셀은 197022일 타계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러셀의 제대로 된 책이라 그냥 확정하자.

 

1<자전적 성찰>이라는 제목을 시작으로 <행복>, <종교>, <학문>, <정치> 5부로 나눠놨다. 각부 제목부터 세부 내용도 그의 자서전과 그가 낸 책에서 익히 눈에 익어있다. 어쩌면 이 책은 러셀 글에 대한 시험문제 핵심 요약정리 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내게 이 책은 러셀을 다시 한번 복습하는 의미가 되었다.

5<정치>에서 1950년 러셀의 노벨문학상 수락 연설문이 고스란히 다 담겨있는데 이것이 새롭다. 러셀은 이 연설에서 전쟁을 반대하며 한국전쟁을 연설의 첫 시작으로 담았다. 읽으면서 고맙기도 하고 가슴이 뜨거웠다. 일전에 그의 자서전( 『인생은 뜨겁게』) 1차대전을 조기 종식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에서 서한을 보낸 전문을 읽은 적 있는데 그때만큼 러셀의 찐한 인류애를 느낄 수 있었다일본이 오염수를 바다로 버리겠다는 이 마당에 쓴소리 제대로 하는 세계적인 지성인 하나 없는 것이 무엇보다 안타깝다

 

사랑과 지식이 내게 허용되는 한, 그것들은 나를 천상으로 인도했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연민은 언제나 나를 지상으로 되돌아오게 했다. 고통에 찬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내 가슴속에 메아리치고 있다. 굶주리는 아이들, 압제자들에게 고문당하는 희생자들, 자식들에게 혐오스러운 짐이 되어버린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 그리고 고독과 빈곤과 고통으로 가득한 전 세계는 인간의 삶이 마땅히 지향해야 할 이상을 비웃고 있다. 나는 이런 사회악의 폐해가 완화되기를 간절히 소망하지만, 그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 또한 고통스럽다.

이것이 내 생애였다. 나는 이런 삶이 살 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만약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이런 삶을 다시 한번 살 것이다.

 

(12쪽.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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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필요한 사람에게는....제대로 좋을 듯. | 왜 애들은 2021-04-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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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GIFT]로지텍코리아 K380 블루투스 키보드

로지텍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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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필요한 사람에게는....제대로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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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블롴 놀이를 하며 열심히 책을 베끼고 있는데,

와아~~”

빠르다

아내와 딸아이가 뒤에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짜쓱들~ 도중에 오타가 날지언정 나의 키보드 연발 속도는 빠르다.  

 


 

연결고리를 찾으려 해도 전혀 없는 나는, 줄을 잘 서서인지 군복무를 의무병으로 했었다. 그것도 정말 편하게. 군 병원. (아직 확정 보직을 받지 않은) 계급이 낮을 때 중환자실과 응급실에서 고생하다가 당시 단기사병-방위-이 있던 환자이발소에 확정 보직을 받았다. 일병을 갓 달고서부터 내 근무처에서는 내가 최고참이 되었다. 현역병과 단기사병은 계급 차이를 두지 않았고 서로 존칭을 했다. 난 단기사병으로부터 무식한 이발기술(모양보다는 짧게 빠르게 쳐내는)을 습득했지만 매주 한 번 방문하는 근처 이발봉사단 아저씨들의 프로 손놀림을 보고 비달 사순이 되었다. 사병부터 심지어 중 대령 투스타 장군님 머리까지. 거동이 불편했던 VIP 병실 장군님은 이발할 때면 아래로 똥을 쌌다. 난 똥내를 맡으며 이발을 해야 했다. 하고 나면 수행원으로부터 금일봉을 받았다. 급기야 환자가 아닌 (밖에 나가기 싫은) 여자간호 장교들 머리까지 처리해주고 피자와 담배를 벌었다. 군에서 머리가 단정치 못함은 큰일이 되었고 그 처리를 나와 후임병이 했기에 우리는 거의 모두에게 대접받았다. 중환자들 방문이발을 하는 날이면 환자와 보호자들이 그렇게 고마워할 수가 없다. 뿌듯한 마음과 보다 나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 편하게 머리를 받칠 수 있는 도구도 만들었다. 단기병이 있을 때의 환자이발소와 내가 있고부터의 환자이발소는 확실히 달랐다. 난 최대한 군림하는 이발소가 아니라 편하고 서비스받는 이발소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지저분한 환자에게는 강제성도 띄었다. 이런 나의 환자이발소를 그 누구도 간섭하지 않았다. 훈련도 없고, 여름엔 추웠고, 겨울엔 더웠다. 음악이 있었고, 책이 있었고, 음식이 넘쳐났던 군대생활.

말년에 너무 심심해서 행정병 졸병으로부터 컴퓨터를 끌고 와 틈만 나면 타자 연습을 했다. 나중엔 커서가 따라오지 못 하는 속도까지 되었다. 그때의 속도가 아직도 조금 남아 있나보다.

 


 

블루투스 키보드 리뷰를 하며 별 사설을 다 쓴다. 나의 키보드 속도를 보고 딸아이가 엄마에게 졸랐는지 아내는 카톡으로 이 키보드를 링크 걸었다. “령이가 이걸 사달래. 같은 상품이 예스가 제일 싸.”

 

전자제품인데 보호 뽁뽁이도 없이 상자 안에 이리저리 놀도록 배달되었다. (이건 문제다) 그렇다고 제품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다. 블루투스를 어떻게 설정하는지 몰라서 우리 가족은 노려만 봤다. 1주일이 지나, 우리 중 가장 정보로통신기술이 좋은 아내가 아이의 테블릿 PC와 연결시켰다.

이 일은 오늘로부터 약 3달 전의 일이다. 그런데, 오늘 아이 방에서 키보드는 온데간데없다. 서랍 속에 처박혀 있다. 아이가 얼마나 오랫동안 타이핑할 일이 있다고. 아무리 좋은 물건도 쓰는 사람이 제대로 써야 한다. 아직 우리 아이가 사용하기엔 이것은 그냥 좋아 보였던 ㅡ 칠 줄 모르는 피아노를 산 것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욕망의 표현밖에 안 되는 물건이다'를 블친 <사랑>님의 갈굼으로 수정함^^)색도 표면도 보드라운 최첨단 물건이 처박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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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골때리는 주장이지만 대책은 맞는거 | 왜 사회는 2021-04-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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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이반 일리치 저/허택 역
느린걸음 | 2014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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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런드 러셀과 스톼일이 비슷한 인물이다. ‘이반 일리치(1926~2002)’. 보수에는 저격수로 통하고 진보에서는 너무 앞서가서 가까이하기엔 불편했던 인물이다. 1951년 로마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가난한 사람과 함께 지냈지만, 교회에 대한 비판으로 마찰을 빚다가 1969년에 사제직을 버렸다. 이후 세계 여러 곳을 떠돌며 강연과 저작 활동으로 가장 급진적인 사상가’ ‘위대한 사상가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1982년에는 『젠더』라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는데, 남성의 노동과 여성의 노동은 따로 있다는, 기존의 여성해방운동과는 전혀 다른 견해의 책 한 권으로 언론계나 평론계의 비방과 함께 주류 출판사에서 외면받게 되고, 이 책이 미국 주류 출판사에서 펴낸 마지막의 책이 되었다. 50대 중반부터 얼굴에 난 혹으로 고통을 받지만, 그의 주장처럼 병원 진료를 거부한 채 수양으로 고통을 참고 이겨내다 2002년 독일 브레멘에서 타계했다.

 

긴 그의 이력을 독후기에서 줄이느라 힘들다. 지금까지 만났던 책과 달리 책의 끄트머리에 있기 마련인 저자 연보가 독특하다. 저자가 출간한 책이나 굵직한 이력들을 설명한 글 자체가 하나의 짧은 평론처럼 되어있다. 위의 젠더라는 책도 읽어보지 않았지만 짤막하게나마 적어볼 수 있는 것도 이 연보에 담긴 글 때문이다. 두껍지도 않은 책에서 연보만 20쪽 분량이다.

 

난 이 책을 처음부터 찾지 않았다. 현대 산업사회의 문제를 평하는 책을 읽게 되면 고전처럼 만나는 인물이 이반 일리치여서 그의 대표적인 『학교 없는 사회』나 『공생의 사회』를 찾았지만, 모두 절판 품절이었다. 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검색에서 처음 만나는 것 중 싸고 알찬 거부터 찾은 거다.

 

지금 시대 자동차를 버리고 자전거를 타라(『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몸이 아파도 병원 신세 지지 마라(『병원이 병을 만든다』), 학교에 다니지 말라(『학교 없는 사회』)고 한다면 정신줄 내려놓은 사람이다. 일리치는 이렇게 떠들고 다녔다. 세 가지 주장에 관한 책 중 국내에 절판되지 않고 살아남은 책은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한 권뿐이다. 이 책은 얇지만, 그의 주장을 충족할 만큼 생산물과 학교와 병원에 대한 그의 주장이 담겨 있다. 종합판일까. 앞선 주장에 관한 책을 모두 출간한 다음 마지막으로 1978년에 이 책을 내었다.  그의 이전 저서를 읽어보지도 않고도 그의 저서에 대해 이처럼 적어낼 수 있는 것이 (다시 말하지만) 이 평론 같은 연보 때문이다.

 

한 번 더 종합판일까'를 적어보자. 앞선 그의 저서에서 주장(자전거, 병원, 학교)이  현대화된 산업사회 제도와 관행에 대해 질색이었다면, 이 책은 대책까지 든 것 같다. , 이 시대 자율은 무너지고, 기쁨은 사라지고, 욕구는 좌절되는 과정에서 전문화된 산업적 도구를 대신한 자율적 도구로, 합리적 정신과 부정의 능력으로 이들에게 저항하여 새로운 종류의 분배를 외치고 참여해야 한다고 한다. 시장 의존을 영구화하는 전문가 권력을 허물어 내고 기업과 전문가가 만든 상품(상품, 의료, 교육)으로부터 혜택을 가장 적게 누리는 사람에게 그 가치를 가장 크게 부여하는 가치 평등' 말이다.

그런데, 오래전의 그의 비판이 그 당시도 그랬지만 지금은 더더욱 먹힐 주장은 아니겠다. 미친놈이란 소리를 듣겠지. 다만 그의 대책, 공존을 위한 분배의 정의는 이제는 많은 이가 고개를 끄덕이지 않나. 그러니깐 그의 통찰이 제대로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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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듬뿍 받으시고 건강하셔야 됩.. 
저도 번역자를 중심으로 책을 읽는 경.. 
어렵고 무거운 책만 골라 읽으시네요... 
역시 이번에도 제가 모르는 책 ㅎㅎ.. 
좋은 책과 함께 즐거운 연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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