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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불면 날아갈
멀어져간~ 사람아 | 후 불면 날아갈 2021-12-1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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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안녕~”

느지막이 방에서 나온 딸이 인사를 건넨다.

 

 

오래전부터 우리 부부는 딸아이가 혼자 자길 희망했다.

투덜대고, 동생을 괴롭히고, 따로 다시 안아달라 보채는 행동에 버거워했던 우리였다. 딸이 보내는 사랑 고픈 신호에 누나가 양보해라’ ‘다 커서 왜 그러니’ ‘공감력이 부족해라며 때로는 회초리를 들어가며 힘들어했다.

 

언제쯤 혼자 자게 될까.

잠자리에 누울 때면 엄마 품을 찾고, 비비고, 동생을 밀치면서 엄마를 힘들게 했던 딸아이. 비싸게 꾸며놓은 침대며 커튼, 책걸상이 가구점 광고지 속 인테리어 사진처럼 우리에게 다른 공간이었던 딸아이 방. 그렇게 3년 동안 비어 있던 이 공간에 딸은 들어갔다. 그 누구보다 코로나와 밀접했던 딸은, 이 공간에서 낮을 즐기고 저녁을 보내며 밤을 견디었다가, 낮을 즐기고 저녁을 즐기고 밤마저 즐기게 되었고.........엄마와 아빠는 늦은 밤과 이른 새벽그렇게 딸아이 방을 마주쳐 들락거렸다. 

허 참~그냥 자지, 뭐하러 자꾸 디다 보노~”

 

 

“ 곁에서 ..... 짧데이~  한 순간이데이~”

아이들이 앵겨들어 힘들어할 때면 아내는 내게 이렇게 말을 했었는데........

.

.

.

큰 방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려온다.

두 사람이 치는 듯 빠르게 섞이더니

이내, 하나의 반주만 들려온다.

 

딸은 다시 또 자기 방으로 갔고,

아내만 그 방에 남아

어설픈 손가락을 움직이나 보다.

 

한순간이다.

자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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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클래식 듣는 남자야~ | 후 불면 날아갈 2021-12-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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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좀 하자~"

아내가 모든 창을 다 열어젖혔다.

외투를 껴입고,

음악을 틀고,

블롴놀이다.

 

시래기 된장국에 밥을 말고 아메리카노로 입가심하지만,

스파게티에 깍두기를 먹지만,

나도 클래식을 듣는다.

 

클래식,

딱 이것 하나 듣는다.

딱 이맘때만 듣는다.

싸하게 차가운 겨울.

이왕이면 늦은 밤이면 더욱 좋고.

눈이 내리면 더욱더 좋고.

 

아내와의 연애 시절 겨울날,

차 안에서는 자동으로 흘렀던 음악.

 

다 좋지만,

중간쯤 봄날의 꿈

마지막 거리의 악사’.

피아노 전주가 특히나 좋다.

 

디스카우목소리에 무어의 반주.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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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31'을 들고~ | 후 불면 날아갈 2021-11-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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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이 가게가 생긴 후로 가끔 아이스크림을 사 들고 집에 든다. 가끔이다. 한 달에 두어 번. 자주 이러면 애들 버릇 나빠진다. 그나마 이렇게 사게 된 것도 퇴근길에 가게가 들어서면서부터다. 눈에 띄지 않았으면 들고 퇴근할 생각도 하지 못했을, 난 무늬만 아빠다. 내가 마실 소주, 막걸리만 챙길 생각을 했지.

 

현관문을 열면 습관처럼 오는 아이들이 손에 든 분홍색 가방을 보고는 난리다. 없어보이게. 어제먹던 그것처럼 자연스러워야지. 촌스럽게...... 뺐듯이 달려든다.

 

이름에 왜 ‘31’을 붙였을까. ‘엄마는 외계인’ ‘체리 쥬빌레’ ‘슈팅 스타’...... 아이스크림맛 통의 갯수가 절대 서른 한가지는 아니다. 맛을 표현한 이름은 실제 맛과는 전혀 상관없이 그냥 있어보이고 ‘31’이란 가게 이름도 있어보이긴 하다.

 

은퇴 후 만약 가게를 하나 한다면 이 아이스크림 가게를 하자.

 

아이스크림이다. 조리 해야 하는 상품이 아녀서 갖춰야 할 자질구레한 것이 비교적 없다. 자리는 형식상 테이블 두서너 개 두면 된다. 웬만하면 다 들고 나간다. 보이는 냉동고에서 달라는 대로 분홍그릇에 국자로 퍼서는 분홍숟가락 하나 걸쳐주면 끝이다. 밑반찬도 필요 없다. 배달도 안 한다. 무엇보다 아이스크림이라 상하지 않는다는 거. 유통기한이 최소 2년 이상이다. 2년 안에 팔면 되는 거다.

 

주말엔 가게를 닫아보자. 업계 최초로 주 5일제다. 게을러서 알바를 둔다면 이익을 공유하고 나눠보자. 그래도 가게는 유지가 될 거다. 경쟁자 없는 워낙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 더하기 ㅡ 한 집 건너 주유소처럼 우후죽순 지점을 두지 않는 ㅡ 지점들 상권 보호에 특히 신경을 쓰는 가게다.

 

그냥 끄적끄적 해본다. ㅋㅋ

떡 들어간 게 있던데 이름을 모르겠다.

무슨 이름이 하나같이 어려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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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 후 불면 날아갈 2021-10-1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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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 따시고 배부르면 땡이다.

일찍 먹은 저녁에 노트북을 펼쳐본다.

 

차가워진 날씨는 온종일 우리 가족을 집구석에 머물게 했다.

 

가족은 무언가를 해야 했지만, 그 무엇도 하지 못했다.

캠핑도, 나들이도, 처갓집 방문도.

 

부른 배를 쓸면서

아내는 자고,

아이들도 자고,

나는 블롴 놀이다.

 

  어느 순간부터 주말이면 나는 요리를 한다. 요리다. 반찬이 아니다. 반찬은 멸치무침, 호박무침, 계란찜, 된장찌개 머 그런 것이리라. 요리는 탕수육, 갈비찜, . 머 이런 것이리라.

오늘 저녁은 부대찌개다. 어제는 갈비탕. 쉽다. 하고자 하는 게 어려울 뿐이다전 주에는 제육뽂음, 그 전에는 갈비찜. 쉽다. 시작이 어려울 뿐이다. 전 전 주에는 연어회, 연어 샐러드였다. 쉽다. 의지가 부족할 뿐이다. 하고자 하면 정보로통신이  다 갈켜준다.

 

마약 같은 부대찌개.

아내는 자고,

아이들도 자고,

나는 책,

나는 블롴 놀이.

 

행복하다.

행복이 뭐 있나.

다 보내버리는 거쥐~

 

부대찌개.

매일 먹일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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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밀접거시기 | 후 불면 날아갈 2021-10-11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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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휴대폰은 집에 '반드시' 두고서 시원하게 드라이버를 다녀왔다. 왕복 40키로의 거리를 4시간을 다녀왔다.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서……. 비 내리는 낙동강변을 거닐고, 커피를 마시고, 쓰레기를 뒤지는 잘생긴 유기견을 보며 어찌하오리까잠시 생각도 하며…….

 

지난 화요일부터 아들과 아내는 자가격리자가 되었다. 아들의 어린이집 같은 반 아이 중 한 명이 걸렸다. 같은 반 아이 7명 모두 밀접거시기가 되었고 스스로 자가격리를 못 할 어린아이들이라 엄마들도 자동으로 자가거시기가 되었다. 우리 가족을 비롯한 같은 반 아이들과 가족들 모두 음성으로 판정을 받긴 했지만, 지금껏 동네에 다녀간 사람은 있어도 확실히 찐자는 처음인 작은 동네인지라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자녀 둘이 있는 그 집은 아이의 누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확실히 찐자가 되었다. 그 집 누나만 음성이다. 그런데 그 아이 누나가 딸아이와 이름이 똑같았다. 당일 아내는 전화를 50통을 넘게 받아야 했다. 확인차, 걱정차 받은 전화 중에는 묘한 사회적 압력을 느낄 수 있는 전화도 있었다. “어머 그러면 가령이도 당분간은…….” 딸아이는 밀접거시기, 자가거시기 가족인 관계로 학교와 학원을 못 가고 있다. 이 세세한 이야기는 어린이집 선생님이 신상을 말해버린 결과로 내가 아는 것이다.  문제다. 푸코가 말하는 사회의 보이지 않는 감시체계이며 규율의 권력인 것인지도 모른다. 학원은 별 규정을 하지 않는데 주변 사람들이 먼저 나서서 묘한 압력을 넣었다.

나는 묵묵히 출퇴근했다. 6살짜리 밀접거시기는 퇴근하는 아빠에게 어김없이 달려들어 안기는데 아빠는 자가거시기로 규정하지 않았다. 성인이 아닌 다음에는 격리가 안 된다. 꼬맹이가 있는 집은 가족모두 자가거시기로 규정되어야 앞 뒤가 맞겠다.

 

나라에서 박스떼기로 먹거리를 잔뜩 보내왔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는가 보다. 나는 마트 심부름, 쓰레기 심부름을 평소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아내는 앱으로 증상과 온도를 전송하고 자연휴양림을 검색한다. 금요일까지다. 해제되는 날 산으로 튄다.

 

 

오랜만에 ....노래......시원하게......<유토피아>(출처 유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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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때문에 | 후 불면 날아갈 2021-08-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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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낮술을 마시고 낮잠을 자고 난 이 시간. 주말의 상념을 기록하는 호기를 누려본다. 시시각각 새로운 글이 올라오는 공간이 오늘은 유달리 조용하다. 다들 내리는 비 시간을 느끼며 책에 빠져있는지 조용하기만 한 블롴.

 

강함과 약함이 불규칙하게 반복되어 내리는 비는 가족을 이렇듯 무료하게 만든다. 아내가 둘째를 낳은 오늘을 기념하여 우리는 정해지지 않은 어느 장소에서의 하루 캠핑을 계획했지만, 이 같은 비로 인해 갇혀서 각자가 자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 이제 각자가 자기 시간을 갖는 것이다. 아이들이 컸다.

 

5년 전 아들의 출생신고서를 적으면서 출생지를 작은방으로 기록했던 기억. 출산은 병이 아니라며 집에서 그냥 낳은 아이. 지나서 생각하면 참으로 무모했던 5년 전 오늘. 누구의 생일은 곧 낳아준 이가 사망한 날일 수 있었던 시대가 그렇게 오래전 이야기가 아니다. 이 세상 사람은 모두가 어미의 새끼들이다. 아들의 생일이기 이전에 아내가 수고한 날이다.

 

현관문을 연신 열어보는 아들.

발 늦은 생일 선물.

변신 합체 헬로카봇.

내리는 비 탓을 하며 달래보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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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올때면 | 후 불면 날아갈 2021-07-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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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건물은 초기 용적률에 맞춰서 건축 허가를 받는다. 그런 다음 바닥면적이 부족할 경우 소위 말하는 달아내는 작업을 한다. 이런 편법은 도심보다는 외진 공장들이 많이 저지르는데 처음 허가받을 때 외엔 재점검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렇게 달아낸 작업의 한 면의 공간은 내부가 되고 그러면 건물의 빗물받이 시설물이 내부로 들어오는 꼴이 된다. 회사의 건물은 크게 두 동으로 되어있고 한 동의 뒤편이 이렇게 되어있다.

 

지난 며칠 엄청나게 퍼부었던 비로 공장 외부의 우수 시설이 용량을 감당하지 못했다. 내부에 있던 우수 조에서 관을 타고 떨어지는 물이 고스란히 현장으로 벌컥벌컥 뱉어냈고 순식간에 물난리가 났다. 다행인 것은 그나마 중요한 시설물이 놓인 곳이 아니었다는 것이고 발목 정도에 그쳤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개고생했다. 실제 크고 작은 빗물 오바이트는 심한 비가 올 때면 바짝 긴장할 정도로 매년 고질적인 일이다.

 

이날 언뜻 스친 생각은 내부에 있는 우수 조에 배수펌프를 박아놓고 필요할 때 끄고 켜고 하면 될 일이다싶었다. 다음날 사장한테 제안했다. 왜 이 생각을 못 했는지, 우리가  그동안 바보처럼 살았다고. 그러나 언제 집행할지 모르겠다. 회사는 소기업이지만 집행은 대기업이다. 속도가 생명인 소기업이 이것저것 얼마나 따지는지........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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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자본을 정지시켰다. | 후 불면 날아갈 2021-05-02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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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1주일. 세계 경제라는 그럴듯한 이름, 세계화된 자본주의 위력을 그대로 맛본 1주일

 

우리 회사는 자동차 자동변속기(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변속을 시켜주는 부품)부품을 주로 만든다. 오래전부터 회사는 앞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내연기관을 대비하여 전기차 쪽으로 미래의 일거리를 모색했다. 개발팀이 의뢰받은 도면을 들고 오면 기술을 가진 나는 그 도면에 맞도록 부품을 가공해 주었다. 수 없이 많이. 이러한 노력이 쌓이고 쌓여 국내 대기업에 업체등록도 하게 되었고 그중 많은 부분을 우리가 담당하게 되었으며 점차 부품의 수량이 올라가고 자연 매출도 올라가게 되었다. 물론 신뢰도도.

 

그런데, 다른 부품과 조립되고 대기업을 거쳐서 세계적인 완성차 공장으로 가 있던 어느 자그마한 부품에서 결함이 발견되었다. 차량제조품은 일반제조품과는 다르다.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올 정지. 모든 이동 정지였다. 곧 바로 현지 3자 기관을 통해 전수 검사, 국내 조립품과 단품들 모두 검사가 시행되었다. 매일 09시 북미, 중국, 한국이 모여 회의를 하고, 다시 15시에 국내 대기업을 비롯한 관련 회사가 모여 회의를 하게 되었다. 발생원인에 대한 자료, 발생의 시점(lot 추적). 이 시점이 외국에서는 중요했다. 그들(북미)에게는 검사된 제품만 받으면 되는 것이었으며, 대신 조립된 차도 뜯어서 확인해야 하는 것이 큰일이기 때문이었다. 영어 통역사를 고용해야 했고 이 사람에게 이 분야에 대한 기본용어와 시스템에 대해 이해도 시켜야 했다. 국내 대기업 담당자도 1주일을 같이 상주하면서 같이 도우며 최대한 일이 더 커지지 않도록 막아야 했다. 결국, 부품의 결함은 가공하는 공구의 손상이 있었고 손상은 작업자의 실수(휴먼 에러)였으며, 그 시점이 작년 11월경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의 수첩에 그것이 기록되어 있었다. 나의 수첩, 나의 글씨도 사진이 찍혀 세계로 뻗어 나갔다. ㅋㅋㅋㅋ 결국 조립된 차까지 뜯어서 확인하는 결론으로. 다행히 차에는 없었다.

 

이 자그마한 부품의 그 부분이 국내 여러 회사를 거쳐서 북미와 중국 완성차 공장까지 가는 동안 어떻게 필터링 하나 없었는지 초기 개발단계부터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어쨌거나 결함 부품의 귀책은 우리 회사였고 우리는 이 모든 선별비용과 결함 부품이 조립된 완성품의 변상비용, 조립된 차를 뜯는 비용, 그리고 완성차 조립일정에 차질 없도록 검사된 부품을 비행기를 태워서 보내는 비용까지 모두 클래임을 맞을 것이다. 다만 바란다면, 조립 완성품을 보증하고 필터링 하나 없이 세계로 보낸 국내 대기업의 책임도 일정 부분 있어 보이니, 최대한 작게 맞기를 바랄 뿐이다. 최소 억 단위다그들에게 억은 ~이지만 우리에게 억은 억 소리나는 거다.

 

어제, 사장은 앞으로 이 건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은 쥑이삔다고 했다. 그러나 부서 팀짱이 모두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너도나도 구멍이 뻥뻥 뚫려있는 것이 다 드러났다. 개발부터 미흡했고, 휴먼 돌발을 예상하지 못한 생산하며, 검출을 하지못한 품질까지.

 

경남 귀퉁이에 자그마한 우리 회사가, 내가, 몇 명의 작업자가 세계 굴지의 완성차 조립라인을 세웠고, 출하를 멈추게 했다. 자본을 정지시킨 것이다. 음ㅎㆍ하하하핳. 대책을 논의하고 자료를 준비하는 그들에게는 이것이 그들의 고유 업무였다. 때로는 웃기도 하고. 그러나 이 결함 부품을 만들었던 생산팀짱인 나는 10년이 빨리 늙어 버렸다. 물건이 사람잡은 1주일. 대단한 세계화. 노동자는 파업으로 자본을 멈추게 할 수 있고 불량으로도 자본을 멈추게도 할 수 있구나. 정말 힘들었던 1주일.....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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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몇가지. | 후 불면 날아갈 2021-04-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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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거실의 풍경이다. 아내의 공장 작업장. 며칠 가나 했지만, 1주일이 흐르고 작업장은 거실의 공간을 점점 넓히고 있다. 하얀 콘넥트에 전선을 꼽으면 딸깍하고 꼽히는 그 맛이 은근히 중독성이 있단다. 눈으로는 장금이드라마를 정주행 한다며 휴대폰을 작업대위에 올려놓고서. 주중에 어느 정도의 작업량을 들고서 팀장한테 검사 받았다던데 국가고시 보는 만큼 떨렸다고 한다. 아내가 하루 얼마나 하는지 대충 짐작하면 5천원도 안되는 느린 손놀림이다.“차라리 하던 독서를 해라아내는 러셀의 『결혼과 도덕』 오랫동안 쥐고 있다. “돈 받으면 한턱 사라. . ㅋㅋㅋ

 

간혹 책 기다림이 고픈 책이 있다. 『고바야시 다키지 선집 3권』 이 오랫동안 무소식이다. 윗지방에서 내려온 지 3일이나 지났는데도. 오늘은 올 거라며 오가며 현관에 신경이 쓰였다. 배송문자가 먼저 오는 걸 알면서도. 잘 찾지 않는 책이라 결재 후 출고까지도 오래 걸리더니 지방까지 내려와서도…….

 

어제는 치아가 안 좋으신 장인어른이 예약된 치과 진료와 함께 틀니를 새로 바꾸셨다. 자식 된 도리로 새틀니 비용을 다 해야겠지만, 반 정도는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2백을 챙겼다. 또 빈손이면 안 될 것 같아 족발을 사들었다. ㅋㅋㅋ 죽을 드셔야 하는 걸 알면서도 그냥 족발이다. ㅋㅋㅋ 며칠 후에 틀니를 끼우게 된다는데 아버님 오늘은........ 제가 담에 맛난 거 사드리겠슴돠장인어른 왕따하고 모두 맛있게 먹었다. 장모님이 족발을 좋아하신다.

 

깨톡이 왔다. 선물 깨톡. 생일이 지났지만 처형이 보냈다. 예스 도서 상품권 10. 설날 세배하듯 큰절 동영상 보냈다. 보수꼴통 처형과 빨갱이 내가 만나면 으르릉 싸우지만, 술을 좋아해서 언제나 서로를 보고파 한다. ㅋㅋㅋ

 

책상 위에 책을 막 쌓아둔 것 같아도 나름 구분이 되어있다. 왼쪽엔 읽기 전, 오른쪽 손 가는 곳엔 독후기 대기, 저 멀리 아래 위에는 이 과정이 지난 것들. 그런데 왼쪽에 한 여인이 계속 슬픈 눈으로 보고 있는 책이 있다. 서평단 선정 책 『난설헌』. 이야기책이지만 역사 인물에 관한 것은 좋게 읽는 분야라 잘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게 너무 힘이 든 책이다. 4월 첫 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회사와 집을 오가며 들고 다녔지만, 겨우겨우 읽은 쪽수가 50쪽 정도다. 도저히 읽어내지를 못하겠다. 나름 분석해보면 이야기책이라 꼭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츠바이크와 다키지를 너무 잘 읽었지 않았나. 글이 너무 보드랍고, 순수하고, 유하고, 감성적이고, 아름답고, 천천히, 느긋해서 그런 것 같다. 머리는 읽지만, 가슴이 거부하는 것인지. 가슴은 읽지만, 머리가 거부하는 것인지. 서평단 책이라 꼭 읽어야 했기에, 그러나 도저히 읽어내지를 못했기에 좌절하고 힘들어하는 내게 아내가,

내려놔라

서평단 책인데. 리뷰

째라~”

그럼 예스에 찍히는데~”

몇 달 후에 읽히면 그때 써라

그라까

오늘도 새벽에 몇 장 읽어보려다 내려놔야 했다.

 

난설헌

최문희 저
다산책방 | 2021년 03월

 

어제는 책과 처가를 오가며 하루를 보냈다. 조금 있으면 아들놈부터 눈을 비비며 내방 문을 열어 아빠 안녕히 주무떼셰요~“ 할 것이다. 그러고는 ebs 유치원 방송을 볼 것이다. 그담은 딸아이가, 그리고 아내는 또 새벽에~ 으이구 골방 냄새야그때부터 이 느긋함과 생각의 자유도 어느 순간 사라지고 지지고 볶고 부대껴야 한다. 오늘은 또 얼마나 어떻게 비벼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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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고 있고, 할 수 있다는 것. | 후 불면 날아갈 2021-04-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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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조금 전부터 자고 있다. 아내는 그것을 알려주마를 시청하고 있고……. 나는 지금 끄적이고 있다.

 

아침부터 부산했다. 딸아이의 심부름으로, 또 아들내미 데려주고 데려오느라 길 건너 주민센터만 5번을 들락거렸다. 다시 또 아내의 심부름으로 택배를 보내기 위해 집에서 조금 아래에 있는 우체국을 가야 했다. 물론 헛걸음이었다. 요즘 토요일은 웬만하면 다 문을 닫는데 우리는 아직 옛날을 사는 것인지 깜빡하는 거다. 해서 오늘 오전은 책 좀 읽을라 궁디를 깔면 일어나야 했던 그런 날이었다. 아들을 데려다주며 주민센터 도서관엘 잠시 앉았는데 전에 없이 내가 볼만한 책이 좀 눈에 들어왔다. 여유 생기면 애용해 보련다.

 

아내는 지금 그것을 알려주마를 보고 있고 손으로는 요상한 것을 만들고 있다. 딸아이 친구의 엄마가 공방이라고 하는 걸 잠시 하다가 이제는 이 되었다는데, 오늘 놀러 왔다가 그 물건들을 들고 왔고 재밌다고 쪼물딱 거리고 있는 중이다. 소위 알바? 가내공업? 집에서 하는 돈벌이? 아무튼, 양 끝이 단자로 되어있는 전선 세 가닥을 연결하는 것인데 연결된 한 줄이 40원이란다. 25개를 한 묶음으로 만들면 1,000원인가. 텔레비전에 들어가는 전선 가닥이란다. 이런 일도 서로 하려고 하고, 없어서 못 하고, 급을 알아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 손 빠르고 많이 하는 사람은 백만 원도 더 번다고. 본격적으로 하려는지……. 손도 느린 사람이……. 얼마나 하려는지……. 취미로 뭐를 배워보겠다고 시작은 대단한 아내지만, 시간이 지나면 틀림없이 흐지부지될 게 뻔한 아내이기도 하다.  빵 만들기도, 그림도, 퀼트도, 붓글씨도, 바느질도. 취미로 뭐를 한답시고 사다 놓은 것들은 먼지만 쌓여간다. 지금 거실은 온 천지에 전선가닥과 부자재가 깔려있다. 으이구. 딱 2~3회에 모른척 흐지부지 각이다.

 

요즘 아무나 잡고 들려주는 노래가 있다. 나에게는 최신 노래요, 최근에 반한 노래다. 요즘 노래답지 않게 영어 하나 없이 좋은 노랫말이다. 가수는 이쁘고 국보급 미성을 지녔다. 들려주고 싶다. 블롴에 동영상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자유로움 하나 추가다.

 

<출처 : 너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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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듬뿍 받으시고 건강하셔야 됩.. 
저도 번역자를 중심으로 책을 읽는 경.. 
어렵고 무거운 책만 골라 읽으시네요... 
역시 이번에도 제가 모르는 책 ㅎㅎ.. 
좋은 책과 함께 즐거운 연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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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2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