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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개소리일 수도 | 왜 사회는 2021-12-1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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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개소리에 대하여

해리 G. 프랭크퍼트 저
필로소픽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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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똥, 그리고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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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라는 단어를 이렇게 편하게 적어보는 공간이 또 있을까. 제목의 개소리가 무슨 다른 차원 높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나 했다면 오해했다. 말 그대로 개소리에 대해서다.

 

저자는 이 개소리를 논함에 있어 논문이나 저서에서 그 의미를 찾지 않는다. 단지 <옥스포드 영어사전>을 참고하여 bullshit 나눈 다음, 의미없고 공허한(bull) (shit)소리가 개소리라고 한다. 공들이지 않은, 그냥 싸지르고 보는 소리다. 개소리를 이렇게 분석하면서 거짓말과도 비교하는데 적어도 거짓말은 진실을 염두나 해두기에 격이 다르다고 본다. 그럴듯하다. 거짓도 진실도 의미 두지 않고 그냥 싸 지르고 보는 소리. 이 때문에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훨씬 더 진리의 적이라는 것 같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 개소리가 참 많이 들리긴 하다. 이런 개소리에 대해서 왜 개소리를 하십니까?”라고 따져봐야 의미 없다고도 책은 말하는 것 같다. 그냥 싸는 소리이며 그 싸는 이유는 본인의 무지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그 무지함에도 불구하고 공인된 그 사람은 사회적 요구 때문에 그냥 또 개소리를 하게 된다고 말하는 것 같다. 한발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퍼진 회의주의가 개소리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으며, 이는 곧 문제에 대한 진상파악과 객관적 탐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치 있다는 믿음을 무너트린다는 것에 그 심각성이 있다고 저자는 말하는 것 같다. 실체 없는 것들의 향연. 정확히 알지 못하면 침묵하라. 듣고 보니 참 그럴듯하다. 내한테 하는 소리다. 그런데 저자는 마지막을,

 

우리 본성은 사실 붙잡기 어려울 정도로 실체가 없다. 다른 사물들에 비해 악명 높을 정도로 덜 안정적이고 덜 본래적이다. 그리고 사실 이런 한, 진정성 그 자체가 개소리다. (본문 마지막 67)

 

저자가 철학자다. 그리고 책도 철학책으로 분류되어 있다. 개소리를 이렇게 분류하고 분석하면서 뭔가 실체의 진정성을 찾자는 말을 한 듯 한데.........결국, 우리 본성 자체가 실체가 없다나 뭐라나. 이런 막판에 다 무너지는 개소리를 봤나. EC!!!

 

(진정하고)저자는 우리 사회가 거짓말보다 개소리에 대해 왜 더 관대한지 독자에게 숙제를 냈다. 덩달아 해제를 쓴 교수님도 해제의 어디까지가 개소리이고 어디까지가 개소리가 아닐까? 라며 숙제를 냈다. (머리 아푸그럼 나도 이 공간을 빌어 숙제 하나 내자.

 

ㅡ 지금까지 볼 때, 내년 대선판은 개판일까? 아닐까

 

)

1. 책을 읽고 나니, 우리 사회 확실한 개소리는 보이게 된다.

2. 밑줄 친부분, ‘~것 같다의 표현은 저자의 다 무너지는 마지막 문장 때문에 제대로 읽었는지 몰라서 한 표현이다. 그리고 나 또한, 개소리를 하는 것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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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들] 가르치시라 | 왜 사회는 2021-12-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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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장면들

손석희 저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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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앵커브리핑을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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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말해서 무엇 하랴!

 

책은 손석희의 최근까지 이야기다. MBC를 떠나고 더욱 우리에게 그 존재감을 드러냈던 jtbc, 그리고 최근까지의 일이다.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시장의 논리에 휘둘릴 수밖에 없었던 언론사와 그의 역할, 그리고 그 뒷이야기가 고스란히 들었다.

그가 그립다면, 그리고 저널리스트로의 그가 가졌던 품위교양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시라. 그가 추구했던 어젠다 키핑’, ‘합리적 진보’, '뉴스의 품위'를 배울 수 있으니. 그리고 tv속 정갈한 그를 그대로 문장에서 느낄 수 있으니.

또 하나, 한 번 잡고 완독으로 내리읽였다면 믿겠는가? 에세이가 흥미진진하기까지.....다음 페이지가 궁금한, 무협 에세이.(?)

 

손석희는 다시 실무로 돌아갔다.

스스로의 만족인가?  

 

아니라면,

다시 가르치시라.

 

우리 사회

아직은 

그래도

끝까지

기레기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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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골때리는 주장이지만 대책은 맞는거 | 왜 사회는 2021-04-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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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이반 일리치 저/허택 역
느린걸음 | 2014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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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런드 러셀과 스톼일이 비슷한 인물이다. ‘이반 일리치(1926~2002)’. 보수에는 저격수로 통하고 진보에서는 너무 앞서가서 가까이하기엔 불편했던 인물이다. 1951년 로마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가난한 사람과 함께 지냈지만, 교회에 대한 비판으로 마찰을 빚다가 1969년에 사제직을 버렸다. 이후 세계 여러 곳을 떠돌며 강연과 저작 활동으로 가장 급진적인 사상가’ ‘위대한 사상가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1982년에는 『젠더』라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는데, 남성의 노동과 여성의 노동은 따로 있다는, 기존의 여성해방운동과는 전혀 다른 견해의 책 한 권으로 언론계나 평론계의 비방과 함께 주류 출판사에서 외면받게 되고, 이 책이 미국 주류 출판사에서 펴낸 마지막의 책이 되었다. 50대 중반부터 얼굴에 난 혹으로 고통을 받지만, 그의 주장처럼 병원 진료를 거부한 채 수양으로 고통을 참고 이겨내다 2002년 독일 브레멘에서 타계했다.

 

긴 그의 이력을 독후기에서 줄이느라 힘들다. 지금까지 만났던 책과 달리 책의 끄트머리에 있기 마련인 저자 연보가 독특하다. 저자가 출간한 책이나 굵직한 이력들을 설명한 글 자체가 하나의 짧은 평론처럼 되어있다. 위의 젠더라는 책도 읽어보지 않았지만 짤막하게나마 적어볼 수 있는 것도 이 연보에 담긴 글 때문이다. 두껍지도 않은 책에서 연보만 20쪽 분량이다.

 

난 이 책을 처음부터 찾지 않았다. 현대 산업사회의 문제를 평하는 책을 읽게 되면 고전처럼 만나는 인물이 이반 일리치여서 그의 대표적인 『학교 없는 사회』나 『공생의 사회』를 찾았지만, 모두 절판 품절이었다. 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검색에서 처음 만나는 것 중 싸고 알찬 거부터 찾은 거다.

 

지금 시대 자동차를 버리고 자전거를 타라(『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몸이 아파도 병원 신세 지지 마라(『병원이 병을 만든다』), 학교에 다니지 말라(『학교 없는 사회』)고 한다면 정신줄 내려놓은 사람이다. 일리치는 이렇게 떠들고 다녔다. 세 가지 주장에 관한 책 중 국내에 절판되지 않고 살아남은 책은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한 권뿐이다. 이 책은 얇지만, 그의 주장을 충족할 만큼 생산물과 학교와 병원에 대한 그의 주장이 담겨 있다. 종합판일까. 앞선 주장에 관한 책을 모두 출간한 다음 마지막으로 1978년에 이 책을 내었다.  그의 이전 저서를 읽어보지도 않고도 그의 저서에 대해 이처럼 적어낼 수 있는 것이 (다시 말하지만) 이 평론 같은 연보 때문이다.

 

한 번 더 종합판일까'를 적어보자. 앞선 그의 저서에서 주장(자전거, 병원, 학교)이  현대화된 산업사회 제도와 관행에 대해 질색이었다면, 이 책은 대책까지 든 것 같다. , 이 시대 자율은 무너지고, 기쁨은 사라지고, 욕구는 좌절되는 과정에서 전문화된 산업적 도구를 대신한 자율적 도구로, 합리적 정신과 부정의 능력으로 이들에게 저항하여 새로운 종류의 분배를 외치고 참여해야 한다고 한다. 시장 의존을 영구화하는 전문가 권력을 허물어 내고 기업과 전문가가 만든 상품(상품, 의료, 교육)으로부터 혜택을 가장 적게 누리는 사람에게 그 가치를 가장 크게 부여하는 가치 평등' 말이다.

그런데, 오래전의 그의 비판이 그 당시도 그랬지만 지금은 더더욱 먹힐 주장은 아니겠다. 미친놈이란 소리를 듣겠지. 다만 그의 대책, 공존을 위한 분배의 정의는 이제는 많은 이가 고개를 끄덕이지 않나. 그러니깐 그의 통찰이 제대로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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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벚나무는 버텼다. | 왜 사회는 2021-03-2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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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나오미 클라인 저/이순희 역
열린책들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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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지구 온난화에 대한 지식은 다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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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제껏 알고 있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모든 지식을 죄다 버려야 한다.”

 

상기 문구에 어느 정도 내가 그러했다. 그동안 접해왔던 기후 변화에 관한 책은 옛것을 바라고, 좀 덜 만들고 덜 쓰자, 그래서 우리 과학이 우리를 이만큼 풍요롭게 했으니, 이 지구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연구 중이라 희망을 품어보자는 그런 책이었다면, 이 책은 불편한 그 진실을 그대로 까발리는 책이다. 그녀가 까발리는 진실에는 자본에 기생하는 과학이나, 여러 환경단체들도 포함되어 있다. (여타 기후 변화에 관한 책의 저자들도 알면서 용기없음에, 까지 못했을 수도 있고. 실제 그들의 싱크탱크들은 그들의 이기에 반하는 사람에게 가할 테러도 연구하고 있다)

 

참으로 불편한 진실은 지구 온난화의 주역은 탄소가 아니라, 자본주의다. 우리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풍요로움은 화석 연료에 의함이라 도저히 이 연료에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다는 말을 누누이 들어왔지만, 실제로는 화석 연료에서 벗어날 방법을 똑똑히 알고 있다. <자유 시장>의 전략서에 포함된 모든 원칙을 깨부수고, 기업들의 권력 행사를 통제하고, 지역 경제를 재건하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탈환하면, 우리는 화석 연료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인간은 원래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존재라 이 <자유 시장>의 논리에 도전할 수 없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 책 끝에서 저자는 거대한 힘에 도전하는 세계도처의 성공 사례를 들어 우리 힘이 하나로 집결만 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자본주의 vs 기후

 

책에서 저자는 암울함만 전했을까. 분명 모든 것을 바꾼다 했다. 이대로 가다가 요동치는 지구로 바뀌거나. 우리 사회가 새로운 사회로 바뀌거나. 단순히 문명의 경종을 울리는 것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지구 온난화는 바로 기회!!! 오늘도 성장과 불평등을 말하는 그들을 이겨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평등주의와 공동체주의로 전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는 5년 동안 불임의 장벽을 넘어 우여곡절 끝에 출산하게 되는데, 그 과정을 책에서 녹아내었다. 인공으로 희생당한 자신의 몸이 지구와 닮았고, 나아가 신비로울 정도의 재생 능력을 가진 존재임을 깨달은 저자다. 출산과 연결된 깨달음에서 자본에 대한 저항하는 지금의 극히 작은 저항이 우리가 건설할 먼 미래의 주춧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저자의 통찰은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된 불평등, 기본소득을 위한 외침, 어느 노동자들의 파업, LH사태, 가덕도 신공항 문제 등 모든 자본과 성장에 대항하는 운동이 이 기후 운동이라는 통찰에 내가 큰 망치를 맞은 것이다. 실제 난, 이전의 이 같은 지구 기후와 관련된 책을 읽으며 일개 1명인 내가 무엇도 할 수 없음에 허탈해했다. 그저 먹던 막걸리 겉면에 포장 비닐이나 잘 뜯어서 버리며, 지구 과학자들이 어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겠거니 지내 왔던 거다. 책이 말하는, 자본에 기생하고, 자본에 또 다른 파괴의 길을 열어주고, 오염을 걷는다고 또 다른 오염을 하늘에 쏘아댈 궁리를 하는 그들에게…….

 

문득, 책머리를 들춰 본다. <토마에게>.

그렇구나. 저자는 인공을 딛고 이겨낸 아들에게 책을 바쳤다. 책은 암울이 아니라 희망이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희망을 품어보기 바란다

촉박하지만, 시간은 충분하다.

 

ㅡ 지난밤, 때아닌 돌풍과 비바람에도 벚나무는 잘도 버텼다.

<집앞 벚꽃 터널이 된 도로에서, 새벽>


 

<진해 여좌천에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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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먼저 살려야 할까?] 의료윤리, 생각하면 머리아프지만 | 왜 사회는 2021-03-2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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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누구 먼저 살려야 할까?

제이콥 M. 애펠 저/김정아 역/김준혁 감수
한빛비즈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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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꼭 한번은 닥칠만한 문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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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어느 정도 고민의 깊이가 흐지부지 관성화가 되었지만작년 초 뉴스에서 코로나를 처음 접했던 나는, 병실과 인공호흡기가 부족하다는 소식에 잠시동안은 만성환자와 중환자실이라도 특별조치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었다. 어떤식으로든 코로나 환자부터 치료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생각했었다. 만성환자들에게 주어진 치료역량을 잠시 접어두고서 짧은 시간 치료에 얻을 수 있는 사회적 효과를 생각해서 코로나 환자치료에 더 집중해야 한다 생각했던, 1년 전의 짧은 생각. 어느 것에 우선을 두었는지는 당국이 잘 알아서 판단했겠지만, 병실과 호흡기가 부족해서 대구를 돕는 다른 지역 소식이 연일 계속되었던 시기. 이 같은 고민이 겨우 일반인인 내가 기억에 담고 있는 의료윤리라는 거창한 단어로 표현되는 생각 거리였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지금의 난 흐지부지 관성화되어 하루하루 오늘을 또 살아가고 있는거다.

 

내가 했던 위와 같은, 거창하게 표현되는 의료윤리에 대한 생각 거리를 이 책은 총 6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현장 의사의 고민>, <개인과 공공 사이>, <현대의학의 문제>, <수술과 관련해서>, <임신과 출산할 때>, <죽음을 둘러싸고>. 6개로 구분된 생각 거리를 합해보면 79가지다. 이렇게 많을 수 있나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사회와 의료기술의 발전, 윤리의식의 변화를 생각하면 여기에 소개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또 그 근본 틀은 여기 중 하나에서 뻗어가는 고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저자 제이콥이 현장의와, 생명윤리의, 법의학까지 두루두루 거치면서 시대마다 지역마다 마주치는 난제들을 기록하고 직접 맞닥뜨린 경험을 따서는 전공의와 수련의들의 토론거리로 이것들을 삼았다는 것 때문이다. 아주 직접적이고 구체적이다. 실제 지난 주말 형제지간 모임에서 불멍을 하며 내가 꺼냈던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1. 처형, 환자가 수술성공률을 물었을 때 의사는 솔직히 그 성공률을 알려주는 게 맞겠습니까? 나아가 좀 더 비싸고 먼 곳에 있는 어느 병원이 성공률이 더 높다는 정보를 알려줘야 할까요? 환자가 몹시 가난해서 알려주면 오히려 그곳으로 가지 못해 더 고민할 게 뻔한데요.

2. 형님, 가령 환자의 딸이 말기 암임을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을 때 의사는 어찌해야 해야 할까요?

3. 여보, 병원 전체 말썽만 일으키는 진상 환자를 내보내도 되나? 그 환자는 투석치료환자이고 진상 이력 때문에 다른 병원에서 거부할 수도 있는데....

 

  책은 79가지의 생각 거리를 간략하게 이야기 형태로 들고 이 문제를 담고 처리했던 사례를 소개한다. 하지만 이것이 답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순수하게 독자에게 던지는 형태이다. 위의 예로 든 1번의 경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아주 손쉬운 수술만 집도하려는 의사를 생각해 볼 수 있고 그럼으로써, 정작 양질의 의료인력이 줄어들 수 있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이외에도 대통령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음을 아는 의사’, ‘진료상담 중에 환자의 범죄를 알게 된 의사등 실전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윤리와 심장과 뇌 중에서 어디까지를 정말 사망으로 보아야 할까?’, ‘가망 없는 환자에게 어디까지 공격적 치료를 해야 하나등 실제 우리가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생각 거리까지 다양하게 소개한다. 의료계통의 직업이면 자주 겪을 고민이겠지만, 일반인인 나로서는 아주 낯선 이야기도 있고 아주 살갑게 다가오는 이야기도 있다. 살면서 꼭 한 번 이상은 겪을 고민 같기도 하지만, 저어기 먼 나라에서나 할 만한 것일 수 있는 그런 것들.

 

  짧게 이어져 있는 79편을 의료 분야 종사자라면 주르륵 읽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그렇지 않은 일반인이라면 굳이 연결해서 읽을 필요는 없는 책이다. 생각날 때 펼쳐 보는 정도로 해도 된다. 여기서 꼭 하고 싶은 말은, 절대 한꺼번에 여러 편 읽어보지 말자는 것. 한꺼번에 생각하기엔 난감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고 머리가 심히 아플 것이 다분하다. 더구나 전문가인 저자도 난감해하기 마찬가지라고 하는 마당에서. 식탁에 두고서 밥상머리에서 한두 편 꺼내도 좋고, 나처럼 형제들이나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두 편 꺼내면 좋은 논쟁거리고 거나하게 술잔이 오갈 수 있겠다. 자기 전 읽을 요량으로 침대맡에 두지는 말자. 이렇게도, 저렇게도 꿈자리 뒤숭숭하다.

 

  책을 접하고 살면서 맞닥뜨릴 난제를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 좋았다. 또 한가지, 의료 종사자들의 에로를 느꼈다. 나는 직업상 1을 천 개로 나눈 0.001의 단위 하나를 머릿속에 담으며 골머리를 싸지만, 오늘날 의료 종사자들은 병마와의 싸움에 더해서 의술과 사람, 법과 권력, 정치와 도덕, 사회윤리와 보험, 개인의 이익과 병원의 이익까지 이 모든 것을 다 생각하며 판단과 결정을 해야 하는 점에서 박수와 경의를 표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오늘도 열심히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고 있을 의료 분야 종사자들에게 개인적으로 용서를 바라는 한 가지가 있다. 지난해 정부의 공공의료 개혁에 반발하여 의료파업을 단행할 때 개인으로는 지극히 하나하나 존경스러운 의사들이 조직으로 뭉칠 때는 하릴없이 못 땠냐고 글을 많이 올렸던 것 때문이다. (http://blog.yes24.com/document/12973241) 용서하시라. 대신 의학윤리에 미약하나마 같이 고민하는 일반인 한 명 얻었다 생각하시라.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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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 가는 길] 좋은 책은 광고해도 된다. | 왜 사회는 2021-03-1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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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유로 가는 길

버트런드 러셀 저/장성주 역
함께읽는책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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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 보육비 받게 해주셔서 감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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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온 년 도를 나는 분명 1918년으로 알고 있는데 독후기를 적어보는 지금 금세 1918년이라는 년 도를 찾기 어렵다. 그의 자서전(인생은 뜨겁게 ) 제일 뒤편에 수록된 러셀의 약력을 들춰보았지만, 이 책은 소개되어 있지 않다. 무엇을 보고 1918년을 기억에 두었을까. 그리고 러셀의 자서전에 실린 그의 약력에 왜 이 책은 빠져 있을까. 독후기를 적어보기로 천천히 책장을 다시 넘기면 금세 찾을 수 있는 이 책의 출판 년 도가 내 마음의 들뜸 때문인지 금세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를 혼란스럽게 한 건 러셀이 남긴 이 책의 1판 서문이 19191월로 되어 있어서다. 1917년 집필을 시작하여 그가 감옥으로 가기 직전 19184월에 완료했지만, 대전 중엔 종이가 귀해 종전 후에나 제대로 출판 되었다고 러셀이 친절히 말하고 있는데도.

 

1918. 이 책의 출간 년 도에 왜 이리도 내가 집착해야 하는가. 당시 모두에게 다 해당하겠지만, 4년간의 1차 대전이 종식된 1918년은 러셀을 알아가기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그의 약력에는 빠져 있다. 뚝딱 남긴 것이라 그럴까, 아니면 러셀 본인도 밝힌, 미국의 한 상업출판사의 청탁을 받고 푼돈 벌자고한 결과물이라서 그럴까.

 

1차 대전 내내 영국 정부는 러셀의 평화주의 운동을 막았다. 그의 대중 연설을 허가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간첩이라 하여 해안으로(잠수함에 신호를 보냄)도 가지 못하게 막았다. 정부가 갖가지 극성을 부리지만 않았어도 평화주의 운동을 그만두었을 거라고 그는 기록했다. 러셀은 징병 반대 연대에서 발행하는 한 주간지에 매주 글을 싣곤 했는데, 주필 자의 다급한 부탁으로 쓴 논설이 문제가 되어 감옥에 가게 되었다. 글의 요지는 영국의 파업 탄압에 미군들이 고용될 것이다. 그들은 이미 본국에서 그런 일을 많이 해보았다라는 요지의 글이다. 지인의 도움으로 특별 감방에서 마음껏 읽고 썼던 러셀. 물론 평화주의 선전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러셀을 감옥에 가두었던 정부는 오히려 러셀에게 더 대중적인 지지와 인기를 주게 되었다

많은 평에서 1차 대전 전과 후로 러셀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1차 대전은 그의 모든 것을 바꾸었다. 감옥을 나오고 전쟁이 끝나자마자 그는 모든 재산을 처분해 대학에 기부해 버린다. 그 자신의 모든 활동이 자신 외에 그 누구에게도 완전히 무용했다 했고, 단 한 명의 생명도 살리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는 더 좋은 교수 자리나 청교도주의에 미련을 버렸다. 1차 대전은 그의 모든 것을 바꾸어 버렸다.

(러셀의 자서전에서)

 

러셀이 이렇게 바뀌는 시기에 집필된 책이다. 미국의 한 출판사로부터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사회주의, 아나키즘, 생디칼리슴에 관해 설명을 부탁한다는 청탁으로 시작된 이 책. 아주 대중적으로 설명된 책. 그가 푼돈을 벌자고 집필했다지만, 러시아 혁명이 되기도 전에 이미 사회주의의 어두운 전망을 통찰했고, 1차 대전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다가올 더 어두운 그림자를 예견했으며, 러셀을 학자에서 투사로 변신하게 된 계기가 된 바로 이 책.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다 생각하는 120년 전의 무상복지, 이것을 외치며 감옥에 갔던 선인들, 뒤따라 국가의 할 일을 외쳤던 러셀을 만날 수 있는 이 책. 공산주의 폭력혁명을 단호히 배격했던 러셀의 이 책이 위대한 자유대한민국은 늦게 소개했지만, 또 국가로부터 막내아들 보육비를 받기까지 1세기가 흘러야 했지만.......... 

세상은 느리게나마 확실히 변하고 있다

 

책 광고 같은 독후지만, 좋은 책은 광고해도 된다고 블친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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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에 대한 찬양] 예나 지금이나 바쁘긴 마찬가지.... | 왜 사회는 2021-03-0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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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게으름에 대한 찬양

버트런드 러셀 저
사회평론 | 200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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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바쁘긴 마찬가지.....여유에 대한 지성인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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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게으를 수 있는 권리(폴 라파르크. 1997. 새물결)을 읽었습니다. 라파르크는 마르크스보다 한 단계 넘어 노동을 타도하자고 외쳤던 인물입니다. 같은 게으름이 든 이 책을 슬쩍 보고서 비슷하게 노동에 관한 이야기로, 노동을 찬양하거나 노동을 하지 말자는 주장을 담은 글이라 오해하기 쉽겠는데요, 책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극심하게 생산하고 효율성과 직접적인 실용성만을 따질 게 아니라 폭넓게 생각하고 사고하고 판단하자는 책입니다.

 

러셀이 살았던 시대나 지금의 시대나 마찬가지 같습니다. 무용함은 곧 게으르다가 되고, 시간을 쪼개어 살며, 뭐든 실용성만을 생각했던 시대였고 또 지금입니다. 뼈 때리는 글이고 책입니다. 저 또한 이 글을 읽으며 되돌아봅니다. 계획과 지출을 결재하면서도 항상 머릿속에는 이것들의 효율을 생각했습니다. 폴 라파르크가 120년 전 8시간의 노동을 얘기했다면, 러셀은 90년 전 4시간의 노동으로 모두가 마음만 먹으면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다고 하네요.

 

 첫 장이 제목의 글이 실린 책이지만, 이 외에도 여유에 관해 그가 보고 느꼈던 것들, 가령 건축이나 미술, 고서, 어린아이 교육, 청소년, 서구 문명, 사회주의, 혜성, 영혼 등 그의 철학이 깃든 글이 함께 든 책입니다. 그 시대나 지금이나 복잡하긴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무슨 해결책을 내는 책이 아닐 겁니다. 당장 실행 되긴 어렵죠. 그러나 러셀의 휴머니즘, 인간애를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천천히 생각하는 가운데 농축된 지혜가 필요할 때입니다. 모든 사물이 시간의 절약과 효율을 따지는 현대입니다. 러셀은 단 30분 만이라도 부동자세로 명상을 한다면 모든 개인적, 국가적, 국제적 사안을 맑은 정신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노동은 더욱 강도가 높아지는 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현대의 기술로 볼 때 4시간의 노동으로도 충분히 모든 이가 행복할 수 있을 텐데요.

 

 

이익을 낳는 것만이 바람직한 행위들이라는 시각이 모든 것을 전도시켜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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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지식] 지식의 자유와 통제에 대한 철학적 사고 | 왜 사회는 2021-03-0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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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금지된 지식

에른스트 페터 피셔 저/이승희 역
다산초당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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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할 지식과, 통제되어야 할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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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이 사과 그림입니다. 썩 먹음직스럽지는 않습니다.  명암을 검은색으로 표현하였고 바탕 전체가 검은색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금지된 지식은 인류의 지식 발전을 여러 가지 이유로 막았던 것을 이야기합니다. 표지 그림으로 유추되겠습니다. 시작은 개신교 성서에서 시작합니다. 바로 하나님이 그의 피조물인 아담과 이브에게 먹지 말라 하였던 선악과입니다. 하지 말라 하면 더 하고픈 게 심리인지라 인류는 먹었고, 그 먹은 것이 원죄라 하여 지금의 개고생을 한다 함인데요, 이것은 어디까지나 옛날 교부들의 지배 논리 되겠습니다. 신의 명령을 어긴 결과 죽음이 있고 남자는 땅을 파야 했고, 여자는 출산의 고통 속에 놓이게 되었으며, 여자의 유혹으로 인했으니 그 죄로 남자에게 복종해야 하며, 더불어 여자는 유혹의 악마이며, 성적 욕구는 억눌러야 한다는 논리였던 거죠. 이렇게 인간의 호기심은 창세부터 종교라는 울타리에 갇혀있어야 했습니다.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돌고 해성과 일식과 월식은 신의 징조여야 했던 천문학이며, 아픈 환자를 마법과 고문으로 다스렸던 의학이며, 수천 수백만 종의 생물들은 모두 신의 창조물이어야 했던 생물학이며, 지구 나이 고작 6000년에 머물러야 했던 지질학이었습니다.

 

저자는 갇혀있던 인간의 과학적 지식을 논증하기 위해 많은 저서를 인용합니다. 어쩌면 철학서를 닮았습니다. 그래서 또 어렵게 읽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므로 신선하기도 합니다. 단순 교양서나 비평서라면 뻔한 이야기겠지요. 여기에서 논증되고 있는 지식은 서양의 금지된 지식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동양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흘러 19세기와 20세기로 넘어오면서 금지의 울타리를 치는 세력은 종교에서 정부로 넘어옵니다. 21세를 사는 지금은 어쩌면 미디어와 소셜네트워크라 대표되는 우리 대중이 스스로 울타리를 치는 것 같습니다. 가짜지식이 가짜지식을 낳은 거죠. 거기에 우리 스스로는 갇혀있는 것 같습니다.

 

지식은 금지되어서는 안 되지만 통제되어야 한다.”

(364)

 

위 문장이 핵심 주제 같은데요. 예를 하나 들면서 글을 마칠까 합니다.

GMO, 즉 유전자변형 농수산물을 뜻하는데요, 대표적인 게 미국의 거대 몬샌토라는 회사가 개발한 제초제에 강한 콩, 병충해에 강한 옥수수가 있습니다. 현재까지 48종에 이른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GMO 식품의 표기를 우리나라에는 개나 소가 먹는 사료에는 표기가 되는데 인간이 먹는 식품에는 전혀 표기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식입니다. 그러나 금지된 지식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식품을 사용해서 만드는 제조사의 압력인지는 몰라도 정부는 아직도 표기를 강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분명 미국 정부와 거대 자본의 힘으로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을 텐데요. 가격경쟁으로 이러한 농산물을 사용해서 가공식품을 만들어야 한다면 적어도 우리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선택은 소비자가 하는 것이고요. 포털GMO가 검색되는 것을 보면 금지된 지식은 아닙니다만, 가공식품에 표기되지 않는 것은 금지된 지식입니다. 더불어 언론이나 나라의 지식인들이 이 부분에 대해 크게 여론을 일으키지 않고 있는 것 또한 금지된 지식입니다. 또 나아가 이러한 유전자변형 기술의 남발은 어느 범위까지는 통제되어야 하는 지식일 것 같습니다. 알아야 할 지식과 알려야 할 지식, 그리고 통제되어야 할 지식입니다.

 

지식은 책에 갇혀있는 게 아니기에 이렇게 떠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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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트] 지금은 세계적인 연대가 필요한 때 | 왜 사회는 2021-03-07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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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볼트

나다브 이얄 저/최이현 역
까치(까치글방)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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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의 해결이 곧 세계화를 해결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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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언론이 묘사하는 모습과 달리, 지금 일어나고 있는 국제무역, 빈부 격차, 보편적 가치에 대한 저항은 충동적인 증오나 무지의 산물이 아니며, 그냥 지나가는 바람도 아니다. 서구 사회의 반이민 정서가 항상 국수주의나 맹목적인 애국주의 선동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화가 인간의 조건을 개선했지만, 공동체를 약화시키고 생태계를 훼손했으며 반발의 씨앗도 심었다. 책임의 시대가 끝나갈 무렵, 저항이 시작되었다. ( 22쪽 저자 서문에서)

 

저자 나다브 이얄은 위에 인용한 이런 국제현상을 살핍니다. 20년 동안 전 세계를 다니며 세계화로 피해를 본 이들, 그리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반세계화를 외치며 실리를 취하는 사람들을 취재합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각국이 사명감으로 신중하게 행동하면서 비교적 안정된 시대를 책임의 시대라  저자는 정의합니다. 그러나 책임의 시대는 9·11 테러로 끝났고, 세계화에 대한 저항도 동시다발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책 제목, 리볼트. 바로 저항이죠.

 

사회 비평 책입니다. 여타 비평 책과는 조금 다른데요. 르포르타주라고 부릅니다. 기자답게 취재형식을 취하죠. 세계화에 따른 이질적인 집단에서 여러 모습으로 일어나는 반세계화 운동의 저항을 학술적으로 분석하기보단, 보여 주기를 통해 읽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레 상을 그리 게 만들고 있습니다. 무장괴한에 의해 파괴된 파키스탄의 언론사 취재를 시작으로 생의 터전을 넓히고자 코끼리와 사투를 벌이는 스리랑카 북서쪽 갈가무와 지역민들, 지나친 고령화로 마을 중위연령이 70세가 돼버린 일본 군마현의 난모쿠, 그리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미국 웨인즈버그 폐광촌에서 만난 이들을 통해 세계화의 부작용을 꼬집습니다. 각각의 장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맞습니다. 세계화의 부작용은 어느 특정 나라, 특정 사람에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계를 누비며 장소, 장소를 이동합니다.

 

그러나 세계화의 부작용만 취재하지 않습니다. 제목이 리볼트, 즉 저항입니다. 부작용과 함께 여러 저항세력을 취재합니다. 포퓰리즘적 인종주의자 정치인, 과학을 거부하는 사기꾼, 바쿠닌을 신봉하는 무정부주의자, 종교의 교리만을 내세우는 근본주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활동하는 가상의 공동체, 전체주의 선동가, 신러다이트주의자, 음모론 숭배자 등이 등장합니다. 또 유명기자라서 만나기 어려운 인물들도 쉽게 만날 수 있나 봅니다.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 신나치주의 정당의 기반이 된 정치인 콘스탄틴 플레브리스 등과 같은, 우파의 극단에 선 자들과 한 인터뷰. 근데 세계화의 부작용으로 극단적인 이런 사람들이 대중에게 오히려 인기를 얻고 있다니 씁쓸합니다.

 

저자는 전 세계를 누빈 각종 사례를 계속 붙여나갑니다. 부작용과 저항의 사례들이 19장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각 장의 마지막과 다음 장의 시작이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이리저리 조금은 산만합니다. 세계화를 부정도 또 그에 따른 저항을 긍정도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두 장에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했는데요. 원론적인 얘기랄까, 세계연대의 창조적 방법이라는 것이 구체적이지 않아서  다소 아쉽긴 합니다. 시원하게 화장실을 다녀오지 않은 느낌. 그래도 우리가 이런 저자의 시각과 취재를 따라가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적어도 이 시간에도 죽어가는 시리아 난민과 코로나 사망자의 소식에 무력해지지 않을 수 있는 하나의 몸짓이지 않을까 합니다.

 

세계화의 문제점이라면 역시나 미국이 빠질 수 없죠. 책임의 시대 때부터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저지른 미국의 사례들, 더불어 최근의 트럼프를 보는 미국의 시선도 객관적으로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저자가 이스라엘 출신이라 약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첫 장을 열긴 했습니다. 부제가 세계화에 저항하는 세력들(??)’ 세력이라는 단어에 저자가 혹시 미국의 우방국인 이스라엘 출신이라 미국이 부르짖는 세계화를 대변하는 책일까 생각을 했습니다. 뭐 책을 열자마자 이런 우려는 금새 사라졌지만요, 세력이라는 단어에 제 느낌은 그랬습니다.

 

책을 마치고 미국이 좀 불쌍하더군요. 이런 표현을 해도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세계화된 제국의 특권을 가진 미국이지만, 미국을 위로하고, 미국을 걱정하고, 미국을 위해 조언을 해주는 나라는 없는 거죠. 파국을 맞을 전쟁을 하지 말라는 강력한 조언을 해줄 나라도 없으며, 백악관에서 걸려온 전화를 두렵게 받아야 하지만, 걱정되어 먼저 전화를 걸 수 있는 나라는 없습니다. 세계화된 제국의 강력한 권력으로 오히려 안전을 더욱 위협받는 미국과 미국의 시민입니다.

며칠 뒤에 항상 하는 방어개념의 한미동맹훈련을 한다는데 누구한테 좋은 훈련인지 모르겠습니다. 방어라는 단어는 힘이 비슷하거나 약할 때나 어울리는 건데, 벌써 몇십 년도 전에 이미 전력이 한참 앞선 상황에서 뭐가 그리 전술 전략 훈련이 필요한지, 방어인지 공격인지, 평화인지 위협인지 모르겠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무기 장사꾼은 씨익~ 웃겠습니다. 미국의 세계화 전략을 좀 냉정히 보고 자주적인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환경이나 노동이나 경제 등 반세계화를 이야기하는 책이 많습니다. 익숙하고 다소 진부한 주제의 책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시대입니다. 모든 분야에 민주 자유 경제라는 달달한 이름을 달고 열어라 외쳤던 세계화가 이제는 모든 분야에 빗장을 걸어야 했습니다. 이  같은 시대에 나온 세계화를 다룬 책이고 또 학술적 형식이 아닌, 취재형태를 취하고 있어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세계화에 따른 문제점 극복과 코로나 19의 극복은 어쩌면 같은 선상에 있을 것 같습니다. 계별의 문제가 아닌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 전 세계적인 연대와 고민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이전 시대에 지어진 집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집을 더욱 살 만한 공간으로 고치는 것” (저자의 마지막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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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지식)의 과거와 미래, !!!!!!! | 왜 사회는 2021-02-2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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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과학이란 무엇인가

버트런드 러셀 저/장석봉 역
사회평론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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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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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후기를 빠르게 올리게 되는 책이네요. 막내가 한 살 더 먹으면서 주말 시간도 오롯이 책에 빠져있기 눈치 보입니다. 잠을 줄인 새벽 시간 외엔 책 놀이와 블롴 놀이에 맘 편히 할 수 없네요. 읽고픈 욕심 때문에 언제나 독후기는 다음이고 우선 책 한 권을 마치고 나면 얼른 다른 책을 손에 쥡니다. 하지만 이 책은 마친지 이 틀 만에 독후기를 쓸 요량으로 이렇게 앉았습니다. 그만큼 제게 강렬했던 책일까요.

 

  우선, 1935년에 러셀이 쓴 책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20여차례 재판되는 책입니다. 수많은 저작 활동을 했던 러셀이었고 그래서 노벨 문학상을 받았던 러셀이었습니다. 실제 그는 노벨 평화상을 받아야 이해가 되는데 말이죠. 그의 많은 책 중에서 노벨상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책이 이 책이라고 평가하네요. 이런 배경이 제게 한몫을 차지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마친 지금의 느낌은 한마디로 '대단'입니다. 오래 전에 나온 책이지만 전혀 낡은 내용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이 더 새롭습니다. 대단합니다. 이 책은.

 

  책에서 과학의 과거와 현재의 발전상, 나아가 미래의 통찰을 러셀은 담았습니다. 과거니깐 당연히 종교와의 대립이 있겠죠. 맞습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것.  1.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돌아야 했고, 일식과 월식 해성은 신의 징표여야 했던 천문학, 악마와 마법으로 환자를 고문했던 의학, 지구의 나이가 6000년이어야 했던 지질학, 인간을 비롯한 각종 생물은 신이 작품이어야 했던 생물학. 검증과 증거로 확인된 과학적 진리들. 종교에 갇히고 그리고 그 탄압을 겪으면서도 한 단계 한 단계 나갔던 과학을 러셀은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2. 영혼, 육체, 예외, 신비주의, 우주, 법칙 등 조금은 철학적인 문장들로 러셀은 과학의 현재를 이야기합니다. 책의 끝에 3. 러셀은 과학의 윤리와 이뤄낸 성과, 그리고 나아갈 미래를 담았습니다.

 

   총균쇠,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코스모스, 사피엔스로 대표되는 과학 분야의 인류사를 다룬 책들을 나름 읽었던 저는, 솔직히 이 작은 책이 오히려 더 깊다고 감히 말해봅니다. 첫 장 「종교와 과학」도 정말 좋았지만, 제일 마지막 러셀의 결론이 이 책의 백미였습니다. 외국은 다르지만, 한국의 지식계가 러셀의 철학과 사상을 더 높여보지 않음이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살면서 뒤늦게 러셀을 알게 된 저부터요. 책의 마지막 중 일부를 올리고 노트북을 덮겠습니다. 독후기에 제 생각을 많이 넣지만, 딱히 더 넣을 게 없습니다. 참, 이 책으로 혹시나 개종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조심하라고 서문을 쓴 사람이 말하네요.^^ 어느 책에서 러셀은 죽어서 신이 있어 신 앞에 선다면 이렇게 말했다지요. " 신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난하겠다"

(이제 독후기는 높임말로 써야겠습니다. 훨씬 편하네요.)

 

" 지적 자유에 대한 위협은 1660년 이후의 그 어떤 때보다 커졌다. 그러나 그 원인이 그리스도교 교회는 아니다. 위협은 이제 정부로부터 나오고 있다. 현대의 무정부 상태 및 혼란의 위기 때문에 그리스도교 교회의 권위에 속했던 신성불가침의 특성을 정부가 계승했다.  그러니 낡은 형태의 박해가 줄어든 데 만족스러워하고 기뻐하기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박해에 저항하는 것이야말로 과학자를 비롯해 과학적 지식을 존중하는 모든 사람의 명백한 의무이다."

 

"자신들이 사는 국가에서 원하는 만큼의 지적 자유를 누리고 있는 과학자들은 다른 나라에서 신념의 자유가 억압 받고 있다면, 자신들은 그런 자유가 축소되는 것을 혐오한다는 사실을 공정한 비판을 통해 표명해야 한다. "

 

" 새로운 진리는 때로는 불편하다. 권력을 쥔 사람들에게는 특히 더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진리야말로 잔인함고 편협함으로 물든 기나긴 역사 속에서 지적이고 총명하면서도 어디로 튈지 종잡을 수 없는 우리 인류가 일궈낸 가장 중요한 성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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