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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원래 내 것이었던 :: 앨리스 피니 | 모여랏!리뷰 2018-08-27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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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원래 내 것이었던

앨리스 피니 저/권도희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모든 의식과 감각은 살아 있지만 눈을 뜰 수도, 말을 할 수도 움직일 수도 없다. 그녀는 코마 상태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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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니라고 했어.
물론, 나는 가끔 거짓말을 해.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거짓말을 하면서 살지.

 

<원래 내 것이었던> 책 제목과 어둠에 가려져 얼굴이 보이지 않는 소녀의 뒷모습이 그려진 책표지

내 이름은 앰버 레이놀즈다. 나에 대해 알아야 할 세 가지가 있다.
1. 나는 코마 상태다.
2. 남편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3. 나는 가끔 거짓말을 한다.

라는 첫 장의 글을 읽는 순간 머릿속에선 내용의 대략적인 전개와 흐름이 예상되었다. 그렇고 그런, 흔한 소재 아니던가?
그리고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진실 같은 거짓과 거짓 같은 진실에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숨죽이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 촘촘하게 쌓아 올린 묘사와 그다음은? 그래서?라는 궁금증에 쉽게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여자들이 나가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 단어는 그대로 남아 있다. 더 이상 그 말을 무시할 수 없다. 나는 눈을 뜰 수 없다. 움직일 수 없다. 말을 할 수 없다. 거품처럼 수면 위로 떠오른 그 말이 충격으로 펑 하고 터지자, 그것이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코마. / p.11

때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편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침묵은 잘못 인용될 수 없으니까. /p.25

사방의 벽을 타고 똑똑 떨어져 내리는 시간은 더러운 침전물이 가득 떠 있는 웅덩이가 되어 나를 서서히 익사시킬 것이다. 그때까지 나는 망상과 현실이 뒤섞인 무한한 공간에 존재할 것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존재하며 기다리는 것이다. 나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을 설정하는 공장으로 반송되었다. 보이지 않는 벽 너머로 삶은 계속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안에 가만히 억눌러 있다. / p.26~27

몸과 정신 모두 이곳에 있다. 누군가가 내 스위치를 다시 켜주기만 하면 된다. / p.27

 

2016년 크리스마스 다음 날 여느 때와 같이 잠에서 깬 앰버, 팔다리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함께 눈을 뜰 수가 없다. 여기가 어딘지, 왜 이곳에 있는지 기억나지 않은 채, 모든 의식과 감각은 살아 있지만 눈을 뜰 수도, 말을 할 수도 움직일 수도 없다. 그녀는 코마 상태다.
그러던 중 사람들이 주고받는 대화 내용을 통해 남편 폴과 여동생 클레어의 불륜 관계를 의심하게 된다. 사고 당시의 기억을 되찾아야 한다! 그리고 코마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뒤엉키는 사건과 사고 진실과 거짓, 꿈인지, 현실인지, 기억 속 이야기 인지, 망상에 불과한 건지 알 수가 없다. 코마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필사적인 앰버의 감정선 묘사가 압권이다. 상상만으로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내 안에 갇혀버려 나이지만, 더 이상 그 몸의 주인이 내가 아닌 게 되어버린 상황 말이다. 앰버에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어떤 사건이나 사고에 대해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말하는 사람의 입장이 더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이 소설 또한 앰버의 시선으로 앰버의 기억에 의존해 가다 보니 속수무책으로 휘둘려 버렸다. 너무 당당하게 거짓말을 가끔 한다고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가 꿈인지, 현실인지, 왜곡된 기억인지 알 수도 확인할 길도 없다. 유독 시간에 대한 묘사가 자주 등장하고 추억과 기억 어린 시절의 시간이 적힌 일기장도 등장한다.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앰버는 빼앗을 수 있으면 빼앗고 싶었던 그 시절을 그렇게라도 소유하고 싶어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던 걸까? 차갑게 피부를 감싸던 새벽 공기는 점점 물기를 잔뜩 머금고 금방이라도 비를 토해낼 듯 스산해졌다. 반전의 반전을 확인하며, 소름 돋는 팔을 문지를 때 기다렸다는 듯 천둥, 번개와 함께 비를 쏟아냈다.
습해진 공기 때문인지, 마지막 페이지 때문인지 앰버의 이야기를 털어내면 털어낼수록 더 집요하고 끈적하게 달라붙는 느낌이 들었다.

 

내 이름은 앰버 테일러 레이놀즈다. 나에 대해 알아야 할 세 가지가 있다.
1. 난 코마 환자였다.
2. 내 동생은 비극적인 사고로 죽었다.
3. 가끔 나는 거짓말을 한다.


우리는 모두 몸속에 별을 품고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먼지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할 수 있을 때 최고로 빛을 발해야 한다. / P.64

안전하게 느껴질 갑옷을 신중하게 고른 끝에, 새 옷에 맞춰 빨간색 립스틱을 발랐다. 이 보호막으로 내 상처를 숨기고, 양심의 가책을 달랜다. 나는 오직 살아남기 위해 이 일을 하는 것이다. / P.74

우리는 각자 오늘의 동기를 가지고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거니까. 만일 우리의 순수한 의도를 전부 내려놓는다면, 공통적으로 바라는 건 항상 자신의 이야기를 현대 사회의 소음으로 치부하지 않고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일 테다. 일단 나는 질문을 하고 싶지 않다. 누군가 내 대답을 들어주길 바라고, 내 생각이 옳든 그르든 무조건 맞다고 말해주길 바란다. 가끔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옳지 않을 때도 있지만, 인생은 원래 그런 것이다. / P.75

시간에는 고유한 냄새가 있다. 친숙한 방처럼. 시간이 더 이상 자기 것이 아닐 때, 갈망하고 군침을 흘리며 갈구하게 된다. / P.91

또 다른 시간과 장소에 깃든 추억일 뿐이다. 두 사람이 나누지 않는 한, 추억은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는다. / P.125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보기 좋다. 내가 되어야만 하는 내 모습으로,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도둑맞았던, 그런 삶 말이다. / P.41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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