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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양/뇌과학] 인듀어 : 알렉스 허친슨 | 모여랏!리뷰 2018-09-2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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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듀어

알렉스 허친슨 저/서유라 역
다산초당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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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만두고 싶은 충동과 맞설 힘이 있는가?"

 

학창시절 나는 운동에 꽤 소질이 있었던 아이였다. 그리고 단거리 달리기나 오래달리기도 퍽 잘하는 편이었다. 달리고 나서 느껴지는 터질 것 같은 두근거림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점점 안정을 찾아가는 것도 뭔가 한계에 도전한 듯한 기분이 들어 나쁘지 않았다. 

42.195킬로미터 마라톤에서 우승을 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내가 제일 먼저 떠올린 것은 단순히 달리기가 신체 능력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대답에 "인듀어"의 저자 알렉스 허친슨은 그것만으로는 인간이 가진 지구력의 한계를 정의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인간의 한계라 생각되었던 모든 기록들은 지금도 계속 경신되어 새로운 역사가 쓰이고 있으니 말이다.

 

만약 네가 견디기 힘든 1분의 시간을 최선을 다해 뛰는 60초로 채울 수 있다면 이 세상과 그에 속한 모든 것이 네 것이 되리라.
- 러디어드 키플링


인듀어 Endure
1. 견디다. 참다. 인내하다.
2. 그만두고 싶은 충동과 계속해서 싸우며 현재 상태를 유지하다.

 

달리기 선수 출신의 물리학 박사이자, 달리기의 과학과 지구력에 관한 오랜 연구를 해온 저자 알렉스 허친슨은 10년 동안 다양한 과학자와 운동선수들을 연구했고, 그 결과를 인듀어에 담아냈다. 실험의 결과는 지구력의 한계를 결정하는 기관이 뇌라는 증거를 보여주고 있는데, 근본적인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첫째,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 인가?
둘째, 한계를 견디는 힘과 정신의 근본적인 존재는 무엇인가?
사람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도 귀띔해 주는데, 그 방법은 달리기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2시간의 벽 2017년 5월 6일은 63년 전 1954년 영국의 로저 배니스터가 세계 최초로 1마일을 4분 안에 주파한 날이다. 그리고 <브레이킹 2>라는 프로젝트 달리기 경기가 열린 날이기도 하다.
인간과 기술의 만남으로 최상의 조건이 되었을 때 과연 마라톤 최고 기록은 얼마까지 단축 가능한 가를 확인하려는 실험이었고, 그 행사에 초청되어 경기 해설까지 맡게 된 저자는 그날의 생생했던 기억을 옮겨 적음과 동시에 인튜어를 시작한다.

 

지구력은 인간이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인 동시에, 악을 쓰는 아이들과 함께 국제선 비행기의 이코노미 좌석에 끼어 있을 때 정신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힘이기도 하다. (생략) 사실 육체적 지구력과 정신적 지구력 사이에는 생각만큼 명확한 경계가 그어져 있지 않다. /p.41

 

나는 과학자 새뮤얼 마코라의 정의가 지구력의 복합적인 성격을 가장 잘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 그는 지구력이 '그만두고 싶다는 욕망과 계속해서 싸우며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힘이라고 보았다. / p.42

 

중요한 것은 멈추거나 물러서라고, 혹은 포기하라고 속삭이는 본능의 지시를 거부하고 더디게 가는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제력이 날아오는 주먹 앞에서 움찔하지 않게 해 주는 힘이라면, 지구력은 뜨거운 불가에서 손가락을 떼지 않고 계속 견딜 수 있게  해 주는 힘이다. / p.42

 

뇌가 지구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저자의 연구는 흔히 자기 계발서에서 주장하는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로 끝맺음 하지 않는다. 몸과 뇌의 밀접한 관계와 특정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한계의 원인을 밝혀내려고 하며, 그 결과 인간은 아직 진짜 한계에 도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의 한계가 어디든 그 한계선을 넘지 못하게 하는 기관이 바로 뇌이며, 포기하게 만드는 것은 육체적 한계에서 오는 게 아니라 자발적인 선택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

 

스웨덴 심리학자 군나르 보그가 1960년대 처음으로 개발하고 사용한 운동 자각도 측정법 '보그 스케일'이었다. (중략) 운동 자각도를 최솟값인 6단계(전혀 힘이 들지 않는다)부터 최댓값인 20단계('매우, 힘들다'인 19단계를 넘어선 최대치) 사이로 구분하는 것이었다.  / p. 118

 

노력이 마코라의 정신생물학적 모델에서 마이너스 요소를 담당한다면, 동기는 플러스 요소를 담당한다. 인간은 보통 상황에서 보그 스케일의 20단계까지 노력하려 하지 않는다. / p.119


운동 시 인간을 포기하게 만드는 요소는 통증, 근육, 산소, 더위, 갈증, 연료 등이 있는데, 뇌가 몸의 신호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어떻게 처리하고, 처리 과정을 변화 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연구 결과와 운동선수들의 사례를 통해 말해주고 있다. 인간의 한계란 자신이 만들어 내는 것이지만, 마음가짐 하나로 쉽게 바꾸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 한계를 여기 까지라고 규정해 놓지 않는다면, 내 한계의 끝은 여기가 아니라고 믿고, 그만두고 싶은 충동과 맞서야 한다고 말한다. 한계란 뇌가 만들어 낸 허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톨스토이가 말했듯, 모든 즐거움은 대개 엇비슷하지만 모든 괴로움은 저마다의 고유한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이다. / p.175


'저 선수가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어' 식의 후천적이고 전이 가능한 믿음은 세계 최정상 선수들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어떻게 인간의 지구력을 시험하는 모든 종목의 세계신기록은 끝없이 경신될 수 있는 것일까? / p.433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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