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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세이] 소중한 사람에게 - 전이수 | 2020-05-3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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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중한 사람에게

전이수 글
웅진주니어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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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 방송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영재, 전이수 작가의 그림 에세이 <소중한 사람에게>가 출간되었다. 이번 책을 처음 받았을 때는 실망했다. 그림보다 글을 먼저 대충 훑어봤는데, 익숙한 글들이 눈에 많이 띄었기 때문이다. 작년에 전이수 작가의 산문집 <마음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전이수, 전우태 공저, 김영사, 2019)에서 읽은 글들이다. <소중한 사람에게>에 실린 41편의 글 중에서 15편이 동일하다.


그러나 다시 <소중한 사람에게>를 들어 표지를 살피고, 첫장부터 꼼꼼히 읽어나가자 두 책의 다른 점이 극명히 느껴졌다.


'이건 또 다른 책이구나!'


<마음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는 글이 중심인 에세이다. 이와 달리 <소중한 사람에게>는 그림과 글이 짝꿍으로 배치된다. 몇몇은 글이 중심이 되어 그림을 부차적으로 간단히 덧붙인 것도 있지만, 책 전체를 놓고 보면 그림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아예 글 없이 제목과 그림만 있는 것도 있고,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 짧게 쓴 글도 있다. 재밌는 것은 그림과 함께 놓여있는 글을 다시 읽으니 같은 글인데도 글만 읽었던 이전과는 내 감상이 전혀 달라졌다는 점이다. 그림과 글이 어우러지니 감정이 살아나고 전달하려는 내용에 몰입하게 된다. 따뜻하고 마음에 오래 남는다.


<소중한 사람에게>는 이전 글의 재탕이 아니라 전이수 작가가 지금까지 해온 작품들 중 좋은 것을 엄선해서 다듬고, 아직 보여주지 않은 그림과 이야기를 선보인 '작품집'이라는 느낌이 든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많은 지지를 받은 노키즈존에 관련한 글과 방송에서 화제가 된 아래 그림도 만날 수 있다. 이 그림은 장애가 있는 아이를 학교로 들여 보내는 어떤 어머니를 보며 그렸다고 한다.




그때 그 광경을 보니까 여러 가지 생각이 났어요.

학교가 아니라, 그 길이 앞으로 그 형이 혼자 걸어가야 할 인생길이라고 생각했을 때,

뒤에서 보내는 엄마의 마음에는 눈물이 날 것 같아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사랑의 눈물요.

그 엄마의 마음을 이 그림에 담고 싶었어요.

- 엄마의 마음



<소중한 사람에게>는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존재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장 章'이나 'chapter' 대신에 편지를 가리키는 영어 'letter'라는 단어를 활용하여 글을 구분하여 묶었다. 모두 7가지의 주제가 등장한다. 작은 일상의 기쁨부터 시작해서 진정한 나, 가족, 친척, 이웃, 자연 환경까지 그 범위를 넓혀가며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자신의 입장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사정도 충분히 고려하는 모습이 아이답지 않고 진중하다. 아직은 더 철없이 자라도 되지 않을까, 말을 건네고 싶을 정도로 세상을 깊게 이해하고 깨어있는 말들이 이어진다.




마음이 편안하게 자라는 것은

모두의 이해와 배려 속에서 가능한 일이다.

내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해도

아무도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 것이 진정한 자유다.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세월호나 통일, 기아 문제, 환경 오염 등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기도 한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혼자 읽기 보다는 부모가 함께 읽으며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 또, 이중섭과 피카소의 그림에서 따온 그림과 장 지글러의 책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 관련한 글도 등장한다. 이러한 관련 그림이나 책, 뉴스 등 해당 주제로 글을 쓰게 된 계기를 주석을 남겨 소개했다면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그림이 인상 깊다. 주제를 화살처럼 꽂아 넣는다. 그림을 잘 모르는 내 눈에도 분홍색과 파란색을 참 예쁘게 쓴다. 특히 분홍색을 촌스럽거나 유치하지 않게 사용한다. 언뜻 화가 김환기나 피카소, 에바 앨머슨, 또는 그림책 작가 에릭 칼과 토미 드 파올라가 떠오르는 그림들도 있는데, 이들을 따라했다는 것이 아니라 단순하고 대담한 선과 화사하고 따스한, 때로는 강한 색채때문에 그러하다. ‘moves like a jaguar’라는 작품 속 재규어는 그 강렬함에 한참을 들여다봤다. 세월호 이야기를 담은 ‘떠오르는 꽃’의 파란 파도 속에 피어난 꽃송이들은 그립고 기특하고 고맙다. 통일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표현한 ‘우리는 하나’의 고운 미소와 따스한 포옹은 책을 덮고도 잔상이 남는다. 



작가의 마지막 편지 대상은 역시 '엄마'다.


-엄마에게 2


지금까지 살면서 한시도 엄마를 잊은 적이 없어.

언제나 엄마를 마음속에 넣어 다니며 시간을 보내고 있어.

다른 일을 하다가도 엄마를 꺼내어 생각할 때면 가슴이 뜨거워져.

(중략)

엄마가 되는 것은 쉽지만, 그 엄마의 아이가 언제나 엄마를 떠올릴 때

늘 웃을 수 있는 엄마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해.

나는 엄마를 하루에 천 번 생각해도 지겹지 않아.

언제나 나를 웃게 해 줘.

(후략)

- 엄마에게 1



엄마를 향한 이렇게 절절한 사랑이라니! 자식한테 이런 말 한 번 들으면 더 소원이 없겠다! 산문집 <마음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를 읽으면서, 와, 애를 어떻게 이렇게 키웠을까, 하며 전이수, 전우태 형제의 엄마에게 감탄한 적이 있다. 마냥 아이를 자유롭게 풀어놓고 방임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든 걸 다 받아주며 응석받이로 키우지도 않고, 스스로 문제에 부딪히며 성장해나가도록 도우면서 동시에 아이가 자신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낄 만큼 흠뻑 사랑을 주는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소중한 사람에게>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서로를 보듬으며 함께 살아가자고 말하는 책이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표지 속 커다랗고 푸근한 개처럼 어깨를 빌려준다. 상대방의 작은 몸짓도 놓치지 않고 의미를 찾아보자고,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보자고 어린 목소리를 높인다. 갈등을 줄이는 첫걸음은 바로 주변에 대한 관심과 깊은 이해, 혹은 이해하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라 느꼈던 그림과 글을 남기며 마무리한다.



바닷속 생물 중에서 돌고래를 그렸어요.

이 꼬리의 몸짓도 깊은 바다처럼

깊은 의미가 있다고생각했어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생각해요.

모든 생명의 몸짓은 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몸짓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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