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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두 늙은 여자] 공존의 방식 | 책>문학 2019-10-2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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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두 늙은 여자

벨마 월리스 저/짐 그랜트 그림/김남주 역
이봄 | 2018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존경받을만한 어른으로 살아내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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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두 늙은 여자

 

여든 개의 여름을 보냈던 여자와 일흔 다섯 개의 여름을 보냈던 여자.

그녀들의 여든한 개의 가을과 일흔여섯 개의 겨울은, 그 이전의 것들과 완전하게 달라졌다.

 

이 이야기는 생존의 이야기이다. 버려진 두 늙은 여자의 생존을 통한 성장의 이야기이다.

알래스카 극지방 설원에서, 겨울 찬 바람과 허기 속에서, 두 늙은 여자의 생존기가 둔중한 분노와 함께 펼쳐진다.

 

늙고 약하다는 것을 과시하듯이 지팡이를 짚고 다니면서 아프다는 말과 불평만을 쏟아내던 두 여자.

급기야는 부족들에게 버려진다. 혹독한 추위와 허기가 강타한 그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를 상황이 펼쳐진다.

 

그러나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부족장과 부족원들, 그리고 두 여자 모두에게 있어서, 그것은 나약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된다.

 

얼마나 다행인가. 이런 결말을 만날 수 있어서 말이다. 여기 나오는 인물 중에 어느 누구도 비난받을 사람이 없어서 말이다.

 

두 여자는 수많은 시간과 계절의 오고감 속에서 터득한 경험과 기억으로 생존의 방식을 실천하고.

두 사람을 버린 부족원들은 더 나빠진 상황 속에서 그들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두 늙은 여자, 칙디야크와 사. 그리고 족장과 안내자 다구. 멋진 캐릭터들이다.

이 네 사람의 캐릭터가 분명해지고, 정면으로 대면하게 되는 <6장 부족 가운데에서의 슬픔>부터의 이야기가 너무 좋다. 완전 몰입하여 끝장까지 단숨에 읽어 버렸다. (만약 중반부까지, 사 계절을 살아내는 두 여자의 생존기가 살짝 지루하게 여겨진다 싶으면, 잠깐 건너뛰고 6장부터 읽으시라. 서로의 입장이 분명하게 전달되는 이 부분에 분명 매력을 느낄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나를 괴롭힌 질문이 있다.

 

나는 과연 존경받을 만한 어른인가?”

 

나는 지금 쉰다섯 번째의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쉰네 번의 가을을 보낸 지금, 과연 소설 속의 (버려지기 전의) 칙디야크와 사처럼 다른 무엇이 있을까? 생물학적인 나이뿐만 아니라, 직장인으로서 사회적인 역량이나 관계적인 측면에서 말이다. 저 유목민과 마찬가지로 굶주림과 추위와 극한 상황에서 나는 버려지지 않을 대상으로서 가치가 있는 인물일까 말이다. 두 늙은 여자가 사계절을 견뎌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면서 생존에 성공하는 과정을 보면서. 나는 버려지지 않을 자신도, 살아낼 자신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117쪽부터 시작되는, 이 소설의 어쩌면 절정단계인, 두 늙은 여자를 버린 족장의 깊은 슬픔을 대하면서 나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은 두 늙은 여인을 버리고 떠난 장소로 되돌아오고 만 족장과 부족원들. 그들은 그곳에서 두 여인과 재회한다. (그 재회의 과정, 비록 짧지만, 또 얼마나 쫄깃했는가. 특히 안내자 다구의 행동과 인품은 꽤 매력적이었다.) 그들은 여태껏 그들이 내렸던 결정에 대해서 과연 옳았는가?’ 라는 해답을 몇 달 동안 찾아 헤맸던 것이라 할 수 있고. 그 결과 그들이 내린 결정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두 여인이 생존으로서 증명해 보여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두 여인의 생존과 그 존재에 존경심을 표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런 극한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던 것은, 그녀들을 포함한 부족원 모두에게 존경받을 만한 어른의 모습이 없었기 때문은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그녀들은 나이 들어 가면서 그렇게 어리광부리며 살았고, 부족원들은 극한 상황에서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말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세대 간 공존에 대한 해답을 찾은 것 같다.

 

나 또한 그녀들이 제안하는 공존의 방식. 두 손 두 발 들어 무조건 지지한다.

 

우리는 우리의 식량을 부족과 공유하겠소. (...) 당신네는 기존의 야영지를 쓰시오. (...) ”

아주 오랜만에 처음으로 두 여인은 완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지난 여러 달 동안 그들은 많은 것을 두려워하며 지내왔다. (...) 그들은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145-146)

 

공존하기 위해 공유하고,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서로를 외롭지 않게 지켜주는 방식.

두 늙은 여인의 성장 이야기를 통해서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주변의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더불어 서로 다른 세대가 존중하며 따뜻하게 사는 세상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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