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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만의 특별함 | 소설 2014-05-23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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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설득

제인 오스틴 저/원영선,전신화 공역
문학동네 | 201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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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도 편했고 세심한 작가의 글이 굉장히 좋았다. 읽기 시작한 뒤로 손에서 놓을 수 없을만큼 흡입력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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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판으로 처음 접했던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작가 특유의 세심함이 거세되어 전혀 특별할게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인 오스틴이 사랑을 받는 이유를 알 수없었어요. 취향의 차이라고 하기엔 제인 오스틴의 파워는 대단했고 그녀가 남긴 작품은 드라마화는 기본이고 영화화도 심심치 않게 됐으며 심지어 그녀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장르를 넘나드는 좀비물도 등장했습니다.


그 뒤로 오만과 편견의 소설을 읽게 됐고 기본 줄거리는 변하지 않지만 그 안에 세밀하게 채워진 인물의 행동과 심리묘사는 빛바랬다고 느꼈던 등장인물들에게서 영원 불변의 생명력을 느끼게했습니다.


설득은 오만과 편견의 등장인물들보다 나이가 더 든 등장인물들이 사건을 이끌어 나갑니다. 때를 놓쳤지만 언제나 은근하게 배우자로 인기있는 여주인공 안나는 청혼을 받아드렸다가 주위 사정으로 인해 거절하게된 전 연인의 재 등장으로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합니다.


27살의 안나는 그 시대에는 이미 노처녀로 심하게도 '더이상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평을 듣습니다.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처럼 지혜로운 그녀를 이해해 주는 사람도 있지만 조금 다르게 피를 나눈 가족에게서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합니다. 이야기도 비슷하게 같은 듯하며 다릅니다. 운명적인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경쾌하고 빛이나는 청춘과 에너지 넘치는 엇갈림이 있었던 <오만과 편견>과는 달리, <설득>은 그 당시 기준으로 봄같은 청춘이 지나고 가을같이 내면이 여물찬 주인공들이 이미 엇갈림을 겪고 다시 만나는 이야기로 작가가 이 작품을 썼을 당시 이미 자신의 청춘이 지났지만 아직 완전하게 지난 것은 아니고 또 다른 사랑을 기다린 것이 아닌가 상상해봤습니다.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세세하게 인물이 묘사됐고 그 당시, 영국을 직접 걸어다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굉장히 재미읽게 읽었고 처음 문학동네 세계문학 시리즈를 읽었는데 굉장히 읽기 편했습니다. 모든 세계문학 시리즈의 단골 부록인 작가의 연대기도 정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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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작품에서 느낀 현실 | 소설 2014-05-1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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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체호프 단편선

안톤 체호프 저/박현섭 역
민음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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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선이라 어디갈 때 읽기 좋고 짬짬이 읽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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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읽을 때, 배경이나 글에서 옛스러움을 느낍니다.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미국의 1920년대를 읽을 수 있고, 모파상의 '벨 아미'는 19세기 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장르의 특성도 있겠지만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읽었을 때는, '별로 무섭지 않은데... 과거에는 이런식으로 공포를 표현했구나'싶었고요. 빛바랜 고급 가죽 지갑 같은 작품일거라 생각하고 읽기 시작한, 이 작품, 체호프 단편선은 현재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읽어도 큰 위화감이 없었습니다. 


특히 첫 단편인 '관리의 죽음'은 몇페이지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글은 이야기의 전개나 문체 모두 만족스러워서 공원에 갈 때나 은행에서 기다릴 때, 지하철에서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어요. 더욱이 단편이었기 때문에 호흡의 단절이 적어서(이야기를 전체를 나눠 읽지 않아도 되서) 이야기의 흐름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체호프의 작품들에는 단편에서 원하는 모든 것이 담겨있습니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책을 읽다가 잠시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싶을 때나 시간이 없는데 책은 읽고 싶은 분들께 유용할 것 같아요. 그리고 러시아 문학을 읽기 시작하신 분들께는 더할나위없이 읽기 적절한 작품입니다. 러시아 문학은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으로 처음 접했는데 접근성은 체호프 단편선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내부에서는 딱 하나 10여년 전에 나온 책 답게 글자의 가로가 얇게 느껴지고 딱 붙어보여서 처음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 외엔 구성도 알차고 불편한 점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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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한다는 건 이런게 아닐까 | 소설 2013-08-1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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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퍼시픽 림

알렉스 어빈 저/박산호 역
황금가지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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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트가 나오는 만화를 보고 자란 사람이라면 즐길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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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에 태어난 동생은 마징가Z와 울트라맨 비디오를 즐겨봤습니다. 워낙 이야기를 읽고 보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옆에서 계속 봤어요. 무서운 영화나 실감나는 액션을 즐기는 편이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일본에서 만든 괴수가 나오고 울트라맨이나 특별한 능력을 가진 전사들이 그들을 물리치는 영화는 하나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인간의 힘(혹은 우연히 지구를 지키는 사명감을 가진 그 무언가)으로 절대악을 물리치는 장면은 뿌듯함을 느끼게 했어요.

 

 퍼시픽 림은 그런 맥락에서 이미 헐리우드에서 나와 큰 히트를 친 트랜스포머와 다릅니다. 어렸을 때 본 괴수가 나오는 만화영화를 마음 속 깊이 간직했다가 어른이 되어 차근차근 괴수가 나오는 이유와 인간들이 어떻게 괴수에 맞서는지 하나하나 짚어가며 퍼시픽 림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느껴졌습니다. 그 자리에 개인은 없고 한 나라만의 애국심 폭발하는 독주도 없었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영화를 봤고 더 자세한 이야기를 알고 싶어서 영화 개봉에 발맞춰 나온 소설을 읽게 됐습니다.

 

처음 거북함이 들었던 것은 이 장르를 즐겨 읽지 않아서 그런지 등장인물의 말투였습니다. 꼭 20대 초반 남자아이들이 서로 이야기 할 때 쓰는 말투, "맞짱 뜰까?"와 같은 말투는 21세기에 20세기 유행어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들게 했어요.

 

그 외에 매끄럽게 진행되는 이야기아 영화에서 구현되지 않은 세세한 설정에 대해 알게되어 좋았습니다. 이야기 사이사이에 들어간 예거와 등장인물들의 자세한 프로필은 이야기를 즐기기 더욱 좋았어요.

 

어렸을 때 보았던 영화들과 영화와 책으로 나온 퍼시픽 림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괴수를 볼 때 절망감을 느끼는 순간의 유무였습니다. 영화와 책을 보는 내내 정말 인간은 외계에서 온 괴수(카이쥬)를 상대로 겨우겨우 방어만 하는 수준이었고 희생자를 생각했지만 일본 만화 영화에서는 '아, 괴수가 나와도 또 히어로가 시원하게 해치워줄거야'라는 생각만 들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퍼시픽 림에 매료되었고 책도 즐겁게 읽으 수 있었습니다.

 

호불호가 정말 갈리는 이야긴데 블록버스터를 볼 때 드라마와 화면 연출, 설정을 화면에서 표현하는 것 중에 포기하라면 드라마를 포기할 수 있고 드라마와 액션을 잡으려고 한 최악의 경우(거기에 미국인들의 애국심...) 트랜스포머 3였다고 생각하기에 딱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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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하는 관계 | 소설 2013-06-03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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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막다른 골목의 추억

요시모토 바나나 저/김난주 역
민음사 | 201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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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토모 바나나의 작품 중에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라는 문구가 그럴 법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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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토모 바나나의 작품을 읽은 후의 감상은 '평행하는 관계, 시작이 없는 관계, 과거를 관찰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관계를 관찰하는 화자'였습니다. 언제나 비슷했고 심지어 그녀의 일상을 적은 에세이를 읽을 때에도 비슷한 감정이 남아있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 같으면서 한걸음 떠어져서 모든걸 관찰하는 존재, 이야기에 포함되지 않은 존재 같았어요.

 

작가의 대표작인 키친 이후에 내공이 보이는 작품으로 여태 읽었던 이야기와는 다른 느낌이 가득합니다. 시종일관 작가가 등장인물에게 따뜻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고 이야기의 흐름이 막힘 없습니다. 소설이나 만화를 읽다 보면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그들이 피할 수없는 운명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최근에 본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의 운명처럼요. 절대 피할 수 없는, 이야기가 성립되기 위해 정해진 길이 있는데 그 흐름을 작가가 개입해 억지로 바꾸는 경우가 느껴질 때, 폭적력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는 피하는 편입니다. 앞에서 적은대로 작가는 따스한 시선으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억지를 부리지 않았습니다(이 점은 다섯개의 이야기 중 한이야기에 작가가 밝히기도 했습니다). 

 

책에 담긴, 총 다섯개의 이야기는 독자인 제가 직접 겪었을리 만무하지만 아련한 추억같이 따스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그 추억이 꼭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인생의 작은 전환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시련을 딛고 천천히 각자의 리듬에 맞춰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에 항상 등장했던 죽음이 나오지 않고 다른 방향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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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치가 넘친다 | 소설 2013-05-22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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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이름은 빨강 2

오르한 파묵 저/이난아 역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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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다 읽고 참을 수 없는 긴장감에 2권을 금방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마지막에 잔잔한 여운이 남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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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의 가속도가 붙었던 1권에 이어 2권을 정말 급하게 읽었습니다. 사건의 실마리가 될 법한 것을 하나도 모르게 노련한 글솜씨로 이스탄불 이야기에 흠뻑 빠져서 범인과 사건 해결이 정말 궁금했어요. 보통 추리소설을 잘 읽는 편이 아니라 제대로 다 읽을 것인지 생각한 것은 정말 기우였습니다.

 

 1권과 마찬가지로 2권은 적절한 속도감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여러가지 흥미를 돋구는 이야기를 쉽게 던져주고 독자들에게 기대감을 줄 수 있지만 수습을 어떻게 하느냐는 전적으로 작가의 재량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그 점에서 균형감이 정말 좋은 작품입니다.
 
 물흐르듯이, 어떠한 과장이나 어색함 없이 이야기가 흘러가는 이 작품은 매력적인 요소가 여기저기 숨어있습니다. 등장인물 중에 실존하는 인물들이 녹아있지만 읽는 내내 걸리적 거리지 않았습니다. 아주 자연스러웠어요(특히 이야기 후일담 부분에서 무릎을 치게 만들었어요). 1권에 비해 조금 익숙해진 터키 문화에 읽는 속도가 읽고 싶은 속도에 비해 느리다고 생각할 만큼 아주 빠르게 읽었습니다. 다른 일로 바빠 여유가 없는 때가 아니였는데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에 끝에 다다를 수록 더욱 더 빨리 읽고 싶었습니다.

 

 여러 등장인물과 사물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해주기에  2권을 읽어가면서 목차를 계속 확인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어떤 인물이 자신의 상황을 설명해 주는지,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기에 각 장을 읽으면서 여러 등장인물과 작별인사를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한 줄기의 이야기에 책은 두권이었지만 각각의 인생과 사물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라쇼몽>같이 여러번 다르게 이야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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