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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7 개설

서양 미스터리
걸작 사회파 미스터리 | 서양 미스터리 2020-08-07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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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동트기 힘든 긴 밤

쯔진천 저/최정숙 역
한스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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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밌고 감동적인 책을 이제서야 읽다니... 하마터면 큰일 날뻔했다. 내가 이 책을 처음에 왜 별 관심을 안 두고 놓쳤을까. 아무래도 생소한 중국어권 작가의 사회파 미스터리라서 그런게 아닐까... 지금 읽어서 다행이지 안 그랬다면 땅을 치고 후회할만한 걸작이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 <무증거 범죄>는 출간 즉시 읽었다. 이유는 '중국어판 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즉, 본격 추리의 요소가 다분했기 때문... 지금 두 권을 비교해 보니, 트릭과 수수께끼 풀이가 병행하는 <무증거 범죄>도 제법 재밌게 읽었지만 아무래도 커다란 울림과 감동을 전해주는 <동트기 힘든 긴 밤>의 임팩트가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작가는 처음부터 흡입력있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정신이 멀쩡한 유명 변호사가 벌건 대낮에 인파가 많은 공공장소에서 허술하게 시체를 유기하려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다. 그리고 경찰에서 자백한 진술을 법정에서 뒤집고... 그가 세상에 알리려던 궁극의 목적은 무엇일까...


이 책은 부패한 절대 권력에 맞서 싸우는 한 감찰관의 10여 년에 걸친 처절하고 외로운 투쟁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오로지 정의의 편에 서서 진실을 세상에 알리고 범죄자에게 법의 심판을 받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한 의로운 사람... 하지만 유력 기업의 비호 아래 절대 권력의 아성은 흔들림이 없고, 계란으로 바위치는 식의 한 인간의 외로운 투쟁은 좌절과 실망으로 점철된다. 가족과 직장까지 잃고 심지어는 감옥에까지 다녀온 그가 마지막 수단으로 선택한 숭고한 희생정신 앞에서는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는 과연 10여 년에 걸친 칠흑같이 어두운 긴 밤을 빠져나와 찬란한 여명이 밝아오는 아침을 보았을까...그리고 세 명의 든든한 조력자들...그들의 희생과 도움없이는 주인공의 눈물어린 필생의 과업이 결코 빛을 보지 못했으리라...'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는 유명한 문구가 생각나는, 사회파 미스터리의 정점을 찍은 소설이 아닌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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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코스트 블루스... | 서양 미스터리 2020-06-1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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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웨스트코스트 블루스

장파트리크 망셰트 저/박나리 역
은행나무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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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독특한 스타일의 프랑스 스릴러이다. 작가는 '프랑스 범죄 문학의 마술사'라 불리는 장파트리크 망셰트. 1976년에 발표된 <웨스트코스트 블루스>는 작가의 대표작이자 누아로 걸작으로 불린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파리 대기업 임원인 주인공이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해 죽어가는 한 남자를 병원에 데려다주는 작은 호의를 베푼다. 하지만 이후 두 명의 살인청부업자로부터 생명을 위협받는 두 번의 공격을 받고, 위기를 극복한 주인공은 배후를 밝혀내고 복수에 성공한다. 익히 접해본 여타 영미권 스릴러물과 별반 다를게 없는 줄거리지만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서술 방식은 무척이나 독특하고 독창적이다.


일단 누아르 걸작답게 문체가 간결하고 묘사가 사실적이다. 추천사 말대로 "군살이 조금도 없이 뼈만 발라낸 듯이 날렵하다". 화려한 미사여구나 군더더기는 커녕, 인물이나 배경 묘사도 지나칠 정도로 최소화한다. 그래서 날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을 받는다.


또 다른 특기할 점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예측 불가능한 전개이다. 두 명의 살인청부업자에게 불시의 공격을 받은 주인공은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는 대신 스스로 반격을 준비한다. 친구에게 총을 빌리고 휴게소에서의 목숨 건 일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다 부상을 당해 깨어보니 알프스 산맥을 횡단하는 열차 안이고, 거기서도 부랑자에게 공격을 받아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는다. 그래도 산속에서 살아남은 주인공은 알프스 산맥의 낯선 마을에서 장기간 숨어 지내며 회복에 집중하고, 자신을 찾아온 킬러와 마지막 일전을 불사한다. 그야말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예측불가하고 흥미진진한 전개의 연속이다.


총격전과 육탄전으로 피가 튀고 살이 찢기고 뼈가 부러지는 등 선혈이 낭자하지만, 한편으론 감미로운 재즈 선율이 흐르고 위스키 한 잔에 일상의 노곤함을 덜어내는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거기에 명색이 전문 살인청부업자 두 명이 평범한 주인공 한 명을 처리하지 못해 쩔쩔매는 허당미나 그 과정에서 서로 책임을 미루며 티격태격 다투는 장면은 마치 덤앤더머를 보는 듯 실소를 자아낸다. 누아르 특유의 비장미와 블랙코미디가 공존하는 참으로 독특한 작품이다.


인상 깊은 장면은 두 군데이다. 경찰과 가족을 뒤로 하고 생사를 오가는 열한 달간의 사투를 마무리하고는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귀가한 주인공이 아내에게 담담히 던지는 한 마디..."다녀왔어." 그리고 위스키 다섯 잔에 얼큰히 취한 채 제한속도를 오버한 최고 속도로 심야의 한적한 외곽순환도로를 질주하는 주인공. 차속에는 웨스트코스트풍 재즈 음악이 은은하게 흐른다. 마지막 장면과 연계되는 이 첫 씬은 사회로 복귀하려는 주인공의 의지와 열한 달간의 치열한 사투가 함께 오버랩되며 묘한 여운을 던져준다.


영미권 스릴러나 범죄 문학에 익숙해진 나에게 누아르 걸작이자 프랑스 스릴러의 고전이라 불리는 이 책과의 만남은 말그대로 신선한 경험이었다. <웨스트코스트 블루스>는 국내에 소개되는 작가의 첫 작품이다. 또 다른 작품도 만나볼 기회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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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찾아 떠나는 라이퍼의 여정... | 서양 미스터리 2020-06-1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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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이사이드 클럽

레이철 헹 저/김은영 역
북로드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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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사이드 클럽>은 근미래의 뉴욕을 배경으로 인위적 수명 연장으로 인한 인간의 삶의 질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그린 소설이다. 의료와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구 감소를 억제하고 인간의 수명을 무한대로 늘리려는 사회. 그래서 태어날 때부터 우량 유전자를 선별하여 라이퍼와 비라이퍼의 삶으로 구분 짓는 사회. 라이퍼는 식이요법 포함 일거수일투족이 정부의 철저한 관리와 통제하에 놓이고. 당연히 그에 반발한 라이퍼들의 비밀 모임 <수이사이드 클럽>이 안 생길 수가 없다. 그들은 비밀리에 회동을 가지며 금지된 음식을 먹고 금지된 음악을 들으며 최종적으로는 자살이라는 극단적 퍼포먼스로 정부 정책에 반기를 표출한다.

좋은 아파트에 살며 멋진 남자친구를 둔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자 우량 라이퍼인 레아는 어느 날 우연히 오래전 헤어진 아버지를 발견한다. 이 우연한 만남이 <수이사이드 클럽>의 실체와 연결되고 그녀의 삶에 변화를 가져온다. 워커버리 모임에 참석하는 등 정부 조직의 감시 대상자에 오른 그녀는 영원불멸의 삶이 보장되는 '제3의 물결' 시대를 앞두고 자신의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 운명의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솔직히 말하건대, 간신히 힘들게 읽었다. 내가 기대한 소설, 내가 예측한 전개가 아니다. 정부 조직과 수이사이드 클럽 간의 한 판 대결, 그 가운데서 진로와 미래로 인해 선택을 강요당하며 갈등하는 여주인공 레아, 정부의 무차별적인 압박과 그녀의 처절한 반격, 뭐 이런 화끈한 스릴러물을 예상했는데...ㅎㅎ 일단, 이 책은 오락 소설이 아니다. 출판사 소개에서는 SF 서스펜스물이라 선전하지만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서스펜스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스릴러의 색채는 거의 없다. 오히려 순문학에 가깝다. 그만큼 전체적인 정서나 기조는 그녀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반추하거나 주변 인물과의 역학적인 관계를 훑으면서 차분하고 담담하게 흘러간다.

이 책은 다가올 인구 감소의 미래 사회에서 인간의 삶의 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부의 관리, 통제하에 심장 포함 모든 장기가 인공 대체가 가능하고 철저한 식이요법으로 결코 죽거나 시들지 않는 영원불멸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 과연 그런 사회에서 라이퍼로서의 삶이 축복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인간이면 누구나 태어나고 죽을 권리를 갖는다. 그 누구도 한 인간의 삶과 죽음을 인위적으로 통제, 간섭할 수 없다. 이 책은 그러한 철학적이고 심오한 문제를 여주인공의 심경 변화를 통한 암울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으로 진지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일까...동반자 안야와 모든 것을 훌훌 털고 자유와 희망을 찾아 떠나는 마지막 여정은 파란 가을 하늘처럼 청량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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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한 사물 인터넷의 경고 | 서양 미스터리 2020-06-0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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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스틸 키스

제프리 디버 저/유소영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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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접하는 링컨 라임 시리즈이다. 벌써 열두 번째라니...고개를 돌려 책장을 보니 시리즈 아홉 권이 검은 자태를 뽐내며 가지런히 꽂혀있다. 아홉 권중 일곱 권을 읽었고 마지막 두 권은 아직 미독이다. 갑자기 주옥같은 작품들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코핀 댄서>, <곤충소년>, <사라진 마술사>, <콜드문> 등등...그리고 시리즈를 거쳐간 수많은 악인들과 수많은 반전들...

<스틸 키스>는 시리즈 전작들과 외형면에서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 일단 기존의 검은색 표지가 아니고 노란색이다. 그리고 판형도 다르다. 그래서 통일감이 깨졌다. 출판사 나름의 입장과 정책이 있겠지만 독자로서는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전작들이 대부분 550쪽 안팎이었는데 <스틸 키스>는 676쪽의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그만큼 읽을거리가 풍부하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살인사건 용의자를 발견한 색스는 그를 미행한다. 그리고 쇼핑몰 2층 커피숍에서 용의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막 체포하려는 순간 바로 옆 에스컬레이터에서 다급한 비명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가 에스컬레이터 발판 제일 윗부분 출입문 패널의 열린 공간으로 추락해 작동하는 기계에 몸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행한다. 색스는 그 현장을 수습하느라 정작 용의자 체포에 실패한다.

한편, 뉴욕시경 수사 고문직을 그만둔 링컨 라임은 인근 경찰학교에서 법과학 관련 강의를 하며 지낸다. 그러면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전신마비 수강생 줄리엣 아처를 개인 인턴으로 고용, 새로운 파트너로 맞이한다. 살인사건 용의자를 추적하는 색스와 쇼핑몰 에스컬레이터 사고사의 발생 원인과 책임 소재를 구명하려는 라임은 세밀한 조사 끝에 두 사건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내고 수사력을 단일화한다.

<스틸 키스>는 사물 인터넷 (internet of things) 으로 대변되는 스마트 네트워크 범죄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외부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이용, 원격 조정 버튼 하나로 편리하게 사물을 제어할 수 있는 첨단 하이테크 시대에  살고 있다. 무인으로 집에 히터를 틀고, 자동으로 점등하고, 자동차에 시동을 켜고...이런 첨단 전자 제품 내부에는 '스마트 컨트롤러'라고 하는 칩이 내장되어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타인의 기계, 전자 제품의 스마트 컨트롤러를 악의적으로 조작한다면, 아니 더 나아가, 공공시설에 설치되어 있는 수많은 전자, 기계 장치에 테러를 가한다면 그 결과는 너무나 끔찍할 것이다. 달리는 자동차가 갑자기 시동이 꺼지고, 도로 위 신호등이 점멸되고, 엘리베이터가 고층에서 추락하고, 에스컬레이터 발판이 사라지고, 전자레인지가 갑자기 폭발하고...인류를 편리하고 행복하게해 줄 문명의 이기가 오히려 인류의 생명과 재산을 파괴하는 살인 무기로 둔갑할 수 있다.

살해된 천재 해커이자 블로거는 그러한 사물 인터넷(iot)의 두 가지 위험에 대해 경고한다. 첫째, 당신의 데이터는 안전한가? 누군가가 회사의 고객 관리 데이터에 침투해서 당신의 신상 정보를 훔쳐낸다면...둘째, 당신의 생명은 안전한가? 스마트 시스템이 오작동할 때 오히려 부상과 죽음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만약 누군가가 이것을 악용한다면...범인은 인터넷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다. 자신을 인류의 수호자로 자칭하면서 "가족과 친구의 사랑을 저버리고 오로지 사물을 탐닉하는 강철의 키스(steel kiss)가 당신을 지옥으로 보낼 것이다."라고.

원격 조정 범죄라 사건 현장에 범인의 흔적이 남지 않지만 사건의 발생 특성상 범인은 늘 그 주변에 존재한다. 색스는 현장에서 미세한 증거물을 수집하고, 라임은 자신의 아지트에서 동료들과 첨단 감식 장비를 통한 철저한 분석으로 범인의 행동 반경, 생활 패턴 등을 연구하며 조금씩 범인의 실체에 접근한다.

그렇게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고 체포만 하면 되는 순간, 반전이 일어난다. 예상치 못한 배후가 존재한다니...그가 모든 것을 지휘하고 기획한 설계자라니...사실 반전 부분은 조금 뜬금없다. 특히나 매사가 신중하고 철저한 전신마비 휠체어 신세의 라임이 생면부지의 타인을 아무런 의심없이 집으로 들여 위험을 자초하는 장면은 쉽게 납득이 안된다.

어쨌든 동기는 비용편익분석(cost- benefit analysis), 즉, 돈과 도덕성의 문제이다. 제조물 설계 부주의에 의한 사고후 발생되는 손해배상액과 사고전 문제 해결을 위한 생산 코스트를 비교해서 돈이 덜 드는 전자를 선택하는 기업들의 부도덕한 상술과 경제관념이 이러한 범죄를 낳게 한 단초이다. 책을 덮으니 근미래에 우리가 현실적으로 겪을 수도 있을 하이테크 범죄인지라 오싹하다. 그나저나 이 책을 괜히 읽었다. 이제 지하철역이나 쇼핑몰 등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나 고층 건물에서 엘리베이터를 탈 때 어떻게 하지...갑자기 불안감이 몰려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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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위대하다 ! | 서양 미스터리 2020-05-0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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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둠의 눈

딘 쿤츠 저
다산책방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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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거대한 몸살을 앓고 있는 이때, 이 공포의 바이러스의 출현을, 그것도 우한 바이러스라고 콕 집어 40년 전에 예견한 소설이 있다니...바로 미국 '서스펜스의 제왕' 딘 쿤츠가 1981년에 발표한 초기작 『어둠의 눈』이다. 정말 책 속에서 우한-400이라는 바이러스 명칭을 발견했을 때 작가의 놀라운 예지력과 통찰력에 전율이 일었다.

『어둠의 눈』은 의문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엄마가 그 원인을 추적해가는 스펙터클한 4일간의 여정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처음에 책 소개를 보고서는 엄마가 아이의 죽음의 원인인 우한 바이러스와 맞닥뜨리고 그래서 그 바이러스와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고...ㅎ

1년 전 사고로 아들 대니를 잃은 티나는 슬픔을 뒤로하고 라스베가스 쇼걸을 시작으로 안무가를 거쳐 공연 제작자의 커리어를 쌓아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서 물건이 저절로 움직이고 "죽지 않았어."라고 쓰인 메시지를 발견하는 등 기묘한 체험을 한다. 누군가의 악의에 찬 장난으로 치부했지만 동일한 메시지를 동반한 불가사의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차츰 아들이 살아있으며 메시지는 아들이 보내오는 구원의 신호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여기에 엘리엇이라는 육군 정보부 출신 변호사가 티나의 새로운 사랑이자 조력자로 등장하고...아군이 있으면 적군이 있는 법. 정부의 비밀 조직 네트워크는 판도라 프로젝트의 보안과 아들 사건의 은폐를 위해 두 남녀를 추적한다. 각종 살해 위협과 시도를 천신만고 끝에 따돌린 티나와 엘리엇은 마침내 산속 깊숙이 감춰진 비밀 연구소에서 아들 대니와 조우한다.

엄마와 아들이 재회하는 순간 가슴이 울컥했다. 모성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뭉클한 장면이자 이 책의 하이라이트이다. 아들이 보내오는 구원의 메시지, 그런 아들을 찾아 나서는 모성애, 그 속에서 피어나는 로맨스, 비밀 조직의 끝없는 추격, 그리고  밝혀지는 가공할 배후와 음모. 서스펜스, 스릴러, 미스터리, 로맨스, 호러 등 다양한 장르가 초자연적인 현상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40년 전 작품이지만 낡거나 지루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이유는 진실을 추적해가는 흥미로운 플롯과 그것을 풀어내는 작가의 화려한 문장 테크닉에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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