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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라면 더빙으로 보지말 것 | 기본 카테고리 2019-06-2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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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알라딘

가이 리치
미국 | 2019년 05월

영화     구매하기

디즈니가 선보이는 애니메이션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로 OST라고 할 수 있다.

 어릴 적 미녀와 야수를 보면서 'Bell'을 들으며 이렇게 아름다운 멜로디가 있나, 감동했던 기억은 아직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어디서 그렇게 좋은 성우들을 구한 것인지 왠만한 가수보다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를 자랑하는 이들을 섭외해 개인적으론 그 어떤 커버곡을 들어도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런데 아뿔사.

시간 맞춰서 예매하다보니 더빙판을 예매해버렸고 젊은 아줌마 두 명이 두고 간 6살 정도 되어보이는 꼬마 숙녀 둘과 함께 이 영화를 보고야 말았다.

아이들은 뒤에서 매우 큰소리로 이야기하면서 극장 매너를 지키자는 캠페인을 향해 '너나 지켜 와하하' 웃기 시작했고, 나는 불길한 예감에 휩쌓여 영화감상을 시작했다.

다행히 영화가 시작함과 동시에 아이들은 조용해졌는데 그것은 팝콘을 먹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나 이제 다 먹었어' 라는 목소리에 알게 되었다. 뒤를 돌아보았을 때 초등학생이면 주의를 주려고 했으나 돌아보았을 때 아이들은 거짓말 조금 보태 정말 내 허리에도 오지 않을 정도로 어렸고 조용히 하라는 주의를 주어도 5분이 채 가질 못했다.

화장실 가고 싶다는 말과 함께 휴대폰의 후레시를 켜서 스크린을 비추었고, 나는 어이없는 실소가 터지고 말았다. 아이들은 우리끼리 갈 수 있어,라고 일일히 자신들의 행동을 중계하면서 쿵쾅쿵쾅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고 상영관을 고맙게도 이탈해주었다.

물론 그 소동이 일어나는 중간중간 잘만들어진 거대한 무대위에 펼쳐진 화려한 중동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으나 나는 아이들이 돌아오기 전 제발 'A whole new world'가 나오길 얼마나 간절히 바랬는지 모른다. 이전의 ost들은 관악이나 합창 사운드가 아이들의 목소리를 압도할만큼 울렸기 때문에 감상이 가능했으나 알라딘을 넘어 디즈니의 가장 유명한 주제곡 중 하나인 A whole new world를 제발 제대로 감상하고 싶었다.

잔잔히 흐르는 반주에 남녀 주인공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하모니. 정말 기가 막히게 아이들은 노래가 시작할 때를 맞추어 후레쉬를 비추며 다시 상영관으로 들어왔고 노래가 시작함과 동시에 다음에 또 화장실 가고 싶으면 어떡하지, 라는 매우 순수한 대화들을 일말의 조심함도 없이 나누기 시작했다.

게다가 한국더빙 성우분들의 목소리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실제 배우들의 모습과의 이질감에서 비롯한 왠지모를 어색함이나 허전함도 살짝 아쉬웠다.

 

그 이후로도 자파의 흑화가 진행될수록 아이들은 뒤에서 무서워, 이거 그냥 처음부터 다시 보고 싶다, 아 재미없어, 나가고 싶은데, 등의 대화가 계속되었고, 나는 더이상 주의주는 것도 포기한 채 오히려 아이들의 대화를 흥미로워 하며 앉아있게 되었다. 사실 5살이나 6살이 엄마도 없이 영화관 안에서 얼마나 장시간 가만히 앉아 버틸 수 있겠는가. 단지 아이들을 두고 나간 엄마들의 이기심에 분노가 일었을 뿐이었다.

 

영화가 끝나기도 전 나는 지니의 행복만 확인한채 서둘러 상영관을 나왔다. 엄마들과 마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모처럼 얻는 휴식시간을 낯선사람과 언쟁으로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그럴 기운도 없었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이번에 개봉한 알라딘이 재밌다고 그러던데 나는 주중, 한낮에 그것도 더빙판을 선택한 죄로 너무나 실망스러운 관람을 하고야 말았다. 뭐 이런저런 생각도 들었다. 나는 극장이란 곳을 중학교 3학년 때 학교에서 단체 관람 덕분에 처음 갔었는데 요즘은 아이들이 참 일찍부터 극장을 접하는 구나,와 같이 아재같은 생각을 하며 다시한번 내가 나이들어감을 확인했고, 젊은 엄마들이 오죽하면 어두컴컴한 극장안에 아이들을 맡겨놓고 자유시간을 누리고 싶었을까, 그리고 이 아이들은 얼마나 나중에 극장 에티켓을 지키는 어른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등등..

 

무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디즈니 영화는 저녁, 무조건 더빙이 아닌 버전으로 감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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