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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의 왕! | 감상 2019-06-2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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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Kings Of Convenience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 3집 Declaration Of Dependence [LP]

Kings Of Convenience
Universal | 201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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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쪽 음악들에 관심을 가지게 한 가장 큰 장본인들이었던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Misread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우연히 본 이후 그들의 음악을 알게 되었고 그룹명 그대로 그들은 언제나 편안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음악들로 나를 위로해주었다.  흩날리는 벚꽃 나무 아래 누워서 기타를 치고, 잔디밭 위 어린이들과 함께 공을 차며 뛰어놀던 그들의 음악은 'Declaration Of Dependence ' 앨범에서 또 다른 편안함의 이미지들을 연상시키며 다가온다.

Mrs. Cold 는 방송프로그램이나 CF에서 들어본 적 있는 이 앨범에서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Me and You와 Power of Not Knowing을 좋아한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음악들이 듣기에 편하다고 하지만 멜로디를 듣고 있으면 생각보다 뻔한 전개가 아닌 곡들이 많다. 기타 선율이 계속 반복되 짧은 곡을 듣는 동안 멜로디가 익숙해져서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들이 마냥 완전화음만을 사용해 안정감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음악은 질리지 않는다. 뭐랄까..실뜨기에서 복잡한 패턴을 풀고 있는 느낌? 반복을 통해 푸는 패턴을 알고 있지만 그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기타 연주할 때 손가락이 기타 줄 한가닥, 한가닥 모두 건드리는 듯한 음악들이다. 그래서 어떨 땐 바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론 그 또한 기분 좋은 바쁨이라 할 수 있다.

 

LP가 왔을 때 이렇게 한동안 자켓을 바라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름다웠고, 그리웠고, 아련했고, 시원하면서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더운 여름 그들과 함께 저녁 야경을 바라보며 음악을 들었다. 앨범 자켓에 걸터 앉은 그들이 앞에서 노래하고 기타치고 있는 기분이었다.

 

아마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그들의 음악을 모르는 건 스트레스 해소 방법 하나를 놓치고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아무튼 노을 지는 해변 이들의 음악이 나오는 식당이 있다면 무조건 들어갈 것.! 그런 사장님의 감성이라면 믿어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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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일기 같은 단편소설들 | 감상 2019-06-03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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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멧도요새 이야기

기 드 모파상 저/백선희 역
새움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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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투루 타인의 이야기를 흘러 듣지 않고 기록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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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을 한 편이라도 읽는 날은 이상하게 죄책감이 덜 느껴졌던 것 같다.

한 때 책을 읽는 것이 의무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는데 노느라 책을 못 읽는 날은 '아 도무지 나란 인간은 왜 이리 게으른 것일까.' 라고 생각하며 괴로웠었다.

그래서 안톤체홉이라던가 에드가 앨런 포 등의 작가들이 쓴 단편 소설을 하나라도 읽고 자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런 부담감과 죄책감은 오히려 활자에 대한 피로감을 더욱 느끼게 했고 그 때 읽은 이야기들은 지금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은 의무감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책을 여유있게 읽을 수 있는 날이 생기기를 바라는 쪽이 되었다.

책을 읽을 시간들이 많았을 땐 놀다가 못 읽고, 이제는 읽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 못 읽는 것이다.

모파상의 '멧도요새 이야기'를 산 것은 일전의 죄책감을 덜기 위한 것이 아닌, 아무리 짧은 이야기라도 읽는다는 행위 그 자체가 마치 내가 24시간 중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었다.

 

각설하고 책이 온 이후로 자기 전 하나씩, 하나씩 짧은 이야기들을 읽었다.

읽으면서 모파상은 참 재밌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그의 머릿 속 상상이든, 주변인들로부터 모티브를 얻어 창작했든 말이다. 마치 토크쇼에 끊임없이 에피소드를 늘어놓는 연예인처럼 느껴졌다고나 할까.

어떤 이야기는 이것이 과연 단편소설이라 할 수 있을까, 그냥 관찰 일기 아닌가 할 정도로 짧은 동시에 너무나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같은 느낌도 주었다. 돈 때문에 개를 내다버렸다가 죄책감을 느껴도 돈 때문에 데려오지 않는 지나치도록 현실적인 이야기도 있었고, 가족을 잃은 슬픔에 미쳐버린 여인을 내다버린 후 그녀의 행방을 궁금해하는 주인공 등 무궁무진한 에피소드들은 사실 마음만 먹으면 앉은 자리에서 한 시간이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독자를 매료시킨다.

 

 

 

일상적 표현과 묘사들이 이야기를 구성하는 가운데 그 중 가장 인상에 깊었던 구절이 있었다.

 

"욕구와 행동 사이에는 존중을 위한 자리가 있지요."

저 돼지같은 모랭,에서 여인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여인을 덮치려 한 모랭을 변호하고자 찾아간 주인공에게 여인이 한 말이다. 욕구를 느끼고 행동으로 바로 이어지기 전 존중을 위한 자리가 있다는 기막힌 표현은 돼지같은 모랭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시대에도 매우 유의미하게 적용할 수 있다. 좋은 글이란, 좋은 이야기란 어느 세대에만 한정되지 않고 언제 어디에서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것 같다.

 

모파상은 사람에 대한 관찰과 어쩌면 가장 많이 들여다보며 고민했을 자기 내면의 양면성 등을 기반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짧은 이야기지만 결코 짧게 생각하고 넘어갈 수는 없도록 만드는 힘이 있는 작가다. 가장 유명한 '목걸이'라는 단편소설은 가짜 목걸이를 갚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주인공이 '오 그것은 가짜였어'라는 말을 듣게 되는 매우 짧은 이야기다. 그렇지만 그 이야기 안에는 인간의 허영심, 물질 만능주의가 가지는 허무함 등에 감정이 담겨 있다. 길고 두꺼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어떻게 이야기를 핵심적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독자의 주체적 사고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나는 멧도요새 이야기를 읽기 전 책의 활자나 편집이 시원시원하게 느껴져 금방 읽겠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겪어보니 한줄 한줄 상상과 더불어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며 반문하고, 대답하고, 나의 추억을 떠올리며 읽다보니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완독하게 되었다.

 

만일 생각하고 싶지만, 습관이 되어있지 않을 때, 책을 읽으며 사고하고 싶으나 인문학이나 두꺼운 책은 머리가 아픈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멧도요새 이야기, 모파상의 단편집을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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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노라 보았노라 보냈노라 | 감상 2019-05-0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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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어벤져스: 엔드게임

안소니 루소
미국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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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을 기다렸다. 
누군가는 인피니티 워를 본 후 달리던 청룡열차가 끊어진 기분이었다고 했다. 나 또한 영웅들의 죽음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온몸에 충격에 휩쌓여 지난 해 극장 밖을 나선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도대체 일년이란 시간은 어떻게 흘러갈것인가 2019년이 오기는 오는 걸까를 궁금해하며 어벤져스 개봉을 기다렸다. 

그리고 독감 덕분에 공가를 얻고 드디어 오늘 어벤져스 대망의 엔드게임을 봤다. 
누군가는 유치하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눈물이 나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일년이 아니라 십년의 시간을 마블과 함께 하며 이 순간을 기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언맨을 보러 갈꺼냐고 강의실에 앉아 동기들과 이야기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제자들이 어벤져스를 예매했다는 자랑을 듣는 상황이 되다니.. 
영웅들이 노련해지고 기술이 발전한 사이 나도 어느 새 변했다. 무언가 다들 변해도 십년동안 이어져 나온 시리즈가 그 시간의 갭을 고리고리로 연결해주고 있어 나는 언제나 과거를 낯설어하지 않고 기억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잘 짜여진 문화콘텐츠의 힘은 이런데서도 발휘되는 것 아닐까. 

장면 하나하나를 언급하는 것도 스포가 될수 있으므로 우선 지금은 십년끝에 도달한 감동을 좀 더 느끼는데 만족하고자 한다. 

일단 어벤져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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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과 싸우며 성장하는 아이들 | 감상 2019-04-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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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그것

안드레스 무시에티
미국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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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어른의 몸이지만 여전히 아이의 정신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은, 그러한 체험된 이질감은 그것만으로 충분히 십대 시절을 혼란스럽고, 외롭게 만든다. 그것에 등장하는 루저클럽 아이들은 그러한 성장통과 더불어 저마다의 아픈 사연들이 더해져 어른들도 감당하기 힘들만큼의 일들과 싸워내야 한다.

 

'그것'은 안그래도 힘든 아이들을 더욱 코너로 몰아 넣는다.

그들이 나약해질수록 그들이 공포심을 느낄수록 그것은 더욱 활개를 친다. 그리고 루저클럽 아이들이 각자의 공포와 싸우기 위해 힘을 모은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지만 서로에겐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친구사이.

사람들은 자신의 나약함을 감추기 위해 다들 나름의 방법을 찾는다.

헨리처럼 더 악랄하게 행동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동지를 찾기도 한다.

루저클럽 아이들은 동병상련, '연대'를 통해 공포와 맞서 싸운다.

 

'그것'은 결국 우리가 성장을 위해 맞서 싸워야 하는 트라우마란 생각이 들었다. 그것과 싸우는 아이들은 자신의 트라우마와 싸울 수 밖에 없었고, 결국엔 연대를 통해 이겨 내며 또 다시 그것이 돌아올 때 자신들도 다시 힘을 합칠 것을 다짐한다. 경험을 통해 배우고, 학습하며 성장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린아이들에게만 보이는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어른들의 곁에서도 언제나 불안을 느끼게 하는 그림자처럼 머물고 있고, 외면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  

 

 

그런데 인간은 성장하기 위해선 반드시 상처받아야만 하는가.

상처받지 않은 채로 온전히 클 수는 없는 것인가.

살면서 나는 최대한 상처는 받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상처를 많이 받는 것은 성숙하게 만든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을지 몰라도, 상처는 결국 상처이기에..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면 그들이 최대한 상처받는 일 없이 살 수 있기를 기도하게 되는 것 같다.

아마 상처가 없는 세상에선 공포를 먹고 자라는 '그것'이 나타날 이유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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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힐링 타임 | 감상 2019-04-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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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크레파스 봉봉 아티스트 에디션

봉봉오리 저
휴머니스트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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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파스 향기가 좋은 컬러링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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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친한 친구가 퇴근 후 요즘 맥주 한 캔 하며 컬러링 북을 색칠 하다보면 어느새 직장 스트레스를 잊어서 좋다고 했다. 나 또한 컬러링 북을 몇 번 사본 적이 있지만 친구와 달리 복잡한 문양이나 세밀한 작업들을 할 때면, 가느다란 색연필로 이걸 언제 다 칠하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아마 색연필이라는 도구가 내 성격과 체질에는 그 취미가 잘 맞지 않는 듯 했다.

 

 이번에도 그 전의 컬러링북과는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하면서도 크레파스가 함께 제공된다는 것에 끌려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구성품은 사진처럼 실제 색칠을 해볼 수 있는 책과 어떻게 색칠하면 되는지 설명되어있는 튜토리얼북, 오일파스텔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형형 색깔의 오일 파스텔이었다. 상자를 열어본 순간 맡을 수 있는 크레파스 특유의 향은 무엇이라도 색칠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튜토리얼 북을 읽다보면 오일파스텔을 색칠하면서 가루가 많이 나온다고 경고 아닌 경고를 던지고 있다. 하지만 크레파스는 본래 손에 여기 저기 묻혀가면서 칠하는 것이 매력이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튜토리얼 북은 그림별로 설명이 나오기 전 사용되는 기법에 대한 설명이 초반에 따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각 그림에 대한 매우 친절하고 자세한 색칠 방법도 나타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림들도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기 때문에 컬러링북이 아니어도 밑그림 스케치부터도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이다.  

 

 

본 컬러링북은 간단한 정물부터 풍경 색칠을 제공한다. 그림들은 대부분 담백한 미를 자랑한다.

 

 

 

 튜토리얼을 함께 펼쳐두고 따라 색칠하다 보면 크레파스로도 다양한 표현이 가능함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신기한 사실은 아무리 똑같이 색칠해도 원본과 다른 사람이 색칠한 것과 내가 색칠한 것의 느낌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마치 똑같이 김치 만드는 것을 배워도 맛이 제각각이듯 말이다.

개인적으로 색칠하면서 맡을 수 있는 크레파스 향기가 은은하니 마치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게 했다. 뿐만 아니라 앞서 이야기했던 색연필과 달리 크레파스는 색칠하면서도 (도구의 굵기 때문인지 질감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시원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빽빽하고 복잡한 무늬로 이루어져있던 컬러링북에서 벗어나 여백의 미를 느끼며 색칠하다보면 숨통이 트이는 기분마저도 든다.

 

한가지 단점을 꼽자면 개인적으로 내가 구매한 컬러링북은 책을 펼치자마자 페이지가 몇 장 떨어졌었다. 물론 색칠을 하려면 찢어내긴 해야 하지만 원치않는 페이지도 떨어지자 누군가 일부러 책을 찢은 것처럼 난감했다. 

 

Anyway, 

이번엔 끝까지 모두 색칠로 채워넣은 컬러링북을 가지게 된 것 같아 만족스럽고 후회없는 구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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