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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터는 단 한가지 방법 - 히든 카드는 보여주지 않는 법 | 기본 카테고리 2012-08-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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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술관을 터는 단 한 가지 방법

앨리 카터 저/곽미주,김은숙 공역
황금가지 | 201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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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터는 단 한가지 방법 - 히든 카드는 보여주지 않는 법

개인적으로는 컨 게임 류, 그러니까 제프리 아처의<Not a Penny More, Not a Penny Less>나 영화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 같은 류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가지각색의 매력을 지닌 혹은 특정 분야의 장인들이 모여 누군가를 골탕먹이는 시퀀스는 몇 번을 우려먹어도 읽을 때 마다 상쾌하기 때문이다.(물론, 아무리 포장해 봤자 주인공들은 일상 생활에선 범법자들이다...^^;;)

여기, 날 때부터 도둑의 집안에서 자라 온 성골 도둑 카타리나가 있다. 그의 부모님도, 사촌들도, 모두 한 가락 하는 솜씨좋은 밤손님들이다. 하지만 평범한 삶을 동경한 카타리나가 잠시 가족을 떠난 사이, 아버지는 큰 위기에 빠진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돌아온 카타리나에게 떨어진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 언제나 그렇듯 그녀의 옆엔 그녀를 도와줄 실력자들이 즐비하다.

일반적인 컨 게임들과는 다르게 이 소설은 카타리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어떻게 털어야 하는지' 보다는 '왜 털어야만 하는지' 에 더 무게를 두고 스토리를 풀어나간다. 자칫 지루해지기도 쉽고, 정작 중요한 마지막 플랜이 묻혀버릴 수도 있는 방법이지만 십대 소녀만의 감성과, 유럽 전역의 도시들을 넘나드는 방대한 스케일, 그리고 미묘한 연애 기류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헨리 미술관에 도착해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게임은 시작됬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과연 카타리나는 그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해 낼 수 있을까? 그녀의 마음은 누구를 향하고 있을까. 무엇보다, 잘나가는 도둑이라면 언제나 마지막 카드는 숨기고 있는 법. 그녀는 그 카드를 어떻게 사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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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게 죽다 -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정말 죽었어? | 기본 카테고리 2012-06-1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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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달콤하게 죽다

멜린다 웰스 저/진희경 역
황금가지 | 201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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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나 미스테리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역시 독자를 얼마나 사건 속으로 몰입시키냐이며, 사건을 밝히려는 자와 숨기려는 자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껏 얼마나 많은 추리-미스테리 소설이 나왔으며,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탐정-범인들을 만나왔던가. 이제 세상에 새로운 탐정과 범인은 없고 어디서인지 본듯한 사건과 인물들만이 가득하다! 라는 소리를 듣기 쉬운 것이 또한 문제일 것이다.

 

가 이런 식상함의 문제를 피해가기 위해 내세운 것은 상황의 새로움이다. TV 생방송 쇼를 하는 도중에 사람이 죽는다, 까지만 해도 '에이 뭐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근데 그게 요리쇼이고, 먹고 죽은 음식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몰라요~라는 '킬러 무스'라면 이야기는 좀 달라진다. 사람을 죽일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라니, 대체?!

 

사건은 쉼없이 달려간다, 첫 살인의 단서를 찾기도 전에 이어지는 연쇄 살인-그리고 위기에 빠지고, 범인으로 몰리는 주인공.

이것도 흔한 클리셰다. 하지만 주인공이 위기를 탈출하는 계기가 '요리'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칫 식상한 클리셰들을 교묘히 비틀어가면서도, 그 클리셰들이 계속적으로 쓰이게 되는 이유-마치 소금과도 같이-인 익숙함마저 가지고 있으니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음식이 모든 사람의 입에 맞는 것은 아니다. 전반부와 후반부까지 긴장감넘치고 스릴감있게 이끌던 진행에 비해, 다소 쉽게 범인의 정체를 공개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예상가능한 범인이라는 것은 아니다!) 퍼즐처럼 착착착 풀려가서 '(사실 이미 용의자는 다 죽고 너밖에 안 남았지만)그래서 니가 범인이야!'라고 지목하는 탐정소설은 아닐지라도, 너무 빠른 인정을 하는 범인들은 너무 달아 텁텁한 뒷맛 정도로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런 단점이 없는 요리가 없을 리 있나! 아무리 맛난 케이크를 먹어도 칼로리 걱정을 하게 되는 것 처럼, 어느 정도의 단점은 모든 소설에 존재하는 것이니까. 단순히 고칼로리라고 해서 이 달디 단 디저트를 포기하기엔 너무 아깝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리'라는 양념과 '추리+미스테리'라는 재료의 조합의 라는 음식의 맛은, 전에 없던 새로움이다. 이만 책을 덮으며, 한껏 되살아난 내 식욕도 함께 덮어야겠다...그럴 수 있다면 좋을 텐데...달콤해서 죽겠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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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터스 - 미래의 이야기일 뿐일까 | 기본 카테고리 2012-04-09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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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스타터스

리사 프라이스 저/박효정 역
황금가지 | 201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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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일까? 사람에 따라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할 테지만, 중요한건 분명히 유통기한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젊음을 영유하고 있는 사람들-지금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나를 포함하여-은 그 유통기한에 대해 꽤나 관대한 편이라 자신의 시간을 맘껏 낭비하기 일쑤다. 그 기간이 지나고 난 다음에야 소중함을 깨닫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하여, 예전부터 왕이나 황제들의 소원은 언제나 불로불사, 늙지 않고 죽지 않는, 말하자면 유통기한이 없는 삶이었다. <스타터스>의 출발점도 그곳이다. 다시 한 번 젊음을 누릴 수 있다면?

<스타터스>의 축이 되는 이야기는 젊음을 돌리고픈 ‘엔더’라는 부유한 사회 지도층과, 젊음을 대여해주는 ‘바디 뱅크’, 그리고 그에 대항하는 주인공 ‘켈리’와 친구들로 크게 세 부류로 나뉘어 있다. 생물학 전쟁으로 인해 중장년층이 사라진 세계에서, 일자리는 ‘엔더’라는 노인 상위계층에게 돌아가고 ‘스타터스’로 불리는 십대들은 합법적으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힘들게 살아간다. 주인공 켈리 역시 스타터스의 하나로, 동생의 수술비를 위해 고가의 금액을 받고 ‘엔더’들에게 젊은 ‘스타터스’의 몸을 빌려주는 바디 뱅크로 찾아간다. 하지만, 바디 뱅크를 다녀간 이후의 켈리의 삶은 더욱 더 순탄치 않아지고 그녀는 점점 음모의 한 가운데로 다가가게 된다.

몸을 빌려준다는 발상, 애초에 몸을 빌려주는 이유가 생계곤란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인류 역사 이래 군인과 도둑과 함께 가장 오랜 직업으로 꼽히는 어느 한 직업을 떠올릴 수 있다. 전쟁으로 인해 파괴된 세계, 가정,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 <스타터스>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은 그전에도 있어 왔고, 많이 보아온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스타터스>는 무언가 특별한 점이 있다. 그전까지 디스토피아를 그려왔던 많은 작품들이 우울한 미래와 인간성을 잃은 자들을 그리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스타터스>는 그러한 사태를 만든 악의 근원과 마주하는 이야기이다.

바로 그 근원을 찾아가는 데 이 책이 가진 매력이 있다. 주인공 켈리를 가로막는 것은 수 많은 장애물이다. 하지만 그 장애물은 단지 외부 환경뿐만이 아니라, 그녀 내면에까지 침투해 있다. 과연 그 모든 장애-자기 자신마저-를 넘어서고, 문제의 근원과 마주할 수 있을까?

또 그 이야기의 끝은 행복할까? 독자들을 정신없이 몰아치며 스릴로 몰아넣고,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 샌가 그 이야기의 끝에 다다라 있다. 실로 놀라울 정도의 몰입성이다.

아마도 그 몰입성은, 그 이야기를 단지 먼 미래의 이야기로 차치하기엔 왠지 현실의 우리네와 너무도 닮아있지 않나 하는 것에서 오는 것일 테다. 타성과 관습에 젖어 살아가는 많은 청년층은 흡사 엔더에게 육체를 빼앗기는 스타터스와 겹쳐진다. 말하자면, 배경을 미래로 만들어 놓았을 뿐 그 속에서 그려지는 이야기는 현실과 다를 바 없다. 이제, 디스토피아를 디스토피아라 부르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 어쩌면, 과거에는 현재와 같은 삶을 디스토피아라 부르고 있진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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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세요, 당신? - 위치의 역전에서 오는 유쾌한 로맨스 | 나의 리뷰 2012-04-01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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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세요, 당신? 1

이종호 저
황금가지 | 2012년 03월

모든 걸 가진 주인공이 있다. 외모, 재력, 능력에 남자친구는 잘 나가는 연예인이다. 그녀와 친구들은 주변에서 청담동 4인방으로 불리며 소위 ‘잘 나가는’ 인생을 살고 있다. 아니, 살고 있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는. 이제 그녀가 새 삶을 위해 치러야 할 대가는 하나의 퀘스트.

요즘 세대에, 어떠한 소설을 이러한 장르라고 단순화시켜서 말하기는 힘든 일이다. <누구세요, 당신?>도 마찬가지이다. 로맨스 소설이라기엔 일정 부분의 미스터리가, 미스터리 소설이라기엔 주인공들의 로맨스가 섞인다. 이 묘한 혼종교배는 무어라 설명하기 힘든 매력을 지닌다.

하지만 혼성교배에는 치명적인 위험 또한 존재한다. 자칫, 양 쪽의 장점을 섭렵하려다 어느 한 쪽도 못 잡는 것은 물론 두 장르의 단점만을 가진 작품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인데, <누구세요, 당신?>은 그 위험성을 재치 넘치게 피해간다.

그 위험성을 피해가는 작가의 가장 큰 무기는 속도감이다. 2권이라는 짧지 않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접하는 텍스트는 빠르게 넘어간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장면의 이미지들은 작가의 녹록치 않은 솜씨를 짐작케 한다. 다소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면서 번잡스러워 보이던 초반의 이야기들은 중반부 이후 하나의 큰 갈래로 모아지게 된다. 이제 독자들에게 남은 것은, 하나로 모인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뒤엉켰던 운명의 실타래는 어떠한 방향으로 풀리게 되는 지 지켜보는 일 뿐이다.

영혼이 주인공이라는 것에서 블랙 로맨스 클럽의 전 작인 <열일곱, 364일>을 떠올랐다. 그러나 관찰자적 입장에서 사건을 풀어가던 전작과 달리 <누구세요, 당신>은 영혼들이 보다 본격적인 개입을 한다. 어찌 보면 비현실적이라 흥미가 떨어질 법 한 사건을 코믹한 인물들을 통해 현실로 끌어들이고, 이는 앞서 말했던 작품의 속도감에 영향을 미친다.

모든 걸 가진 주인공이 있었다. 그녀는 모든 걸 잃었다. 이제, 그 위치의 역전에서 하나의 로맨스가 피어난다. 마냥 달기만 한 케이크처럼 질리는 로맨스가 아니다. 때론 쓰고, 때론 짜고, 가끔은 맵지만 그 후에 오는 달콤함은 길다. 블랙 로맨스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딱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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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안에 담긴 성장과 추리의 미학 | 기본 카테고리 2012-03-0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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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열일곱, 364일

제시카 워먼 저/신혜연 역
황금가지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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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안에 담긴 성장과 추리의 미학

 

“넌 아니? 내가 왜 죽었는지……”

열일곱 살, 그리고 364일을 살고 시체로 나타난 여자 아이.

모두의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던 동네 최고의 아이돌 스타는 어떻게 죽게 된 것인가?

 

  하이틴 로맨스 소설은 뻔하다. 남/녀 주인공은 언제나 제일가는 인기인이거나 정말 잘생기고 예쁘지만 모두가 몰라보다 왕자님이나 공주님 같은 파트너를 만난다는 신데렐라 클리셰의 변형만이 가득하다-라고 생각했다. 이 소설을 읽어보기 전까진 그랬다는 말이다.

 

  소설은 주인공 리즈가 자신의 시체를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보통 로맨스 소설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구성이며, 외려 추리소설에 가까운 방식이다.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는 물론, 최근의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아 괴로워하는 주인공에게 또 다른 유령(?) 알렉스가 찾아온다. 리즈의 고등학교 동창인 알렉스는 그녀와는 다르게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다. 그는 1년 전 뺑소니 사고를 당해 죽었었다. 평소에는 말도 하지 않고, 있는지조차 몰랐던 알렉스지만 유령이 된 지금 자신을 볼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뿐. 리즈와 알렉스의 묘한 여행은 그렇게 시작된다.

 

  둘은 서로 과거의 기억을 공유할 수 있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퍼즐은 서서히 맞춰져 간다. 놀라운 것은, 정신없이 현재-과거를 오가는 와중에도 완성도가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빈틈없이 짜여진 서사는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500쪽 가까운 방대한 분량에도 이야기는 긴장감을 잃지 않고 종장까지 달려간다. 이 힘의 원천은 단연 작가의 맛난 글재주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칫 흩어지기 쉬운 청소년적 감성이 묻어나는 화자의 말을 보고 있노라면 작가가 10대인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열일곱, 364일>을 끝까지 따라가고 있자면, 어느 샌가 부쩍 성장한 리즈와 알렉스를 만날 수 있다. 보통 성장소설과는 다르게 죽어서 성장(?)하고 있는 주인공들을 보고 있는 것 역시 재미난 일이다. 책을 처음 필 때의 나와, 마지막 장을 덮을 때의 나도 그만큼은 성장했을까?

 

  이야기의 끝에 다다랐을 때 마주하게 되는 진실의 단서들은 그들이 지나쳐 온 그들의 기억 속에 세분화되어 존재한다. 작가는 그 단서의 배치를 교묘하게 비틀어 놓아 쉽게 알아챌 수 없게 만든다. 이제 그 단서를 정리해 책 속 화자를 이해하는 것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흔하디 흔한 로맨스 소설을 생각하고 이 책을 열었다면, 아마 여러 번 놀랄 수 있을 것이다. 파격적인 시작 방식에 주인공과 주인공 친구들의 이야기와 기억이 날실과 씨실처럼 겹쳐져 한 편의 이야기를 자아낸다. 한번 펴면 멈추기 힘든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멋지다. 후회하지 않을 책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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