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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과 장점
Defectus et meritum

 

 

가끔 어떤 사람은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얼굴은 오른쪽(왼쪽)이 더 예쁘게 나온다며 그쪽으로 찍어달라고 요구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은 어떻게 해야 자기 모습이 예쁘게 비치는지 알고 있구나 싶어요. 그리고 아마도 그걸 알아내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했을 거예요. 자기가 찍힌 사진도 많이 들여다봤을 거고요.

요즘 같은 시대에 필요한 일이죠. 자기 단점은 드러내지 않고 장점을 부각시키는 일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사람처럼 무엇이 나의 장점이고 단점인지 알아야 합니다.

 


 

데펙투스와 메리툼
(Defectus et Meritum)


단점과 장점을 의미하는 라틴어입니다. 이 단어의 어원에 대한 설명은 책에 미뤄두겠습니다. 여기에서는 이 단어를 통해 생각해볼 것들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듯 자기 자신을 관찰합니다. 다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못할 뿐입니다. 특히 자기 단점에 대해서는 더 모르는 척하죠. 단점이나 약점과 맞서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니까요. 그래서 그것들과 직면했을 때 시선을 돌려 자신의 환경이나 남의 탓을 합니다. 가장 하기 쉬운 선택을 하는 것이죠. 나 자신을 비난하는 것보다는 덜 아픈 일이니까요. 하지만 종국에는 스스로에게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단점에 대해 달리 생각해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단점이라 생각했던 것이 단점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제 경우를 예로 들어볼까요? 저는 몸이 약한 편이라 시험 기간에도 공부를 몰아서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매일 시간을 쪼개 규칙적으로 공부를 하려고 애썼고, 그게 습관이 됐습니다.

 

 

몸이 약한 단점이 공부를 규칙적으로 하는 장점이 된 것이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장점이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데에는 단점이 되더군요. 공부에 몰입하다 보니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 드물어졌거든요.

지금도 여전히 개인적인 대화나 관계 맺기는 어렵습니다. 앞에 나서서 강의를 하는 건 어렵지 않은데 말이죠. 이 부분이 제 오랜 ‘데펙투스’라는 점을 잘 알고 있어요.
 

Postquam nave flumen transiit,
navis relinquenda est in flumine.

강을 건너고 나면 배는 강에 두고 가야 한다.
혹시 이런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이미 강을 건너 쓸모 없어진 배를 아깝다고 지고 간다면 얼마나 거추장스러울까요? 본래 장점이었던 것도 단점이 되어 짐이 되었다면 과감히 버려야 하는지도 몰라요. 저는 어려움이 닥치고 나서야 한때의 장점이 거꾸로 저를 옭아매는 단점이 되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사회는 우리에게 어떤 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그 답이 이라고 하기에는 세상은 급변하고 그 속도를 따라가기가 어려워요. 어제의 답이 오늘은 답이 아니게 되고, 오늘은 답이 아닌 것도 내일의 답이 될 수 있는 때죠. 그런 때에 우리의 데펙투스와 메리툼, 단점과 장점도 고정적이지는 않을 겁니다.

어제의 메리툼이 오늘의 데펙투스가 되고, 오늘의 데펙투스가 내일의 메리툼이 될 수 있어요. 무엇 하나 명확히 답을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살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중요한 것은 무엇이 메리툼이고 데펙투스인가 하는 게 아니에요. 어떤 환경에서든지 성찰을 통해 자기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뻗어나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내 안의 땅을 단단히 다지고 뿌리를 잘 내리고 나면 가지가 있는 것은 언제든 자라기 마련이니까요

 

 

 

"무엇이 나의 메리툼이고 데펙투스인가.
그 안에 숨겨진 가능성은 무엇인가.
혹 강을 건넜음에도 놔두지 못하고 계속 지고 가는 메리툼 아닌 메리툼은 무엇인가."

 

저는 이 순간에도 묻고 답하는 중입니다. 여러분도 스스로 들여다보고 묻고, 답을 찾아보기 바랍니다

 

 


 

 

 

5년간 수많은 대학생, 청강생들을 매혹시킨 명강의!

라틴어 수업

한동일 저
흐름출판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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