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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 박범신 | 한국 소설 2013-06-12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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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금

박범신 저
한겨레출판 | 2013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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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멋진 제목보다 <소금>이라는 한 단어가 품고 있을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 강렬한 파란색의 표지 그리고 '청년작가'라고 말하는 박범신님의 40번째 소설이라는 점이 이 책을 주저없이 선택하게 했다.

표지의 색과는 대비가 되는 화려한 꽃무더기를 두 손에 쥐고는 머리위로 쳐들고 있는, 회색빛의 한 남성.. 그 남성의 표정은 뭐라 한 마디로 말 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녹아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모든 것들을 함축해서 표현하고 있는 이 책이 말하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아.버.지.. 였다.

아버지와 소금.. 과연 어떤 이야기일까 너무 궁금했다.

소금은 모든 맛을 다 갖고 있다네.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단것, 신것에 소금을 치면 더 달고 더 시어져. 뿐만인가. 염도가 적당할 때 거둔 소금은 부드러운 짠맛이 나지만 32도가 넘으면 쓴맛이 강해...

세상의 모든 소금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맛이 달라. 소금에 포함된 미네랄이나 아미노산 같은 것이 만들어내는 조화야. 사람들은 단맛에서 일반적으로 위로와 사랑을 느껴. 가볍지. 그에 비해 신맛은 나에게 시비를 거는 것 같고, 짠맛은 뭐라고 할까.. 옹골찬 균형이 떠올라. 내 느낌이 그렇다는 거야. 쓴맛은 그럼 뭐냐. 쓴맛은, 어둠이라 할 수 있겠지... (p133)

소금은 이렇듯 다양한 맛을 가지고 있고 그 맛을 통해 인생의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존재였던 것이다.

이렇듯 단맛, 신맛 그리고 짠맛과 쓴맛이 공존하는 소금과도 같은 우리 아버지들의 삶을 이야기속의 아버지를 통해서 작가는 이야기해 주고 있다.

얼마전에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며 느꼈던 엄마에 대한 그 짠함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며 엄마도 엄마이기 이전에 한 여인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나도 나이들어고 있는 엄마라는 동질감에 가만히 엄마를 안고 서로를 토탁이고 싶었던 그런 느낌이었다면..

이 책을 읽으며 아버지의, 당신이 짊어져야 할 그 무거운 현실로 인해 쳐져 있는 외로운 어깨.. 그리고 숙여진 고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 앞으로는 나서지 못하고 등 위에서 그를.. 아버지를.. 꼭 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고백을 하고 싶었다..

'감사해요. 죄송해요.. 사.랑.해.요.. '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집을 나가버렸다.

부재를 통해야만 그 귀함을 깨닫는 인간의 어리석은 속성..

그 속성을  여지없이 들어내고 모든 것을 '아버지잖아..'아버지니까 괜찮아..'라는 말로 일축해 버리고 관심을 갖지 않았던 그들에게 아버지의 부재는 빠른 추락과 함께 가족의 해체를 가져왔다.

아버지에게 빨대를 꽂고 아버지가 물어다주는 과실과 꿀물로 채워도 채워도 허기진 그들의 허영을 채우고 있을때 아버지는 홀로 외로이 병든 몸으로 그들에게 자신의 청춘을 그리고 자신의 일생을 내어주고 있었다.. 그러다가 눈오는 어느 겨울날 우연한 사건으로 아버지의 기억속에 꽁꽁 잠궈두었던 봉인이 열리게 되고 그렇게 아버지는 무엇인가를 찾아 떠나듯 홀연히 가족들 앞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그 기억의 봉인을 풀게 했던 열쇠가 바로 소.금 이었다.. 

 

한 반도의 특별하지 않은 한 지점에서 한 염부가 소금밭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그저 염부1 정도 불러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은 그저 평범한 한 중년 남자가 소금의 결정지에서 소금에 얼굴을 박은채.. 자신의 몸에서는 염분이 모두 빠져나간 상태로 그렇게 죽어있었다.

그렇게 햇볕이, 소금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지만 그 죽음을 그것들에게만 돌릴 수 없음을 알고 있는 한 사람.. 바로 그의 아들 선명우였다.

아버지의 장례식후 그런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그의 기억속에서 삭제가 되었다. 완벽한 망각으로...

일종의 통각이었을거야... 소금에 달고 쓰고 짠 모든 맛의 근원이 들어 잇지만, 매운맛은 없었다. 아픔으로 혀를 마비시키는 게 통각이었다... 그때의 그 매운맛 때문에 기억의 혀가 마비되어 있었던 모양이다..(P318)

10여년이 흘렀지만 아버지가 살아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아버지를 찾아나선 딸 시우 그리고 이 이야기의 화자인 나.. 시우의 말을 듣고 선명우의 자취를 찾아나선 나는 그에게 한 발자국 다가갈수록

선명우의  단맛, 신맛, 쓴맛, 짠맛의 인생과 함께 선명우의 아버지였던 염부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가출 전에는 우리 아버지들의 전형적인 일상을 살아왔던 선명우...

세상의 구조에 맞춰서 살아가지만 어떤 만족은 없고 '사랑'이라고 불리는 핏줄의 팔대에 자신을 내어주며 그 체제에 순응하며 살아야했던, 그리고도 그것이 충족되지 못할때는 무능이라는 핀잔을 들어야했던 외롭고 힘없는 아버지..

그가 가출을 하고 자신과 핏줄로 연결된 자들은 아닌 다른 가족(?)들과 함께 자신의 아버지로 대변될 수 있는 소금을 만드는 일을 해 나가며 자신을 찾아나간다.

 

아버지.. 내게 아버지는 다정하고 친구같은 아버지였다. 이 책에서 말하듯 극단적인 모습의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딸만 내리 있던 우리집의 청일점.. 그러다가 어린 남자 동생이 태어나긴 했지만 그 아이와 무엇인가를 공유하기는 어려웠을 아버지를 생각하니 그 웃음과 유머 뒤에는 아버지 나름의 외로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철없이 아버지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버릇 없는 행동을 하면서도 '아버지니까 괜찮아..'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던(?) 못난 딸이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왜 작가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면서 소금을 소재로 삼았을까.. 이제는 조금 이해가 될 듯 하다.

소금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우리나라 소금은 여타 다른 외국의 소금보다 미네랄의 함량이 높고 질적으로 우수하다고 한다.

또한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그저 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거둬들이는 것이 아니라 거쳐야하는 과정또한 여러 단계이고 그 단계별로 소금의 모습을 바꿔나가다가 액체였던 바닷물이 소금꽃을 피우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아버지는 우리들에게 모든 공정을 정성스레 그 소금꽃을 피워주셨던 것이다.. 자신의 몸에서 소금기가 다 빠져나가고 있는 것도 모르는 채...

 

아버지, 어머니.. 부모님에 대한 책을 읽으면 뭔가 해야할 말보다는 먼저 맘이 앞선다.

어떤 말을 적어내려가거 전에 벌써 맘이 울컥하고 말로 풀어내지 못하겠는 그 무엇인가로 먹먹함을 안은 채 이렇게 앉아있게 된다. 그래서 이렇듯 주절주절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맴맴 돌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아마 부모라는 단어 아래서 그리 떳떳하지 못한 죄스러움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나의. 우리의.. 아버지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서 보면서 다시 한번

언젠가 스크랩해서 읽었던 <아버지의 손>이르는 글을 찾아보게 되었다..

아버지..의 투박하지만 정겨운 그 손과 그 손에 묻어나는 사랑. 그리고 그들의 외로움을...

그리고 그 손을 꼬옥 붙잡고 싶다.. 따뜻함으로 더욱 꼭 나의 손을 쥐어주실 그 손을...

 

 

 

 

 

4세때 : 아빠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
7세때 : 아빠는 아는 것이 정말 많다.
8세때 : 아빠와 선생님중 누가 더 높을까??
12세때 : 아빠는 모르는 것이 많다.
14세때 : 우리 아버지요? 세대차이가 나요.
25세때 : 아버지를 이해하기는 하지만, 기성세

             대는 갔습니다.

30세때 : 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40세때 : 여보, 우리가 이 일을 결정하기 전에

             아버지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50세때 : 아버님은 훌륭한 분이었어.
60세때 : 아버님 께서 살아 계셧다면 꼭 조언을

             들었을텐데..

아버지란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2배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 배쯤 될 것이다.

아들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서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운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를 안하지만 혼자 차를 운전하면서는
큰소리로 기도도하고 성가도 부르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갔다 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가을과 겨울을 오고 간다.

                           

             <출처: [광장] 아버지의 손>

더보기 (아버지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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