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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의 태피스트리 짜기 | 책을 읽다 2021-11-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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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연은 가장 긴 실만을 써서 무늬를 짠다

타스님 제흐라 후사인 저/이한음 역
EBS BOOKS | 2021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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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ED를 발전시킨 공로로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리처드 파인만은 1964년 코넬 대학교 특강을 다음과 같은 맺음말로 마무리했다.

자연은 가장 긴 실만을 써서 무늬를 짠다. 따라서 자연의 천은 작은 조각 하나하나가 태피스트리 전체의 짜임새를 드러낸다.”

 

번역서의 제목뿐만 아니라 원제목(“Only The Longest Threads”)는 바로 여기서 왔다. 저자는 이 책의 두 축 중 한 명인 사라의 편지를 빌어 이 문장의 뜻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세계는 너무나 풍부하고 다양해서 언뜻 보면 엉성하게 이어 붙인 온갖 것들의 조각보 같아요. 하지만 이따금 한순간 환하게 반짝이는 조명에 천에서 이리저리 구불거리며 가까이 있는 것들과 멀리 있듯 것들을 연결하는 한 가닥의 실이 빛나곤 하지요. 이론들이 통일될 때 벌어지는 일이 이것이 아닐까요? 바로 그 순간에 공통의 기본 구조가 빛을 발하는 거예요.”

 

파키스탄의 끈이론 연구자인 타스님 제흐라 후사인인 그렇게 물리학에서 언뜻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과 같은 발견을 가장 긴 실을 이용하듯 서로 연결하고 있다.

 

후사인이 물리학에서 영광의 순간들과 이론들을 소개하는 방식은 독특하다. 많은 과학교양서적들이 하듯이 위대한 물리학자들의 발견을 소개하고, 그것이 가지는 의미를 밝히고, 그것이 후대에 어떻게 이어졌는지, 그리고 어떤 한계가 있었는지 등을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다.

작중의 작가인 레오는 힉스 보손의 발견 발표 현장에서 만난 사라의 충고에 따라서 이론이 아닌 사람에 집중하기로 하고, 소설의 형식을 빌려 위대한 물리학 발견의 순간의 의미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후대의 관점,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이의 시점이 아니라 그 발견이 이루어진 당대, 혹은 바로 그 직후의 시점에, 그 발견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그 발견에 대해 진심으로 매혹당한 이들의 관점에서 쓰고 있는 것이다.

 

맨 첫 장면은 뉴턴이 사망한 해에 한 시골 지주의 10대 아들이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프린키피아)를 읽으며 그 의미를 이해하고자 애쓰는 모습이다. 물리학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이의 흥분이 절로 느껴진다. 그 다음은 케임브리지의 학자가 화가인 자신의 누이에게 보낸 편지다. 그가 이야기하는 것은 패러데이의 전자기 발견에 이은 맥스웰의 통합이다. 그가 맥스웰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맥스웰의 놀라운 천재성도 포함되지만 과학을 통해 생각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과학이 이미 삶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가는 시대를 표상하는 것이다.

 

20세기의 물리학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다(물리학만의 성과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업적들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관해서는 아인슈타인이 미국에 첫발을 내딛을 때 그 장소(뉴욕)에 있었던 한 과학 교사가 쓰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책과 그의 이론을 해석한 동시대의 책을 통해서 상대성이론의 의미를 이해하고자 밤을 새는 교사는 상대성이론뿐만 아니라 그 이론을 주창한 이에게 푹 빠진다. 정말 제대로 이해한다면 시간과 공간을 하나로 묶고, 질량과 에너지를 관련시킨 이에게 빠지지 않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양자역학에 관해서는 양자역학의 산실이 되었던 덴마크 코펜하겐의 닐스 보어 연구소의 박사후 연구원이 맡고 있다. 양자역학의 난해함은 그 정도나 되어야 설명이 가능할 듯 한 것이다. 다른 책에서도 수도 없이 소개되는 양자역학의 영웅들이 여기서도 등장하지만, 그들의 등장은 양자역학을 통해 세계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당대의 느낌을 보조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그다음부터는 좀더 난해해진다. 입자물리학과 전약통일(전기력과 약력의 통일)에 관해서, 양자 장 이론과 재규격화에 대해서 다룬다. 만약 이 이론들을 그냥 다뤘다면 많이 이들이 냅다 내팽겨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사인이 취한 방식은 그 이론들을 모두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 이론을 연구하고, 받아들이는 입장이 과연 어떤 마음을 통한 것인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물리학을 연구하는 학자가 자식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오래 전에 물리학을 연구하다 지금은 포기한 중년 신사가 노벨상 수상식장에서 떠올리는 상념들은 물리학이 차가운 학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끝으로는 끈이론을 연구하는 것으로 설정된 사라가 끈이론에 대해서 짧게 덧붙이고 있다. 끈이론이야말로 모든 것을 통합하는 이론이라는 시각도 있고, 증명하지 못하는 유사과학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지만, 이 이론을 연구하는 이의 바램이 과연 무엇인지를 이 짧은 글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후대의 눈은 보다 많은 것을 볼 수 있지만, 너무 많은 것을 보기 때문에 발견의 당대에서 가지는 의미를 놓치기 쉽다. 그래서 당대의 눈으로 보는 것은 중요하다. 이 책이 당대의 눈을 완벽히 재생시켜 놓지는 못했겠지만(당대에 쓴 책이 아니므로), 그런 시도 자체가 물리학, 과학의 의미를 좀더 세심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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