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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의 과거, 현재, 미래 | 책을 읽다 2022-08-3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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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금의 세계사

도미닉 프리스비 저/조용빈 역
한빛비즈 | 2022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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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닉 프리스비의 세금의 세계사는 오무라 오지로의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처럼 세금에 관한 책이지만 많이 다르다. 굳이 분류를 해보자면 오무라 오지로의 책은 역사쪽으로 둘 수 있다면, 도미닉 프리스비의 책은 경제쪽으로 둬야 할 것 같다. 오무라 오지로의 세금 이야기가 갖가지 세금에 관하여 토막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면, 도미닉 프리스비는 세금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서 조금은 긴 호흡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1장부터 3장까지는 세금에 관한 일반론적인 얘기로, 머리말 같은 부분이다. 홍콩이 어떻게 지금처럼 부유하게 성장했는지를 세금의 측면에서 설명하면서 뒤에 나오는 얘기들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그 방향성은 세금은 적을수록 좋다이다).

 

그다음 4장부터 12장까지는 세금의 과거, 즉 역사에 관한 이야기다. 처음 문명이 발생하고, 문자를 발명했을 때부터 등장한 것이 바로 세금이었다. 종교와 세금과의 관련성 부분은 거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흥미로운 부분이다. 나머지 영국의 대헌장, 흑사병, 근대국가의 형성, 나폴레옹 전쟁, 남북전쟁, 세계대전 등에 관한 얘기들은 다른 데서도 많이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지만, 이 내용들을 세금과 관련지어 설명하고 있다. 세금이야말로 국가나 가정에서 경제의 운용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것이므로 세금과 관련지어 설명한다는 것은 역사의 큰 줄기가 경제에 좌우된다는 것과 거의 비슷한 말인 셈이다. 특히 미국의 남북전쟁이 노예제도에 대한 남부와 북부의 의견 대립 때문이 아니라는 것은(여러 다른 견해 중에 하나였을 뿐) 이미 알고 있는 것이지만, 실제로 세금 문제에서 불거졌고, 전쟁 발발에 이르기까지의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깊게 알지 못했었다(저자는 이 부분에서 상당히 남부 편이다. 그는 작은 정부를 옹호하고 있으며, 큰 국가보다는 작은 국가가 더 효율적으로 생각한다. 그에 따르면 링컨에 대한 평가도 조금 달라져야 한다).

 

13장부터는 20세기 이후 현재까지의 세금에 관한 이야기다. 세금을 더 많이 더 쉽게 걷기 위해서 창안해낸 소득세와 원천징수에 관해서 상당히 비판적으로 이야기한다. 또한 국가 채무와 인플레이션을 숨은 세금이라 칭하며 그 폐해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15장부터도 새로 생기는 직업과 노동에 어떻게 세금을 매길 것인가의 문제, 암호화폐에 대한 문제, 디지털 경제에 대한 과세 문제 등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세금의 현재이지만 현재 발생하고 있는 여러 현상들이 그대로 미래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세금의 미래에 관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에 관해서 저자는 정부가 현실에 너무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디지털 노마드 족에 대해서는 거의 세금을 물릴 방도가 없음을 이야기한다. 국가와 국가를 넘나들면서 소득의 흔적이 잘 잡히지도 않는 이들에 대해서 국가는 세금의 형식으로 그들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암호화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국가는 어떤 형식으로든 이와 같은 것들을 제어하고자 하겠지만, 그 결과가 그렇게 신통치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고, 또 만약에 그것이 폭압적인 방식으로 이뤄진다면 어쩌면 정부의 전복과 같은 혁명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끝으로 그가 생각하는 세금과 관련한 유토피아를 제시한다. ‘세금과 관련한이라고 한정 짓기는 했지만, 삶의 많은 부분이 경제에서 비롯되고, 그 경제는 세금이 크게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그는 현재의 사회민주주의(“세금을 많이 내고 정부 주도하에 복지, 연금, 교육, 건강보험이 보장되는 대신 낮은 수준의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개인의 책임도 낮은”)를 비판적으로 본다. 대신 책의 맨 앞에서 제시했던 홍콩의 예를 들며, 세금을 최대한 적게 거둬들이며 더 많은 경제적 자유를 부여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보고 있다. 그의 유토피아에서는 세율이 15%를 넘지 않는다. 소득세도, 부가가치세도 결코 15%를 넘지 말아야 하며, 법인세는 필요 없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사회보장보험, 양도소득세, 상속세, 보유세, 취득세, 관세, 비주거용재산세, TV 수신료, 자동차세 등은 없다(일단 와우! 하고 외쳐보자). 그러면 어떻게 정부를 운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나온다. 그냥 개인이 사회적 기반까지 만들어가며 알아서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여기서 저자는 입지이용세(location usage tax)’가 세금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말하자면 노동에 세금을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19세기의 미국 경제학자 헨리 조지가 진보와 빈곤에서 얘기했던 토지가치세와 비슷한 것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땅을 가지고 있는데, 근처에 커다란 역이 생기면서 그 땅이 가치가 상승한 것은 그 사람이 그 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가치 상승에 대한 이득은 사회가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구독경제를 덧붙이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유토피아가 현실성이 있는지의 여부는 미뤄두고 보더라도, 과연 합리적인 것인지 잘 판단이 서질 않는다. 그의 유토피아는 개인이 경제적 자유를 가지고 스스로 부를 창출하는 사회를 말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부를 창출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이 없다. 국가와 정부의 역할이 커지면서 부의 불평등도 커졌다는 것이 통계에 의해 나온다는 것은 인과관계인지, 단순한 상관관계인지도 불분명하다. 어떤 면은 그의 생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면서도, 또 어떤 면에서는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저자의 세금에 관한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과는 별개로 세금에 관해서 보다 깊게, 또 폭넓게 새롭게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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